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리터의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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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리터의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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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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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생명의 액체, 피에 관해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n*****m | 2021.08.20 리뷰제목
피(Blood)는 생명의 액체다.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5리터(즉, 9파인트-이 책의 원제다. 빌 헤이스가 쓴 피에 관한 책 《5리터》과 우리말 제목이 거의 같다)의 피가 어떻게 생성되는지도 몰랐고, 피의 순환이라는 것도 하비의 발견 이전에는 전혀 상상도 못했음에도, 또 피의 순환이 무슨 목적으로 일어나는지도 몰랐지만 피를 너무 많이 흘리면 목숨을 잃
리뷰제목

(Blood)는 생명의 액체다.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5리터(, 9파인트-이 책의 원제다. 빌 헤이스가 쓴 피에 관한 책 5리터과 우리말 제목이 거의 같다)의 피가 어떻게 생성되는지도 몰랐고, 피의 순환이라는 것도 하비의 발견 이전에는 전혀 상상도 못했음에도, 또 피의 순환이 무슨 목적으로 일어나는지도 몰랐지만 피를 너무 많이 흘리면 목숨을 잃는다는 사실은 너무나 명백했다. 그래서 흡혈귀 전설이 생겨났고, 지금도 수혈을 거부하는(너무도 소중하므로) 여호와의 증인 신도 같은 이들이 있다. 온갖 노력에도 피를 대체하는 물질은 아직 만들지 못했고, 그래서 피의 소중함은 더욱 커지고 있다. 피는 누구나 갖고 있지만, 그래서 누구에게나 필요하며, 또 누구에게나 모자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피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를테면 피가 어디서 만들어지는지는 알고 있을까? (정답은 뼈다. 물론 좀 더 자세한 설명은 필요하지만), 피 순환의 목적 중 중요한 것이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체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얼마만큼 이해할 수 있을까? (요즘 COVID-1로 인해 익숙해진) 항체가 혈장에 들어 있다는 것의 의미는 잘 알고 있을까? 알고 있는 것도 있고, 모르고 있는 것도 있고, 또 헷갈리는 것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우리는 피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평균적으로 알고 있는 것은 대체로 많지 않다.

 

그래서 피에 대해서 많이 알아야 하지만, 로즈 조지가 피에 대해 다루는 방식은 혈액학이 아니다. 대신 피에 관한 과학을 바탕으로 피에 관한 오해와 편견을 깨부수고 있다. 헌혈에 대해서, 혈장을 통한 오염, 특히 HICC형 간염에 대해서, 월경과 생리대에 대해서 그렇다. 그러니까 피가 어떤 것인지를 구구절절하게 탐구하고,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피가 우리의 역사와 삶과 맺고 있는 방식을 중심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 과학자로서의 방식이 아니라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서의 방식이고, 또한 여성의 시각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피에 대해서 이야기한다고 했을 때, 남성인 나는 그 이야기 속에 월경은 상상할 수 있었겠지만, 생리대까지는 나아가지 못한다).

 

그리고 피의 산업이라는 것을 폭로하는 것도 놀랍다. 피를 둘러싼 어두운 현실인데, 돈을 주고 만들어내는 혈액제재, 즉 상업화된 혈액이 상징적인 의미로서만 더러운 피가 아니라 실제로 오염될 가능성이 높은 더러운 피이며 그 대안은 자발적 헌혈밖에 없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YES24 리뷰어클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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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피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 그리고 역사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h*******c | 2021.09.23 리뷰제목
인간의 몸에 흐르는 피는 5리터다. 최근 피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나왔다. 2008년 빌 헤이스가 쓴 《5리터》에 이어 두 번째다. 아일랜드계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난 빌 헤이스는 동성애자로 애인 스티브와 동거하고 있었다. 당시 스티브는 HIV 보균자였다.   빌 헤이스가 쓴 《5리터》에는 당시 에이즈가 창궐하던 샌프란시스코에서 스티브와 함께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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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에 흐르는 피는 5리터다. 최근 피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나왔다. 2008년 빌 헤이스가 쓴 5리터에 이어 두 번째다. 아일랜드계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난 빌 헤이스는 동성애자로 애인 스티브와 동거하고 있었다. 당시 스티브는 HIV 보균자였다.

