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우리 삶의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e커머스, 집콕생활, 비대면 교육, 안티 바이러스, 메타버스, 로컬문화 등 새로운 트렌드의 출현과 발달을 가속화했다. 서점가에 나온 트렌드 관련 서적에서 이런 메가 트렌드만 대충 손꼽아도 20여개가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메가 트렌드(mega-trend)를 따르기만 하면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큰 시대적 흐름이라 할 수 있는 메가트렌드(mega-trend)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메가트렌드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흐르는 마이크로 트렌드(micro-trend)도 많이 존재한다. 앞서가는 기업들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초개인화된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런 추세는 소비자들에게 피로감을 제공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어떤 추세에 주목해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할까?
이 책에서는 역발상 트렌드를 강조한다. 단순히 메가 트렌드의 손길이 닿지 않는 틈새시장이나 협소시장에 촛점을 둔 마이크로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는 메가트렌드와 대척점에 있지만 그 규모가 크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역발상 트렌드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여러 개의 메가 트렌드가 얽혀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거나, 개별 메가 트렌드와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트렌드까지 포착하여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역발상 트렌드는 역주행, 역시즌 마케팅이나 소비자의 심리를 역이용하는 마케팅처럼 지금까지 소비자 니즈가 없던 새로운 시장의 소비까지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일상을 보낸 코로나 시기에 메가 트렌드의 하나는 재택근무였다. 하지만 재택근무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했다. 재택근무로 인한 줌 피로, 층간소음 문제, 소통 부재, 업무 효율 저하 등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과 회사가 아닌 제3의 업무공간을 찾는 '홈 니어 오피스(home-near office)'라는 역트렌드가 부상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집에서 공부하는 비대면 교육에서도 중간 학생수준에 맞춘 일방적 비대면 수업보다는 개인별로 온라인 선행학습을 미리 한 후에 온라인 교육 시간은 토론중심으로 운영하는 '플립러닝(flip-learning)'이라는 역트렌드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최근 출간된 많은 트렌드서에서 제시한 20개의 메가트렌드 뒤에 숨어 있는 역트렌드를 하나씩 추적한다. 인간이란 트렌드를 따르기도 하고 만들기도 하는 존재라는 점을 생각해 보라는 교훈을 주는 책이다. 메가 트렌드가 추종하고 있는 디지털과 첨단기술 경향 속에는 우리를 피로하게 만드는 불편함이 숨어 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결국 인간 중심의 마케팅을 위해서는 이런 점까지 고민해서 자신의 상황에 맞게 메가 트렌드와 마이크로 트렌드를 적절히 조합한 몇 개의 역트렌드를 찾아 고객을 관리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특히 변화가 큰 코로나 시대에는 더 그런 것 같다.
저성장과 4차산업혁명의 물결이 휘몰아치며 산업의 변동성은 전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커졌다. 불붙은 집에 기름 부은 격으로 팬데믹까지 겹쳤다. 미래 예측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작업이 되었다.
그러한 사유로 트렌드 예측서의 수요가 더욱 늘어났는지도 모르겠다. 원래도 트렌드_yyyy 라는 식으로 매년 전망이 나오고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주기를 더욱 단축한 트렌드전망서도 나온다. 3개월단위 마이크로트렌드를 예측하는가 하면, 심지어 MZ세대 사이에서 핫한 트렌드를 매일매일 서비스하는 캐릿이라는 일간지 형태의 서비스도 있다.
<코로나 시대의 역발상 트렌드>라는 이 책도 수많은 트렌드 전망서 틈바구니에서 발견했다. 그러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역발상트렌드라는 좀 다른 형태의 제목을 갖고 있어서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왜 역발상 트렌드일까? 5인의 공동저자들은 우리가 범람하는 트렌드서적을 비판없이 수용할 경우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의 일상과 산업은 메가트렌드, 일명 대세에 매몰되기 쉽다고 한다. 저자들이 메가트렌드라는 것들을 정리해보니 일정한 공통영역으로 수렴한다고 한다. 그래서 너도나도 메가트렌드 위주로 대비하면 지나친 동질성을 띄게 될 리스크가 있다.
