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 칸타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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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 칸타빌레

‘가다’ 없는 청년의 ‘간지’ 폭발 노가다 판 이야기

리뷰 총점 9.1 (3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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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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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노가다 칸타빌레] 노가다판을 빠삭하게, 그것을 알려주마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m*****1 | 2021.04.03 리뷰제목
[국어사전] 노가다 ([일본어]dokata[土方]) 1. 행동과 성질이 거칠고 불량한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2. → 막일. 3. → 막일꾼.   [국어사전] 막일 [망닐] 1. 이것저것 가리지 아니하고 닥치는 대로 하는 노동. 2. 중요하지 아니한 허드렛일.   (21쪽)     위와 같은 이유로 책은 그대로 ‘노가다’라는 이름을 달고 출간되었다. 설명하자면, 일본어 노가다는 일본
리뷰제목

[국어사전]

노가다 ([일본어]dokata[土方])

1. 행동과 성질이 거칠고 불량한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2. → 막일.

3. → 막일꾼.

 

[국어사전]

막일 [망닐]

1. 이것저것 가리지 아니하고 닥치는 대로 하는 노동.

2. 중요하지 아니한 허드렛일.

 

(21)

 

  위와 같은 이유로 책은 그대로 노가다라는 이름을 달고 출간되었다. 설명하자면, 일본어 노가다는 일본어 잔재로 잘못된 낱말이니깐, ‘막일이나 막일꾼을 써야 하는데 사전에 따르면 저자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하는 노동자이거나,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이고 그래서 멸시가 가득 담긴 단어이기에 차라리 노가다, 노가다꾼을 더 고집하겠다는 저자다. 저자는 노가다꾼이다. 노가다판에 뛰어들기 전에는 기자였고 글 쓰는 직업이었다. 이혼을 겪으며 다시금 자신을 되돌아보고 현실도피와 글쟁이로 살았던 삶의 반작용처럼 몸 쓰는 노가다판으로 뛰어들었다.

 

노가다와 그 판에 뛰어든 이유를 시작으로 책은 시작된다. 시작은 인력사무소부터다. 나 또한 제대 후 몇 번 다닌 적 있다. 연결되어 세차장에 며칠 일했었다. 기술도, 돈도, 인맥도 없는 그저 몸 하나 팔기 위해 새벽에 찾는 곳이다. 그곳 사장의 인맥으로 연결된 노동 현장. 일당의 10%는 소개비로 떼는 곳. 2020년 기준 잡부 일당 13만 원이니 13000원이다. 꽤 크다.

 

젊은 친구가 열심히 하는구먼! 내일부터 괜히 똥 떼지 말고 바로 현장으로 나와!”

 

직선 탄다는 것인데 1만 원 남짓한 돈 욕심에 직선을 타게 되면 한두 번은 모른 척하지만 반복되면 퇴출당한다. 현대판 장돌뱅이 신세. 노가다판이라고 뭐 특별한 거 없다는 저자다. 열심히 하면 인정받고 욕심내면 몸 고생하는 곳. 현장에서는 인력소를 통해 일 나온 사람을 용역이라고 부르는데 크게 기대도 하지 않거니와, 용역 입장에서도 현장이 본인의 삶과는 무관한 남일이기 때문에 적당히 설렁설렁이 기본 마인드라는데 아주 현실적이다. 저자는 건장한 체구에 뭐든 열심히 해버리는 성격이다. 눈에 띄고 인정받는다. 그렇게 저자의 노가다 입문이 시작된다.

 

책은 용역을 시작으로 잡부를 거쳐 기술공(형틀목수)이 된 저자의 노가다판 입문 기록지라 할 수 있다. 위에 첫 시작인 인력사무소를 조금 구체적으로 책 내용을 소개했는데 이것은 극히 시작에 불과하다. 잡부로 이어지는 뒤부터는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고 디테일하고 다이나믹하고 인간적이고 웃프다. 옷입는 요령부터 각종 공구와 기계들, 잡부와 기공의 차이, 기공에서 형틀목수와 철근공의 차이, 비계공, 핀아줌마, 못아줌마, 함바집, 철근콘크리트구조물을 짓는 살아있는 설명들, 지게차 운임료,  불법하도급, 오야지, 직고용 노조 노가다꾼 등 그대로 건설현장 노가다판의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책을 읽고, 노가다노가다라 부르는 그곳의 현장이 그대로 밑그림이 그려질 정도다. 이렇게 노가다판을 재밌는 얘기로 그릴 수 있는 저자가 또 있을까. 저자는 글 쓰는 사람이었다. 물론 지금도 노가다일을 마치면 밤늦게까지 글을 쓰는 저자다. 그래서 이런 책이 나올 수 있다. 책상에 앉아 자료 조사로, 인터뷰로는 이런 노가다판 책을 낼 수 없다. 살아있는 책이다. 이 나라에 귀한 노가다판 입문서다. 왜? 글 쓰는 노가다꾼은 드물고 귀한 게 사실이니깐.