 

빌 헤이스가 쓴 5리터에는 당시 에이즈가 창궐하던 샌프란시스코에서 스티브와 함께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시간들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영국 저널리스트 로즈 조지가 쓴 이 책은 원제가 ‘9 파인트(Nine Pint)’. ‘파인트는 영국과 미국에서 약간 달리 사용된다. 영국 파인트는 건량과 액량 모두 568.41를 뜻하지만, 미국 파인트는 1건량 파인트가 550.6이고, 1액량 파인트는 473.2이다. 어쨌든 저자가 5리터의 피를 ‘9 파인트라고 명명한 것은 빌 헤이스의 책과 차별을 두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처음에 월경에 관한 주제로 책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고 시작했다가 피의 모든 면을 다루는 쪽으로 범위가 넓혀졌다고 말한다. 그 과정에서 의학, 과학, 역사, 문화, 종교, 철학 등 여러 분야를 섭력하면서 피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다루게 되었다.

 

나의 혈액형은 O형이다. 내 피에 대해서 책을 읽으며 몇 가지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다. O형은 항원이 없어 모든 혈액형에게 수혈할 수 있다. 이제 커피콩에서 추출한 효소를 이용하면 B형 혈액을 O형으로 바꿀 수 있다. O형은 콜레라에 잘 걸리는 반면, 말라리아에 걸릴 확률은 가장 낮다.

 

책은 크게 헌혈-수혈, 월경-생리대, 수혈로 감염되는 질환 그리고 큰 수혈이 요구(코드 레드)되는 응급구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저자가 애초 준비하기 시작했던 월경-생리대에서 이야기가 헌혈과 수혈이라는 큰 줄기로 확장되었음을 엿볼 수 있다.

 


▲재닛 마리아 본(왼쪽)과 퍼시 레인 올리버

 

특히 영국에서 헌혈-수혈 시스템의 토대를 마련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저자는 두 사람의 업적을 소개한다. 한 사람은 영국 의사 재닛 마리아 본(Janet Maria Vaughan)이요, 다른 사람은 영국 공무원 퍼시 레인 올리버(Percy Lane Oliver).

 

재닛은 1938년 현장에서 피를 뽑아서 수혈하는 혈액을 미리 채혈해 유리병에 비축해 두자고 제안했다. 같은 시기 퍼시는 자발적인 헌헐 기증 체계를 만들었다. 저자는 두 사람이의 업적이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다고 말한다. “아마 의학계가 진실을 계속 의심했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의 혈액 공급 체계가 비전문가와 정말 버릇없는 계집애의 어깨 위에 세워졌다는 진실을.”

 

월경과 관련하여 저자는 네팔과 케냐 등지에서 자신이 직접 보고 관찰한 것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가령 네팔에서 생리 중인 여성은 고스라고 부르는 헛간에서 지내거나, 케냐의 빈민가에 사는 소녀들 중 절반 정도가 생리대 살 돈을 위해 매춘을 하기도 한다.

 

한편 놀라운 사실은 1972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백인과 흑인·아시아인 등 유색 인종의 피를 나눠 사용했다는 점이다. 존스 홉킨스 같이 저명한 병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처럼 저자는 치밀하고 꼼꼼하게 자료를 찾고, 고증을 구하며, 자신의 필력을 덧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펼쳐 보인다. 김정아 번역 작가의 표표한 솜씨도 한몫을 했다.

