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예술의 본질에 접근하는 환기의 무한한 가능성20세기 말에 프랑스에서 탄생한 환기시학(喚起詩學)은 뇌의 정보처리 과정을 연구하는 인지과학의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상상력을 동원하는 인간의 창의적 활동을 인지주의의 관점에서 규명하는 이론이다. 환기시학의 이론과 분석 방법을 국내에 최초로 소개하는 이 책은 환기 개념에 기초하여 시, 음악, 회화, 광고를 체계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예술의 본질에 접근하는 환기의 무한한 가능성을 탐색한다. 말라르메에서 드뷔시를 거쳐 마그리트에 이르기까지, 예술의 매력과 풍요로움의 핵심을 이루는 환기의 힘이 이 책에 담겨 있다.이 책은 예술의 비결이 환기하는 힘에 있다는 전제로부터 출발하여, 인간의 창조적 상상력이 동원되는 인지 활동을 규명하기 위해 언어학, 심리학, 문화인류학, 예술학, 철학 등 인접 학문의 지식을 폭넓게 아우르는 학제적 연구의 일환으로 탄생한 환기시학의 이론과 분석 방법을 발전시키고 그 적용 범위를 시에서 음악, 회화, 광고로 확장하여 예술의 독창적인 통합연구 모형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환기시학은 상상력을 논리성보다 높은 차원으로 상정하고, 인지주의의 관점에서 예술의 본질에 접근하여 작품의 창작 및 해석의 새로운 틀을 제시한다. 더보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을 열며제1부 인지와 환기시학1장 시학의 전개1. 고전주의2. 낭만주의1) 언어의 독자성: 최초의 언어는 시다2) 예술의 자율성: 자기 목적의 시3. 구조주의1) 야콥슨의 「언어학과 시학」2) 뤼베의 이중 구조화와 시적 효과2장 인지와 환기1. 언어와 세계2. 기억과 지식 표상3. 인지 과정으로서의 환기1) 의미적 지식, 백과사전적 지식, 상징적 지식2) 호출과 환기3장 환기시학1. 환기시학의 이론적 토대1) 특수성에서 보편성으로2) 환기적 글쓰기와 이본 분석3) 환기와 총체론: 복잡성의 떠오름2. 환기 모형1) 병렬 원리와 환기적 해석2) 전형 원리와 환기적 표상3) 다성적 효과와 공감의 확대제2부 시에서의 환기4장 물의 풍경: 베를렌의 「잊힌 아리에타 IX」1. 환기적 글쓰기: 서술문에서 시로2. 시의 이중 원리와 환기적 표상1) 독특한 병렬 구조: 환기적 해석의 촉매제2) ‘물에 비친 풍경’의 환기적 표상5장 성모의 이미지: 말라르메의 「성녀」1. 창작 과정 추적: 자필본에서 출판본으로2. 성모의 환기적 표상6장 신화의 세계: 랭보의 「목신의 머리」1. 목신의 전형과 환기적 표상2. 랭보와 베를렌의 만남, 시 속에 녹아들다제3부 시와 음악7장 표제음악과 환기 모형1. 시 언어와 음악 언어2. 드뷔시의 <물의 반영>1) 기악곡과 병렬 원리2) 표제음악과 전형 원리8장 가곡과 환기 모형1. 가사와 음악의 관계에 관한 몇 가지 견해2. 가곡 <한숨>1) 말라르메의 시2) 드뷔시의 가곡3) 라벨의 가곡제4부 시와 회화9장 인상주의 시와 회화1. 평면 구성과 감각적 인상2. 베를렌의 시와 모네의 회화1) 시와 회화의 거울 구조2) 음운 현상과 빛의 이미지10장 초현실주의 시와 회화1. 이미지와 자동기술2. 낯섦과 환기3. 엘뤼아르의 시와 마그리트의 회화1) 전형의 파괴 및 역설2) 자유시와 환기적 회화제5부 시와 광고11장 환기적 발화로서의 광고 슬로건1. 환기력과 광고 기억력2. 환기 모형과 시・속담・광고12장 광고 슬로건의 환기 유형1. 모조형 슬로건의 수월성2. 변이형 슬로건의 양면성3. 창조형 슬로건의 참신성4. 공감각적 환기책을 마무리하며: 기억을 불러내는 보편 원리, 환기시학참고 문헌찾아보기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말라르메에서 드뷔시를 거쳐 마그리트까지,예술의 환기하는 힘을 밝힌다환기의 범위는 세 가지 측면에서 정리된다. 첫째, 환기는 매우 일반적인 사고의 과정으로서 “사람은 지각되는 대상의 파편적인 단서를 지렛대 삼아 그 대상의 정보를 마음속으로 재구성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라는 원리에 기초한다. 