이는 두가지 위험성을 내포한다. 첫째는 한 집단이 외부의 위험에 대항하기에는 동질성보다는 다양성이 유리하다는 사실이다. 둘째는 경쟁의 주체들이 차별성이 없이 고만고만해진다는 문제가 있다.
저자들은 이를 마케팅용어인 POP 와 POD 로 설명한다. POP는 메가트렌드를 충분히 알고 대비하는 것, 그리고 POD는 메가트렌드의 대척점에 있는 충족되지 않은 니즈들 역시 충분히 파악하여 차별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상세내용 책 참조)
POD 에 해당하는 개념으로 저자들이 제안하는 것은 <리버스트렌드> 이다. 책의 제목인 역발상트렌드인데, 취지는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에 균형을 맞추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역발상트렌드가 메가트렌드 무용론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책의 프롤로그에 선명하게 드러나 있으므로 참조하기 바란다.
그러면 역발상 트렌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책에는 5개의 역발상에 총 20개의 리버스트렌드를 다루고 있다. 본 서평에서는 2개만 선택하여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리테일의 귀환>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전자상거래의 폭증으로 이커머스가 대세가 된지 오래다. 하지만 한계점 역시 명확하다. 신선식품 배송에는 역시 약점이 있으며 가품(모조품)등으로 인한 신뢰도 문제도 상존한다. 무엇보다 이커머스 대비 오프라인 매장이 우위를 점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저자들은 이를 리테일의 귀환이라고 말한다.
소비자들은 생활밀착형 제품의 경우 매장에서 실제로 착용하거나 체험해보고 구매하기를 선호한다. 또한 제품을 집어들기까지의 과정에서 매장에서 겪은 경험이 제품에 대한 애착과 충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종합하면, 이커머스가 대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리테일 역시 살아남을 영역은 있다는 것을 느꼈다.
다음,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이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대부분의 학교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었다. 그에 따라 온라인교육과 에듀테크가 대세가 되고 있다.
안전하게 시공간을 초월해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의 만족도는 낮은편이다. 같은 내용을 말하더라도 비대면으로 하면 전달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또한 대부분의 온라인교육은 탑다운 방식으로 일방적 진행이 불가피하다. 이런저런 사유로 개인의 준비상태에 따라 학력격차가 심화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 플립러닝이다. 사전학습을 개인별로 온라인으로 한 다음, 교사와 토론식 수업을 하는것이다. 책에서는 미네르바스쿨을 대표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하버드대 입학보다 미네르바스쿨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사실여부를 떠나 급부상하는 방식임엔 분명하다.
책에는 이와같은 20개의 리버스트렌드 사례가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필자는 독자들 입장에서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 강조할 것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책 역시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첫째, 책에 나온 내용이 과연 역발상 관계가 맞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어봐야 한다. 예를 들어 필자는 플립스쿨이 온라인교육의 리버스트렌드가 맞나 싶은 의문이 들었다. 왜냐하면 플립스쿨 역시 기존 온라인교육에 예습을 추가한 본질적으로는 온라인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필자의 주장 역시 오류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리버스트렌드도 비판적 시각에서 주의깊게 읽어보면 무작정 수용하는 것보다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제시된 리버스트렌드가 과연 유의미한 영향력이 있을까를 재차 확인해봐야 한다. 국지적으로 극히 제한된 찰나의 영향력은 이미 마이크로트렌드 형태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필자가 보는 이 책의 의미는 메가트렌드를 정리한 후, 대응하는 리버스트렌드를 역제안한 거의 유일한 책이라는데에 있다. 메가트렌드에 대한 대비와 더불어 리버스트렌드에도 대비한다면 비즈니스에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코로나 이후로 눈에 띄게 늘어난 듯한 트렌드 전망서.