 

우리는 책을 통해 나와 다른 사람의 직업과 그의 이야기에 격한 공감을 한다. 책을 통해 알기를 원하고 또 찾기도 한다. 인간 본성의 지적 호기심이요, 공감의 발로요, 동정심의 표출인 거다. 많지 않은 노가다꾼의 한해 사망사고율이 비상식적으로 높은 것에 격한 동정심이 일게 되고(2017년 기준 전체 노동자의 16.4% 비율의 건설노동자가 사망사고율은 무려 52.5%), 일부지만 이제 국가공휴일에는 쉬면서 일당 받게 된 노가다꾼(직고용)이 생긴 것에 미소가 인다. 노가다를 하며 글을 쓰고 건설노조 활동에 열심인 저자를 응원한다. 더불어 일과를 마치면 어렵겠지만, 이같이 노가다를 직업으로 가진 사람일수록 꾸준히 책과 언론과 미디어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책상에서 일하는 사람이 국어사전의 막일의 설명처럼 여기지 않도록. 그들의 조직적인 힘이 더 커지기를...... 노가다는 충분히 매력적인 직업이다. 특히 철근공이 좋아보인다. ㅋㅋㅋ

 

 

이야 노가다판을 빠삭하게 그릴 수 있는 책이닷!”

아내에게 이렇게 책 자랑을 했다.

아내는,

우리 집이나 먼저 빠삭하게 파악 좀 하시지~”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1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3 댓글 2
종이책 구매 전·현직 노가다 노동자들께 추천. 평점6점 | l****h | 2021.03.30 리뷰제목
“야! 김기사, 나 따라다녀~”    오전 내내 수십 미터 상공에서 곤돌라를 타고 용접을 하고 산소 질을 하고 내려오니, 어김없이 목수 사장님이 한마디 한다. 주차타워 설치작업이 워낙 위험하고 자재 자체가 크다 보니 현장에서 일하는 다른 노가다 아저씨들에게는 호기심 거리였다. 참도 안 먹고 오전 내내 공중에서 고생이 많다며, 레쓰비 캔커피를 건네주기도 했다. 돌아가신 아버
리뷰제목

! 김기사, 나 따라다녀~”

 

 오전 내내 수십 미터 상공에서 곤돌라를 타고 용접을 하고 산소 질을 하고 내려오니, 어김없이 목수 사장님이 한마디 한다. 주차타워 설치작업이 워낙 위험하고 자재 자체가 크다 보니 현장에서 일하는 다른 노가다 아저씨들에게는 호기심 거리였다. 참도 안 먹고 오전 내내 공중에서 고생이 많다며, 레쓰비 캔커피를 건네주기도 했다. 돌아가신 아버지 연배쯤 되는 목수 사장님은 특히, 내게 관심이 많았다.

젊은 나이에 기술 배우면 좋아, 좋지. 잘 생각했어.”

근데, 이거 너무 위험해. 목수일 배워~ 우리가 뭐 곤돌라를 타기를 하나~ 빔을 타기를 하나~ 못질하면 끝이야.~”

김기사 지금 배워서 10년만 지나 봐, 제일 젊은 오야지 되는 거야~ 잘 생각해봐~”

아직도 퇴근 안 해? 으이구, 소장새끼가 악덕이구만. 고생해~”

 

 처음엔 관심이 부담스럽고 귀찮았다. 매일 말을 걸고 관심을 가져주니, 하루걸러 목수 사장님이 안 보이면 궁금해 졌다. 새카맣게 그을린 얼굴, 작은 키에 다부진 체격, 장정 수십 명을 한마디 호통으로 긴장시키는 카리스마. 여튼, 내게는 참 잘 해주셨다.

 목수 사장님과 겹쳐 일한 기간이 대략 보름 정도. 모든 공정이 끝나고 인사를 하시고는 본인의 BMW7시리즈 트렁크를 멋지게 열었다. 작업복을 갈아입고선 다시 우리 작업장으로 오셨다.

진짜, 목수일 배워볼 생각 없어?”

우물거리는 내게 무심한 듯, 명함을 주고 BMW7 시리즈는 떠났다.

