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촌의 채식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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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의 채식주의자

휘뚜루마뚜루 자유롭게 산다는 것

리뷰 총점 9.2 (17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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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해방촌의 채식주의자 평점8점 | s******4 | 2023.09.08 리뷰제목
『해방촌의 채식주의자』, 저자 전범선, 한겨례출판, 2020년   이 책은 저자의 삶과 삶에 대한 태도 생각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다트머스대학교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를 전공했다. 하지만 컬럼비아 로스쿨에 입학하지 않고 현재 해방촌에 살며 낮에는 풀무질에서 글을 쓰고, 밤에는 로큰롤을 연주한다. 그는 왜 로스쿨 대신
리뷰제목

해방촌의 채식주의자, 저자 전범선, 한겨례출판, 2020

 

이 책은 저자의 삶과 삶에 대한 태도 생각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다트머스대학교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를 전공했다. 하지만 컬럼비아 로스쿨에 입학하지 않고 현재 해방촌에 살며 낮에는 풀무질에서 글을 쓰고, 밤에는 로큰롤을 연주한다. 그는 왜 로스쿨 대신 로큰롤을 옥스퍼드 대신 해방촌을 선택했을까? 이 책은 그의 여정과 결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첫 번째는 휘뚜루마뚜루: 나의 뿌리를 찾아서로 저자가 어린 시절부터 대학생활까지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한다. 두 번째는 성균관 두리미: 나의 자리를 찾아서로 저자가 풀무질 책방을 인수하고 출판사 두루미를 설립하면서 겪은 일들을 소개한다. 세 번째 부분은 행방촌의 채식주의자 : 모두의 자유를 위하여로 저자가 비거니즘과 동물해방, 환경 문제에 대한 생각과 자신의 삶과 가치관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저자의 독특하고 개성 있는 삶과 사상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자신의 삶과 선택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고, 자유와 행복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와 방법을 제시한다.

비거니즘과 동물해방, 환경 문제에 대해 열정적으로 말하고 독자들에게도 관심과 참여를 요청한다. 이 책은 저자의 삶과 사상에 공감하거나 배울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반대하거나 의문을 가지게 하는 부분도 있다. 저자와 독자 사이에 대화와 토론을 유도하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걷는 정형화된 삶이 아니라 자유롭게 사고하고 선택하는 자유로운 청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사는 것이 멋지게 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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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내 자유와 남의 자유를 함께 생각할 수 있다면 평점10점 | k********7 | 2021.08.03 리뷰제목
처음으로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했던 건 아마 영화 옥자를 봤을 때였던 것 같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에 대해 그때서야 처음으로 생각해봤다. 그러나 동정과 공감 같은 감정적인 부분에서 시작된 관심은 오래지않아 사라졌다. 다시 한번 공장식 축산에 대해 생각한 것은 환경 문제에 대해 알아보던 중이었다. 이기적이지만 나에게 직접 영향을 주
리뷰제목

처음으로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했던 건 아마 영화 옥자를 봤을 때였던 것 같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에 대해 그때서야 처음으로 생각해봤다. 그러나 동정과 공감 같은 감정적인 부분에서 시작된 관심은 오래지않아 사라졌다.

다시 한번 공장식 축산에 대해 생각한 것은 환경 문제에 대해 알아보던 중이었다. 이기적이지만 나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것과 관계가 있다보니 이번에는 관심이 조금 더 오래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식에는 선뜻 도전하기가 어려웠다. 회사에서 점심시간마다, 누군가와 바깥에서 식사를 할 때마다 얼마나 성가신 일들이 시작될지 생각하면 엄두가 안 나는 게 사실이었다.

그러다가 비건 생활을 시작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 걸까, 어떤 계기로 비건 생활을 시작했을까 궁금해서 그런 책이나 영상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동시에 읽기 시작했던 책들 중에 제일 먼저 다 읽은 게 바로 '해방촌의 채식주의자'였다. 자신의 뿌리와 자리를 찾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자가당착과 자기부정을 반복하며 자신의 삶에 몰두한 이야기 속에, 채식에 대한 이야기가 굵은 줄기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 책의 작가는 춘천에서 태어나 대치동 유학을 거쳐 민족사관고에 입학했다. 그 후 다트머스 대학교와 옥스포드 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를 공부했고, 국제법으로 유명한 컬럼비아 로스쿨에 합격한다. 여기서 처음 계획대로 국제변호사가 되어 국제평화를 위해 일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지 않았다. 나는 행복의 순간을 끊임없이 재구성하는 것이 인생의 과제라는 작가의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비슷한 이유로 첫 회사를 그만 뒀고, 이후로도 뭔가를 선택할 때 내가 불행하지 않을 것을 최우선으로 뒀다.

