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하트의 잃어버린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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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하트의 잃어버린 꽃

리뷰 총점 9.8 (1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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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세계각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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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야생화 꽃말을 통해 교감을 이루는 인간관계/스토리텔러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j****3 | 2021.08.08 리뷰제목
꽃과 인간의 강점을 조화시켜 나가는 이야기가 무척이나 흥미롭게 펼쳐진다. 영화나 드라마로 각색된다면 배경 화면이 멋질 듯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꽃, 정원, 바닷가, 강가 등이 주된 공간으로 등장하는 이 이야기, 그 속에서 인간관계가 꽃들과 엮여져 그려진다. 5대에 걸친 사랑 이야기와 난폭한 사람들이 이야기까지 갈등과 위기 속에 그려지지만 그 마음을 치유하는 곳으로
리뷰제목


 

꽃과 인간의 강점을 조화시켜 나가는 이야기가 무척이나 흥미롭게 펼쳐진다. 영화나 드라마로 각색된다면 배경 화면이 멋질 듯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정원, 바닷가, 강가 등이 주된 공간으로 등장하는 이 이야기, 그 속에서 인간관계가 꽃들과 엮여져 그려진다. 5대에 걸친 사랑 이야기와 난폭한 사람들이 이야기까지 갈등과 위기 속에 그려지지만 그 마음을 치유하는 곳으로 야생화가 가득한 공간을 제시한다. 바로 이 글의 주된 공간인 손필드 땅이다.

 

주인공 앨리스의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가 이뤄진다. 그는 성격이 괴팍해 보인다. 물론 그것이 가정적인 요인으로 그렇게 되었다 보여 진다. 누구에게도 쉽게 마음을 내어 놓지 못하고 쉽게 동조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생각이 많고 자기만의 세계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나중에 할머니가 혼자가 된 앨리스를 데리러 왔을 때 감정적인 소통을 이루는데 어려움을 겪는 일로 나타난다. 앨리스는 책을 무척 좋아한다. 그것이 그의 삶의 한 면을 성숙시키는 구실을 하고 이 책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삶에 대한 기록이 야생화와 어울려 나타났을 때 이 소설의 근간이 되는 이야기가 된다.

 

5대에 걸친 야생화를 가꾸는 집안의 이야기다. 이야기는 마지막 여성 앨리스의 성장기로 그려진다. 앨리스는 엄마 아그네스와 아빠 클렘 사이에 태어났다. 아빠가 이상 성격의 소유자고 엄마와 딸에게 구타가 심하다. 한 번은 앨리스를 데리고 바다 가운데서 자신의 뜻에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앨리스를 바다에 빠지게 하고 혼자 둬버린다. 아그네스가 미친 듯이 바다에 들어가 앨리스를 구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앨리스는 그런 아빠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심지어 동생을 가진 엄마를 구타해 엄마가 물에 자신의 몸은 내던지는 일까지 벌어진다. 이런 일련의 일들이 어린 앨리스에겐 무척이나 아픔이 된다. 앨리스는 아빠가 늘 머물러 있는 창고에 들어가 본다. 아빠는 그곳에서 여인을 조각하고 있다. 그러면서 늘 꿈을 꾸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것이 앨리스에겐 호기심의 대상이 되고,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행위에서 분노를 느끼고 있는 그녀는 그곳에 불을 켜두고 밖으로 나온다.

 

앨리스의 의도와 상관없이 그날 그 집에 불이 난다. 그 불로 인해 엄마, 아빠는 죽게 되고, 앨리스만 살아남는다. 아니 엄마의 뱃속에 있던 아이는 태어나 어떤 곳에 양자가 되어 길러지게 된다. 그를 데리고 간 사람은 샐리라는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집안의 어려움을 늘 견디고 있는 엄마 아그네스에 의해 후견인으로 새워져 있었던 인물이고, 아이는 그 집으로 간다. 샐리는 이 가족과 묘한 관계 속에 있는 인물이다. 아빠 클렘을 사랑해 그의 아기를 가졌던, 즉 앨리스의 동생을 낳았던 사람이고, 그 동생은 어릴 적에 죽는다. 그러기에 남편 클렘의 광적인 모습을 잘 아는 아그네스가 유언장에 후견인으로 세워 놓은 인물이다.

 

수많은 질문이 앨리스의 목구멍을 간지럽혔다. 왜 엄마의 말들은 다른 곳, 다른 세상에 관해 얘기할 때만 거침없이 술술 나오는 것일까? 지금 그들 앞에 있는 세상에 대해 말할 때는 왜 그러질 못하는 것일까? 먼 곳을 응시할 때, 엄마는 어디에 가 있는 것일까? 왜 앨리스는 그곳에 엄마와 함께 가지 못하는 것일까? p31

 

엄마와 아빠의 관계, 집안 분위기를 잘 드러내는 구절이다. 이런 상황에서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아이를 지켜나가기 위해 참고 견디는 수밖에. 남편의 언행이 무척이나 폭력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아그네스는 묵묵히 정원을 가꾸면서 6살이 된 앨리스에게 그 일을 도울 것을 권하기도 한다. 성장을 위해 배려하고 있는 일이다. 그런 가운데 엄마의 몸은 늘 상처로 얼룩져 있다. 그것이 앨리스에게는 못 견디게 하는 사실이 된다.

 

앨리스도 다시 자기의 일로 돌아갔다. 하지만 오후의 햇살을 뒤로한 채 무에서 새로운 것이 자라나기를 바라며 일하는 내내, 한쪽 눈으론 엄마를 지켜보았다. 엄마가 사유지를 둘러보다가 창고를 보자마자 고개를 떨어뜨리는 순간 앨리스는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자신이 딱 맞는 주문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을. 아버지를 다른 것으로 변신시키기 위해서 제때에 딱 맞는 맞불을 피워야 한다는 것을. p61

 

앨리스는 이 일을 타개하기 위해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아빠가 하는 일에 맛불을 질러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이 아빠의 창고에 들어가는 일이다. 앨리스는 아빠의 창고 몰래 들어가 그곳에 불을 켜놓고 아빠가 하는 일을 묵도한다. 조각을 하는 일이다. 그곳에서 예쁜 여인과 어린 아이를 조각하고 있는데, 엄마는 아니다. 결과적으로 앨리스의 할머니인 준을 조각하고 있었던 것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불을 끄지 않고 밖으로 나오게 되고, 그것이 큰 결과를 가져온다.