 주차타워 설치일을 생각보다 빨리 그만두지 않았다면, 나는 목수 사장님께 전화했을 것이다. 210개월 전국의 노가다판을 돌아다니며 만난 노가다꾼들 중 가장 젠틀하고, 멋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노가다꾼들은 기본적으로 화가 많다. 별거 아닌 일에도 불같이 화를 내곤 한다. 무언가 모르거나 못하면, 한마디로 어버버하고 있으면 쌍욕부터 날아온다.” (p.49)

 

 쌍욕, 참 많이 먹었다. 책상에 앉아 있는 일만 하다가, 정년 넘어서도 일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했다. 답은 기술밖에 없었다. 대학 때 3개월 정도 지하철 공사판 철근 보조공으로 일해 본 게 기술직(?) 경험은 전부였다. 잘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도전해 보고 싶었다. 당시 가장 월급을 많이 주는 곳이 기계식주차장(주차타워) 설치직이었다. 월급을 많이 주는 곳이 많이 힘든 곳이라는 걸 일을 시작하고 이틀 만에 알았다. 6개월까지는 온몸이 아팠다. 30년 동안 안 써본 근육들이 놀라, 적응하는데 걸린 기간이다. 30년 동안 들어본 적 없던 고밀도의 쌍욕도 6개월 정도 먹으니 적응되었다.

 노가다꾼들은 화가 많을 수밖에 없다. 현장은 전쟁터니까. ~무 시끄럽다. 2, 30년 되신 노가다꾼들은 대게 가는귀가 먹었다. ‘너무 소리 지르는 거 아니야?’싶을 정도로 소리쳐야 겨우 듣는다.

 노가다 현장 용어가 거의 일본 용어다. 정확히 말해, 일본어가 이상하게 변형된 것들이 많다. 책에서 재미있게 묘사되고 설명된다. 처음에 가면 당연히 모른다. , 저기 바라시 해~! 뭐래는 건지 알 수 없다. 욕을 먹으며 용어를 배운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노가다 칸타빌레연재를 딴지일보에서 접했다. 한 번씩 올라올 때마다 재미있게 읽었다. 40년 넘게 살면서 노가다 현장 경험을 해본 건 3년 정도가 전부지만, 참 많은 일을 겪었다. 그래서, 작가의 글에 공감하고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망치로 자기 손 때려보았는가.”

~무 아픈데 누굴 탓할 수도, 원망할 수도 없는 순도 100퍼센트 내 잘못이라, 화풀이할 곳이 없다는 사실 탓에 더 아픈 기분에 사로잡혀야 하는 고통이랄까.” (p.137)

 

 때려봤다. 많이.

 빔에 매달려 볼트를 체결하고 용접을 하고 산소질을 하다 보면 자세가 안 나온다. 안정된 자세가 아닌 채로 망치질을 하니 내 손 때리기 일쑤였다. 진짜 탓할 수도, 원망할 수도 없는 기분 잘 안다. 더군다나 나는 고공 작업을 하는 중이니, 아프다고 내려올 수도 없었다. 일단, 하던 작업을 마무리하고 장갑을 벗어 상처를 확인해야 했다.

 사장이 용접한다고 잡으라고 해서 잡았더니 내 손 위로 용접 불똥이 우수수 떨어졌다. 양쪽 손등에 아직 화상 자국이 선명하다. 거길 잡고 있으면 어떻게 하냐고 욕먹었다. 다치고 욕먹고. 1년쯤 지나 기공이 되고 나서 조공과 같이 용접을 할 때면, 꼭 내 상처를 보여줬다이렇게 되기 싫으면 내가 말하는 위치를 잡으라고. 나도 말해주고 잡으라고 했으면 안 다쳤을 텐데, 썩을 사장 놈.

    

 

땀 뻘뻘 흘리며 종일 몸을 쓰다 보면 어느 순간 무념무상에 든다. 그런 날, 땀으로 흠뻑 젖은 몸을 씻고 침대에 누우면 뭐랄까. 침대에서 5센티미터쯤 둥둥 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가볍고 산뜻하고 유쾌해지는 기분이랄까.” (p.165)

 

 이런 적도 있다. 두 개 현장이 겹쳐져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공기를 맞추기 위해 야간작업까지 해야 했다. 자재가 크고 다루는 공구도 무거워 쉬면서 하지 않으면 효율이 떨어진다. 하지만, 효율 따위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하루종일 일하고 나니, 저녁밥도 일에 안 들어갔다. 일부러 술만 먹고 씻었다. 화려하게(?) 장식된 모텔방 천장을 보고 누워 있는데, 유체이탈이 되는 것 같았다. 몸이 붕 뜨면서 머리가 개운해지고 완전한 잠의 세계로 빠져들기 직전의 기분. 물론, 다음 날 아침 일어나는 건 너무 힘들었지만.

