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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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정신과의사 안병은 에세이

리뷰 총점 9.2 (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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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영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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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c**********7 | 2022.07.31 리뷰제목
이 책은 정신과의사가 바라본 세상을 살아가는 정신질환자들의 현실과 그들이 마음껏 아파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돕는 저자의 노력에 대한 이야기이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환자들은 미친 사람, 범죄자로 취급당하기 일쑤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들을 정신병원에 감금하길 바라는 존재이다. 이렇게 사람답지 못한 삶을 사는 정신질환자들이 지역사회에서 자
리뷰제목
이 책은 정신과의사가 바라본 세상을 살아가는 정신질환자들의 현실과 그들이 마음껏 아파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돕는 저자의 노력에 대한 이야기이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환자들은 미친 사람, 범죄자로 취급당하기 일쑤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들을 정신병원에 감금하길 바라는 존재이다. 이렇게 사람답지 못한 삶을 사는 정신질환자들이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자리가 있고, 공동체와 어울리도록 저자가 어떻게 할까? 이 책을 읽는다면 누구나 저자가 이뤄낸 세상에서 살아가길 꿈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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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안병은,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 정신질환자와의 공존을 위한 목소리를 내다 평점10점 | a****2 | 2020.12.21 리뷰제목
정신질환자들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을 위하여 필요한 것 : 열린 사회와 열린 마음<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 갖는 함의는 우리가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어떤 인식의 전환을 이루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가령 입원이 최고의 해결책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정신병원 입원에 대해 우리가 가진 태도를 돌아보
리뷰제목

정신질환자들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을 위하여 필요한 것 : 열린 사회와 열린 마음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 갖는 함의는 우리가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어떤 인식의 전환을 이루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가령 입원이 최고의 해결책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정신병원 입원에 대해 우리가 가진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나 역시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에게는 입원이 무조건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저자가 이야기하듯이 뉴스에 나오는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 사건들을 보다 보니 나에게도 그들은 '격리가 필요한 대상'으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편견과는 달리 살인과 같은 중범죄에서 정신질환자들의 범죄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이며 주변인들의 강요와 배제로 무작정 이루어지는 입원은 조현병을 치료하기는커녕 폭력사건의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입원이 아니고서도 충분히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병을 이겨낼 힘이 있으며 이들은 치료의 대상이지 격리의 대상이 아니라는 사고의 전환을 이루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병은 작가는 현재 우리 사회 내에서 두려움과 기피의 대상이 되는 정신질환자들이 잘 치료받고 질환이 주는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돕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힘 모두가 작용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하나는 국가의 지원이다. 수용 중심의 정신병원보다는 탈수용화를 지향하며 정신건강센터와 같이 정신질환자들이 사회 내에서 그들의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간 단계의 시설들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스템적 개선과 함께 정신질환자가 아닌 사람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데,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사회적 지원 이상으로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국가가 나서서 정신질환자들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고 해도 개개인이 이들을 '비정상'으로 취급하고 배척, 차별한다면 그들은 또 다시 고통을 겪으며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인식의 전환은 무엇이며, 어떻게 이것을 이룰 수 있을까. 에세이를 덮고 나서 얻은 이에 대한 답은 인식의 전환이란 병원과 우리 마음의 문을 열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라는 것이다. 그들이 아픈 사람이라기보다는 무서운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는 상황에서 이 사람들도 사람이며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가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닫혀 있는 정신병동들의 문을, 그리고 우리들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병원 속에만 그들을 가두는 것이 아니라 병원 문을 열어서 그들이 충분히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환경을 조성해야 정신질환자들이 세상 사람들에게 익숙한 존재가 될 수 있고, 그들이 일상에 녹아들 때에야 비로소 차별과 편견이 깨질 수 있다. 더불어 이러한 인식의 전환을 위해서는 개인적으로는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조금 이상주의적인 해결방안으로 들릴지는 몰라도 유치원에서부터 정신적, 신체적 질환을 앓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실제로 선진국들의 교육에서 볼 수 있는 교실의 모습이기도 하다) 유치원, 초등학교에서부터 정신질환자들과 공존할 수 있다면 아이들이 사회인이 되어서도 이들을 함께 살아갈 사람들로 인식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신질환자와의 공존을 위하여

