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읽을 때면 그런 느낌이 든다. 내가 이것을 읽었던가 안 읽었던가 하는 그런 생각 말이다. 너무 유명한 이야기들이라서 분명 어디선가 요약본을 읽었던가 그렇지 않다면 국어 시간에 배웠던가 하는 것이 바로 그 이유일 것이다. 이 책 [레미제라블]도 같은 이유로 읽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읽어갈수록 내가 알던 레미제라블과는 너무나 다른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것을 가지고 수박겉핧기라고 하는 것이구나. 이래서 책은 읽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이것은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빼앗은 것이 아니니까. (15p)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 하나. 내가 생각한 것보다도 신부님은 훨씬 더 대단한 분이셨다. 아니 그냥 단순한 신부님이 아니고 주교님이셨다. 자신의 죄를 인식하지 못하고 주교님의 유일한 은제품들을 탐을 내고 훔친 장발장을 용서해 준 이야기는 장발장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아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주교님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원래부터 성품이 검소한 분이셨다. 자신의 집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이웃한 병원과 바꿀만큼 말이다. 내가 너무 드문드문 본 것이었다. 세상에 이런 성직자만 존재한다면 누구라도 감동을 받고 개과천선을 하지 않을까.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 둘. 장발장은 단지 빵을 훔친 죄로 19년이나 감옥살이를 한 것은 아니니었다. 빵 하나를 훔친 죄로 그렇게 오랫동안 수감생활을 했다면 너무 불공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내내 가지고 있었다. 그랬다. 비록 빵을 훔친 죄로 감옥에 가기는 했지만 그때는 5년 형이었다. 4년을 감옥생활을 하고 마지막 해에 이르러서 그는 탈옥을 시도했다. 물론 성공할 리 없다. 그렇게 잡혀서 탈옥죄로 형기가 늘었다. 그렇게 그렇게 계속 탈옥을 시도하다가 그는 그렇게 긴 시간동안 감옥에 있어야만 했던 것이다.
여기서 의문점이 든다. 대체 그는 왜 탈옥을 시도한 것일까. 남겨둔 가족들이 걱정되고 신경이 쓰였다면 바로 탈옥을 시도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그게 아니라면 시도를 할 기회가 없었다면 4년이나 이미 감옥생활을 했는데 마지막 일년만 그냥 버티다가 나오면 그것이 더 나은 방법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그는 하지 않은 것인가 하는 그런 의문점이 자꾸만 든다.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 셋. 나는 코제트가 어디서 나온 아이인줄 기억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장발장이 신부님으로부터 은촛대를 선물받고 그 이후로 이름을 바꾸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그도 그렇게 잘 살 때가 있었구나.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그가 신부님으로부터 용서를 받았다는 것. 거기서 이야기는 끝이었다. 그러니 코제트라는 아이와 장발장을 연결을 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이 아이는 장발장의 후기 인생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 넷. 자베르는 무조건 악한이 아니었다. 장발장을 죽어라고 쫓아다니는 형사가 바로 자베르다. 이때까지는 그렇게 미워했었다. 장발장 하면 바로 따라붙는 그 이름을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 장발장은 전과자이긴 해도 이제는 잘 살아보겠다고 하는 사람인데 물론 신부님의 것을 훔치기는 했어도 그 이후로는 정말 마음잡고 새 인생을 살아보려 하는데 왜 자베르는 그렇게 끝까지 장발장을 추적하고 못살게 괴롭히고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 말이다. 자베르와 장발장은 끊임없이 엇갈리고 쫓기고 도망친다. 마지막이 결정적이었다. 장발장은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풀어준다. 거기서 감동을 받은 것일까. 공익과 개인의 딜레마 속에서 어쩔수 없는 선택을 한 자베르. 그의 인생 또한 안타깝기 그지없다.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 다섯. 이 책은 장발장의 일대기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또는 교훈을 주려는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다.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이 속에는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사랑이야기도 나오고 코제트의 엄마였던 팡틴의 경우처럼 사회적 문제점도 등장한다. 그런가 하면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그 당시 프랑스의 사회 정세가 드러난다. 사람들은 폭동을 일으킨다. 역사적인 부분까지도 꿰둟고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이 작품이 고전 중에서도 손꼽히는 명작이 아닌가 한다.