환기는 신비의 여지를 남기는 대상의 정보를 처리하고 해석하는 단계에서 나타나는 개념화 과정이며 기억에 접근하는 이차적인 방식이다. 새로운 정보의 처리 과정에서 개념적 표상을 즉각 호출하는 데 실패했을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환기 과정이 작동된다.둘째, 환기는 개인의 창의적 해석 과정으로서 상상력을 동원하여 작품의 숨겨진 부분까지 읽어내는 방식이며, 환기적인 표상은 결코 최종적인 해석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에 “근거 있는 신비”라고 일컬어진다. 시의 환기 범위는 개개인의 문학적 감수성이나 소양, 장기기억 속의 경험과 지식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다.셋째, 환기는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으며, 시⋅음악⋅회화⋅광고 등과 같이 창조적 과정을 거치는 매체로 소통할 때 환기에 대해 말할 수 있다. 각각의 매체는 서로 다른 질료와 형상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분석도 달라진다.이 책은 환기시학의 이론과 분석 방법을 시뿐만 아니라 음악, 회화, 광고 등에 적용하여 환기시학의 연구 영역을 확장하고자 시도한다. 분석 대상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프랑스 시(베를렌, 말라르메, 랭보, 엘뤼아르)와 음악(드뷔시, 라벨), 회화(마그리트, 모네)를 중심으로 하고 속담과 격언 및 현대 광고로 그 범위를 넓힌다. 이 책에서 환기시학은 ‘밝힘과 숨김을 절묘하게 연출한 작품은 환기하는 힘을 지닌다’라는 전제로부터 출발한다. 시는 밝힘과 숨김의 언어적 전략을 통해, 음악은 청각적 연출을 통해, 회화는 시각적 연출을 통해, 예술적 묘미를 실용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현대 광고는 언어⋅음향⋅영상 등의 공감각적 연출을 통해 환기하는 힘을 지닌다. 그러나 이 책은 환기가 예술 영역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예술가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 또한 강조하며, 상황 맥락에 따라 속담 등을 적절히 활용하여 환기 효과를 누리는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환기가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인간의 지적⋅창의적 유희에 속한다는 점을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밝힌다.환기시학, 객관주의와 주관주의라는 양극단을 거부하는 제3의 대안환기 개념은 인류학자이자 언어학자인 당 스페르베(Dan Sperber)에 의해서 인지주의 관점에서 재해석되었다. 그는 상징체계를 언어의 체계와 유비적 관계로 보는 기호학의 관점에서 벗어나 기억 기능과 연계하여 재해석하고, 환기 개념을 상징적 표상에 대한 인지 과정으로 정의하였다. 니콜라 뤼베(Nicolas Ruwet)는 환기하는 힘이 시와 음악의 매력과 풍요로움의 핵심적 요소가 되고, 로만 야콥슨(Roman Jakobson)의 구조주의 시학이 시 연구의 과학화를 추구하면서 제외시켰던 시적 효과를 설명하는 바탕이 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시사하였다. 마르크 도미니시(Marc Dominicy)는 1990년부터 환기 개념을 시학에 적용하고 인지언어학 및 화용론의 발전에 힘입어 환기시학의 기초를 세웠다. 그의 환기시학은 구조주의 시학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다. 야콥슨의 시학을 비판적으로 계승한 뤼베의 형식상의 병렬 원리에 인지의미상의 전형 원리를 결합한 그의 초기 이론은 여러 학자의 지지와 비판을 이끌어내면서 수정 및 보완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1996년 야콥슨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출간된 언어학과 시학: 야콥슨 이후는 야콥슨 시학의 한계로 지적되었던 시의 해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환기시학이 주목받는 계기가 되었고, 1999년 벨기에 자유대학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환기시학은 국제적으로 확산되기에 이른다. 