 

전에 다녔던 회사들 중에 석박사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던 곳이 있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여기는 학사가 귀하다고 했었는데, 실제로 그랬다. 석사조차 많지 않았고 거의가 박사였다. 그 분들이랑 일을 같이 하면서 자주 들었던 이야기가 이런 맥락이었다. 대학원에서, 연구실에서 하루 종일 고민했던 것들이 막상 사회에 나오니까 현실과 이렇게 거리가 있는 줄 몰랐다고. 그나마 그분들은 전공 분야에 몸을 담고 있었는데도 연구실 안과 밖의 차이를 크게 느낀다고 했다. 모든 걸 얕게 파는 나로서는 그게 어떤 기분인지 알 것 같으면서도 정확히는 모르겠어서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 애매하게 웃어 넘겼다. 외국에서 공부한 이 책의 작가도 한국으로 돌아와서 현실과의 괴리를 느꼈다고 한다. 깨어있는 시간 대부분을 쏟아 탐구했던 분야가 현실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걸 느끼고 허무함을 느끼는 장면에서 문득 전 회사의 박사 동료들 생각이 났었다.

 

춘천 출신인 작가는 지방의 척박한 문화적 토양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여러 인프라가 서울에 (심하게) 밀집되어 있지만, 특히 심한 게 문화적인 부분들일 것이다. 작가의 말대로 어느 수준 이상이 되면 언젠가는 서울로 모이게 되더라도 지방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은 갖추어져야할 것 같다. 내가 그동안 나와 직접 관계가 없다고 해서 얼마나 많은 부분에 무심하게 살았는지를 책의 여러 군데에서 느꼈다.

 

문과대학 인문학부 출신이라서 이 부분에도 깊이 공감했다. 어문계열과 사학계열 전공 9개가 모여있던 인문학부에서 내가 최초로 전공하려던 것은 국문학이었다. 국문과 한국사학 중 뭘 전공할지를 고민하다가 결국 외국어를 전공했고, 이후 취업 과정에 아주 요긴하게 써먹었다. 같이 공부했던 인문학부 동기들 중에 자기 전공을 살려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으로 선택한 사회과학 계열 전공으로 취업을 한 사람이 더 많다. 작가의 말처럼 인문학은 국가 경제에도 회사 경제에도 큰 보탬이 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문학을 연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학, 역사, 철학 등을 도구로 다양한 인간 본성에 대해 알아가고, 다름을 인정함으로써 사회의 다양성을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사상과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함께 담겨있다. 나에게는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고, 더 알고 싶은 분야도 있었다.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생각할 수 있는 분야를 넓혀주는 게 인문학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했다.

 

20세기 내내 발버둥쳐 간신히 수면으로 올라온 21세기 한국인들이 부유하고 있다는 의견도 흥미롭게 읽었다. 생존의 위협을 넘어선 사람들에게는 가소롭게 느껴질 수도 있을 '실존의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 맞닥뜨린 세대 갈등과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그동안 환경적인 측면에서 채식을 생각해왔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동물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단지 동물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인간이 아닌 종이 누려야할 자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작가가 어떤 과정과 어떤 고민을 거쳐 비건이 되었는지를 담고 있는데, 나는 지금 작가가 초반에 했던 고민을 시작한 단계인 것 같다.

 

부쩍 심해진 이상 기후와 자연 재해를 보면 이제 정말 환경 문제는 생존을 위협하는 단계로 접어든 것 같다. 다른 여러 원인들도 있겠지만, 그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것이 공장식 축산이라는 걸 책과 영상 등 여러 경로로 알게 된다. 머리로는 알겠지만 막상 결심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작가는 고민할 수 있는 시간조차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경고한다. 너무 확실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나도 마음이 무거웠다.