책에 따르면 실제로 2021년 1월까지 출간된 트렌드 전망서만 30권이라고 한다.
아마 7월인 현재까지 포함한다면 더욱 많아졌을 것이다.
나 역시 코로나 이후로 트렌드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었는데 겹치는 키워드들이 많았다.
ICT, 이커머스, 홈라이프, 재택근무, 로봇 등등
반복되는 키워드들을 보며 정말 코로나 이후의 트렌드는 이렇게 비슷한 것들만 있는걸까?
궁금하던 시기에 《코로나 시대의 역발상 트렌드》 라는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역발상 트렌드라니, 뻔한 트렌드가 아닌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을지 궁금해졌다.
목차는 크게 역발상 다섯 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역발상 1. 소비 시장과 라이프스타일
역발상 2. 소셜 미디어와 문화 콘텐츠
역발상 3. 헬스케어와 개인 건강
역발상 4. 초혁신 기술과 메타버스
역발상 5. 선한 영향력과 가치 소비
그리고 각 파트 별로 3~5개의 트렌드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책 한권을 통해 코로나 이후의 메가 트렌드와 메가 트렌드의 대척점에 있는 역발상 트렌드를 모두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각 역발상 트렌드에 대해 깊이 알아볼 수 있는 <함께 읽으면 더 좋은 책>이 소개되어 있어서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역발상 트렌드에 관한 책들은 따로 메모해 두기도 했다.
<들어가는 말>에 따르면 저자들은 메가 트렌드를 간과하자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메가 트렌드로 저변을 탄탄하게 구축했을 때 역발상 트렌드로 차별화를 추구할 수 있기 때문에 메가 트렌드와 역발상 트렌드를 함께 이해하는 관점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의 의도대로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코로나 이후에 떠오르는 트렌드를 접하게 되었을 때 그 트렌드의 양면성은 없을지, 역발상 트렌드로는 무엇이 있을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코로나 시대의 트렌드가 궁금한 독자들 그리고 역발상 트렌드에 관한 내용까지, 트렌드에 관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갖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역발상 1. 소비 시장과 라이프스타일
1장. 리테일의 귀환 vs. 이커머스
공감가던 내용 중 하나인 '체험 경제(Experience Economy)'에 관한 이야기.
이커머스가 편하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쇼핑이 사라지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다양한 제품을 한곳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대규모 체험형 매장들은 꾸준히 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팝업 스토어의 인기 또한 여전히 뜨겁다.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는 코로나 시대에도 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사이트 상으로만 접한 제품보다는 직접 제품을 만져보고 체험해본 제품에 더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실제로 나도 온라인 쇼핑을 할 때 보면 온라인 상으로만 접한 제품보다는 한번이라도 직접 보고 경험해본 제품들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역발상 2. 소셜 미디어와 문화 콘텐츠
7장. 브랜드 커뮤니티 vs. 초개인화
읽으면서 많이 공감가던 크루 문화와 소속 집단 마케팅.
요즘 MBTI에 대한 관심이 어마어마하다. 예전에는 혈액형이 뭔지를 먼저 물어봤다면 요즘은 MBTI 유형이 뭔지를 더 많이 물어보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브랜드나 사이트들마다 나와 어울리는 유형은 뭔지 테스트하는 페이지가 많아졌다. 테스트하는 질문들을 보면 대부분이 MBTI를 바탕으로 분류하고 그걸 마케팅에 이용하는 것 같다. 재미삼아 가볍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한번 테스트해본 사람들이 계속 공유를 하기 때문에 그렇게 얻게 되는 마케팅 효과도 쏠쏠할 것 같다.
그리고 '크루(Crew)'라는 또 하나의 문화.