 

저자는 우리가 유전자를 편집하고 줄기세포를 키우고 수혈로 삶을 바꾼다지만, 피로 할 수 있는 일을 우리는 아직 다 배우지 못했다고 말한다. 우리는 피와 관련하여 더 나아갈 것이며, 더 놀라운 일이 펼쳐질 것이라고 단언하며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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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Think 1. 아는 것은 힘이고, 누군가에겐 희망이 된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z******8 | 2021.08.15 리뷰제목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병원에서 근무한 지도 벌써 반 년이 되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스피커에서 울려대는 "코드 레드"는 더는 긴장감을 주지도 않을 시간이고 말이다. 대신 아픈 환자를 마주할 때마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부풀어 오르곤 한다. 몸은 힘들지만 말이다. 언젠가 저 환자를 대신해서 내가 있을 때 다른 누군가가 내가 했던 것처럼 도와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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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병원에서 근무한 지도 벌써 반 년이 되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스피커에서 울려대는 "코드 레드"는 더는 긴장감을 주지도 않을 시간이고 말이다. 대신 아픈 환자를 마주할 때마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부풀어 오르곤 한다. 몸은 힘들지만 말이다. 언젠가 저 환자를 대신해서 내가 있을 때 다른 누군가가 내가 했던 것처럼 도와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버틸 뿐이다.

 

  이 책의 상당 부분은 '의학'과 관련이 있다. 인류는 의학과 만나면서 '혈액'에 대한 신비와 공포를 동시에 느꼈다. 이는 의학이 발달한 '현대'에서도 마찬가지다. 거머리라는 흡혈동물이 현대 의료에서는 아주 유익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심지어 거머리가 준비되지 않으면 수술을 집도하지 않는 의사가 있을 정도다. 응고된 혈액은 환자의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위험하지만 거머리만 있다면 간단히 '혈액응고'로 인한 사망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혈액으로 전염이 되는 HIV(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 일명 '에이즈')를 비롯해서 오염된 혈액을 팔아 거액의 돈을 챙기는 산업비리가 만연할 뿐만 아니라, 그렇게 오염된 피를 수혈받아서 목숨을 잃는 혈우병 환자들의 슬픔까지 '현대의학의 어두운 면모'를 담담히 밝혀내고 있는 저자의 필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감탐을 자아낼 정도다.

 

  이뿐 아니다. '혈액형'에 대한 여러 가지 오해를 풀어낸 내용은 '혈액형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이 사이비과학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민망할 정도로 허튼 소리라는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생리혈'과 '생리대'에 관한 르포는 임신과 출산이라는 축복이 더럽고 불결하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얼룩져 있다는 생생한 현장을 고발하고 있다. 먼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21세기를 살고 있는 '지금' 말이다.

 

  특히, 난 '생리'에 무지한 남자인 까닭에 '생리혈'과 '생리대'에 관한 어두운 진실을 파헤친 내용이 참 인상적이었다. 책의 내용 중에는 2016년에 벌어진 '깔창 생리대' 이야기도 실려 있었다. 생리대를 살 형편이 안 된 소녀가 생리대를 대신하기 위해서 깔창에 휴지를 둘둘 말아서 '대용품'으로 썼다는 내용인데, 그 소녀가 사는 나라는 다름 아니라 '대한민국'이었다. 불과 5년 전에 실제로 있었던 실화란다. 대한민국은 비교적 의료환경이 잘 갖춰진 나라이지만 '생리대'만큼은 아닌 듯 싶다. 매년 가격의 40%가 인상이 되는 바람에 벌어진 사건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더 많은 대한민국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일 것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를 비롯해서 전세계에서 여성의 생리를 부정적이고 불결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단다.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대다수 국가에서 일반의약품을 살 때는 하얀 비닐봉지에 담아주지만 생리대를 사면 '까만 비닐봉지'에 담아 준다고 한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생리'를 감추고 싶고 감춰야 한다는 사회분위기가 작동한 셈이다. 가난한 나라에서는 '인권 유린'마저 벌어지고 있단다. 네팔에서는 생리하는 어린 딸을 헛간을 내쫓고 남자와 격리시키곤 한단다. 그런데도 집안일도 하고 시장도 봐야 한다. 가게 주인은 생리를 하는 여자를 가게 안에 들이지 않고 사러 온 물건을 밖으로 던져 버린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생리혈을 흡수할 '천'을 구하는 일도 쉬운 것은 아니다. 적당한 천을 구할 수 없으면 곡식의 껍질이나 흙을 깐 바닥에 하루종일 앉아 있기도 한단다.