 

아주 크게 자라는 다년생 식물로, 주로 숲 가장자리에서 서식하나 수위가 높은 뱅그로브 습지에서도 발견된다. 향긋하고 홀쭉한 별 모양의 커다란 흰 꽃을 피운다. 때로 씨앗이 모본에 붙어 있는 동안에 싹을 틔우기도 한다. 수액은 상자해파리에 쏘였을 때 치료제로 사용해 왔다. 이름이 강백합으로 숨겨진 사랑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야기의 소제목이 시작되는 부분에 이렇게 꽃말들에 대한 기록이 있다. 이런 표현은 그 꽃들과 인물들 사이의 거리를 가깝게 하면서 내용이 꽃말을 통해 소통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구실을 한다. 인물들의 사건이 꽃말과 관련되어 그려지고 치유의 기능으로 이 꽃들이 역할을 감당한다는 뜻이다. 글의 곳곳에 꽃말들이 그려져 있고, 그것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집에서 난 불에 의해 앨리스는 의식을 잃은 채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엄마, 아빠는 죽음으로 그려진다. 그렇게 해서 앨리스는 후견인으로 할머니가 연결된다. 할머니 준은 앨리스를 데리고 가기 위해 병원으로 온다. 그리고 근거지를 상실한 앨리스는 할머니를 따라 그녀가 살고 있는 손필드로 가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앨리스는 말을 잃은 아이가 된다. 엄청난 충격이 아이를 혼란스럽게 만든 모양이다. 앨리스는 손필드에 가서 많은 사람들의 환대를 받는다. 그곳에는 할머니를 비롯해 많은 여인들이 야생화와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다. 할머니 준이 트윅을 그곳에서 살 수 있게 만들어 주고 버려진 어린 캔디를 그곳에서 성장하게 만든다. 2사람은 지금 손필드의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는 조력자들이다. 할머니 준이 유언장에 손필드를 앨리스의 어머니 아그네스, 트윅, 캔디 3인에게 나눠 가질 수 있게 정해 놓은 것만 봐도 그렇다. 트윅, 캔디는 앨리스가 그곳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갖은 힘을 다한다. 그러면서 꽃무리라는 그곳에서 일하는 여인들 속에서 앨리스가 성장해 가도록 한다.

 

앨리스는 손필드에서 트윅과 캔디를 포함 열두 명의 여인들과 어울려 성장한다. 그들은 꽃을 통해서 말로 할 수 없는 의미를 전달하기도 한다. 앨리스는 그런 것을 체득하면서 손필드 마법에 익숙해져 간다. 조상이 되는 루스 스톤이 이곳에 처음 와 정착하게 되면서 야생화를 기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녀로부터 시작된 야생화의 전설이 대를 이어 준에게 이어지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는 것을 앨리스는 안다. 자신까지 5대에 걸친 야생화 이야기를 알게 되고 무게감을 지니게 된다. 앨리스는 준의 배려에 의해 학교에도 가게 되고, 친구도 사귀며 조상들과 꽃에 얽힌 얘기들을 알게 된다.

 

한편 답답한 마음일 때는 숲 건너에 있는 강으로 가기도 한다. 그곳에서 조상들의 흔적을 발견하기도 하고 첫사랑인 오기도 만난다. 둘은 학교에서도 만나고 성장하면서 마음을 빼앗기는 정도까지 간다. 하지만 중도에 오기는 둘의 약속을 저버린 채 부모를 따라 먼 이국으로 가버린다. 그 후 마음을 가누지 못한 앨리스는 많은 혼란의 시간을 가진다. 그런 앨리스에게 할머니의 전언은 마음의 위로이자 삶의 방향을 설정해 주기도 한다. 준 할머니의 편지다.

 

손필드는 너의 엄마의 집이자 이 할미의 집이고, 또 너의 증조할머니와 고조할머니의 집이었다. 이제는 너의 집이기도 하지. 언젠가는 손필드의 이야기가 이 로켓의 뚜껑이 열리듯이 너한테 활짝 열리게 될 날이 올 거야. 네기 허락한다면 말이야. -할머니 준으로부터 앨리스에게

 

앨리스는 손필드를 도망치기까지 한다. 그리고 어느 마을에 이르러 그곳에서 정착해 살기도 하면서 다시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야생화는 늘 잊을 수 없는 공간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나간다. 그것이 언어화 되고, 결국 손필드로 돌아가는 상황을 만든다. 딜런과의 사랑에서 나타나는 갈등도 돌아가는 길을 밝히는데 한 몫을 한다.

 

앨리스는 늦은 밤 혼자 있을 때면 야생화 공책을 꺼냈다. 언제부턴가 그 공책은 마치 상처를 아물게 하는 연고처럼 앨리스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 앨리스는 그 공책에다 꽃을 눌러 붙이고 스케치를 하고 자기 이야기를 기록했다. 외로움과 혼란스러움으로 점철되었던 어린 시절, 엄마 없이 살아왔던 삶, 분노, 슬픔, 두려움, 죄책감, 이루지 못한 꿈, 참회 그리고 사랑을 향한 갈망에 대해.......p371

 

앨리스는 할머니 준이 자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다가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리고 유복자인 동생의 성장 소식을 듣는다. 손필드로 돌아가는 길에 동생을 보호하고 있는 도서관 지기 샐리를 찾는다. 동생이 잘 성장했고 성년이 되어 야생화를 키우면서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리고 동생과 해후를 하게 되고 둘은 함께하는 시간을 가진다. 샐리는 두 사람의 든든한 보호자가 되어 있다. 자신의 자식과 이복형제들인 이들에게 보내는 정은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앨리스는 손필드에서의 할머니의 유골을 강에 뿌려 바다로 가게하고, 할머니의 유지인 야생화 밭의 경영권을 듣는다. 그리고 어머니 몫, 즉 자신의 몫을 동생에게 전한다. 즉 숀필드의 야생화 밭은 트윅, 캔디, 앨리스의 동생 이렇게 나눠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후 앨리스는 글을 쓰게 되고, 그것이 이 책의 기초를 이루게 된다. 야생화 농장, 자신의 몫을 농원을 하는 동생에게 이양한 앨리스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자신의 이야기에 몰두한다. 아마 그것은 그 집에서 대대로 내려오던 야생화에 대한 기록물의 완성을 뜻할 것이다. 야생화를 통해서 마음을 전달하고, 소통을 하는 것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내용은 참으로 마음에 싱그럽게 다가온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도우는 멍멍이의 역할도 앨리스에게는 중요하게 표현된다. 어렵고 힘 드는 과정을 해리, 핍 등이 늘 옆에서 지켜준다. 5대에 걸친 사랑의 삶과 야생화에 대한 애정, 그리고 야생화 꽃말에 얽힌 이야기 등이 이심전심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마 이미지로 치환을 한다면 멋진 장면들이 연출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성장하는 한 소녀가 여러 과정을 겪으면서 성숙해 나가는 모습이 잘 그려진다. 인간들의 삶이 그리 이성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전개되는 삶은 가정의 억압과 폭력 형태로 자라나게 되고, 그 속에서 눌림으로 성장하는 아이가 세상과 조우하면서 겪게 되는 불신과 불안의 감정들이 잘 나타난다. 이들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어른들의 세계가 있고, 꽃들의 의미를 통해서 전달되는 무언의 언어들이 있다. 이들을 통해 한 소녀가 성숙한 여인이 되어 가는 과정이 만나진다. 사랑에는 번번이 결실을 이루지 못하지만 나름의 삶에는 방향을 찾고 있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앨리스 5대에 걸친 야생화 사랑, 그 그림이 아름답게 채색되어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과정의 힘겨움과 고통스러움, 불가사의한 인물들의 행위 등이 있었지만 행복하게 읽히는 글이다. 주인공들의 지속적인 야생화 사랑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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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앨리스 하트의 잃어버린 꽃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j*****3 | 2021.08.09 리뷰제목
가족과 사랑, 그리고 운명에 굴하지 않는 여성들의 우정과 회복력을 오스트레일리아 자생 야생화의 꽃말로 풀어나간 장편소설!    어떤 운명이 소설 속 여성들 앞에 펼쳐질지 두려운 맘도 들었지만 야생화의 꽃말로 풀어나가는 소설이라는 것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표지를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는 꽃들은 책에 매력을 더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퀸즐랜드에 있는 어머니의 열대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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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과 사랑, 그리고 운명에 굴하지 않는 여성들의 우정과 회복력을 오스트레일리아 자생 야생화의 꽃말로 풀어나간 장편소설!