이후 환기와 인지: 물의 반영과 시의 분석이 출간되어 환기시학을 알리는 데 기여하였고, 2011년에는 도미니시의 환기시학이 출간된다.환기시학의 공로는 구조주의 시학이 주관적인 측면으로 간주하여 제외시켰던 시의 개념적 표상 및 해석 과정을 연구의 중심부로 끌어들였다는 데 있다. 구조주의는 시 텍스트를 닫히고 완결된 절대적 대상으로 보고 작가 및 해석자와 분리된 구조만이 객관적 측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실제로 작품의 창작 및 해석의 과정은 그것을 직접 들여다볼 수 없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과학적 연구에서 배제되어왔다. 환기시학은 객관주의와 주관주의라는 양극단을 거부하고 제3의 대안으로 제시된 체험주의(experientialism)와 조우한다.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를 강조하는 체험주의의 관점에서 은유는 환경 및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체험에 초점을 두는데, 이는 절대적 진리를 상정하는 객관성에의 집착에서 벗어나 대다수 과학자의 동의에 근거한 상호주관성을 대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오늘날 복잡계 과학의 흐름과도 일맥상통한다.이 책의 주요 내용이 책은 5부 12장으로 구성된다. 제1부에서는 시학의 역사적 전개 과정을 간단히 정리하고 환기와 인지의 관계에 대해 고찰한 후 환기시학의 핵심 요소인 병렬 원리, 전형 원리, 다성적 효과로 작동되는 환기 모형을 제시한다. 환기 모형에 따르면 시는 병렬의 형식원리와 전형의 인지의미 원리의 상호작용에 바탕을 둔 예술 장르로서 신비의 여지를 남기면서 무언가를 환기하는 힘을 지닌다. 따라서 독자는 나름의 방식으로 시의 환기 효과를 포착하고 감상하게 된다.제2부에서는 환기시학의 접근 방법으로 19세기 후반기 프랑스의 3대 시인 베를렌, 말라르메, 랭보 시에서의 환기 효과를 분석한다. ‘물의 풍경’, ‘성모’, ‘목신’이라는 제각기 다른 이미지를 표상하는 세 시인의 작품을 대상으로 환기적 표상의 다양성을 분석한다.제3부에서는 환기 모형을 음악에 적용하기 위해 시와 구별되는 음악의 특징들을 살펴보고, 드뷔시의 피아노곡 <물의 반영>과 가곡 <한숨>(말라르메의 시, 드뷔시의 곡과 라벨의 곡)을 분석하여 시적 환기와 음악적 환기의 합일점과 차이점을 논의한다. 음악은 시와 마찬가지로 환기하는 힘을 지닌 예술로서 밝힘과 숨김의 절묘한 청각적 연출이다.제4부에서는 시와 회화의 관계를 연구하고 환기 모형의 회화에의 적용 가능성을 탐색한다. 회화는 시각 이미지를 직접적인 방식으로 표상하기 때문에 감상자에게 환기적 해석을 크게 요구하지 않았다. 19세기에 사진이 등장하면서 인상파 화가들을 중심으로 회화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으며, 환기적 회화의 출현은 20세기 초 초현실주의 화가 마그리트에서 비롯된다. 이에 상징주의 시인으로 알려졌지만 인상주의 색체가 가장 두드러진 시인인 베를렌과 인상주의 화가인 모네, 환기적 해석을 증폭시킨 초현실주의 시인인 엘뤼아르와 초현실주의 화가인 마그리트의 작품을 비교 분석한다.제5부에서는 속담과 광고 슬로건의 연구를 통해 환기시학의 영역을 일상 언어와 대중문화로 확장한다. 환기 모형을 중심으로 속담과 광고 슬로건의 환기적 특성을 살펴보고, 시와 속담을 모방하거나 변형시킨 광고 슬로건을 모조형⋅변이형⋅창조형의 세 가지 환기 유형과 공감각적 환기로 나누어 분석한다. 결국 광고 슬로건은 밝힘과 숨김의 절묘한 연출을 통해 기억하기 쉬우면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도록 자극하는 환기적 발화임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