서평] 레 미제라블/뮤지컬 공연
[레 미제라블]은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작품으로 장발장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있다. 오래전 동화로 가볍게 읽고, 영화로 조금은 무겁게 보았던 작품이 이번에 (주)레미제라블코리아X스타북스 협업으로 다시 선보이게 되었다. 더블어 뮤지컬로 공연된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해 진다.
뮤지컬 [레 미제라블]은 전설적인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의 최고 대표작으로 최장수 흥행 뮤지컬로 뮤지컬의 바이블이라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뮤지컬[레미제라블]은 세계 4대 뮤지컬(오페라의 유령, 레 미제라블, 캣츠, 미스사이공)중 하나로 한국 초연 10주년 기념으로 세 번째 시즌이고 2023.10.15.일 부산을 시작으로 서울, 대구까지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오래된 작품이지만 현재까지도 많은사람들에게 읽히는 [레 미제라블], 영화, 뮤지컬로 접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 내용이 가볍지만은 않다. 동화로 읽던 어린 시절의 레미제라블을 영화로 만났을 때는 조금 충격으로 다가왔다.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은 작품이었기에. 이후 집중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만나게 된 [레 미제라블]. 반갑다.
레미제라블은 프랑스어로 ‘비참한 사람들’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레 미제라블, 장발장]의 이야기는 너무도 유명하다.
도서에 담긴 장발장, 판틴, 코제트와 마리우스, 코제트와 그녀를 심하게 다루는 테나르디애의 관계, 테나르디애의 아버지 마리우스와 장발장과의 관계, 그리고 장발장을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자베르 경감. 장발장이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시장까지 오르고, 자베르 역시 장발장의 도움을 받고, 자신이 장발장을 체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등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운명처럼 얽혀 있고, 그들의 심리 묘사역시 세밀하다.
장발장의 탈옥 후 만나게 되는 미리엘 주교의 행동에서 장발장이라는 인물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기회를 준다. 나아가 장발장은 미리엘 주교의 행동에서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기회를 얻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사람을 평가하는 일이 많지 않은가. 내가 장발장의 그런 행동을 만나게 되었다면 나는 어떻게 대처했을까?
장발장을 끝까지 쫓아다니는 자베르 경감의 입장은 무엇인가. 자신의 신념에 따른 행동과 자신의 신념이 무너졌을 때의 감정. 그리고 그의 선택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른가에 대해서. 선과 악에 대해서.
[레 미제라블]은 19세기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파리 민중이 겪던 빈곤과 억업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민중의 처절한 외침과 간절함. 그리고 의지로 혁명을 일으키고 그 결과 왕이 처형되고, 민중이 시대의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인간의 가치, 사회적 불평등과 억압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시대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과 등장인물들의 면모에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소설에 담긴 모습들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무척 닮아있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책을 펴는 순간 마지막까지 쉴 수 없이 책장을 넘기게 된다.
뮤지컬로는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기대하게 된다. 뮤지컬 일정이 잡혀 있으니 시간맞춰 가까운 지인들과 예매해 볼 예정이다.
<참고: 뮤지컬 레 미제라블 공연일정>
부산 2023. 10.15~11.19
서울 2023.11.30.~2024.03.10.
대구 2024.3.21.~04.07
<줄거리 일부>
굶고 있는 조카들을 위해 빵을 훔치다 잡힌 장발장은 감옥에 갇히게 된다. 탈옥을 거듭하면서 형량이 늘어나게 되고 결국 19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출소한다. 출소후 흉악범이라는 꼬리표를 단 그에게 어느 누구도 잠자리를 제공하지 않는다. 미리엘 주교가 있는 성당에서 조건 없이 그에게 먹을 것과 잠자리를 제공한다. 장발장은 그곳에서 은그릇을 훔친다. 결국 경찰에게 잡혀 성당으로 오게 된 그에게 미리엘 주교는 자신이 준 은촛대는 놓고 갔느냐고 말해 장발장은 풀려나게 된다. 그후 한 꼬마가 자신의 은화 한닢을 훔치는 사건이 발생하자 장발장은 처음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아이를 찾아 나서게 되는데..