 

 어떤 운명이 소설 속 여성들 앞에 펼쳐질지 두려운 맘도 들었지만 야생화의 꽃말로 풀어나가는 소설이라는 것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표지를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는 꽃들은 책에 매력을 더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퀸즐랜드에 있는 어머니의 열대 정원에서 맨발로 뛰어다니며 자랐고, 2년 동안 캠핑용 밴을 타고 가족과 함께 북아메리카에 있는 여러 국립공원을 돌며 여행했다한다는 저자의 경험이 반영되었을 소설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사람들은 전하기 어려운 말, 정말 전하고픈 말을 꽃으로 전하기도 한다. 꽃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말을 통해.  

 

  아홉 살 소녀 앨리스 하트는 창 앞에 앉아 아버지를 불태우는 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어린 아이가 왜 그런 무서운 생각을 했을까? 앨리스는 아버지 클렘,  엄마 아그네스와 함께 고립된 환경에 살고 있었다. 가정 폭력을 당하고 있었고, 이웃들과의 교류도 허락되지 않았다. 하지만, 앨리스는 정원을 가꾸는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았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엄마의 뱃속에서 동생이 세상 밖으로 나올 때를 기다리고 있었을때 집에 불이 났고, 앨리스만이 살아남았다. 뱃속에 있던 남동생이 세상에 나왔지만 앨리스는 그의 존재를 모른채 병원으로 찾아온 할머니 준과 함께 살게 되었다. 아버지가 할머니와 연락을 끊고 살아왔기 때문에 할머니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지만, 부모가 모두 죽은 지금 앨리스의 후원자가 되었다. 할머니 준은 '손필드'라는 곳에서 커다란 야생화 농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손필드로 향하는 준의 손목에는 '두 번째 기회'라는 꽃말을 가진 버터플라이부시 꽃을 눌러서 만든 은팔찌가 있었다.

 

 손필드는 꽃과 여인들이 활짝 피어날 수 있는 곳이었다. 언제나 누구든 손필드를 찾아오는 여인들에게는 그들의 인생을 짓밟고 방해하는 온갖 요인들을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클렘이 떠난 뒤, 준은 온 몸을 던져 손필드를 아름답고 평화로운 피난처이자 번영의 장소로 만들었다. 준은 자기를 믿고 찾아온 여인들의 생명줄인 야생화 농장을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활화산 같은 아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자신의 결심을 유서로 명시할 수 밖에 없었다. -p 106

 

  손필드가 어떠한 장소인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폭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던 클렘은 자신이 손필드를 물려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아그네스를 데리고 떠나버렸다. 준의 할머니 루스가 손필드를 일구었고, 어머니 와틀에 이어 준이 물려받았다. 준의 어머니는 " 이 꽃들은 루스가 준 선물이다. 이건 우리의 생명줄이야."라고 항상 말했고, 준은 이제 앨리스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려했다. 앨리스의 뿌리도 바로 여기 손필드였고, 이곳으로 돌아온 것은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준을 통해 준의 어머니, 할머니가 어떤 삶을 살았고, 손필드가 그들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알 수 있었다. 아마 손필드가 없었다면 그들의 인생에 두 번째기회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 농장에는 꽃무리라고 불리는 여인들이 있었다. 아이를 빼앗기고 들어온 트윅,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버려진채 트윅에게 발견되어서 살고 있는 캔디 등. 부모를 잃고 손필드에 오게된 앨리스도 그들과 같은 운명이라고 해야할까? 앨리스는 꽃무리를 따라 다니면서 꽃을 가꾸고, 장미 꽃잎으로 장미수를 만들고, 조금씩 마음을 열고 치유되어갔다. 하지만, 준과 앨리스의 관계를 뭐라고 정의해야 할까? 조상들이 이루어 온 역사를 함께 이야기하고 가족으로서의 정을 온전히 느끼면서, 그들이 진정으로 마음을 나누는 모습을 보고싶었는데 아쉬움으로 남았다.

 

 미래를 약속했던 오기가 떠난 것이 준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된 앨리스는 손필드를 떠나버렸다. 아홉 살의 어린 소녀가 20대 중반의 나이가 되어 그렇게 쉽게 할머니를 버리고 떠나는 것이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홀로서기를 하려고 했던 그녀를 응원하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나의 응원과는 달리 직장에서 만난 남자와 사랑에 빠진 앨리스의 모습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열정이라고 하기에는 무모하고 어리석어 보였다. 왜 저자는 앨리스에게 그런 모습의 사랑을 하게 했을까?

 

  앨리스가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사람으로 그려지길 바랬다. 할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라든지, 남자에만 빠져 친구와의 우정은 깡그리 무시하는 모습이라든지 인간적으로 좋아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았다. '운명에 굴하지 않는'이라는 말은 주인공인 앨리스가 아니라 앨리스의 어머니 아그네스와 준의 평생 동료라고 할 수 있는 트윅과 캔디에게 더 어울리는 듯했다. 자신의 사랑에 책임을 졌고, 앨리스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아그네스가 주인공으로 그려졌다면 오히려 더 좋았을 것같다. 가장 가슴 아픈 여인이다.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나갔다는 것은 앨리스에게 왠지 어울리지 않는 옷, 억지스러움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드라마틱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극적인 해피엔딩으로 소설은 마무리되었다. 앨리스에게 조금만 더 주체적인 모습을 실어주었다면 어땠을까? 내가 너무 욕심을 내고 있는걸까?

