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저자가 '하말넘많'이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를 줄인 말이다. 여성주의를 표방하는 유튜브 체널 이름인데 이를 운영하는 쾌활한 성격의 두 여자가 자신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신을 '기가 센 여자'라고 당당히 주장하면서 남들이 뭐라하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젊은이의 패기와 페미니스트의 당당함을 드러내는 책이다.
'능력되거든 혼자살라는 조기교육을 받으며 자란' 90년대생 강민지와 '어딜 가나 조장 DNA를 펼치며 남자들을 기죽여온 90년대생 서솔이 성공적인 유튜버로서 자리잡기까지 좌충우돌 살아온 경험과 생각이 담겨 있다. 유튜버는 주로 자신의 전문분야에 특화해 영상을 올리는데 이들의 전문영역은 여성의 당당함을 알리는 페미니즘 분야이다. 여성에 대한 편견에 맞서서 세상에 맞서서 비혼, 비연애 등 어찌보면 유별난(?) 이야기를 담고 있어 결코 가볍게만 읽을 수 없는 부문도 있다.
3장에 소개되는 <전국 비혼 궐기대회>가 저자들의 문제의식과 대처방안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각종제도가 여성이 혼자서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주택, 경제, 집안 정리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이런 것들을 뛰어넘어 결혼하지 않고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선택지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그들의 생각한다. 그런 사회가 되면 하말넘많이라는 체널과 그들의 넋두리가 더 이상 필요없을 것 같다.
'여성을 위한 미디어를 만듭니다.' 저자들이 표방하는 유튜브 방송의 모토이다. 하지만 그들의 목표는 여성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콘텐츠 소비자들이 실질적 도움을 얻어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이를 위한 여성 연대를 위해 지방을 찾아가며 오프라인 모임의 확산을 지원하기도 한다. 또한 유튜브 채널과 함께 칵테일 바를 운영하는 등 직접 N잡러가 되어 여성이 할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여성이라는 핸디캡을 넘어 독립적인 생활주체로서 새로운 삶에 도전하고자 하는 저자들의 가치관이 담겨 있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기성세대인 나로서는 유튜버란 직업부터 생소하다. 그들의 가치관을 전적으로 동감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우리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에 맞서 자신의 생각과 모습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것에 대해 조금은 당돌함을 느끼면서도 그 용기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책을 통해 MZ세대가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배우고, 그들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호기심에 봤다. 요즘 친구들 생각을 듣고 싶기도 했고... 왜 이 책이 인기가 많은 지도 궁금했다.
전에 지인의 딸이 20대 중반이 되었는데, 늘 짧은 머리에 청바지를 입고 여성차별적인 발언이 무심코 나오면 엄청 예민하게 군다며
엄마인 그녀가 호소하며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이제는 나도 나이가 그렇게 되다 보니 중간 입장보다 엄마의 입장에서 더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그 지인은 딸을 이해해 보기 위해서 페미니즘에 관한 책들도 일부로 빌려서 읽어보기도 하고, 자신도 관점을 바꿔서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엄마로서 당연히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딸과 더 가까워지고 싶은데 사고가 다르니 매번 부딪히는 것이 오죽 힘들었을까.
또 딸의 입장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엄마의 오래된 사고방식과 자신의 의견이 안 맞을 수도 있으니까..
딸이니까.. 여자라서...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들었던 사소한 이야기들이 딸아이의 가슴을 후벼팠을 수도 있다.
그럼 왜 우리는 그런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고, 요즘 아이들... 은 그것이 당연하지 않는 것이 되었을까?
전체적인 사회 분위기도 점점 여성에게 힘을 주는 쪽으로 바뀌어가고 있고,
요즘에는 오히려 역차별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여성들의 권위와 힘도 강해지고 있다.
물론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도 멀었다... 하는 곳도 있다.
딸을 양육하고 있는 엄마로서 이 책을 봤을 때,
요즘 친구들이 이렇게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에 대해서 두 손들고 환영한다.
자신의 의견도 없이 사는 것보다 당당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사는 것이 훨씬 좋다.
다만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안 좋은 시선으로 비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내 의견이다.
나도 중년의 나이다 보니 이렇게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것도 있다.
이미 세뇌를 당한 부분도 있을 것이고, 나도 모르게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사회가 만들어놓은 틀도 물론 있다. 하지만 엄마로서 딸아이가 여성성을 버리고 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화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더 예쁘고 자신 있게 살아가기 위해 화장을 했으면 좋겠고,
꼭 치마를 입으라는 건 아니지만, 센스 있게 옷도 잘 차려입었으면 좋겠다. 그러한 센스는 옷 입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 대하는 관계,
삶에 대한 관계에 대해서도 필요한 센스니까 말이다.
웃긴 말이지만, 결혼은 선택이다. 굳이 안 하고 살아도 된다.
그런데 아이는 꼭 낳아보라고 이야기해 주고 있다. 어불성설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그 아이가 나를 성장시킨다. 나를 변화 시키고 더 괜찮은 사람이 되게 해 준다.
양육하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과정 자체가 나에게 훈련이 된다.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실 때 남과 여가 하나가 되어 서로에게 돕는 배필로 살라고 하셨다.
이기도 지는 게임이 아니라 서로 도우면서 사랑하며 살았으면 하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바램이요.
내가 딸에게 원하는 바램이다. 지혜롭게 이겼으면 좋겠다.
책에서 모부님이라는 말이 나와서 처음엔 이게 뭐지? 했는데 계속 읽어보니 부모님을 칭하는 명칭이었다.
처음에 읽으면서도 불편했다. 굳이...
하지만 이 책에 끄트머리 즈음에 그들의 말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모부님이라 표현할 수도 있구나..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이런 작은 단어 하나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유튜브에서 정말 인기가 많다는 그녀들.
그녀들을 따르고 추총하는 젊은 여성 친구들이 많은 것을 보니 정말 요즘 트렌드가 이렇구나를 새삼 깨닫게 된다.
딸이 그녀들처럼 자신들의 생각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지혜롭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엄마로서 진심으로 바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