작가는 정신과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자신 역시 어릴 때는 ADHD를 경험했던 아이였다고 고백한다. 그는 자신을 이단아 취급하지 않고 자신의 특성에 맞춰 대해준 한 선생님으로 인해 자신이 겪었던 증상들을 긍정적인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정신질환에 대한 고백과 의사로서의 경험담들이 담긴 이 에세이를 읽으며 내가 정신질환자들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지 않았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정신질환자들이 처한 의료 현실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새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기도 했지만, 이들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던 독자로서 작가의 이 말이 가장 와닿았던 것 같다. 무언가를 이상하고 비정상적이라고 여기는 의식 자체가 비정상일 수도 있지 않을까를 의심해보게 되었다. 한 사회를 살아가는 일원으로서 할 수 있는 노력의 첫걸음은 무언가를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짓는 흑백논리를 타파하는 것이 아닐까.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자신의 아픔을 더 기꺼이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숨김없이 자신의 아픔을 드러낼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각고의 노력을 통해 정신질환자들과의 공존을 만들어나가려는 안병은 의사의 혁명이 담긴 기록이며, 이들에 대한 냉대와 배제가 팽배한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에세이이다.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정신질환자들과 관련하여 아직 정상과 비정상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더 많은 독자들이 이 에세이를 접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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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옛날엔 정신병을 귀신에 들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평점10점 | j*****2 | 2020.12.20 리뷰제목
옛날엔 정신병을 귀신에 들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재 역시 정신병 치료를 위해 무당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당연했다. 하지만 현대의 과학은 정신병 역시 인간의 신체적 조건으로 인해 생긴 질병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인간이 사고하고 무언가를 느끼는 것이 심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던 과거와 달리 모든 것을 뇌가 관장하고 있
리뷰제목

옛날엔 정신병을 귀신에 들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재 역시 정신병 치료를 위해 무당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당연했다. 하지만 현대의 과학은 정신병 역시 인간의 신체적 조건으로 인해 생긴 질병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인간이 사고하고 무언가를 느끼는 것이 심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던 과거와 달리 모든 것을 뇌가 관장하고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뇌의 다양한 신경 세포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인간은 느끼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신병은 뇌의 기능에 이상이 생길 때 발병한다. 현재는 모든 정신병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못했지만, 정신병이 다른 신체적 질병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병과 환자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한데 정신병은 오래전부터 미지의 영역이었기 때문에 이것이 어려운 것 같다. 인간의 존재를 넘어서는 초월자들이 관여한다는 점은 인간들이 이 병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과학적 연구 결과와 함께 이러한 두려움은 점점 깨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고착된 생각을 한 번에 바꾸기란 힘들겠지만 점점 이 질병에 대한 시선의 변할 것이다. 내가 정신병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꾼 것처럼! 우리가 몸이 아프면 병원을 가는 것이 자연스럽듯이 정신병을 앓고 있으면 정신병원을 가는 것이 자연스러워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는데 과잉 진료를 받으란 소리가 아니다. 누구도 정신 병원에 가는 것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정신병과 환자를 분리할 수 있는 상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신병이 치료될 수 있고, 그것이 신체적인 이유로부터 발병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깨닫는다면, 환자들 역시 질병을 숨기고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 질병에 대한 사회의 시선이 두려워 그들은 이 질병이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고통받고 있다. 또한 그러한 질병과 환자를 악으로 치부하며 분노를 표출한다. 이는 혐오와 배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나의 친구들이 정신병 기록이 취업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러한 인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겠지.