나는 아직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의외로 크루 활동을 하는 지인들이 꽤 있었다. 주로 등산, 러닝 등 운동에 관한 크루들이 많았는데 여러 제약 없이 하고자 하는 활동만 딱 하고 흩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요즘 20-30대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역발상 3. 헬스케어와 개인 건강
11장. 신체 건강 vs. 정신 건강
코로나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코로나 블루를 겪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사회적 거리 두기도 계속되면서 마음 편히 만나고, 놀고 이런 생활들이 쉽지 않으니 정신 건강 또한 관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정신 건강'이라고 하면 낯설게 느껴졌던 것 같은데 최근들어서는 '정신건강, 멘탈강화' 이런 용어들을 자주 접할 수 있는 것 같다.
책에서는 이런 코로나블루를 극복하기 위해 《우울할 땐 뇌 과학》이라는 책에 나온 방법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아래 방법들은 코로나블루뿐만 아니라 앞으로 살아가면서 정신 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따로 메모해두었다.
'최선'이 아닌 '그럭저럭 괜찮은 결정을 내리고 행동할 것,
질 좋은 수면을 위해 노력할 것,
사소한 일에도 감사하는 습관을 기를 것,
꾸준히 운동할 것.
역발상 4. 초혁신 기술과 메타버스
15장. 폴리매스형 전문가 vs. 긱 워커와 로봇
책을 읽으며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했던 긱워커와 로봇에 관한 이야기.
최근 이와 관련된 라디오를 들은 적이 있다. 최저임금, 4대 보험 등 근로자들의 권리를 위한 제도로 인해 기업들은 오히려 로봇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근로자들에겐 당연한 권리이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그 부담감이 만만치 않으니 사람이 아닌 로봇을 더 늘리고자 한다고 한다.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의 저자 새라 케슬러는 "단순 업무 중심의 긱 잡은 사회 안전망이 없다면 예전보다 더 힘든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람 대신 로봇이 일하게 되는 세상이라니.. 옛날에 '미래의 모습'으로만 상상하던 세상이 현실로 다가올 날들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역발상 5. 선한 영향력과 가치 소비
19장. 정부의 선한 영향력 vs. 미닝아웃
"돈쭐과 불매 운동에 앞장서는 미닝아웃 세대의 등장"
베이비부머 세대가 자신의 신념을 시위를 통해 보여 주었다면 우리는 소비를 통해 신념을 보여준다!
MZ세대는 적극적인 소비와 불매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확실하게 표현한다. 좋은 기업, 선한 기업의 제품을 소비하고 아닌 기업은 OUT!! 나 역시 어떤 소비를 하게 될 때 이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 논란이나 이슈들은 없는지 확인해보기 때문에 많이 공감이 갔다.
최근에는 가치소비, 착한 소비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서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그러한 제품들을 찾게 된다. 예전 같았으면 무조건 할인하는 제품, 1+1 제품 등 할인이벤트 상품에 관심이 많았다면 이제는 쓰레기가 덜 나오는 제품,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제품 등 가격을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나만의 신념을 지킬 수 있는 제품에 관심이 간다. 요즘 나의 관심사는 '제로 웨이스트' 제품! 집에 남아있는 제품들이 많아서 지금 당장 바꾸기는 어렵지만 이 제품들을 다 쓰고 나서는 서서히 제로 웨이스트 제품들도 바꿔보려고 한다.
그동안 코로나 시대의 트렌드에 관한 책들은 종종 읽었지만 이렇게 공감이 가는 책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메가 트렌드뿐만 아니라 역발상 트렌드까지 이 책 한 권에 담겨 있기 때문에 다른 여러 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이 책 한 권만으로도 다양한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많은 트렌드들이 담겨 있어서 아주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예시나 관련 책들을 인용하여 설명해주어서 내용이 가볍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지금까지 '트렌드'에 관한 책이라고 하면 어렵거나 부담감을 갖게 되는 책들도 있었는데 이 책은 부담감 없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도 매년 트렌드와 역발상 트렌드에 관한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메가 트렌드를 뒤집으면
새로운 시장과 기회가 열린다.