<도서내용 중>
p61. 잊지말아요. 결코잊어서는 안됩니다. 당신은 올바른 사람이 되기 위해 이 은식기를 사용하겠다고 내게 약속했어요. -장발장, 나의 형제여, 당신은 이미 악과는 인연이 없는 사람이오. 선한 사람입니다. 당신의 영혼에 대해 내가 값을 치렀어요. 나는 당신의 영혼을 어두운 생각과 절망에서 구출하여 하느님께 바치려 합니다.
p90. 인간에게는 절대로 오류가 있을 수 없는 법이다. 그렇지 않다면 본능은 지성보다 뛰어나고 동물은 인간보다 훌륭한 광명을 갖게 될 것이다.
p246. 이 수녀원은 장발장에게 있어서 깊은 바다로 둘러싸인 섬과도 같았다. 그 주위의 담은 이로부터 그의 세계가 전부였다. 거기서 그는 마음이 맑아질 정도로 하늘을 볼 수 있었고, 코제트를 바라보며 얼마든지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그에게는 지극히 평온한 생활이 다시 찾아왔다.
p339. 고귀하고 위대한 인격이 육체적 고통을 견딘 때는 그 영혼이 외부에 나타나고 고귀한 성품이 역력히 표출되는 법이다.
p414. 사람들은 하찮은 일로 걱정을 하거나 안심을 한다. 인간의 본성이란 그런 것이다.
p458. 이 세상에는 재판소, 집행할 판결, 경찰 그리고 권위 위에 또다른 것이 존재한다는 말인가? 자베르는 정말 미칠 것만 같았다. 그의 생각은 점차 무서운 것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장 발장, 그 존재가 정신의 부담이었다. 죄수가 은인이라니! 그는 친절이 존재 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중죄인은 친절했다. 어이없이 자신마저 친절해졌다. 그렇기 때문에 타락한 것이다. 그는 자신이 싫어졌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레미제라블'
'장발장'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고
'장발장'이란 이름과 내용으로 알고 있는 이 책은
꼭 이렇게 '레미제라블'로서 만나보고 싶었다.
'빵'이야기를 시작으로 언급되는 '장발장' 부분만 많이 접했지
실제적인 '레미제라블'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오히려 '레미제라블'이라는 이름은
뮤지컬 혹은 그런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더 자주 듣고 접할 수 있었다.
장발장과 자베르경감의
어느 한 쪽이 악이고 선이라고 말할 수 없는
두 인물의 심리와 갈등을 표현하는 부분이
'레이제라블'을 음악적 표현으로서 만났던 것이었다.
그러게 작품의 부분, 부분을
다른 매체와 다른 방법, 다른 시기에 알게되었지만,
그만큼 '레미제라블'은 읽어봐야할 소설이며
그 안에 도덕 시간에 언급되었던 내용외에도
참 많은 가치관과 생각, 상황이 담겨져 있었다.
그래서 '레미제라블'은 '삶'의 모습이 담겨져 있는
소설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우리가 사는 세상이 완성도 높은 짜임새 안에 흥미진진하게 담김으로써 고전이 된 걸작
'레미제라블'
비록 빵 바구니도 아니고 빵 한 개였지만,
그 빵 한개를 시작으로 그의 삶은
엉킨 실의 모양 처럼 꼬여 쉽게 풀어지지 않을 사건들이 발생한다.
하지만 그러한 사건의 원인을 살펴보았을 때
법 앞에서는 당당할 수 없고 공감을 얻을 수 없는 죄수 겠지만,
극가 가졌던 생각과 동기를 살펴볼 때
그의 마음에 오히려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 같다.
누이 동생과 일곱 조카들을 부양하며 살고 있었는데,
일곱 명의 조카들이 굶주리는 것을 보다 못해 훔치게 된 빵 한조각.
세상에 대한 복수심을 버리고
마들렌 이라는 이름으로 신분을 숨기고
선행과 시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시장까지 맡게되는 일.
다친 팡틴을 병원에 보낼 것을 요구하는 가운데
자베르에게 의시믈 받게 되는 일.
팡틴에게 그녀의 딸 코제트를 죽을 때까지 맡아서 키우겠다고 약속하였는데,
다른 사람이 장발장이라는 혐의로 체포되어 재판을 받는 일을 겪자
마들렌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살고 있고,
심지어 시장으로서 명예도 있고 잘 살아가고 있는 가운데
그간 쌓아온 자신의 재산과 명예도 버리고
법원으로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일.
팡틴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익사를 가장한 탈출을 한 일.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사건과 사건.
