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본인 삶에있어서는 누구보다 확실한 CEO역할을 하고 있는 김여나 작가의 신간이다. 키득키득 웃으며, 어떤 부분에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또 어떤 글에서는 눈물을 훔치며 읽었다.
특히 그녀의 글이 많이 공감되었던 이유는 까칠했던 과거, 아이를 낳고 키우며 늘어난 몸크기 만큼이나 넉넉하게 늘어난 마음크기를 고백하던 부분에서다. 나 역시 까칠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웠던 과거의 직장생활이 떠올랐다. 스스로 쌈닭이 되어서 일잘하는 사람으로 보이려고 노력했던 그날들. 그러다 아이를 낳고 키우다 다시 돌아간 직장에서는 나의 바뀐 가치관만큼이나 업무에서의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도 달라져 있었다. 후배들이 보이고, 힘들어하는 사람이 보였다. 그리고 상사에게 하는 직언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었다. 개인적인 이유로 두번째 휴직을 했지만 (아마) 복직하면 일을 더 즐겁게 직장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사장이 되려다 다시 직원이 된 김여나작가만큼이나.
사장이 되고 싶었으나 여러이유로 다시 직원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지만 예전과 다르게 직장생활이 재밌어졌다고 말하는 그녀, 지금의 이 시간이 감사하다는 그녀다. 표지에는 땀을 흘리고 있지만 사실 재입사한 직장에서 작가는 더 큰 것을 보고 있고, 사장이 될 더 많은 준비가 되고 있는듯 하다. 사장님을 통해 사장될 준비를 하고 있는 듯 하다.
각 글마다 나오는 사장님이 그녀에게 해주시는 이야기들은 작가뿐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마음에 닿고 있다. 그 중 몇가지 밑줄을 그었다.
p. 51
<부자가 되는 방법>
"부자 되고 싶니? 그럼 다른 사람에게 8을 주고 네가 2를 가져라. 네게 2를 주는 사람 5명만 있어도 너는 부자 된다."
(중략)
내가 가진 게 10이라 이들에게 9를 준다고 할 때, 나에게는 1이 남는다. 하지만 이 모임에 오는 사람들이 20명이라면 나는 결국 20을 얻게 된다. 모임 사람들은 얻어 가는것이 많아서 좋고, 나 또한 내가 준 것보다 받아 가는 것이 더 많아서 서로에게 윈윈이다.
정말로 말도 안 되는 계산법이지만, 꼭 한번 해보길 바란다. 복리이자가 불어나듯, 당신이 갖게 되는 행복도 복리로 불어날 것이다.
p. 65
<세상은 원래 불공평한 거야>
"네가 못 한다고 억울하게 생각하지 마라. 세상은 원래 억울하고 불공평한 거야. 인정 할 것을 인정하고 살면 네가 편해"
(중략)
불공평한 세상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실망하거나 지쳐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무엇을 하든 간에 그 일을 계속 하면 된다. 불공평하다고 불평하는 사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하면서 사는 사람의 세상은 분명 다를 것이다. 불공평한 세상에서 무엇을 선택할지는 나의 선택에 달려있다. 나는 불공평한 세상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나만의 동백이를 만나기 위해서 계속 그 길을 갈 것이다.
p. 74
<당신이 가난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위험한 조언이긴 한데,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돈을 꿔서라도 해라. 돈은 벌어서 갚으면 되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중략)
"네가 가난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네가 가진 시간을 함부로 했기 때문이다"
P. 95
<너의 행복을 찾아라, 남의 행복을 쫓지 말고>
"나처럼 다리가 불편한 사람이 일반 사람들보다 100배 더 노력해서 골프 치는 것을 봤지. 그런데 그게 좋아 보이지 않고 안타까워 보이더라. 나 같으면 못하는 거 인정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서 즐거움을 찾아봤을 거야.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좋아하는 일을 찾아 그보다 덜한 수고를 한다면 더 즐겁지 않았을까?"
앞서도 적었지만 사실 김여나작가는 이미 CEO다. 누구보다 주도적으로 자기삶을 설계하면서 살고 있기 때문이지만 그뿐 아니라, 친목목적이 아닌 모임을 5년째 무탈하게 운영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 모임을 통해 작가가 된 사람은 지금까지 무려 13명이나 된다.
그런데 모임에서의 두번째 책이 나왔을 때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날의 주인공이 아니었던 소외된 다음 사람들을 어떻게 세울까 고민하며 "오우... 하나님... 제발..."을 마음속으로 외쳤다는 그녀. 나는 그 부분을 읽으며 이 사람은 이미 CEO구나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CEO김여나의 다음이 기대되는 이유다.
어쩌다 보니 책을 읽은 기록이 아니라, 김여나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더 쓰게 된듯하다. 아마 이 책이 전작들에 비해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더 많이 실려서 그런가 보다. 시시콜콜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궁금했던 이야기들이 실려 나의 스토리와 맞대어 생각해보게 된다. 사실 우리는 나보다 앞에가고 있는 이들이 왜 그렇게 가게되었는지, 어떤 동기가 있었는지 그래서 어떻게 꾸준히 하고 있는지가 궁금하지 않은가. 그래서 이번책은 조금 더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에세이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은 더블엔 출판사의 '나의 오늘' 시리즈 4번째 책이다. 편집장님의 말마따나 "멋있는 사장님의 어록을 읽는 재미와 엄마로서의 고군분투 일상 이야기가 재밌게 섞여 있어(p.5)" 읽는 내내 다음 내용이 궁금해 졌다.
워킹맘들이 읽었을 때 엄청난 공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 같은 에세이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서 겪는 일들과 감정 변화들, 미혼인 사람들은 조금은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열정만큼은 누구못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자신의 잠도 줄여가면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항상 무슨일을 시작하기 전에 겁을 먹는다.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는데도 나 스스로가 선을 긋는다. 그것을 깨고 나아갈 수 있는 용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이 글을 읽고 저렇게 까지 힘들게 살아야 할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자는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좋아하기 때문에 노력하는 것이고 좋아하기 때문에 즐겁다. 자신이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축복이기 때문에 항상 감사하다고... 맞다. 이 힘든 시기에 일을 하고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행운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세상에는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과 나는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책이다.
[ 이 책은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만 지원 받아쓴 개인적인 독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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