 


 

작가는 오래된 사회과학서점 풀무질의 대표이고, 출판사 두루미의 발행인이며, 밴드 양반들의 보컬이다. 어느 하나 안정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삶의 주도권을 쥐고 있어서 행복'하다고 한다. 책을 읽는 내내 자기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사회와 환경에 대해서 이렇게 이렇게 치열하게 고민하게 살 수도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내 자유와 남의 자유를 함께 고민해서 내놓은 결과가 비건이라니, 나도 충분히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하는 동안 우선은 아침과 저녁 식사를 비건식으로 해보려고 한다. 아직 동물권에 대해서는 더 공부가 필요하겠지만, 환경은 너무나 직접적으로 나에게 영향을 주는 문제니까 작게나마 시작을 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기후 문제와 비건에 대한 책을 몇 권 읽기 시작했는데, 읽어나가는 동안 내 고민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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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해방촌의 채식주의자 평점9점 | YES마니아 : 골드 r*****9 | 2023.05.08 리뷰제목
붉은색, 초록색 바탕에 조금 비뚤게 써 내려간 글자를 담은 책 표지를 보고 자유롭고 감각적이라고 느꼈어요. 책을 펼치자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글씨체가 빽빽하게 들어선 느낌에 조금 흠칫했지만, 한장 한장 읽어 내려갈수록 계속 읽게 되는 매력이 있더라고요.   작년쯤이었나 MKTV 북드라마에서 저자를 처음 본 후 궁금해졌어요. 저자는 민족사관고등학교 졸업, 미국 디트머스대
리뷰제목

붉은색, 초록색 바탕에 조금 비뚤게 써 내려간 글자를 담은 책 표지를 보고 자유롭고 감각적이라고 느꼈어요. 책을 펼치자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글씨체가 빽빽하게 들어선 느낌에 조금 흠칫했지만, 한장 한장 읽어 내려갈수록 계속 읽게 되는 매력이 있더라고요.

 

작년쯤이었나 MKTV 북드라마에서 저자를 처음 본 후 궁금해졌어요. 저자는 민족사관고등학교 졸업, 미국 디트머스대학교와 영국 옥스포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 전공. 이후 밴드 '양반들' 보컬, 책방 '풀무질' 대표, 출판사 '두루미' 발행인 등으로 현재 해방촌에 살며 예술가, 사업가, 운동가의 길을 걷고 있어요. 엘리트 코스를 거쳐 기득권으로 가는 급행열차를 탔다가, 삶의 어느 부분에서 완행열차를 타고 자신에 대해 많은 성찰을 하며 결국 삶의 방향을 바꿔버린 느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자신만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젊은 청년이 참 멋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떤 계기로 그럴 수 있었는지 궁금했어요.

 

"서른 즈음에 성균관과 해방촌에 터를 잡았다. 10년 뒤, 불혹이 되면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글을 쓰고 있을지, 노래하고 있을지, 사업을 하고 있을지, 운동을 하고 있을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무엇을 하는지는 상관없다. 어떻게 사는지가 중요하다독립적이고 자유롭다면, 삶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면, 나는 행복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계속한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마구 해치운다. 휘뚜루마뚜루 마냥 걷고 있다." (P. 12~13)

 

저자는 자유롭고 싶어서 글을 쓰고 노래한다고 해요. 저자에게 자유란 부사라고 해요.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기에 저자는 '휘뚜루마뚜루' 꿈꾸고 있다고요.

 

석사 논문을 쓰기 위해 18세기 혁명가 토머스 페인의 글을 모두 읽고, 1년 가까이 매일 그와 대화했고 그의 유언을 들으며 눈물 흘리기까지 했지만 아직도 페인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는 저자.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 알 수 없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라고 해요.

 

"그러나 그 답 없는 인문학이 없으면 자유도 없다. 다름을 쫓는 학문이 있어야 삶의 선택지가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사회가 더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답 나오는' 사람보다는 '노답'인 사람, 예측할 수 없고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필요하다. 벌린은 '인간이라는 삐뚤어진 나무에서 꼿꼿한 것이 만들어진 적이 없다.'는 칸트의 말을 즐겨 인용했다. 인문학은 사람을 삐뚤어지게 만든다. 삐뚤어진 인간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꼿꼿한 것을 만들려면 모난 곳을 깎아내야 한다. 나는 그게 싫다. 자유롭고 싶다. 삐뚤어질 테다. 나를 위한 변명이자 인문학을 위한 변명이다." (P. 109)

 

지금 한국의 문화예술은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재생을 고민해야 한다고 해요. 상실되거나 손상된 부분, 끊어진 맥락을 재발굴하고 재조명해서 다시 자라나게 만들어야 한다고요. 그래서 저자는 문화기획사 (주)두루미를 통해 재생사업에 주력해요. 지난 세기 검열되고 잊혀졌던 사상가들의 이야기를 문고판으로 엮고,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서점 풀무질을 인수했어요. 35년이라는 세월을 가진 책방이 사라질 위기에서 저자로 인해 다시 맥을 이어가게 된거죠.