    

 

선입견 품고 바라봐서도 안 될 일이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고상하게 볼 필요도 없다. 그냥,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아저씨들의 평범한 밥벌이 현장이다.” (p.305)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나의 노가다 경험이 그대로 투영되었던 영향이 크다. 일했던 현장, 목수 사장님, 매일 만진 철제 빔과 공구들, 노가다 현장의 소음과 먼지, 가득한 쌍욕들과 노가다 용어들.

 선입견은 많이 사라진 듯하다. 노가다가 돈이 된다는 건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다만, 힘든 일이라 많은 사람이 할 수 없을 뿐이다. 주변에 노가다를 하며 나보다 3배 넘는 월급을 버는 사람도 있다. 아무도 선입견으로 그 사람을 보지 않는다. 그저 나와 다른 밥벌이 현장에서 살아가는 보통 아저씨일 뿐이다.

 가끔 생각난다. 내게 명함을 쥐어주던 목수 사장님.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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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피,땀,눈물나는 순수 노동에세이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u*******9 | 2021.04.09 리뷰제목
노가다 칸타빌레라니.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더니 글 또한 상상하고 기대했던대로여서 무척 유익한 독서였다.기자 생활을 거쳐 출판 쪽 일을 하며 글로 밥벌이를 했던 사람이어서인지 각각의 이야기가 매끄럽게 연결되고 표현력도 훌륭해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한 만큼을 보수로 받는 노가다 일을 하며 회사원이던 시절 얻었던 불면증과 우울증으로부터 해방되었다
리뷰제목
노가다 칸타빌레라니.
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더니 글 또한 상상하고 기대했던대로여서 무척 유익한 독서였다.
기자 생활을 거쳐 출판 쪽 일을 하며 글로 밥벌이를 했던 사람이어서인지 각각의 이야기가 매끄럽게 연결되고 표현력도 훌륭해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한 만큼을 보수로 받는 노가다 일을 하며 회사원이던 시절 얻었던 불면증과 우울증으로부터 해방되었다는 저자는 비록 '가다없는' 일이지만 또래 세대에게 주저없이 노가다를 권한다.
평범한 회사원보다 보수도 좋을 뿐더러 열심히 한 만큼 성취감을 맛볼 수 있으며,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사람 저 사람 편가르기 하며 피곤하게 정치질을 해야 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저자는 격렬한 노동 후에 맞는 진공상태를 통해 오직 나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을 추가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재 한국의 건설현장에서 저자와 같은 젊은 나이의 노가다꾼은 외국인 노동자들뿐, 내국인은 찾아보기가 매우 힘들다고 한다.
더럽고 힘들고 떠도는 일이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아무래도 막노동이라는 인식에서 오는 편견이 가장 큰 진입장벽이 아닐까 싶다.
물론 잡부라고 해서 사전적 의미 그대로 막일을 하는 노가다꾼도 있지만 우리가 사는 건물들이 아무렇게나 마구잡이로 콘크리트만 부어서 올린 게 아닌 만큼 노가다판에도 엄연히 규율과 체계가 있고 그것들에 의해 조직화되어 움직이는 '꾼'들이 있다.
책에서도 자세히 다루어지지만 철근공,비계공,미장공,지게차(기사),곰방꾼,해체&정리꾼 그리고 저자가 선택한 기술직인 형틀목수가 바로 그들이다.
책에 쓰여진 이야기들 중에서 이 기술직들 각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놓은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다.
특히 건축에서 가장 첫번째 공정을 담당하기에 평생 지붕밑에서 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나까지도 철근공에 대한 경외감이 샘솟을 정도였다.
건설현장이라고 할 때 막연히 떠올렸던 까맣게 탄 피부, 땀에 절은 옷, 거친 말을 주고 받으며 힘을 쓰는 이미지가 곧 실제 철근공들의 모습이기도 했는데 이 책을 읽기 전과 후에 드는 느낌은 전혀 달랐다.
'진짜 남자들'이 하는 일이구나 싶었달까.
하지만 내가 여자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강도 높은 육체노동을 오랫동안 하는 것은 선뜻 권하지 못할 것 같다.
젊은 세대가 짧게 종잣돈 마련을 위해 3~4년 정도 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하긴, 그렇게 된다면 가뜩이나 부족한 내국인 기술자가 턱없이 부족해지겠지.
저자는 언젠가 노가다에 뛰어들려고 하는 초짜들을 위한 다방면의 조언을 담은 노가다 입문서를 낼지도 모른다고 한다.
지금도 노가다 현장에서 형틀목수로 일하며 배우고 경험한 일들을 열심히 기록하고 있다고 하는데 내가 봤을 때 초짜를 위한 입문서 역할은 이 책으로도 충분한 것 같다.
그래서 다음에 책을 낸다면 거기엔 이 책에서 마저 하지 못한 건설노조 라든가 외국인 노동자 임금체불, 함바집 운영권 관련문제 등과 같은 노가다판의 어두운 실상을 조명하는 내용이 더 담겼으면 좋겠다.