 

  사실, 소설의 줄거리에서는 불만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오스트레일리아 자생 야생화의 꽃말로 풀어나갔다라고 하는 것은 지금까지 읽어왔던 소설들과는 다른 특별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앨리스의 어머니는 정원을 가꾸는 것을 좋아했고, 여섯 살이 된 앨리스와 정원 가꾸기를 같이 하면서 정원의 소중함을 느끼게 했다. 손필드는 야생화 농장이었고, 손필드를 떠나 일했던 곳도 국립공원이었다. 배경이 배경인만큼 야생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꽃말을 들을 기회가 많았다. 목차가 오스트레일리아 자생 야생화로 되어있었는데, 생소한 꽃 이름이 대부분이었지만 꽃말과 함께 꽃에 대한 설명, 그리고 소담스럽게 그려진 꽃이 있어 책이 꽃 사전처럼 느껴졌다. 여인들의 손에 대대로 물려져 내려왔던 손필드 꽃말사전처럼.  활자를 읽는 것만으로도 꽃향기가 느껴지는 듯한 장면들이 많았는데, 드라마 방영 예정이라고 하니 어떤 영상으로 탄생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이 로켓에 들어 있는 너의 엄마 사진은 지금까지 할미가 간직하고 있었지만, 이제부터 네가 갖도록 하렴. 그리고 이 로켓은 할미가 직접 스터트사막완두 꽃잎을 눌러서 만든 거야. 이 꽃은 우리 가문의 여자들에게는 '용기'를 의미한단다. '용기를 가져, 힘을 내.'라는 꽃말을 갖고 있지. -p 221

 

 책에서 자주 만났던 꽃이었다. 그래서, 확실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 꽃이기도 하다. 검색해보니 강렬한 붉은색을 띠는 특이한 꽃이었다. 꽃 한 송이가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말로 하기는 쑥스러울때 슬쩍 꽃 한송이를 내밀어 보는 것은 어떨까?

 

 

YES 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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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앨리스 하트의 잃어버린 꽃]야생화 꽃말로 풀어낸 가족애와 성장 이야기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s*******4 | 2021.09.16 리뷰제목
<앨리스 하트의 잃어버린 꽃> 홀리 링랜드 저/김난령 역 스토리텔러/2021년 6월 28일   "야생화 꽃말로 풀어낸 가족애와 성장 이야기"     1. 들어가며  가을이 되니 들판에 핀 코스모스가 바람결에 나부껴 인사를 한다. 파란 하늘과 길가에 핀 들꽃들이 가을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온실 속에서 길러지는 꽃보다 길가에 핀 들꽃, 야생화들은 강인한 생명력, 삶에 대한 열정
리뷰제목

앨리스 하트의 잃어버린 꽃

홀리 링랜드 저/김난령 역

스토리텔러/2021년 6월 28일

 

"야생화 꽃말로 풀어낸 가족애성장 이야기"


 


 

1. 들어가며

 가을이 되니 들판에 핀 코스모스가 바람결에 나부껴 인사를 한다. 파란 하늘과 길가에 핀 들꽃들이 가을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온실 속에서 길러지는 꽃보다 길가에 핀 들꽃, 야생화들은 강인한 생명력, 삶에 대한 열정, 용기까지도 느끼게 한다.

<숲길에서 산책하다 만난 들꽃                   photo by : 달밤텔러>


그리고 이 야생화 각각에는 예쁜 꽃말들을 가지고 있다. 내가 아는 꽃말은 붉은 장미는 '열정, 욕망,기쁨'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고 어버이날 부모님깨 달아드리는 붉은 카네이션은 '사랑' 존경'의 꽃말을 가지고 있다. 이런 꽃말들은 우리가 말로 표현하지 못할 경우에 우리의 마음을 대신 전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를 안겨주고, 존경하고 감사하는 부모님께는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며 꽃말 속에 담긴 우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야생화 꽃말과  이야기가 만나서 한 권의 책이 되었다. 꽃 그림으로 수놓아진 너무 예쁜 표지의 책 [앨리스 하트의 잃어버린 꽃]을 만났다. 책 표지가 갖가지 예쁜 야생화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그렇게 예쁜 표지로 보아 분명 책 속 이야기도 예쁘고 밝은 내용의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나 아름다운 표지 속에는 슬픈 진실과 아픔이 숨겨져 있었다.

 

5대에 걸쳐서 야생화를 키우며 인고의 삶을 사는 여인들의 이야기와 야생화 꽃말로 풀어낸 가족애와 사랑, 성장 등 이 모든 이야기들이 예쁜 야생화 표지 속에 담겨 있었다.  야생화를 키우며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며 살았던 여인들의 삶과 사연들은 어떠했을까, 작가는 야생화 꽃말들로 어떻게 그녀들의 삶을 형상화 했을까 이 모든 것들이 궁금해져서 책장을 넘겨본다.

 

 

2. 책 속으로

 

“삶을 살아가려면 앞을 향해 나아가야 하지만,

인생을 이해하는 일은 뒤돌아보아야만 가능하다.

소용돌이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는 주변 풍경이 보이지 않는 법이다.
--- 「검은불난초: 소유욕」.”

 

 

이 책 [앨리스 하트의 잃어버린 꽃]은 자신의 운명의 굴레를 벗고 자기 혼자의 힘으로 우뚝 서고 마침내 자신을 되찾은 앨리스 하트의 성장 서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야기의 중심애는 '앨리스 하트'가 있다. 앨리스 하트 있기 전 그녀의 엄마, 할머니, 고조할머니 등 5대에 걸친 여성들의 이야기가 앨리스의 성장과 함께 조금씩 드러난다. 그 여성들의 이야기는 처음에는 가려져 있다가 조금씩 천천히 그 비밀의 베일을 벗고 나중에는 모든 숨겨진 과거의 진실이 드러난다. 앨리스가 있기 전 존재했던 가족 대대로 물려받은 야생화 농장을 일구며 살아야했던 그 여성들의 이야기가 궁금증을 자아내며 앨리스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펼쳐진다. 

 

만약 아버지가 완전히 불타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아버지의 좋은 점은 그대로 있고, 아버지 마음속에 사는 괴물들은 모조리 불에 타 잿더미가 되어서 완전히 새로운 아버지로 다시 만들어진다면?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12쪽)

 