 

"이제 그만 좀 생산하고, 그만 좀 짓고, 그만 좀 소비하고, 그만 좀 부수자. 그냥 맥이 좀 흐르게 내버려두어야 맥락이 생기고, 문화예술이 다채로워진다. 맥을 잇자!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이라도 철저히 재생적인 문화가 지속가능한 창조의 토대를 마련해줄 것이다." (P. 148)

 

2012년 피터 싱어의 <동물 해방>을 읽고 채식을 시작했다는 저자. 친구에게 그 책을 선물했고, 5년 뒤 그 친구는 '동물해방물결'이라는 단체를 설립했어요. 동물해방물결의 메시지를 요약하면 "비건이 되어라!"라고 해요. 비건이 된다는 것은 비인간 동물을 착취, 학대, 살상하는 모든 제품을 불매한다는 것이래요. 그레타 툰베리의 외침을 인용해 채식은 생존의 문제이고, 기후 위기에 맞서 인간 종을 보전하기 위한 투쟁 방식이라고 이야기해요.

 

"희망을 품어본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우리 삶이 크게 바뀌었다. 기후재난도 각성만 하면 바뀔 수 있다. 불가능해 보이는 혁명적 변화를 이룰 수 있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재생에너지로 바꾸고, 비행기를 멈추고, 석유 차를 없애고, 채식을 해야 한다. 코로나 이상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을 기성세대가 결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청년과 청소년이 나서야 한다. 당사자인 우리가 엄마, 아빠, 이모, 삼촌들을 불편하게 해야 한다. 10년간의 싸움이 이후 100년, 어쩌면 1000년을 좌지우지할 것이다." (P. 193)

 

휘뚜루마뚜루 자유롭게 사는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유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인간의 역사는 자유를 찾아 투쟁했고 아직 불완전하지만, 어느 정도는 이뤄졌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존재들의 자유는 어떨까요. '자유'라는 단어에 인간만 연결해서 생각했어요. 이 세상을 이루고 있는 모든 존재 또한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을 텐데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어요. 나름 푸른 지구를 꿈꾸고, 동물의 처우에 관심이 있다고 여겼는데 아주 얕게만 핥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동물원, 수족관의 동물들을 보면서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있지만 한편으론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어쩔 수 없나 이런 생각을 하고... 축산업이 탄소배출의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기는 먹어줘야 기운이 난다면서 때가 되면 한 번씩 고기를 찾고 있어요. 달걀은 워낙 좋아해서 집에 항상 있고... 동물 처우를 개선한 고기, 달걀 등을 먹으면서 나름 뿌듯해하고 있었는데,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네요.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어떤 것이 지구를 위하는지 알긴 하겠는데 채식을 할수 있을까 잘 모르겠어요. 여러 생각이 충돌하는 것 같아 아직 제대로 된 결론을 내리지 못하겠지만, 젊은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조금씩 줄이기라도 해야겠어요.

제 인생이라는 길은 어떤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지 삶의 중간중간 충분한 성찰을 하고 있는지도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급하게 가려다 많은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떤 것이 제 삶에서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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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온몸으로 자유를 기록하라 평점10점 | w*****e | 2020.12.27 리뷰제목
해방촌의채식주의자"온몸으로 밀고나가는 것이다." 온몸으로 쓴다는 김수영의 온몸시학이 떠올랐다. 이 책의 저자는 시인도 아니고 문학가도 아니지만 온몸으로 밀고나가는 기록이 이 책에 있기 때문이다. 부제는 '휘뚜루마뚜루 자유롭게 산다는 것'이지만 그 자유가 방종이나 태만이 아니라 온몸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이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저자에 대한 소개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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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의채식주의자