책을 덮으면서 작년에 개봉했던 영화 <작은 아씨들>에서 막내 에이미와 조가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다.

조 : 뭘 쓰고 있는데 썩 좋진 않아. 우리 인생 얘기야.
에이미 : 그래서?
조 : 가족들이 티격태격하고 웃고 떠드는 이야기를 누가 읽겠어? 중요할 것도 없는 얘기잖아.
에이미 : 그런 글들을 안쓰니까 안중요해 보이는 거지.
조 : 글은 중요성을 반영하지 부여하진 않아.
에이미 : 내 생각은 달라. 계속 써야 더 중요해지는 거야.

앞서 언급했던 다음 책에 대한 기대사항은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바람일 뿐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이 책의 후속편이 머지 않은 시일 내에 꼭 나왔으면 좋겠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0
종이책 노가다 칸타빌레 평점8점 | e*******7 | 2021.04.08 리뷰제목
'노가다 칸타빌레' 건설현장에서의 일을 책으로 본건 처음이다. '노다메 칸타빌레'라는 만화제목이 떠올라서 '노가다 칸타빌레' 하니 보고싶다는 맘이 들었다. 서평단 선정으로 보게 되었다. 감사합니다^^     노가다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다. 솔직히...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구나 정도 였는데 이책을 보니 우와 달라보인다. 여러 공정에 각기 다른 기술을 가진  기공
리뷰제목

'노가다 칸타빌레'

건설현장에서의 일을 책으로 본건 처음이다.

'노다메 칸타빌레'라는 만화제목이 떠올라서 '노가다 칸타빌레' 하니 보고싶다는 맘이 들었다.

서평단 선정으로 보게 되었다. 감사합니다^^

 


 

노가다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다.

솔직히...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구나 정도 였는데 이책을 보니 우와 달라보인다.

여러 공정에 각기 다른 기술을 가진  기공들의 등장... 감탄사도 절로 나오지만.. 멋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냥 힘든 노동만하는 일이 아니라는 걸 새삼 느끼다니... 어찌 보면 당연한데 말이다.

건물하나 지으려면 온갖 기술과 노동이 필요한데 깊게 본적 없어서 인지 뚝딱하면 

건물이 지어져 나온다 여겼다니 웃기다... 너무 몰랐다.

글쓰는 노가다 꾼 작가님 덕분에 새롭게 보는 눈이 생겼다.

 


 

인력사무소를 통해 현장에 투입이 되었다고 한다.

완전 초짜가 노가다 현장으로... 안전화도 준비 않고.. 

한국말인데 무슨말인지 못알아 듣는 상황의 연속. 그리고 말마다 섞여 있는 욕.

책으로 보는 나도 무슨말인지 통 ..... ㅎㅎ 집에서 쓰는 연장과는 또 다른 도구들.. 이름도 어렵다.

그렇다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사람도 드물고... 거친 세상에 들어간듯~

 


 

투바이 못 좀 죽이라니.... 못을 죽이라... 짐작하기는 어디다 박으라는 얘긴가는 했다.

근데 투바이가 뭔지를 몰라서도 못했을것 같기는 하다.. 이책을 보다보면 재미난 용어들이 

많이 나온다..

근데 진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분에게 물어보면 다 안다.... 신기했다. 완전 신세계

(나라시, 기리바리, 야리끼리, ... ㅎㅎㅎㅎ 뭔 말이래) 

p.42
새벽 5시에 일어나 오후 5시까지 먼지 먹으며 살 생각이면 지금이라도 기술 배우라고, 장기적으로 봐도 그게 훨씬 낫다면서.
 실제로 '스카우트' 제의 많이 받았다. (자랑이다) 젊은 놈이 하루도 안 거르고 꾸준히 나오니까 예뻐 보였나 보다. 어느 날은 나를 두고서 목수반장과 철근 반장이 김칫국부터 마신 적도 있었다. 난 떡줄 생각도 없는데.

 

기술을 배우면 일당이 확 달라진단다. 잡부는 이러나 저러나 일당 13만원.

기공은 20만원에서 25만원까지도 받는다고 한다.

나라도 기공이 하고 싶을 거 같다. 이왕 일하는거 기술을 배워서 쎈 일당을 받는다면 ^^

 

이 책엔 노가다의 모든것이 담긴거 같다. (일해 본적은 없으나)

중간중간 노가다 현장에서의 기싸움, 자재를 사수하려는 힘 겨루기(?)

그리고 본청에 하청에 또 다른 하청등 들어본듯한 용어들이 쫙 나오고

이런 것들의 문제점도 지적을 해놨다.