어린 앨리스는 불에 타서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나는 불사조처럼 아버지가 불에 타서 새로운 아버지로 바뀌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불에 타기 전의 현실의 아버지는 잔인하고 폭력적인 모습이다. 그래서 불에 타서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자애롭고 다정다감한 모습으로 새로 태어나기를 바란다. 가끔 그녀에게 보여주는 착하고 사랑스런 아버지의 모습처럼 말이다. 현실에서 앨리스의 아버지 클렘은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을 무자비하게 자행하는 폭군 아버지이다. 그는 소유욕, 집착, 의심. 질투가 강해서 앨리스와 앨리스 엄마 아그네스가 농장 밖 사유지로 나가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항상 자신의 명령에 순종하고, 자신의 기분에 따라 폭력을 행사하고 어린 앨리스조차 학대를 한다. 자신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학대를 일삼는 아버지이기에 간절히 그런 아버지가 변화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바램은 의도치않게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어 농장이 불에 타고 얄리스를 제외하고 그녀의 부모는 화재 속에서 죽게 된다. 병원에서 정신을 차리고 깨어난 앨리스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그녀의 할머니 '준' 의 농장으로 가게 된다. 부모님과 함께 해안가에 살았던 시절이 앨리스 인생의 1막이라면, 할머니 준과 함께 손필드에서 야생화를 키우며 사는 시절이 앨리스 인생의 2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앨리스와 준의 관계, 즉 할머니와 손녀 관계는 어색했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앨리스가 준에 대한 마음을 열게 되고, 그녀는 할머니의 야생화 농장 손필드에서 부모를 잃은 슬픔과 아픔을 치유하며 생활해나가게 된다. 이제 앨리스 그녀 곁에는 그녀의 할머니 '준' 준과 함께 가족처럼 살게 된 '트윅, 캔디 베이비'가 있다. 트윅과 캔디도 구구절절한 사연과 슬픔을 가진 여성들이다. 앨리스는 손필드에서 일하는 꽃무리(야생화를 가꾸는 사람)들과 어울려 야생화를 키우고 가꾸는 재미에 빠져 간다. 그러나 이때 조금씩 앨리스 부모의 과거 비밀들이 드러나게 된다. 그 비밀들은 야생화 농장 경영에 관한 것이며, 그 원인은 앨리스 아버지 클렘의 성격에 있었다. 

 

준이 물려받은 손필드의 야생화 농장은 그녀의 할머니 루스 스톤이 정성을 다해 가꾸어온 애생화 농장이다. 이에 대해 준의 엄마 와틀 스톤은 준이 어렸을 때부터 이 야생화 농장의 중요성을 말하며 그녀의 딸인 준이 이 야생화 농장을 물려받아 잘 운영해주기를 바랬다. 

"잘 들어라. 주니. 와틀 스톤은 딸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 이 꽆들은 루스가 준 선물이다. 이 꽃들이 우리의 생명줄이야." (177쪽)

 

준의 할머니가 준 선물이자 생명줄 같은 소중한 야생화들, 손필드 야생화 농장은 대를 이어서 물려받아 가꾸어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 만약 그 농장을 준의 아들 '클렘'에게 물려준다면, 어떻게 될까. 자신의 어머니 와틀 스톤이 유언으로 이 농장을 자격없는 남자에게는 물려주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준은 그 유언을 지키고자, 아들에게 그 농장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결정하고, 그 이유 때문에 앨리스의 가족과 만나지도 못하고 영영 떨어져 살게 된 것이다. 대대로 스톤 집안의 여성들이 생명과도 같이 지켜오고 이어져 내려온 손필드 야생화 농장이었기에 준은 어쩔 수 없이 그런 결정을 내려야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준은 그런 진실을 앨리스에게 숨기려 했었다. 오히려 모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서, 그런 진실을 어떻게 앨리스에 말해줘야할지 몰라서 말이다.

세상에는 파헤치기보다 썩어 문드러지든 말든 그냥 묻어 두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법이다.
--- 「노란종: 이방인에 대한 환대」

 

그리고 준은 이 야생화 농장과 함께 앨리스를 묶어두고자, 앨리스의 남자친구인 오기를 이민국에 불법이민자라고 신고해서 앨리스와 헤어지게 만든다. 왜냐면 앨리스는 이 손필드를 떠나지 않고 야생화 농장과 함께 자신 곁에서 살아야 하는 운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앨리스는 강하게 거부하며 자신의 운명에 맞서서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손필드를 떠난다. 그녀의 인생의 2막이 끝나게 된다.

 

그렇게 앨리스는 자신의 운명에 맞서, 자신의 과거를 잊고 살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의 운명을 만들어온 그녀의 할머니에게 반기를 들고 그녀는 손필드에서의 모든 인연을 끊어버리고 사막지역 관광지인 킬릴피차라 국립공원의 경비대원으로 취직하게 된다. 그렇게 모든 것을 다 잃고 새롭게 그녀의 삶을 시작했다. 어린 시절 그녀의 남자친구였던 오기에 대한 사랑이 이제 딜런을 만나면서 새롭게 불이 붙기 시작했다. 또다시 사랑의 미로와 달콤한 사랑에 빠져버린 그녀는 정신없이 빠져들다가 또 한번 가슴아픈 이별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찾아온 트윅과 캔디로부터 그녀의 할머니 준의 죽음과 자신의 남동생의 생존 소식을 알게 된다. 

 

이제 앨리스의 인생 3막이 시작되려 한다. 그녀는 또 다른 인연의 고리를 맺었던 킬릴피차라를 떠난다. 이제 앨리스는 명확히 알고 있다.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자신이 어디로 돌아가야하는지를 말이다. 결국 그녀는 자신이 어렸을 때 살았던 그 해변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녀는 죽은 줄만 알았던 자신의 친동생 '찰리'와 재회하게 된다. 앨리스는 드디어 자신의 가족을 찾고 그녀 스스로 일어서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운명을, 자신이 물려받은 야생화 농장을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인 그에게 준다. 이제 더이상 그녀는 혼자가 아니다. 사랑에 울고 마음아파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과거, 5대에 걸쳐 야생화 농장을 운영해온 그 여인들의 삶과 운명을 비로소 이해하고 그들과 화해하게 된다. 그래서 그녀와 갈등을 빚었던 그 모든 것과 화해모드에 들어간다. 이제 그녀는 그녀의 운명의 굴레에 갇혀서 살 필요가 없다. 자신보다 앞 서 살다가 여인들처럼 평생 야생화 농장을 가꾸면서 살지 않는다.

앨리스는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다.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끊임없이 삶의 터전을 옮기며 운명의 굴레를 벗어 던지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갔던 그녀처럼 우리 또한 지금 우리 스스로 운명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앨리스는 부서진 조각이었다. 붙여졌다가 다시 깨지기를 수도 없이 반복하는 도자기 조각. 끊임없이 자신을 부수고 망가뜨리는 남자를 넘어선 삶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의 엄마처럼. 안전한 삶을 찾아 손필드로 온 꽃무리처럼. 앨리스는 지금껏 단 한 번도 자신을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 아니, 자신을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걸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다.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기 위해 때로는 되돌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 「박쥐날개산호나무: 마음의 병을 치유하다」

 

 

3. 나가며

 

야생화 꽃말와 함께 풀어낸 한 인간의 성장 서사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 책 속에 소개된 자생 야생화와 식물들은 대부분 우리나라에는 알려지지 않은 종이라고 한다. 그리고 특이하게 이 야생화와 그 꽃말이 각 장의 제목으로 제시되었다. 야생화 꽃말과 제시된 이야기가 서로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어, 이야기를 읽으면서 다시 한번 꽃말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도 했다. 