프롤로그 中
매년 늦가을 무렵이면 서점 평대 신간 코너에는 각종 트렌드 전망서들이 즐비하다. 2005년부터 출간된 박영숙 교수님의 세계미래 보고서를 시작으로 김난도 교수님의 트렌드 코리아, KOTRA에서 펴내는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등 날이 갈수록 그 숫자는 늘고 있다. 그러다 2020년 팬데믹을 맞이하면서 이런류의 책들은 가히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나는 전문 마케터는 아니지만 일의 연장선상에 있기에 트렌드 전망서들을 관심 있게 보는 편이다.
기본적인 마케팅 전략 중 POP(Point of Parity)와 POD(Point of Difference) 전략이 있다. 경쟁사와 차별화하여 경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쟁사와의 유사성(POP)를 따라잡고 그 뒤에 차별화 포인트(POD)를 도입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출간된 트렌드 전망서들을 이해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유사한 지적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수적이나 다른 사람들과 다른 관점, 즉 차별화된 통찰력을 얻으려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하는데 책에서는 바로 이 부분에 집중하고 있었다.
소비 시장과 라이프스타일, 소셜 미디어와 문화 콘텐츠, 헬스케어와 개인 건강, 초혁신 기술과 메타버스, 선한 영향력과 가치 소비 이렇게 크게 5가지 카테고리로 20가지의 역발상 트렌드 vs. 메가 트렌드로 소개되어 있다. 이 중 많은 이들에게 적용 가능한 두 가지만 자세히 정리해보고 싶다.
☆ 리테일의 귀환 vs. 이커머스
☆ 아웃 라이프 vs. 홈 라이프
☆ 홈 니어 근무 vs. 재택근무
☆ 역진행 수업 vs. 온라인 수업
☆ 글로벌 보복 소비 vs. 로컬 소비
☆ 소셜 릴레이션 서비스 vs. 소셜 미디어와 개인주의
☆ 브랜드 커뮤니티 vs. 초개인화
☆ 보복 관람 vs. 디지털 문화 콘텐츠
☆ 업사이징 디바이스 vs. 모바일 디바이스
☆ 로세토 효과 vs. 개인 건강
☆ 신체 건강 vs. 정신 건강
☆ 메디컬 라포르 vs. 디지털 의료
☆ 웰빙 경제 vs. 사회 안전
☆ 스몰 데이터와 감성 지능 vs. ICT 생태계와 초혁신 기술
☆ 폴리매스형 전문가 vs. 긱(Gig)워커와 로봇
☆ 전망·공간 마케팅 vs. 디지털 확장 현실
☆ 스마트 대중교통 vs. 자율 주행차
☆ 필정부 탈개인 패러다임 vs. 필환경 패러다임
☆ 정부의 선한 영향력 vs. 미닝아웃
☆ 알고리즘 역이용 vs. 개인 정보 보호
신체 건강 vs. 정신 건강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체력을 길러라
언제쯤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팬데믹 상황은 많은 이들을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게 만든다. 현재의 상황이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특히 이로 인한 정신 건강 문제가 특히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 시대에 정신 건강상 문제를 초래하는 우울증을 '코로나 블루'라고 부르는데 실제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이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시장에서 나타날 예측 가능한 주요 트렌드 중 하나는 '흔들리는 멘탈 관리'가 있다.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이고 이런 소비자들을 돌볼 수 있는 제품과 소비재가 등장할 것이다. 이를 포괄하는 분야가 멘탈 케어 산업이다.
신경정신과에서는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표현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역발상적 관점은 멘탈 케어만 한다고 해서 마음의 감기가 낫지 않는다는 점이다. 멘탈 케어를 하면 일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건 분명하지만 말 그대로 일시적일 뿐이다. 결국은 육체의 측면에서 풀어 나가야 한다.