마냥 지루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글을 진짜 잘 쓰셨다. 작가님이시니 당연하지만

웃음나는 대목들이 종종있고. 

노가다하면서도 인생을 즐길줄 아는 그 여유로움이 느껴져서 부럽기도 하는 부분도 있다.

비오는날 , 일을 쉬는날 홍이스튜디오에  출근한다는 부분.. 커피를 내리고 재즈음악을 들으면서... 낭만을 

 

송 작가님은 여러 기공들의 스카우트 제의에도 심장뛰는 기술을 찾았단다.

난 철근이 완전 쉽다 생각되었는데 어렵지도 않고 그리 위험해 보이지도 않고... 지루할지는 모르지만 좀 편하지 않을까..하하하하 

근데 이분은 형틀목수를 선택했단다.... 

어렵다... 형틀목수... 음 이건 형틀=거푸집 형틀을 만드는 목수, 외장목수란다.

거푸집은 들어봤다. 시멘트 부을때 빙 둘러 있던 그것, 나무판이랑 쇠가 붙어 있던... ㅎ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기 위한 거푸집을 제작하는 사람 p.221

 

이 기공은 무거운거 들고 나르고 잡고 망치로 두드리고 해야 하는 작업이라 손목이 엄청나게 아프다고 했다.
어떤날은 젓가락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리기도하고, 숟가락을 집을수도 없게 손목이 아프기도 하고 ,,, 쉬고 치료받고 또 다시 현장으로 간다고 한다. 
이런 고통이 있는 일인데도 재미있다고 얘기한다는게 보통사람은 아닌듯. 멋짐 뿜뿜
 

 

p.244

어쨌든 내가 만든 공간이 누군가에겐 물리적 공간 그 이상의 의미일 거라고 상상한다.
집이 아닌 마음을 선물한다고, 그렇게 생각하며 망치질을 뚝딱뚝딱 하다 보면 흐믓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

어쩐지 근사하게 느껴져서, 그 어떤 직업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값진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그렇구나, 내가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구나,'하고 자각하게 되어 미소가 절로 나오는 것 같다. 내가 형틀목수로 살아가는 이유다.

 

땀흘리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멋져보인다.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지져분한 모습으로 나오는 사람들을 다르게 볼 듯 싶다. 진짜 꼭 필요한 분들임에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노가다 칸타빌레' 글쓰는 송주홍 형틀목수님 덕분에 건설현장의 사람들이 달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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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책] 노가다 칸타빌레 _ 송주홍 평점7점 | b*******h | 2022.01.05 리뷰제목
내가 읽기 이전에 J가 먼저 이 책을 읽었다. 쓰고 보니 먼저라는 말은 좀 이상하다. J와 함께 독립서점을 찾았을 때 J는 이 책을 읽고 싶다고 하며 뽑아 들고 자리에 앉아 책을 읽었다. 그리고 다 읽지 못했기에 그 책을 사서 나왔다. 그는 그 책을 읽으며 내게 자주 물었다. 삿보도가 뭔지 알아? 오함마가 뭔지 알아? 반생이가 뭔지 알아?... 아니 여보 내가 동바리라고 알려줬는데
리뷰제목

 

내가 읽기 이전에 J가 먼저 이 책을 읽었다. 쓰고 보니 먼저라는 말은 좀 이상하다. J와 함께 독립서점을 찾았을 때 J는 이 책을 읽고 싶다고 하며 뽑아 들고 자리에 앉아 책을 읽었다. 그리고 다 읽지 못했기에 그 책을 사서 나왔다. 그는 그 책을 읽으며 내게 자주 물었다. 삿보도가 뭔지 알아? 오함마가 뭔지 알아? 반생이가 뭔지 알아?... 아니 여보 내가 동바리라고 알려줬는데 그걸 삿보도라니... 그 책 뭐야 싶어서 뒤따라 읽게 된 것이었다.

 

 

전직 기자가 형틀 목수로 전향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고, 전체적으로 흥미롭게 읽었다.

노가다를 언젠가부터 고단하다, 노곤하다로 읽게 되었다. 고단한 삶을 끝마친 뒤에 찾아오는 노곤함이랄까. 하지만 그들의 삶을 나는 알 수 없다. 함께 현장에서 얼굴 보고 인사해도 우리는 각자의 일을 할 뿐이니까. 나는 그들의 삶에 깊숙이 관련되지 않으려 하니까. 하지만 나 역시 노가다판에서 일을 했었고, 앞으로도 향후 몇 년간은 할 것 같기에 이 책을 읽는 내내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었던 점은 분명하다.