조현병에 대한 합리적인 생각 없이 그들을 혐오하고 분노해 자리를 빼앗고 사회에서 축출하려 한 것은 바로 우리다. 이는 비단 정신질환자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장애인, 외국인, 동성애자 등 우리 사회는 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와 분노를 쉽게 드러내고 배제하고 분리하기 위해 애쓴다. 우리 곁에 그들이 머물 틈을 내주지 않기 위해 그들을 혐오히는 것이다.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은 정신병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시각과 정신의학과의 실태를 고발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정신병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한다. 더 나아가 피하고 싶은 두려운 대상이기도 하다. 정신병 환자들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뉴스에선 그들의 질병과 연결해 범죄의 심각성을 강조한다. 사람들은 이러한 정보 전달로 인해 정신병 환자들이 범죄를 만연하게 저지른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이는 정신병뿐 아니라 정신병 환자에게까지 두려움, 공포, 반감 등 부정적인 감정의 전이를 일으킨다. 하지만 이 책에서 나와 있듯이 정신병 환자의 범죄율이 비질환자의 1/10도 되지 않는다. 정신병 환자와 범죄자를 자동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과연 맞는 걸까.

사람들은 미지의 질병에 대해 더욱 많은 두려움을 느낀다. 정신병 역시 이와 같은 이유로 귀신과 같은 초자연적인 대상으로부터 원인을 찾으려고 했다. 이는 질병과 결부된 존재와 이를 앓고 있는 환자에게까지 두려움이 이어졌을 것이다. ’귀신 들린 사람. 불결한 사람‘ 등 정신병자는 사회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 존재라고 여겨졌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질병을 없애는 것과 더불어 사회에서 그들을 떼어놓는 것이 중요했다. 19세기와 20세기에 행해진 정신병 환자들에 대한 반인권적인 의료 행위는 이러한 생각을 절실히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미지의 질병을 어떻게든 정복하기만 하면 됐다.

20세기 정신의학은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째서 이처럼 무모한 치료법을 경쟁적으로 시도했을까. 그들이 지니고 있던 마음은 정신의학계에 이름을 남기겠다는 공명심이었을까. 남들보다 먼저 성공하려는 조바심 때문에 ‘작은 문제’는 덮어두어도 되었을까. 아니면 정말로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돕고자 하는 선한 의도였을까. 무엇을 얻고자 했는지는 알 수 없어도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만으로 부작용을 숨기고 실험 결과를 조작하면서까지 환자를 대상으로 위험한 시도를 했다는 사실 자체는 용서받을 수 없다.

이러한 생각은 찰스 힐이 말했던 것처럼 쓰레기 더미와 같은 의료 행위를 촉진시켰다. 노벨 의학상까지 받은 권위적인 의학자들 역시 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열 치료, 극소 감염 원인 제거, 전두엽 절제술 등 비이성적이고 잔인한 행위들이 의료 행위란 명목으로 행해지고 있었다. 또 그들은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가 허락되지 않았다. 그들은 자유롭게 밖을 돌아다닐 수 없었고 타인에 의해 쇠사슬에 묶이고, 조그만 방에 갇혀 통제받아야만 했다. 비질 환자들에게 정신병은 사회악이기 때문에 이러한 극악무도한 행위를 했어도 어떠한 죄책감도 느끼지 않을 것 가라 생각한다.

인간이 잘 알려지지 않은 대상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자신의 건강이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질병에 대해선 특히 더 그렇다. 하지만 정신병은 더 이상 미지의 영역이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신병에 대한 편견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앨런 프란시스’의 비정상과 정상 구분이 이러한 인식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정신병을 지닌 사람을 비정상이라고 규정한 후에 비질 환자들은 자연스레 정상이 된다. 이 둘은 각각 실체가 없고 구분할 수 있는 기준도 없으며 단지 반대되는 개념으로서만 존재한다. 정상이 아닌 건 비정상이고, 비정상이 아닌 건 정상이라는 말이다. 정신병을 지닌 환자들은 이러한 비정상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차별과 배제를 받고 있는 것이다.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을 통해 정신병에 대해 사회의 시선이 날카롭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이러한 부정적인 시선은 정신병 질환 치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들을 사회에서 더욱 밀어내며 문제를 더 크게 만들 수도 있다. 더욱 지속적인 의료적 지원이 시급하다. 그들을 사회에서 매장하거나 숨기는 임시방편의 수단이 아니라 그들이 비질환자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하다.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탈 수용화’와 ‘지역 사회 중심의 치료’의 취지에 깊이 공감을 했다.

