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마음에 들고 가끔 싫은 게 아니고?'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자존감이란 굴레에서 그다지 자유롭지 못한 나지만 '자주 싫다'라는 제목에 마음이 쓰였다.
작가는 일상에서의 소재로 무심한 듯 느껴질 정도로, 살짝 바스락거린다고 느낄 정도로 기름기를 쏙 빼버린 마음을 담는다. 그렇게 청소기 소리에서 노모의 지친 마음을, 지나는 연인의 다툼에서 사랑의 감정을, 막 유치원에서 나온 모녀의 모습에서 인생을 담는다. 그러다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그의 모습에서 지쳐가는 소리를 내고 있는 내가 보여 울컥해 버렸다.
"사랑을 '하다'보다 '빠지다'라고 표현하는 사람. 빠진 깊이만큼 아파본 사람이면 좋겠다." 60쪽
나도 이런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써 낼 줄 아는 마음도. 작가는 보통의 삶이나 평범한 일상을 추구하는 게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그게 비단 자신의 이야기만이 아닐 것이지 않느냐고 묻는듯하다. 그리고 그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는 우리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알아주자고 다독인다.
"함께 하는 것은 언제나 흔들린다. 숲을 보기 위해 나무가 흔들리는 것처럼, 나무를 보기 위해 잎이 흔들리는 것처럼. 잘하고 싶은 마음과 잘 살고 싶은 마음도 흔들린다. 먼 곳을 보라고 가까운 지금이 흔들린다." 161쪽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없는 건 아직 떠날 이유를 찾지 못해서일까. 매일 매 순간 어디로든 사라지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만 매번 삼키기만 하는 일들이 한꺼번에 치밀어 올랐다.
내가 글맛을 무에 알겠냐마는 읽는 내내 감칠맛보다는 담백했다. 일과 사랑, 관계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는데 게으르지 않은 삶에서 조용하면서 온전한 그를 찾아가길 응원하게 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하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 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내가 싫었다 】
_김우석 / 필름(Feelm)
본인의 외모나 성품에 100프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반대로 매일 자존감의 밑바닥을 긁으며 살아가는 사람은? 어찌됐든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 살아가는 것은 본인은 물론 주위사람들도 피곤하다. 냉탕(낮은 자존감)과 온탕(공주병, 왕자병)을 왔다 갔다 하며 살아가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냉온탕 대조욕은 몸에도 좋긴 하다.
에세이집을 읽는 것은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나의 일상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도 된다. 나를 객관화시켜보는 시간도 된다. “너는 너의 시간 속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살고 있다고. 여름이 오기 전 꼭 말해주고 싶었다.” 꼭 여름이라는 계절이라고 못 박지 않아도 된다. 여름이면 어떻고 겨울이면 어떤가. 지금 이 시간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시간이다. 지나가면 그만인 시간이다. 그러나 대부분 과거나 미래에 붙들려 현재를 소홀히 한다. 나 역시 그럴 때가 많다. 요즘은 왜 지난 시간들 속 멍청했던 일들, 때로는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 짓(말이나 행동)들이 꼼지락거리며 올라와서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지쳐본 사람은 알게 된단다.’ 저자는 청소기를 돌리려고 했는데 전원이 들어오지 않기에 저자의 어머니에게 말했다, “청소기가 안 돼.” 어머니가 답하길 “안 그래도 새 청소기 주문했어. 내일이면 도착할거야.” 가전제품을 10년 정도 쓰다가 고장 나면 새로 사는 게 현명한 처사이다. 저자가 어머니에게 다시 묻는다. “오늘 작동이 안 될 거라는 걸 미리 알았어?” “얼마 전에 청소기에서 지쳐가는 소리가 들리더라.” “지쳐가는 소리는 어떤 소리가 나?” “언젠가 자연스레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거야. 지쳐 본 사람은 알게 된단다” ‘지쳐본 사람은 알게 된단다’는 말이 가슴을 스치고 지나갔다. 내 생각과 마음에만 몰두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타인이 불현 듯이 노출하는 ‘힘든 표시’에 무관심하다. 정작 본인이 힘들 땐 온 동네가 다 알도록 표시를 낸다. “어떤 말을 듣고 싶었느냐고 당신에게 묻고 싶은 밤이다.”
“질문은 늘 나를 향해 있는데, 나는 내가 아닌 타인을 통해 답을 찾으려고 했다.” 경우는 다르지만, 나 역시 같은 경험이 있다. 먼저 내 안에서 나의 문제점을 찾아야 하는데, 내 탓이 아닌 네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내가 먼저 변화를 주어야 하는데 상대방이 꿈쩍도 안 한다고 화를 냈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어리석기가 끝이 없다. 잘 안보이면 잘 보이도록 내 몸을 움직여야 한다. 잘 안 보인다고 비키라고 소리만 지르는 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책에 실린 잔잔한 글들을 읽다보면 어수선한 마음의 편린들이 차분하게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나도 가끔 내가 마음에 들기도 하지만, 마음에 안 드는 때가 더 많다. 그러나 내가 나를 보듬어 안아주지 못하면 누가 그리하겠는가. 당신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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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깡꿈월드 입니다~~
여러분들은 자신이 마음에 드시나요?
나로 사는게 만족스러우신가요?
지금도 흔들리고, 부딪히고, 불안한 우리를 위한 책
705. "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내가 싫었다" 입니다.
누군가 나의 미래를 알려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흔들리는 시간이 모두 다 나의 성장에 밑거름이
될 거라 확답을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이 불안도 기꺼이 즐길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그토록 많은 책을 읽고 또 적었지만
매번 불어오는 불안감에 익숙해질 수 없었다.
자기 전에 겨우 다진 나에 대한 확신은
아침이 되면 다시 쑥대밭이 되기 일쑤였다.
확신에 찬 내 모습을 볼 때면 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불안에 감겨 숨조차 못 쉬는 순간이 올 때면 자주 내가 싫었다.
미래엔 잘 될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될 수 있을까
답을 알 수 없는 막연한 질문 속에 나를 던질 때면
모든 걸 잃은 사람처럼 공허함을 느꼈다.
사실 나는 알고 있었다.
걱정해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그런데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걱정마저 안 하면 정말 아무것도 준비한 게 없는 것 같아서.
질문은 늘 나를 향해 있는데
나는 내가 아닌 타인을 통해 답을 찾으려고 했다.
다른 사람이 인정해 주면 괜찮아질 것 같았고,
다른 사람이 부러워하면 무엇이라도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불안이란 감정으로 채워가는 이 시간이
내게 무엇을 남길까?
왜 자꾸만 나는 답도 없는 뿌연 미래를 바라보고 서 있는 걸까?
함께하는 것은 언제나 흔들린다.
숲을 보기 위해 나무가 흔들리는 것처럼,
나무를 보기 위해 잎이 흔들리는 것처럼,
잘하고 싶은 마음과 잘 살고 싶은 마음도 흔들리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작은 흔들림에 무너질까 불안해하지 말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불안과 걱정이 모두 날아가 버릴 때까지,
나를 옥죄는 모든 압박이 사라질 때까지
흔들림을 허락해 주는 것은 어떨까?
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내가 싫었다는 것은
더 나은 나를 만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니까.
# 이 책은 필름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