 

한 인간의 삶이 야생화와 그 꽃말들로 풀어낼 수 있다니, 참으로 인상적이고 대담한 시도가 아닐 수 없다. 이 도전의 성공은 아마도 작가가 어렸을 때부터 캠핑용 밴을 타고 여행하고 스무 살 때 오스트레일리아 중부 사막의 원주민 공동체에서 일했던 그 경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연약하고 보호가 필요한 불쌍한 소녀의 모습에서 운명에 맞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멋지게 만들어가는 한 여성으로 성장한 앨리스 하트의 성장 서사를 읽으면서 이 책에 소개된 야생화들의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앨리스에 강한 인상을 주고, 항상 용기를 내라고 힘을 주었던 이 꽃이 가장 많이 떠올랐고 인상적이었다. 

그 야생화는 바로 '스터트사막연두'이다. 책 속에 꽃에 대해 설명된 부분을 인용해본다.

나뭇잎 모양의 짙은 핏빛 꽃 한복판에 캥거루 눈동자 같은 새까만 혹이 불거져 나와 있는 독특한 꽃 모양으로 유명하다. 오지에서 무리 지어 피어 있는 광경은 활활 타오르는 불바다를 보는 듯 사뭇 감동적이고 경이롭다. 새에 의해 수분이 이루어지며, 건조한 지역에서 번성한다. 아주 예민해서 뿌리가 조금이라도 훼손되면 번식이 어렵다. (350쪽)

 


 

<'용기를 가져, 힘을 내' 라는 꽃말을 가진 스터트사막연두> 350쪽

사진출처: 구글 이미지

 

이처럼 꽃이 전하는 마음의 힘, 꽃말로 엮은 인생의 의미를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이제는 길가에 핀 들꽃을 보아도 이 꽃의 꽃말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지금 당장 이 꽃들로 예쁜 꽃다발을 만들어서 말로 마음을 전하지 못한 사람에게 꽃으로 못다한 마음을 전하면 어떨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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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앨리스 하트의 잃어버린 꽃 평점10점 | w*********u | 2021.08.11 리뷰제목
꽃이 피어나는 때를 내 얼마나 갈망하는지, 내 얼마나 연모하는지.    -에밀리 브론테     세밀한 화법으로 그려진 고운 야생화가 잔뜩 모여있는 아련한 표지가 제목과 표지만으로도 그 어떤 책보다 인상적이다. 이것이 이 책의 첫인상이었다.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느끼는 첫인상이란, 직관적 판단에 의해 결코 틀리지 않듯이, <앨리스 하트의 잃어버린 꽃>의 느낌도 그러
리뷰제목

꽃이 피어나는 때를

내 얼마나 갈망하는지, 내 얼마나 연모하는지.    -에밀리 브론테

 


 

세밀한 화법으로 그려진 고운 야생화가 잔뜩 모여있는 아련한 표지가 제목과 표지만으로도 그 어떤 책보다 인상적이다. 이것이 이 책의 첫인상이었다.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느끼는 첫인상이란, 직관적 판단에 의해 결코 틀리지 않듯이, <앨리스 하트의 잃어버린 꽃>의 느낌도 그러했다. 그것은 첫 장을 펼쳐 읽어보고 확신으로 다가왔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아직 여행해 보지 못한 나라이기에 나에게는 흔히 주어진 정보로 막연한 이미지만이 존재한다. 코알라와 캥거루의 나라, 유칼립투스,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 등등. 그런 오스트레일리아의 해안의 도시나 사막이 있는 중부가 이 책의 배경이기 때문인지, 생소하면서도 호기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야생화가 주는 느낌.

이름도 생소한, 때로는 애틋한, 본적도 없고 알지 못하는 꽃들이 잔뜩 나온다. 놀랍고 신비할 정도로 가득하다. 그 많은 꽃말은 어디서 왔고 누가 지어준 것일까. 

한 집안의 대를 걸쳐 내려오는 여인들의 사랑 이야기들이 있다. 안타깝게도 왜 그런 사랑들은 항상 상처와 아픔만을 남긴 채 가슴 안에 박제되어 버리는 것일까? 그리고 대를 넘겨, 지치지 않고 다음 세대로 반복된다. 

 

길 맨 끝에 비막이널을 댄 집 한 채가 있었다. 그 집에 사는 아홉 살 소녀 앨리스 하트는 창 앞에 앉아 아버지를 불태우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p11

 

책의 첫문장이 인상깊었다. 영문도 모르고 첫문장부터 빨려들어 읽어가다 조금씩 어떤 상황인지가 읽혀지기 시작했다. 이 아이가 왜 자신의 아버지를 불태우고 싶어하는지...

아버지를 불태우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 소녀가 있다. 클렘의 계속되는 폭행과 상처. 가족 폭력이다. 온몸이 멍으로 얼룩져가는 엄마 아그네스와 앨리스는 정원의 꽃을 보고, 꽃말을 속삭이며 힘든 일상을 잊어보려고 한다. 

 

앨리스가 일곱 살이 되자, 묻지 않는 질문들의 보따리가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져 있었다. 앨리스의 마음속에는 그러한 질문들로 가득했다. 엄마는 왜 그런 수수께끼 같은 말로 꽃들과 말하는 것일까? 아버지는 어째서 완전히 다른 두 얼굴을 가질 수 있는 것일까? 앨리스의 첫울음으로 풀려났다는 엄마의 저주는 무엇이었을까? 비록 앨리스의 마음속에는 이러한 질문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지만, 그것들은 마치 잘못 삼켜 식도에 박힌 꼬투리처럼 목구멍에서 넘어오지 않았다. 앨리스는 그저 아무 말 없이 엄마를 따라 호주머니 속을 꽃송이로 가득 채울  뿐이었다.  p31

엄마가 사유지를 둘러보다가 창고를 보자마자 고개를 떨어뜨리는 순간 앨리스는 명확히 알게 되었다. 자신이 딱 맞는 주문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을. 아버지를 다른 것으로 변신 시키기 위해서 제때에 딱 맞는 맞불을 피워야 한다는 것을. p61

 

아버지의 작업실에 몰래 들어갔던 걸 들키고 클렘에게 심하게 맞았던 날.

번개 때문인지, 등유 램프 때문인지, 원인을 뚜렷이 모르는 화재로 앨리스는 부모를 모두 잃고 병원에서 의식을 되찾는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앨리스는 이 사건의 충격으로 잠시 말을 할 수 없게 된다.

앨리스는 딱하게도 한 순간에 고아가 되지만, 있었는지도 모르고 본적도 없는 할머니가 나타나 앨리스의 후견인이 되어 준다. 아홉살 소녀는 목소리를 잃은 채 너덜너덜해진 상처를 안고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곳에서의 삶을 시작하게 되고 그곳에서 성장한다. 

손필드는 야생화 농장이다. 이 곳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자라는 자생 야생화를 키워낸다. 

아픔과 성처가 있는 여자들의 보금자리. 