 

  여성의 생리를 '부정한 짓'으로 여기는 풍습으로 인해 적당한 '생리대'를 구할 수 없는 것뿐 아니라 생리혈로 지저분해진 몸과 천을 씻는 것도 아무도 보지 않은 음습한 장소에서만 '허락'된다고 한다. 천으로 만든 생리대는 잘 씻어서 햇볕에 말려야 하는데 어둡고 축축한 장소에 보관한 덕분에 '여성질환'으로 고통을 받는 이중고가 다반사라고 한다. 심지어 케냐에서는 '생리대'를 구매할 돈을 벌기 위해 성매매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웃지 못할 비극이 자행되고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간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불편한 진실'이 낱낱히 밝혀진다. 우리가 피에 대해서 알아야 할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책이다. 수많은 독자들이 이 책에 찬사를 보내는 까닭을 단박에 알 수 있다.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말이다. 우리는 피에 관한 정보를 고작 <흡혈귀>나 <성격 테스트> 따위로 접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피에 관한 진실'을 더 알고 싶은 욕구가 샘 솟을 것이다. 가난한 나라에서 벌어지는 '매혈(혈액매매)'의 비리는 그야말로 새발의 피다. 그보다 더 심각하지만 우리가 아는 것만으로도 어렵지 않게 해결이 될 수 있는 문제점도 겁나 많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혈장 산업 비리'로 고통받는 혈우병 환자들이고,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인권 유린의 현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전세계 소녀들이다. 비리를 밝히면 고통은 줄어들 것이고, 생리대를 기부하는 것으로 인권 유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한다. 보통은 '혈연'을 강조할 때 쓰는 말이지만, '생명'을 강조하는 말로 쓰고 싶다. 지구생태계와 자연환경의 위기와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얘기할 때, 곧잘 '물'을 비유적으로 쓰곤 한다. 물은 생명이라는 의미로 말이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몸은 '5리터의 피'보다 많거나 적으면 건강에 이상신호가 오고 심하면 생명을 잃기도 한다. 그런데도 그간 우리는 '피로 얼룩진 것'을 부정하게만 보고, 그저 안 보이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묻어두길 반복했다. 그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받은 환자와 사회적 약자, 그리고 여성 들이 있었음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알았으면 좋겠다. 아는 것은 힘이 된다. 그리고 그 힘은 약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말이다. 부디 이 책이 전세계로 '희망'이 퍼지는 단추가 되길 바랄 뿐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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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719. 5리터의 피 평점8점 | h********0 | 2021.08.09 리뷰제목
안녕하세요 원하는대로 이루어지는 깡꿈월드입니다 :) 혈액의 양은 자신의 몸무게에 약 8%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중요한 혈액량이 감소하면 우리 몸에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요? 피에 얽힌 의학, 신화, 역사 그리고 돈의 이야기   719. " 5리터의 피 "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돌아오는 마법의 날이 되면 모든 것을 접은 채
리뷰제목

안녕하세요

원하는대로 이루어지는 깡꿈월드입니다 :)

혈액의 양은 자신의 몸무게에 약 8%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중요한 혈액량이 감소하면 우리 몸에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요?

피에 얽힌 의학, 신화, 역사 그리고 돈의 이야기

 

719. " 5리터의 피 "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돌아오는 마법의 날이 되면

모든 것을 접은 채 온종일 누워만 있고 싶다.

어디가 아픈지, 어떻게 아픈지 설명하기도 전에

이미 내 손은 진통제를 찾고 있다.

나에게 생리란 여자라는 이유로 받는 벌 같았다.