'육체가 정신을 지배하는가,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가'의 문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처럼 논리 싸움이 아니다. 코로나19는 마음의 감기인 코로나 블루를 악화시켰고, 작금의 상황은 육체적 활동을 통해 정신 건강 문제를 극복하는 데 방점이 있다. 정신 건강 분야의 역발상 트렌드로서 육체 활동을 장려하는 정책과 서비스가 정신 건강 문제의 해법이 될 것이고, 관련 분야는 더욱 크게 주목받을 것이다.
폴리매스형 전문가 vs. 긱(Gig) 워커와 로봇
유일무이하거나 다재다능한 전문가만 살아남는 긱 이코노미
2019년 5월 방영된 영국 드라마 <이어즈 & 이어즈>에서는 로봇과의 동거, 모든 직업의 자동화, 대량 실업 사태, 긱 이코노미(Gig Economy) 현상의 심화, 긱 잡(Gig Job, 호흡이 짧은 5~10가지 일들) 의존화, 설자리를 읽은 인간 등. 2034년까지의 사건을 풀어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2021년 현재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그렇기에 수많은 트렌드 전망서들과 전문가들이 로봇의 등장과 그에 따른 긱 워커를 메가 트렌드로 꼽고 있다.
긱 워커의 최대 장점인 노동 유연성은 노동자들에게 여러 혜택을 부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앞당겨진 긱 이코노미에서 선택이 아닌 경제적 필요에 의해 긱 워커가 된 사람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지 않고 최저 임금, 4대 보험 등 노동자의 권리도 갖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저가 경쟁이 노동 품질 저하를 초래하고 더 나아가 긱워커 인력 풀 자체에 대한 신뢰성까지 떨어뜨려 결국 노동의 종말, 직업의 종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등장한 개념이 폴리매스(Polymath)형 인재다. 폴리매스란 '여러 주제에 대해 광범위하게 알고 있는 사람' 즉 '다재다능한 사람, 박학다식한 사람'이다. 폴리매스형 인재는 긱 워커와 같은 N잡러와 달리 2가지 분야 이상에서 전문성을 확보한 사람이다. 서로 다른 분야의 기법이나 지식을 결합해 과제를 처리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이들은 서로 다른 두 대상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네트워크를 통해 창의성과 총체적 사고로 시대를 이끌어 간다.
폴리매스형 인재의 가치가 여실히 드러나는 지점은 바로 연결성이다. 지식이나 정보의 연결도 중요하지만 결국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 곧 자신이 가진 전문성과 재능을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인 것이다. 이들이 가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연결 지능을 다양한 전문성과 다시 연결 · 조합함으로써 노동 유연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수입과 미래 경쟁력까지 두루 갖춘 이상적인 인재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미디어 혁명, 즉 종이와 라디오가 사라지고 모든 것이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대체될 것처럼 여겨졌어도 여전히 종이와 라디오는 공존하고 있고 심지어 그 시장 자체도 큰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사람들이 온라인 관계 형성에 몰입하여 사회적 관계는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오프라인 소셜 클럽이 성행하고 있다.
메가 트렌드와 역발상 트렌드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걸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 어느 한쪽이라도 부재하면 트렌드로서의 가치를 잃게 되기에 메가 트렌드와 역발상 트렌드를 동시에 살펴보고 2가지 관점의 균형을 갖출 필요가 있다. 경영 및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이런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차별화 된 인사이트를 얻고 나아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 시대의 역발상 트렌드
세상이 빨리빨리 변할수록 파도가 밀려오듯 넘쳐나는 책들이 바로 트렌드 도서들이다. 관심사도 많고 좋아하는 것도 많은 나에게는 꼭 필요한 책들이다. 무엇이 유행인지에 대해서 푹 빠져 읽다 보면 어느새 내게 필요한 것들을 서치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새로이 알게 되는 사실들도 있어 나름 재밌는 루틴 중에 하나다. 그리고 오늘 읽은 <코로나 시대의 역발상 트렌드>는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뀐 지금, 역발상으로 생각해보면 좋을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소개한다.