 

손필드는 꽃과 여인들이 활짝 피어날 수 있는 곳이었다. 언제나. 누구든 손필드를 찾아오는 여인들에게는 그들의 인생을 짓밟고 방해하는 온갖 요인들을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클렘이 떠난 뒤, 준은 온몸을 던져 손필드를 아름답고 평화로운 피난처이자 번영의 장소로 만들었다. p106

엄지 손가락으로 팬던트를 더듬으며 바닐라백합의 꽃말에 집중했다. 사랑의 전령사. 준의 할머니인 루스 스톤이 19세기에 가뭄으로 굳어진 땅을 화훼농장으로 일군 이래 손필드의 모토는 늘 한결같았다. '야생화가 피는 곳.' 그것은 캔디를 비롯하여 안전한 삶을 위해 준을 찾아온 다른 모든 여인이 믿고 있는 단 하나의 진실이었다. p137 

 

준의 아들 클렘은 열여덟 살 때  엄마가 유언장에서 자기 이름을 빼 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격분하여 아그네스를 데리고 손필드를 떠났다. 준은 클렘의 성향을 너무도 잘 파악하고 있었고 야생화 농장을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활화산같은 성격을 지닌 아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준은 자신의 결심을 유언장에 명시했다. 생각하면 지금도 떨리는 그 기억들은 압화된 꽃들처럼 준의 기억에 잠겨 있다. 

손필드에 오고 나서 처음 맞게 된 앨리스의 생일에 준으로부터 엄마의 사진과 스터트사막완두 꽃이 들어 있는 로켓을 선물 받는다. 스터트사막완두의 꽃말은 '용기를 가져. 힘을 내,

그리고 준은 사라진 목소리를 되찾게 되면 앨리스가 궁금해하는 모든 질문에 대해 대답해 줄 것이라고 약속한다. 놀랍게도, 이 날 앨리스는 잃어버렸던 목소리를 되찾았다. 하지만 결국 준은 한번도 앨리스에게 모든 것을 제대로 말해주지 못했다. 

 

준은 견고하고 정돈된 삶을 갈망했다. 그리고 사랑이 그렇게나 광포하고 부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준은 사랑때문에 축복과 저주를 동시에 감내해야 했던 자기 엄마와 할머니의 이름이 새겨진 리버레드검 나무가 꼴도 보기 싫었다. 하지만 그날, 슬픔이 온몸을 바싹 말려 버렸던 그날, 준은 물을 갈망하는 유칼립투스의 뿌리처럼 덤블을 통과해서 강으로 갔다.  p212

준의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말을 꺼내기가 너무 힘든 얘기가 있다. 그리고 떠울리기가 너무 힘든 기억도 있고, 알기가 어려운 진실도 있다. 하지만 준은 약속했다. 앨리스가 목소리를 되찾으면 자신도 대답을 해주겠다고. p221

 

앨리스가 손필드에 왔을 즈음부터, 또래의 남자 아이, 오기는 앨리스의 단짝 친구가 되었고, 함께 성장하면서는 사랑하는 연인이 되었다. 앨리스는 농장을 물려받아야 한다는 부담을 떨쳐내고 오기와 함께 손필드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길 원했다.하지만 그 꿈은 이루어지지 못한다. 오기와 떠나가로 한 날, 하염없이 그가 나타나기를 기다렸지만 그는 오지 않았다. 

나중에 준 때문이 이 모든 계획이 어긋났다는 사실을 알게된 앨리스는 배신감과 슬픔으로 트럭을 몰며 집을 뛰쳐나와 한없이 달린다. 모든 것을 버리고 사막쪽으로 지치도록 달리고 달려 아무도 자신을 알 수 없을것 같은 곳으로 떠돌게 된다. 

이 즈음 심장마비로 죽음을 맞이한 준의 부고 소식은 아직 앨리스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앨리스는 주머니칼로 나무 몸통에 새겨진 오기의 이름을 마구 긁어 냈다. 오기의 이름 글자와 그의 착하고 다정한 심성을 난도질했다. 그런 다음 그 칼을 강물에 던지고, 주변에 있는 조약돌들을 손에 잡히는 대로 강물 속에 던졌다. p262

 

 

 

앨리스는 우연히 만난 사라의 소개로 사막의 운석공이 있는 공원에서의 일자리를 찾게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불처럼 붉은 땅. 붉은 모래가 가득한 사막. 

새로운 친구 룰루는 집안 대대로 예지력을 지녔다. 앨리스에 대해 예지된 이미지는 무리를 지어 날아가는 나비들, 그리고 돌아가신 할머니가 귓가에 속삭여주던 '불의 전사'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시를 쓰는 원주민 루비가 있다. 

새로운 동료를 만나고 친구를 사귀고 그렇게 새로운 삶에 안착해 적응해 갈 무렵, 열병처럼 찾아온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었다. 

 

뭐든 잊어 버리고 싶은 열망이 간절하다면 그것으로부터 언제든지 도망칠 수 있다고 자신에게 안간힘을 다해 확신시키고 있음을 아무도 눈치채지 않기를 바랐다. p327

만약 까마득한 옛날 비통해하는 심장이 떨어져서 꽃으로 피어난 곳에서 새 인생을 꾸려 나갈 수 있다면, 어쩌면 자신이 버리고 떠나온 모든 것들도 의미 있는 것으로 변할 수도 있을 거라는 희망이.  p327

앨리스는 사막에서 몇주를 보낸 뒤 자신이 우주의 작은 점처럼, 철저한 이방인처럼 느껴지는 야릇한 기분을 즐기게 되었다. 그건 마치 언제든지 자기 자신을 완전히 다른 존재로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존재로 재탄생 시킬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앨리스는 그 누구든 자기가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p328-329

 

새로운 동료를 만나고 친구를 사귀고 그렇게 새로운 삶에 안착해 적응해 갈 무렵, 열병처럼 찾아온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었다. 

앨리스에게 사랑에 빠진다는 건 마음 속에 활활 불을 지르는 것과 다름없었다. 앨리스는 마치 오래전부터 그를 알았고, 오매불망 그리워 했던 것 같은 강렬한 느낌에 휩싸였다. 그는 이제야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p342

 

처음엔 모든게 잘 되어 가는 것 같았다. 이곳에 와서 드디어 자신의 집, 자신의 친구들,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고 생각했던 앨리스의 꿈이 산산히 부서져 버린다. 자신의 유일한 사랑 때문이다. 전율처럼 다가온 사랑하는 남자 딜런을 만나 진정한 반쪽을 찾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딜런을 통해 드러나기 시작한 폭행, 주위 사람들로부터 고립, 왜곡된 사랑의 방식들에서 혼란란을 느끼고 괴로워한다. 딜런의 싸늘한 반응과 반복되는 폭력은 어린 시절 아버지애 대한 기억을 거울처럼 반사시켰다. 결국 위태롭고 얼룩진 사랑은 다시 배신과 상처를 남기고 떠나갔다.

이 때즘, 소식을 끊고 지냈던 손필드의 식구인 캔디와 트윅의 방문과 도움으로 그 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비밀들이 하나씩 벗겨져 나간다. 할머니 준의 죽음도 알게 된다.