"온몸으로 밀고나가는 것이다."
온몸으로 쓴다는 김수영의 온몸시학이 떠올랐다. 이 책의 저자는 시인도 아니고 문학가도 아니지만 온몸으로 밀고나가는 기록이 이 책에 있기 때문이다. 부제는 '휘뚜루마뚜루 자유롭게 산다는 것'이지만 그 자유가 방종이나 태만이 아니라 온몸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이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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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대한 소개는 다음과 같다.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다트머스대학교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를 전공한 저자는 컬럼비아 로스쿨에 합격, 한때 국제변호사를 꿈꾸었다. 하지만 로스쿨에 입학하지 않고 현재 해방촌에 살며 낮에는 풀무질에서 글을 쓰고, 밤에는 로큰롤을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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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고, 다트머스맨, 옥스퍼드, 로스쿨합격, 해방촌, 비건, 풀무질 서점, 두루미 출판사, 밴드 보컬...하나로 설명하기 어려운 조합이다. 한 청년의 삶에서 이토록 다채롭기 그지없는 난해함을 발견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마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하더라도 개연성 없음을 문제 삼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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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의 학창시절을 비롯해 청년으로서의 삶과 사유를 주로 다루고 있다. 그는 어린시절부터 총명했으며 학업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유능했다. 그러나 그는 공부에 매진하면서도 자신이 속한 사회의 아이러니를 포착한다. 그는 아이러니에 대해 쓰기 위해 이를 관찰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완벽한 아이러니의 상황에 있었고 치열하게 분투했기에 자신의 기록을 쓴다. 그러면 독자는 그가 경험한 아이러니를 공감하고 때때로 존경심마저 느끼는 것이다. 그는 이처럼 아이러니의 포착으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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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트머스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지만, 다트머스는 분명 나를 크게 바꾸었다. 꾸준히 스스로 묻게 만들어준 다트머스의 목소리들에게 나는 깊이 감사하다.” 민사고가 민족과 국가라는 고민을 내 가슴 깊이 심었다면, 다트머스는 정체성 정치와 소수자 해방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난생처음 철저한 경계인으로 살았던 3년이었다."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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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박식함은 예상한 바 있으나 이론이나 텍스트에 흠뻑젖어 자신의 사유를 심화시키는 모습은 진정성을 넘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대상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유하고 스스로를 성찰하는 진실함 문장은 활력이 넘친다. 그는 '자유로워라'와 같이, 당위나 문장이 아닌 자유 그 자체를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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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와 부유의 차이는 크다. 전자는 구조해주는 것이 맞지만 후자는 내버려두는 것이 좋다. 부유세대는 침몰하지 않는한 끝없이 떠다닌다.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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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인 해방촌의 채식주의자가 전범선이라는 사람을 완벽히 설명할 수는 없다. 어찌보면 그는 평범한 명사만으로는 전달할 수 없는 독창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채식주의자'에 방점을 찍있기에 채식주의자, 비건에 대해서 이어 말하고 싶다. 채식은 건강이나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 공동체의 일원으로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온난화의 재앙을 앞으로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이미 시작됐으며 비관적이지만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 아닌가 우려가 든다. 그레타 툰베리는 단순히 화제의 인물이 아니다. 그 목소리를 경청해야 했다.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 선택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비건의 논의에서 저자가 자주 언급하는 것이 피터싱어의 동물해방이다. 인간 중심에서 동물, 생명 그리고 생태로까지 윤리적 고려의 범위가 확대되어 왔다. 이런 고무적인 방향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우리가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윤리적고려 대상을 설정할 위치에 있는가. 이미 우리에게는 환경 앞에서의 오만에 대한 책임을 감당해야하는 시점이 닥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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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강력한 목소리에 힘입어 나도 독자로서 나의 생각을 잠시 적어보았다. 이 책은 저자의 자유로움을 향한 독창적인 시도들과 그 궤적을 담고 있으며 그의 생각의 지도들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을 열어준다. 그런데 이 청년에게는 예상을 넘어서는 광폭의 활동들이 여전히 이어질 것이다. 그 행보를 뜨겁게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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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해방촌의 채식주의자(전범선)-한겨레출판 평점10점 | g*******9 | 2020.12.26 리뷰제목
'자유'라는 단어를 들으면 사람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나는 '자유'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는데 그 이미지란 대체로 이렇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탈옥에 성공한 주인공이 미친듯이 쏟아져내리는 비를 맞으며 자유를 만끽하거나 스코틀랜드 독립을 위해 싸운 주인공이 사형당하기 직전 간절하게 '프리덤'을 외치는 모습. 이 책이 그런 영화들의 한 장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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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라는 단어를 들으면 사람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나는 '자유'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는데 그 이미지란 대체로 이렇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탈옥에 성공한 주인공이 미친듯이 쏟아져내리는 비를 맞으며 자유를 만끽하거나 스코틀랜드 독립을 위해 싸운 주인공이 사형당하기 직전 간절하게 '프리덤'을 외치는 모습.