입원이 정신병원의 이익과 결부돼 있다는 사실 역시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그들은 환자를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서 바라본다. 자신들의 돈벌이를 위한 수단! 환자에게 가장 도움이 될만한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에 가장 부합되는 치료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나 역시 정신병 환자의 범죄 뉴스를 보면서 정신병 환자들에 대한 ‘수용 치료’가 주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생각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됐다.

정신병원은 ‘치료'가 아닌 ‘감금'이 목적인 것처럼 운영된다. 따라서 과연 이 중에서 치료다운 치료를 제공하는 정신병원은 얼마나 될 것이며, 정말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되겠는가.

여전히 치료는 입원 중심이고, 정신질환자를 사회에서 격리해야 사회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는 사회 방위적인 시각이 남아 있다. 사실상 국가가 가장 적은 돈으로 최소 한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정신병원이다 국가 권력이 정신병원에 바라는 것은 치료가 아닌 불편한 존재 둘을 국가권력 대신 수용해 주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자신이 살아가던 공간에서 자리를 빼앗기고 배제되는 수용에 대한 두려움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환자를 넘어 인간이다. 그들은 사회에서 여타의 인간들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서 질병의 유무와 상관없이 잘 살아가는 것이 기본 전제가 돼야 한다. 그들을 사회에서 내몰고 숨기는 것으론 ‘함께 잘 사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 이를 위해선 병원과 함께 다양한 지역 사회의 구성원들이 힘써야 한다. 질병은 지우개로 쉽게 지울 수 있는 오점과 같지 않다. 오랜 시간의 관심과 처방을 통해 점점 희미해지지만, 언제든지 다시 생길 수 있는 선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가 이 사회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정상인가? 어느 정도 이 선이 희미해져야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가? 그러한 기준은 없다. 이 선이 희미하든 희미하지 않든 다 같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을 고민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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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평점10점 | r**********3 | 2020.12.11 리뷰제목
제목: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작가: 안병은출판사: 한길사 몸이 아프다고 말하면 위로받지만 마음이, 정신이 아프다고는 쉽게 말조차 꺼낼 수 없다. 마음에 병이 든 사람은 늘어나지만 병에 대한 인식은 그대로이거나 낮아질 뿐이다. 조현병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 많은 이들이 뉴스에서 처음 접했을 것이다. 흉악범죄의 배후에는 조현병이라는 정신질환이 있었다는
리뷰제목

제목: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작가: 안병은
출판사: 한길사

 

몸이 아프다고 말하면 위로받지만 마음이, 정신이 아프다고는 쉽게 말조차 꺼낼 수 없다. 마음에 병이 든 사람은 늘어나지만 병에 대한 인식은 그대로이거나 낮아질 뿐이다. 조현병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 많은 이들이 뉴스에서 처음 접했을 것이다. 흉악범죄의 배후에는 조현병이라는 정신질환이 있었다는 뉴스는 많은 이들을 분노케했다. 약물치료, 주변의 도움이 있다면 호전될 수 있는 병이지만 조현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안병은 정신과 의사는 마음껏 마음을 아파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병원 의자에 앉아 진료를 보는 치료에서 벗어나 환자들이 공동체와 어울릴 수 있도록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홍성군에서 행복농장을 운영하며 정신장애인분들에게  지역사회에서 직업을 갖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직접 겪은 환자들의 사례를 보며 마냥 피해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동네에서 정신이 이상해보이는 분들을 마주칠 때가 있다. 대부분 술에 취해있거나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다. 혹시라도 해코지를 할까봐 피해가기 일수이다. 사실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면 굳이 다가가고 싶지 않은 게 대부분의 생각이지 않을까? 제목처럼 자신의 마음이 아프면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마음의 병 또한 위로받고 치료할 수 있는 병이다. 마음의 병에 자신을 숨긴 채 악화될 때까지 버텨서는 안 된다. 작은 용기만 낸다면 많은 이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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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리라는 범주가 허상이 되지 않으려면 평점8점 | d**********0 | 2020.12.22 리뷰제목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안병은, 한길사국가는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을 말로만 강조한다. 말로는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내보내서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에서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한다. 중증 정신질환자도 지역사회에서 적절한 관리를 꾸준히 받으면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제대로된 병원 치료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사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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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안병은, 한길사