언제까지 이렇게 아파야 하는지 짜증만 냈던 내가

네팔에 사는 "라다"라는 소녀를 보고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라다는 불가촉천민인 대장장이 계급에 속하는 아이이지만

월경까지 하는 날에는 그녀의 계급은 더 떨어진다.

생리하는 동안에는 집 안에 발을 들여서는 안 되고,

달랑 맨밥만 먹어야 한다.

리다가 사는 곳의 월경을 더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상대할수도, 물건을 만져서도,

사원에 들어가거나 예배를 올려서도 안된다.

이곳엔 "차우파디" 라는 제도가 있는데

이것은 생리중인 여성을 부정한 존재로 간주하여

"고스"라 불리는 헛간에서 지내게 하는 것이다.

한 명도 겨우 들어갈 공간인 고스보다

더 좁은 것은 여성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이었다.

 

 

 

네팔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 악습을 금지시켰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악습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사람은

그것을 경험하며 살아온 어머니, 할머니인 같은 여성들이었다.

소녀들은 언제까지 이런 처우를 받으며 살아야 할까?

 

 

 

 

라다를 보면서 그녀가 네팔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헛간이 아닌 따뜻한 집안에서,

부정한 존재가 아닌 성숙한 여성으로서의

앞날을 축하받는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개발도상국의 아이들은 생리가 시작되면 학교 가기를

두려워한다고 한다.

피를 막기 위해 몇 겹의 옷을 입어도 났고,

천생리대가 속옷 바깥으로 떨어질 때면 놀림감이 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또한 칼로 찌르는 듯한 생리통이 밀려와도

진통제를 살 돈이 없었기에 그저 차가운 바닥에 누워

견디는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 이야기는 개발도상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런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생리대 살 돈이 없어 깔창으로 생리대를 대신하는

아이들에게 생리통보다 무서운 것은 생리대를 살수 없는 현실이었다.

 

 

 

 

 

 

 

사회적인 이슈가 된 후로는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분명 아직까지 비용이 부담되어 생리대 구입을 망설이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당신도 이 책을 통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겐 축복으로 여겨지는 그 순간이

누군가에겐 얼마나 지독한 순간일지,

더 가지지 못해 한탄만 하던 우리가

사실을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는지 말이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인체에서 가장 귀중한 물질인 피처럼

빛나는 것을 가지지 않아도

우린 이미 이 세상에서 가장 귀중하고 소중한 존재이다.

 

# 이 책은 한빛비즈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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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5리터의 피 - 혈액에 관한 경이로운 이야기 평점10점 | s******8 | 2021.08.12 리뷰제목
'라떼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2010년대 초반까지는 군부대로 헌혈 차량이 방문했다. 10분 정도면 완료할 수 있는 전혈 수혈의 주기에 맞추어 2달 정도에 한 번씩 기다란 헌혈 버스가 찾아왔고 초코파이, 약간의 휴식, 외부인과의 대화 등 매력적인 요소를 두루 갖춘 헌혈은 기다려지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2년간 꾸준히 헌혈을 하면서 가장 많이 떠오른 감정은 '행복'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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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2010년대 초반까지는 군부대로 헌혈 차량이 방문했다. 10분 정도면 완료할 수 있는 전혈 수혈의 주기에 맞추어 2달 정도에 한 번씩 기다란 헌혈 버스가 찾아왔고 초코파이, 약간의 휴식, 외부인과의 대화 등 매력적인 요소를 두루 갖춘 헌혈은 기다려지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2년간 꾸준히 헌혈을 하면서 가장 많이 떠오른 감정은 '행복'이었다. 400ml의 빨간 피가 혈액이 필요한 사람에게 생명의 시간을 연장시켜 줄 것이라는 생각은 받는 사람이 아닌 주는 사람에게 숭고함과 감사함, 그리고 행복을 느끼게 만드는 일련의 행위였다.