장발장이 한 일들은
법을 가져다 두고 이야기하면
어느것 하나 걸리지 않을 것 없이
위법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건들을 읽어가며
장발장의 그 동기와 마음이 이해되기도 하고
또 다른 부분은 법이 라면
얽힌 실의 되물림이었을 것을
장발장이기에 풀어갈 수 있던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옳다고 말하수 없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인생은 정답이 없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살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그의 삶가운데 풀어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책 가운데
'장발장'이라는 한 인물의 삶과 가치관만이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첫 장의 이름은 '팡틴'이다.
팡틴. 바로 장발장이 죽기전에 코제트에게 말해준
코제트의 어머니의 이름이다.
그런데 장발장의 얽힌 실은
코제트를 데리고 나왔음에도 다 풀리지 않는다.
코제트는 마리우스 퐁메르시라는 청년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장발장은 마리우스를 구출하게되는 사건 가운데
또 다시 자베르와 마주하게 된다.
자베르는 장발장과 갈등 상황가운데
대치되는 인물로서 나오지만,
그가 '악'이거나 장발장이 '선'인 것은 아니다.
단지, 두 인물다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한 인물일 뿐이다.
서로 다른 가치관 가운데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 둘의 만남은
이전과의 대치와는 매우 달랐다.
내가 그토록 집요하게 추적한 저 죄수는
복수의 기회가 왔는데도 날 풀어줬다.
이번에는 내가 그를 용서했다.
왜일까......
<레미제라블> 빅토르 위고 장편소설 / 스타북스
그렇게 장발장을 의심하고 쫓던 자베르는
시간 전 중에 장 발장 덕분에 목숨을 구해게 된다.
그리고 그는 장발장을 잡을 기회가 있었지만,
마리우스와 장발장을 삯마차에 태워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준 뒤 사라진다.
그 만남은 법에 대한 회의감을 가져왔고
그렇게 정말 그는 세상에서 사라지게 된다.
그는 잠들었네. 비록 그 운명은 기구했건만
그는 살았네. 자신의 천사가 없어지자 그는 죽었네.
올 일은 오고야 말았네
마치 낯이 지나고 밤이 오듯이
<레미제라블> 빅토르 위고 장편소설 / 스타북스
마지막 장발장은 코제트와 마리우스에게
자신의 이름을 새길 필요는 없다고 하였다.
그런데 누군가 사행시로 남긴 글이 그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해준다.
그래서 더욱이 이 책의 내용이
도덕적인 부분과 가치관, 법 등을 두고 이야기 함을 넘어
혹은 그 이전에 '삶'이 담긴 이야기임을 느낄 수 있었다.
검색해 보니 이미 지나간 뮤지컬이나 공연도 있지만
예정인 공연도
뮤지컬이나 작품으로서 만나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책으로서 읽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비교적 적은 것 같다.
'레미제라블'을 책으로 읽고 이러한 공연까지 경험하면서
더욱 레미제라블 속 인물들의 심정과 갈들,
그들의 삶을 살펴보며 깊이있고 유익한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몇 년 전이었던가. 영화관에서 별 기대 없이 영화 <레 미제라블>을 보다가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영화관에서 보며 뿌듯했던 영화 중 몇 안 되는 영화였기에 여운이 강하게 남아서 조만간 원작을 꼭 읽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놓고 지금에야 읽어보았다.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을 말이다. 이번에 읽게 된 이유는 한 권으로 되어 있어서 부담이 적어서라고 할까. 이 정도는 당장이라도 읽을 수 있겠다는 분량이어서 읽어보게 된 것이다.
예전에 읽었던 카툰 서평에서 '나는 <레 미제라블>을 딱 1권까지만 알고 있었던 거야!'라는 문장을 본 적이 있다. 사실 나도 그랬기에 5권 세트로 나온 책을 보며 너무 많다는 생각에 '다음에!'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한 권으로 출간된 이 책의 소개를 보며 이 정도라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분량이라고 생각했다.