2021년에 출간된 30종의 트렌드 전망서는 총 526개의 트렌드를 다뤘다. 이를 유사한 트렌드로 묶어 56개의 상위 키워드로 압축시킨 결과, 그중 20개의 키워드가 언급된 전체 트렌드의 80%를 차지했다. 즉, 30종의 트렌트 전망서는 20개의 메가 트렌드로 요약될 수 있었고, 저자들은 이 트렌드들의 역효과와 역발상을 분석했다. 그래서인지 지금 현시대를 잘 반영하는 것 같아 책에 수록된 모든 분야에 대한 이야기들을 유익하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은 총 20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는 5개의 역발상으로 나뉘어 있다.
역발상 1: 소비 시장과 라이프스타일
역발상 2: 소셜 미디어와 문화 콘텐츠
역발상 3: 헬스케어와 개인 건강
역발상 4: 초혁신 기술과 메타버스
역발상 5: 선한 영향력과 가치 소비
모든 역발상이 흥미로웠지만, 강사로써 "교육"부분에 대해서 읽을 때는 더더욱 집중해서 읽었다.
"많은 전문가가 온라인 교육이 메가 트렌드로서 교육 시장을 주도할 것이며, 앞으로의 교육 방식 역시 온라인 교육과 에듀테크가 지배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이런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는 학교와 교사는 큰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본다." P.89
- 바로 어제, 수업을 하던 도중에 학생의 노트북 마이크가 갑자기 나오지 않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만약 우리 부원장님께서 플랜 B를 준비해놓으시지 않으셨다면 수업은 그대로 중단되었으리라. 마이크가 안된다고 말씀드렸더니 바로 내게 "디스코드"라는 앱을 받으라고 하셨다. 그리고 학생에게는 디스코드 앱을 통해서 바로 들어오라고 하셨다. 학생에게 그 앱이 있었다는 것을 어떻게 짐작하셨을까? 알고 봤더니 그 앱은 게임을 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앱으로, MZ세대에게는 이미 너무나 친숙한 앱이었다. 그래서 바로 내가 계정을 재빨리 만들고, 노트북으로는 영상을, 핸드폰으로는 디스코드 앱을 켜서 대화를 나눠가며 수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 일을 겪고 나서 <온라인 교육방식>과 다양한 앱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다시 한번 느꼈다. 그리고 이 흐름을 타지 못하는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지도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것도. 코로나 이전과 지금은 너무나도 다르다. 그 <다름>을 이제는 받아들이고 온라인 교육을 잘 끌어갈 수 있게 교육자로써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온라인 교육의 부작용과 역효과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대안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이 플립 러닝, 우리말로는 역진행 수업이다. 플립러닝은 각자가 온라인 동영상 등으로 사전 학습한 후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에서 토론식 수업을 이어 가는 교육 방식이다. 각종 기술의 발달로 온라인 사전 학습 설계가 용이해지면서 최근 혁신적인 교육 방법의 하나로 대두되었다." P.93
-플립 러닝이라는 단어를 몇 번 들어봤고 이에 대해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서 다양한 케이스 스터디와 좀 더 세세하게 배울 수 있었다. 나는 한 번도 나의 강의를 영상으로 남겨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이 책을 보고 나서 영상으로 남겨보는 작업을 시도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학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없이 혼자서 긴 시간의 수업을 이끌어 가는 일은 선생님으로서 굉장히 힘든 일이지만, 한번 해봐야겠다. 플립러닝에 준비가 된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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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대의 흐름에 발 빠르게 타고 싶은 분들께 적극 추천드린다. 소비시장부터 가치 소비까지 우리가 반드시 알고 있으면 좋은 내용을 전달하고, 비즈니스를 도모하고 계신 분들께는 좋은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