이 책이 그런 영화들의 한 장면처럼 극적으로 자유를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그보다는 역사를 연구를 하는 것처럼 과거를 차근차근 더듬어 기원을 탐색하고 거기서 파생된 결과물들을 말한다. 자기 자신을 탐색하며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신이 진짜 원하는 일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자아성찰적 이야기는 어떤 면에서는 그 어떤 영화보다도 치열하기까지 하다.


민족사관고등학교 - 미국 다트머스 대학교 - 영국 옥스퍼드 대학원. 거기에 컬럼비아 로스쿨 합격까지. 엘리트 사회와 계급에 가뿐히 합류하고도 남을 화려한 이력이지만 전범선은 그 모든 걸 뒤로 하고 기타를 잡고 노래를 한다. 그뿐인가. 그는 폐점 위기인 책방 '풀무질'을 인수하고 출판사 '두루미'를 세워 독립서점을 운영한다. 종차별주의 타파를 주장하며 동물 보호에 앞장서고 채식주의자로서의 삶을 살며 그와 같이 채식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사찰음식점을 세우기도 한다. 그는 이 모든 것이 바로 자유를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불안정한 생활일지라도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고 싶어서라고.

울타리를 확장하는 일은 결국 공감의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내가 미국 흑인이나 동성애자나 여성이 될 수는 없지만, 그들이 겪는 차별과 배제를 들여다봄으로써 나와 그들이 결국 한 집단의 일원이라는 진리를 상기했다. 인류라는 집단, 인간이라는 정체성 말고 나머지는 디테일일 뿐이다.

p.55~56

그는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유를 추구하는 자신의 태도가 과거에서 왔다고 말한다. 민사고에서는 한국 사회에 팽배한 경쟁주의와 집단주의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미국에서는 경계인으로서 살며 소수자를 인식하고, 영국에서 치열하게 공부하고 토론하며 자신의 뿌리를 찾았다고. 경게인으로 살며 주류로서 가지고 있던 편견을 벗어던지고 내외부적으로 자유로워진 그의 관심이 소수자와 타인의 자유로 옮겨가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자유는 무한한 게 아니라, 타자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을 만큼만 허용한다는 것이 자유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그렇다면 내게는 아무런 책임이 없을까? ... 나의 자유가 소중하다면 타자의 자유도 소중하고, 그렇다면 그들의 해방도 중요하다.

p.73

그는 자신의 자유를 찾으면서도 결코 자기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자유를 주장하지 않는다. 자유과 해방의 관계를 모색하고 자신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만큼 타자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고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가 논문 주제로 썼던, 사상과 행동이 일치된 삶을 살았던 급진적인 사상가 토마스 페인처럼.

그가 그 중에서도 가장 무겁게 다루고 중점을 둔 건 동물해방 문제다. 여성이나, 성소수자와 같은 사회적 소수자들은 서로 뭉치고 연대하며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비인간인 동물들을 그러지 못한다는 게 그 이유다. 실제로 동물들은 대량소비를 조장하고 그것이 인류가 누릴 수 있는 커다란 축복인 것처럼 여기는 사람들 때문에 대량으로 사육당하고 무자비하게 살상된다. 그는 자신의 자유를 위해서 동물해방운동에 기꺼이 뛰어든다.

자신과 타자의 자유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성찰하며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그의 모습이 현재 더 인상 깊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초부터 이어진 코로나로 인해 우리는 개인과 개인, 개인과 동물, 그리고 세계와 자연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전염병과 그로 인해 일어난 여러 사회 현상들은 우리가 더 이상 이기적으로 주류의 자유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걸 여실히 알려주었다. 해방촌에 살며 낮에는 서점을 운영하고 글을 쓰며 밤에는 기타를 튕기며 노래를 하고 곡작업을 하고, 동물해방운동에 앞장서는 그는 그 누구보다도 자유를 추구하는 자유주의자다.

나는 자유롭고 싶었다. 그냥 눈치 좀 안 보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었다.

p.25

※위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의견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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