 

앨리스는 부서진 조각이었다. 붙여졌다가 다시 깨지기를 수도 없이 반복하는 도자기 조각. 끊임없이 자신을 부수고 망가뜨리는 남자를 넘어선 삶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의 엄마처럼. 안전한 삶을 찾아 손필드로 온 꽃무리처럼. 앨리스는 지금껏 단 한번도 자신을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 아니, 자신을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걸 용납할 수 없었다. "버림받다, 치유되다."루비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었다. "멋진 구절이야. 안 그런가?" p486

앨리스는 책장을 휙휙 넘기며 이미 수십 번도 더 읽었던 이야기들을 훑어 보았다. 루스 스톤, 와틀 하트 그리고 준 자신의 이야기를. 또한 클렘과 아그네스, 캔디와 트윅의 이야기를. 앨리스는 불바퀴꽃의 줄기를 손가락으로 빙빙 돌리며 그 꽃의 의미를 곱씹어 보았다. 내 운명의 색.  p523

지금까지 그녀의 인생은 물론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모두 앨리스에게 너의 색은 파란색이라고말해 주었다. 아버지의 눈동자. 바다. 앨리스 블루. 난초의 색. 어릴 때 신었던 파란색 장화. 동화 속 여왕의 드레스. 그리고 상상의 색. 하지만 앨리스이 가슴 한복판은 빨강이었다. 늘 그랬다. 불의 색. 땅의 색. 그리고 심장과 용기의 색.  p524

 

앨리스는 또 다른 삶을 시작하기 위해 발돋움한다. 

그리고 그 동안 틈틈히 모아왔던 야생화를 모아 압화를 만들어 붙이고 글을 적어 자신 만의 노트를 채웠다. 그것은 아마도 앨리스에게 있어서 자아를 치유하는 또 다른 방법이었을 것이다. 앨리스에게 야생화는 세상과 소통하는 언어였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표현 수단이었다. 로켓에 담긴 붉은색 스터트사막완두. 언제나 가슴 속에서 꽃말을 속삭인다. 

'용기를 가져, 힘을 내. '

 

숨겨왔던 비밀들은 밝혀지고 상처는 서서히 치료되어 간다.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지만 관계 안에서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가는 스토리이다.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맞는 성장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조금은 더디더라도, 자신의 페이스에 맞추어 한 걸음씩 내딛다보면 분명 어느 새 흘쩍 자라 있는 영혼을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불행했던 어린 시절의 아픔과 상처를 뒤로 하고, 누구의 보호 안에서가 아닌 자신의 삶을 스스로 살아내고자 용기를 내었던 앨리스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안도한다. 

마음속에 내내 간직하며 살았던 말 못한 이야기, 인생의 무거운 짐에서 해방되는 주문을 읖조리듯이, 문득 책의 첫 문장과 마지막 문단의 문장은 댓구가 이루어져 있음을 발견했다. 

 

기억이 선명하게, 아무 거리낌 없이 앨리스의 머릿속에 되살아났다. 길 맨 끝에 비막이널을 댄 집이 있었다. 그리고 앨리스는 창가에 있는 책상 앞에 앉아 아버지를 불태우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앨리스의 심장 박동이 느려졌다. 

'나 여기 있어,' p527

 

 


 

 

 

거대한 레드리버검의 줄기에 새겨진 이름들은 대를 이어, 변함없이, 아직도 그자리에 있겠지.사람은 다 때가 있다는 말이 이런 경우에도 적용되는 것이라면, 때가 왔고 그녀는 또 새로운 삶의 3장을 행해 날개를 펼칠 준비가 되어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또 다시 시작이다.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반전이랄까, 비밀이 밝혀진 것이랄까. 가슴을 쓸어 내리게 되는 결말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이야기가 해피 엔딩이라 해두고 싶다. 첫 인상에 느꼈던 조금 설레는 느낌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이어졌고 만족스러운 한 편의 이야기에 위안받았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믿고,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면 된다'고 했던 루비의 말처럼 또 다른 곳, 새로운 장에서 계속될 앨리스의 이야기가 벌써 궁금해졌다. 

 

 

연인이여, 그대는 내개 많은 꽃을 가져다 주었죠. 

...그 꽃을 받아 주세요. 내가 그대의 꽃을 받았듯이

그리고 시들지 않을 곳에 놓아두세요.

그대의 눈으로 하여금

꽃이 진실한 빛깔을 유지하는지 지켜보게 하고,

꽃의 뿌리가 내 영혼에 남아 있음을

그대의 영혼에게 알려 주세요. 

 

-앨라자베스 배릿 브라우닝  p493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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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굉장히 흡인력 있는 소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j*****6 | 2021.07.29 리뷰제목
한번 읽으면 손에서 떼기 힘든 흡인력이 아주 강한 소설입니다.앨리스 하트의 극적인 성장 서사라는 설명이 딱 맞는 소설입니다.표지가 아주 잘 표현된 책이네요.마치 마법에 걸린 숲속의 잠자는 공주같은 분위기지만,알록달록한 야생화의 힘으로 치유되는 느낌이에요.책의 각 장마다 야생화 스케치와, 꽃말, 설명으로 시작되는데요,참 예쁘고 마음에 듭니다. 시간 날 때마다 꽃들을 찾아
리뷰제목
한번 읽으면 손에서 떼기 힘든 흡인력이 아주 강한 소설입니다.
앨리스 하트의 극적인 성장 서사라는 설명이 딱 맞는 소설입니다.

표지가 아주 잘 표현된 책이네요.
마치 마법에 걸린 숲속의 잠자는 공주같은 분위기지만,
알록달록한 야생화의 힘으로 치유되는 느낌이에요.

책의 각 장마다 야생화 스케치와, 꽃말, 설명으로 시작되는데요,
참 예쁘고 마음에 듭니다. 시간 날 때마다 꽃들을 찾아서 색연필로 색칠을 해보고 싶어지구요.

이 소설속의 여인들은 모두 아픔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 아픔들을 야생화를 키우면서 꽃말로 치유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삶에서 다들 자신만의 아픔을 가지고 있을텐데,
각자의 방법으로 치유의 정원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서 늘 그자리에서 사랑과 용기를 주는 가족, 친구, 동료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책입니다.

앨리스는 어린시절 정말 큰 상처를 가슴에 갖게 되는데,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에는 할머니와 주변 분들의 도움이 정말 컸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도 앨리스가 스스로 선택을 할 시기가 오면 의견의 대립도 있고 독립도 하게 되지만,
그래도 가족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나의 힘이 되어주는,
영원한 영양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많은 일을 겪게 되고, 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결과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지만, 결국은 모든게 지나가고, 그 시간을 돌아보며 삶을 완성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결국은 그 모든걸 극복하고 지금 이 자리에 내가 있으니까요.
스터트사막완두 - 용기를 가져, 힘을 내!


?YES24?리뷰어클럽?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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