 

 

 

 

 

2020년 어느 날의 일이었다. 점심을 먹으러 나가는데 앞서가던 두 사람을 보며 한 여성이 아이에게 “공부 안 하면 저 사람처럼 된다."라고 말을 했다고 한다. 뒤에 따라가던 우리는 듣지 못했다. 차장님은 그 말을 이미 진물 나도록 들었다고 하셨지만, 이후로 정확히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나가서 점심을 먹을 때면 가깝더라도 차를 타고 가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원청 소속이었지만 그들에게는 그것과 관계없이 더럽고 어렵고 힘든 일이었겠지.

 

그런데 불현듯, 건축과를 지원하겠다는 내 말에 아빠가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나는 니가, 더울 땐 시원한 데서 일하고 추울 땐 따뜻한 데서 일했으면 좋겠어.” 건축에는 여러 세부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말씀하셨겠지만, 건축이라는 것은 그런 이미지였다. 하지만 이렇든 저렇든 역시 듣는 입장에서는 유쾌하지 않음을 넘어 속이 쓰린 이야기다.

 

그렇지만, 나 역시 그들의 편에 서지 않을 수 없다. 갈팡질팡하다가 중간에 섰다가 결국 다시 기울어버리다가 다시 곧게 허리를 편다.

저 목공이에요, 저 철근공이에요, 저 타일공이에요, 저 석공이에요, 저 미장공이에요.

자신의 직업을 이야기했을 뿐인데, 사람들의 반응은 고작 아~ 노가다~? 하는 반응이다. 왜 노가다가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기가 힘들까.

나는 현장에서 있으면서 자주 어지러웠다. 노상방뇨는 기본이요, 마루를 깔아놨는데 내 공종이 아니라고 해서 마루에 침을 찍찍 뱉질 않나, 싱크대나 마루에 똥을 갈겨놓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 많다. 분명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은 것을 알면서도 보고 들을 때마다 알록달록한 프레임이 덧씌워지는 걸 막을 수는 없었다. 일부를 전체라고 일반화시켜서는 안 되겠지만, 전체의 일부라는 점은 틀린 것이 아니니까.

 

 

 

 

다른 부분들은 그렇게 읽어나갔다. 아는 부분은 아는 대로, 모르는 부분은 모르는 대로.

그러다가 변호하고 싶은, 변명하고 싶은, 화를 내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또 길게 써봐야 할 것 같다.

 

 

260. 노가다 판엔 ‘시어머니’ 같은 사람이 있다. 안 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사사건건 쫓아와서 잔소리하는 귀찮은 사람. 바로, 안전관리자다. 안전관리자는 원청에 속한 직원이다. 현장의 모든 안전을 책임진다. 현장 규모에 다라 다르긴 할 텐데, 보통 열 명 정도가 수시로 돌아다닌다.

1. 안전관리자는 시어머니가 아니라, 당신의 안전을 누구보다 바라는 사람이다.

2. 안전관리자는 원도급과 하도급의 기준이 좀 다르지만 공통으로 120억 이상이면 선임 대상 현장이다.

3. 현장 규모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겠지만 아파트 현장의 경우 원도급에서만 2-3명이면 적당하다.

10명이 돌아다니는 경우라면 발주처에서 내린 안전감시단이 포함되었을 경우다.

 

 

 

263. 이 모든 게 정말 눈 가리고 아웅이다. 나는, 내가 안전난간대 설치하면서도 이런 생각을 했다. 이런다고 떨어질 사람이 아 떨어질까? 말하자면 이런 안전 대책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까 싶었다. 물론, 그렇게라도 해야 하는 건 맞다. 그렇지만 보다 근본 원인 분석과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매번 절절히 느끼곤 했다. 좀 건방지게 얘기하자면 노가다 판 현실은 X도 모르는 자들이 책상머리에 앉아 내놓은 대책 같은 느낌이랄까.

(…) 빠릿빠릿 안 하면, 하나씩 들고 다니면, 오야지한테 일 못한단 소리를 들을 테고 그러다 보면 잘릴 수도 있다. 그런데 뛰지 말란다고 안 뛸 수 있겠냐는 말이다. 생계가 달린 문젠데.

(…) 오야지 입장에선 안전관리자가 잔소리한다고 한 묶음씩만 뜰 수 없다. 자재를 빨리 떠줘야 인부들이 일을 빨리 할 수 있고, 그래야 한 푼이라도 더 많이 벌 수 있는데? 그러니 눈치 봐가며 두 묶음씩 뜬다.

(…) 어쨌거나 이 ‘불법 다단계 하청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이상, 인부들은 뛰어다닐 수밖에 없고 안전사고는 언제든 터질 수밖에 없다. 안전관리자 20명 배치할 거 30명 배치한다고 해서 터질 사고가 안 터지지 않는다.