잘 알고 있는 줄 알았지만 사실은 아니었던 고전 소설, 영화를 보고 나서 원작을 꼭 찾아 읽어보겠다고 생각했지만 타이밍을 놓쳤던 이 작품,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을 드디어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빅토르 위고. 1802년 2월 26일 브장송에서 태어났다. 사회적 격변기를 살아 낸 예술가답게 참으로 파란만장한 일들을 겪었다. 1848년의 2월 혁명, 국회의원 당선, 공화제옹호, 1851년 루이 나폴레옹의 쿠데타에 반대한 죄목으로 국외 추방, 19년간 망명 생활. 하지만 전 세계를 통틀어서 위고만큼 살아 있는 동안 큰 영예를 누리고 원하는 영향력을 발휘한 작가는 별로 없을 것이다. 위고는 1859년의 사면령에도 불구하고 고국 프랑스로 돌아가지 않고 뜨거운 창작열을 불태웠다. 그 기간 위고의 시집 가운데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정관시집』을 비롯해 『레미제라블』 『바다의 노동자』 『웃는 남자』 등의 대표작을 연이어 발표했다. (책날개 발췌)
"저는 장 발장이라는 사람입니다. 전과자지요. 19년이나 감옥에서 보냈습니다. 나흘 전에 석방되어 퐁타를리에로 가는 길입니다. 툴롱에서 나흘이나 걸어 왔습니다. 오늘은 120리나 걸었습니다. 오늘 밤 여기 도착하여 여관에 갔습니다만, 시청에서 내보인 노란색 여행증때문에 거절당했습니다. 시청에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다른 여관에도 갔습니다. 나가라고 하더군요. 어느 여관에서나 말입니다. 아무도 저를 맞아 주려 하지 않습니다. 교도소에도 갔는데 수위가 문을 열어 주지 않습니다. 개집에도 들어가 보았습니다. 개가 덤벼들더군요. 개가 인간처럼 저를 쫓아냈습니다. …(중략)… 여기는 어딥니까? 여관입니까? 돈은 있습니다. 교도소의 적립금이지요. 감옥에서 19년간 노동해서 번 109프랑 15수가 있습니다. 정말입니다. 돈은 가지고 있습니다. 몹시 피곤합니다. 12리나 걸었고 허기져 있습니다. 재워 주시겠습니까?" (35~36쪽)
전과자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 보자면 살인이라도 저지른 것은 아닌가 싶지만, 우리가 다들 알다시피 장 발장은 조카를 위해 빵을 하나 훔쳤다가 19년의 감옥생활을 하고 출소한 것이다. 주거침입과 절도로 5년, 탈옥 미수 4회에 14년. 그렇게 말이다.
전과자인 장 발장에게 식사와 잠자리까지 챙겨주는 미리엘 주교의 모습에 나라면 어떻게 할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에 잠기며 이 책을 읽어나갔다. 대략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역시나 책으로 읽으며 장면장면을 접하고 상상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도 물론 축약본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일단 접근성이 좋아야 읽어보겠다는 시도라도 할 수 있다. 장 발장이 은식기를 훔쳐갔다가 잡혀왔을 때 미리엘 주교가 은촛대까지 장 발장에게 주는 장면은 역시 압권이다. 그리고 이 부분은 소설의 아주 앞 부분에 언급되고 그 이후에 더 많은 이야기들이 진행된다.
처절히 외롭고 극단적인 상황에 처한 한 인간이 결정적인 순간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실수라는 말이 허용되지 않는 반복적인 잘못을 저지르는 인간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 인간이 저지른 과거의 실수에 낙인을 찍고 영원히 단죄하려는 편협한 인간의 일상적 모습은 무엇인가? 그런 자신을 깨닫고 우리들은 진정 변화할 수 있는가?
매 순간 선택에 직면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입체적 내면과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루는 사회적 계층의 내면을 흥미롭게 이야기로써 전달하는 것이 이 소설이다. (501쪽)
이번에 이 소설을 읽으며 인간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 시절 인간과 사회에 스며들어 인간 내면을 바라본 듯하다. 각양각색의 인간들의 내면을 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도록 글 속에 녹여내었기에 '역시 고전은 고전이구나!' 생각하며 읽어나갔다. 지금껏 평면적으로 인간을 바라보았다면 이 책을 읽으며 3D 안경을 통해 인간과 세상을 바라본 듯했다. 특히 이번에는 빅토르 위고가 의원 활동을 할 만큼 현실 정치에 관심이 컸다는 사실을 알고 보니 그동안 몰랐던 부분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인간을 잘 그려낸 위대한 작품이니 일독을 권한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