국가는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을 말로만 강조한다. 말로는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내보내서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에서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한다. 중증 정신질환자도 지역사회에서 적절한 관리를 꾸준히 받으면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제대로된 병원 치료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사회에 나가서도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P.53)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사회적 책임에 대해 사례를 들어가며 이어지는 글은 전반적으로 친절했고, 에세이 형식으로 쓰인 글이기에 이해하기 쉬웠다. 다양한 사례와 경험들, 조현병 당사자가 사회로부터 받는 낙인, 그리고 그러한 낙인으로 인해 자신의 아픔을 부정하게 된다는 점까지. 쉽게 생각해보지 못했던 당사자의 마음을 헤아리게 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는 책이지 않을까 싶다.


더구나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거나 낙인으로인해 위험한 존재로 치부되는 존재들을 수용하여 ‘자신의 눈에서 보이지 않게 하는’ 방법이 이어져 온 이유는, 사회의 통제와 권위에 의해 파생된 것이라는 관점이 내게 유의깊게 다가왔다. 또한 조현병 대상자가 자신의 아픔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권리와 자유를 박탈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기원된다는 점이 안타깝고 씁쓸했다.



평범하지 않거나 부족하다고 해서, 아니 ‘평범해 보이지 않거나’ ‘부족해 보인다고 해서’ 정신질환이 있는 건 아니다. 독특하거나 보편적이지 않을 뿐이다. 평균에서 벗어나 엉뚱한 행동을 하거나 반항적이고 튀는 행동이 비정상이라며 정신질환으로 진단 내리려는 지금의 시대가 ‘비정상’이다. (P.25)


평소에도 이분법적 잣대나 정상, 비정상의 구분을 좋아하지 않았던 나또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사자성이 결여되어 미처 알고 느끼고 듣지 못한 것이 많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문제의식에서 실천으로 이어지는 일이 쉽지 않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고민과 실천을 과감하게, 전문성을 남용하지 않고 진심으로 환자를 대하며, 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저자의 삶이 빛나 보였다.


책 전반에 걸쳐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정신 건강학적으로 아픔,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낙인으로부터 자유해지고,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며, 사회가 함께 품을 수 있는 준비와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에 나 또한 지지와 연대를 표하며, 조금 더디고 늦더라도, 완벽하지 못하더라도 실현 가능성을 빚는 논의와 발걸음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시작은 주변인들의 지지와 신뢰에 기반된 관계성에 있다. 정신 병원에 입원하는 행위는 선택할 수 있는 것이며, 수용되거나 갇혀서 치료받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또한 자신의 아픔이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멀어지는 이유나 근거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때문에 머나먼 대상에 대한 실천, 삶이 아닌 지금 내 곁에 있는 이들의 어려움을 듣는 것으로부터 연대의 시작은 가능하리라고 믿는다. 작게 느껴지는 실천에서 시작하여, 개인의 아픔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공동체적 보살핌과 책임으로 ‘함께함’을 체감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보다 나은 연대와 공동체로, 제도로, 삶으로 실천과 실현을 꿈꾸는 이들이 많아지기를. 그렇게 다채로움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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