(…) 10년이면 강산이 변해도 몇 번은 변할 세월이고, 기술이 발전했어도 한참을 발전했을 텐데 말이다. 결국 안전 대책이 아무 의미 없었단 얘기다.

(…) 책상에 앉아 고민할 게 아니라 현장에 와서 보고 듣고 느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아니냐고. 그렇게 했는데도 10년째 사망자 수가 줄지 않았다면 진짜 무능한 거고, 그렇게 안 했으면 지금이라도 당장 현장에 와 보시라고.

 

 

저자를 응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화가 많이 났던 부분들이다. 그냥 안전에 관한 그 페이지 전체가 화가 났다. 단지 각자의 위치가 달라 서로의 위치에서 화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당신의 건강과 안녕을 누구보다 바란다.

 

 

나는 대전에 본적을 두고 있지만, 태생적으로 말이 빠르고(충청도는 돌 굴러와유우yyy 라고 말할 만큼 느리다고 사람들은 생각하니까) 거침이 없다. 거침이 없다는 말은 겸손하지 않다거나 거만하다는 것이 아니라 할 말을 다 하는 편이라는 것과 동일하다. 특히 직장에 있을 때 그렇다. 그래서 자주 오해를 샀다.

2015년에 함께 일하던 새끼 반장으로부터 싸가지가 없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말투가 그게 뭐냐고. 이 대리처럼, “반장님 이것 좀 해주이소~”라고 말을 해야 자기들이 하기 싫던 마음이 풀어져서 할 거 아니냐는 것이었다. 그들은 내가 살고 있던 지역의 사투리를 쓰고 있었지만, 나는 고향의 말씨를 지녔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핀잔을 종종 들어야만 했다. 그러면 내가 그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 반장님 안전모 좀 써주세요 제발~ 질질질 해야한다는 의미인가. (이 미친)

 

 

고용노동부에서 오래전부터 안전모를 쓰지 않거나 안전지침을 어기는 근로자에게는 과태료를 문다고 하고 이와 별개로 안전규정을 세 차례 위반하면 퇴출도 당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고용노동부의 권한인 거고.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현장 점검을 나온다는 것은 달갑지 않음을 넘어 비상사태 중 하나다. 그냥 참 잘했어요 찍어주는 것은커녕, 과태료 하나라도 물지 않고 그냥 가는 법이 없다. 오죽하면 “다 잘했는데 우리가 그냥 가면 안 돼서요. 과태료 이거 두어 개만 합시다.”라고 말하는 곳도 있다고 했다. 요식행위가 따로 없다.

 

 

중대재해처벌법만 보더라도 사고가 나면 우선적으로 사용자의 안전 관리 책임을 묻는다. 형사처벌까지 가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근로자를 제재하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근로자가 안전화를 안 신고 발에 못이 박혔다거나 안전모를 안 쓴 상태에서 비래되었을 경우에도 사용자의 책임이다. 안전대책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자기의 생명을 지키려면 최소한의 안전보호구는 다들 하셨으면 좋겠다. 이건 근로자든 관리자든 현장을 드나드는 모든 이들이 실천해야 하는 문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안전관리자는 시어머니가 아니라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모든 이들의 건강을, 누구보다 바라는 사람이다. 하루의 무사한 안녕을 기원하는 사람이다.

 

 

 

H차장님이 지금 아내분과 결혼한 스토리를 말씀하신 적이 있다. 소개팅을 하는 날이었는데, 그날따라 콘크리트 타설 시간이 늦어져서 늦게 퇴근을 하게 되었다고. 그러다 보니 작업복도 갈아입을 시간이 없어서 그대로 가셨다고 했다. 자신의 행색이 부끄러웠던 차장님은 “미안해요. 옷을 갈아입을 시간이 없어서...”라고 얼버무렸는데, 그분이 그러시더란다. “일하고 온 건데 뭐 어때요.” _ 듣는 내가 다 감동이었다. 감동이라고 표현하는 것의 속뜻은, 입장 바꿔서 생각해 보면 나는 그러지 못할 것 같아서였다.

 

저자는 일이 끝난 뒤에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우리는 불유쾌한 시선을 거두어야 한다.

“뭐 어때요. 일하고 온 건데.”

 

 

 

 

+)이 책을 읽고 처음으로 비계공에 대해 생각했다. 결과물이 없는 비계공.

하지만 꼭 있어야하는 비계다. 비계 없이는 모든 공종도 무사할 수 없고 원만할 수 없다.

 

+) 책에는 직영을 하도급에서 둔다고 설명했는데, 때에 따라서는 원도급에도 직영을 두는 곳도 있다.

원도급의 공사팀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으로 여러가지 일을 도맡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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