수술대에 오르는 사람에게 혈액은 가장 필요한 대상이다. 암 수술 등 대량의 출혈이 발생하는 수술에서는 100단위가 넘는 혈액이 사용되기도 한다. 피를 쏟고, 피를 붓는 전쟁 같은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다. 아무리 아픈 부위를 잘 고쳤다고 해도 피가 제대로 순환되지 않으면 환자는 살아날 수 없다. 넘어지거나, 칼에 베이는 일이 아니라면 일상에서는 거의 볼 수조차 없는 피는 우리가 평소에 인식하고 있는 것만큼이나 소중한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늘 그렇듯, 피 또한 그 중요성에 걸맞지 않은 대우를 받고 있다. 혈액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늦게 시작된 편이다. 생명을 구하는 매개체이자 치명적인 병증의 전염 수단이기도 한 피를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비과학적이고 비위생적인 방법으로 관리한다. '검은 피'라며 흑인의 피를 특정하여 부르는 차별적인 모습을 불과 20년 전까지 목격할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사람들은 피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는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사회에 영향을 미칠지 거의 알지 못한다. 관심을 가지지도 않는다.

<5리터의 피>는 피에 얽힌 거의 모든 것을 다룬 경이로운 책이다. 피와 인체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 수혈, HIV를 중심으로 한 전염병, 피의 미래 등 인류 사회에 피가 지니는 막강한 영향력을 다양한 관점에서 탐구한다. 그 과정에서 독자들은 여전히 엉망진창으로 혈액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빈민국의 모습을 보며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분노한다. 양의 피를 사람의 혈관에 주입하고, 소의 피를 주입하고, 마침내 인간의 피를 주입하는 그 기괴하고도 흥미로운 과정 속에서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게 된다. 미국이나 영국, 우리나라와 같은 국가와 달리 인도에서는 피를 구하는 것이 너무나 어려운 일이고 심지어는 피를 웃돈을 주고 구입하는 상황에 비참함을 느끼기도 한다. 생명공학의 중심이자 사회 운동의 거대한 논쟁 주제이며 동시에 하나의 '경제'를 형성하고 있는 혈액은 경험하지 못했던 거대한 이질감을 경험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무척이나 흥미로운 책이다. 놀라운 수준의 흡입력은 피에 관한 교양과학적 지식이 어쩌면 평생 동안 단 한 번도 개인적인 도움을 주지 않을 수 있음에도 끝까지 읽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의학의 거의 모든 역사가 그러하듯, 수많은 의료인이 기상천외한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장구하게 혈액학을 만드는 과정은 상당히 흥미롭다. 혈액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생명의 원천이 정치적으로 사용되는 과정은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토록 많은 이야기가 피 하나에 얽혀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오랜 조사 과정을 통해 저자는 피의 역사학, 피의 사회학, 피의 경제학, 피의 의학에 관한 하나의 '역사'를 작품으로서 완성한 것이다.

인간의 신체 중 소중하지 않은 것은 물론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소중하다고 여겨지는 '심장'은 결국 피의 상징이다. 피가 동맥과 정맥, 그리고 모세혈관을 타고 이어가는 10만 km의 여정을 완성시켜주기에 심장을 상징적인 의미로서 '심장'이라 흔히 말하는 것이다. 산소와 호르몬, 각종 영양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와 같은 독소를 수거하는 피는 인간에게 진정으로 생명력을 부여하는 존재이다. 피로서 인간은 살아가고 피로서 인간다움을 느낀다. 그러한 피에 대한 다층적인 고민은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깨닫게 만든다. 오랜 시간에 걸쳐 인간은 피와 관련된 다양한 사회구조를 형성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혈액은 어딘가에서 부족하다. 혈액을 진중하게 다룬 경이로운 논픽션을 통해 이제는 피가 전 세계를 순환해야 한다. 거의 모든 세포에 산소를 공급하는 우리 몸의 혈관처럼 피를 둘러싼 인간의 온정도 어느 한 곳 지나침 없이 온전히 닿아야 하는 것이다.

혈액에 관한 경이로운 이야기, <5리터의 피>였습니다.

* 본 리뷰는 한빛비즈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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