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같은 사람입니다 : 치매, 그 사라지는 마음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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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같은 사람입니다 : 치매, 그 사라지는 마음에 관하여

치매, 그 사라지는 마음에 관하여

리뷰 총점 9.5 (2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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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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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치매에 대한 편견 깨기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y*****2 | 2021.12.09 리뷰제목
‘치매’하면 어떤 상황이 떠오르십니까? 난폭하거나 배회하는 환자를 떠올리신다면 그나마 나은 편이고, 대변을 누어 여기저기 바르는 환자를 떠올리신다면 최악의 상황이라 하겠습니다. 망령들었다고만 알던 치매에 대한 오랜 편견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들은 치매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의 일부에서 보이거나 말기에 이르러 나타납니다.   치매환자가 초기에 보이는 증상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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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하면 어떤 상황이 떠오르십니까? 난폭하거나 배회하는 환자를 떠올리신다면 그나마 나은 편이고, 대변을 누어 여기저기 바르는 환자를 떠올리신다면 최악의 상황이라 하겠습니다. 망령들었다고만 알던 치매에 대한 오랜 편견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들은 치매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의 일부에서 보이거나 말기에 이르러 나타납니다.

 

치매환자가 초기에 보이는 증상들은 보통 사람들도 일상적으로 보일 수 있어서 치매환자인줄 모르고 지나치기 마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치매증상을 보이는 질환으로 진단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심정이 복잡해집니다. 딱히 위로하거나 도움이 될 말씀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전히 같은 사람입니다는 치매에 대한 편견을 깨려는 목적으로 썼다고 합니다. 책을 쓴 린 캐스틸 하퍼는 뉴저지에 있는 가든스라는 은퇴자주거복합단지(CCRC, 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에서 7년동안 사목활동을 한 목사입니다. 가든스 등에서 치매환자들을 돌본 경험과 알츠하이머병을 앓다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억들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치매에 대한 선입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문화비평가 수전 손택이 은유로서의 질병에이즈와 그 은유에서 질병에 대한 비판을 인용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손택은 암에 대한 평판이 암환자들의 고통을 더 키운다라고 하였는데, 저자는 암에 대한 이런 은유적인 개념은 환자들에게 수치심을 안겼으며, 많은 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더 나아가서는 아예 제대로 된 진단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을 낳았다.(21)’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에이즈에 대하여는 단순한 질병 수준을 넘어서서 몹시 심각한 중병으로 받아들여졌는데, 단지 치명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성을 파괴하는 질병으로 여겼다라는 것입니다.

 

저자가 손택을 인용한 것은 이 시대에는 알츠하이머병이 그런 의지를 가지고 맞서 싸울 질병이 아니겠느냐는 생각 때문입니다. 만약 손택이 살아있었더라면 분명 알츠하이머병과 그 은유를 써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완성하기까지 4년여의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책을 읽어가다 보면 영미권에서 나온 다양한 자료들을 인용하고 있어서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제가 1990년대 초반에 미국에서 공부할 적에 잭 케보키언박사가 불치의 병에 걸린 환자들에게 자살기계를 건네주어 안락사를 유도했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저와 같은 병리학을 전공한 의사인데, 과연 환자의 심신상태를 정확하게 평가하고서 자살기계를 건네주었는지 의문을 가졌었습니다.

 

케보키언의 첫 번째 의뢰인은 54세된 재닛 애드킨스였습니다. 영어교사였던 애드킨스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받았는데 병증이 심해지기 전에 죽음을 택한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초기단계였음에도 말입니다. 치매치료제가 나오기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한 치매환자를 돌보는 방법 등이 제대로 설계되지 않았을 때이므로 당시까지 알던 치매환자의 마지막 단계에 대한 공포가 죽음을 불렀을 것입니다.

 

그 때까지는 치매환자를 사회에서 격리시켜 돌보는 방식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하지만 치매환자의 입장에서 돌봄 방식을 결정하자는 인식이 대두되었습니다. 영국의 사회심리학자 톰 킷우드는 치매를 재고하다: 사람이 먼저다를 통하여 이러한 움직임을 선도하였습니다.

 

알츠하이머박사의 첫 번째 환자 아우구스테 데테르에 대한 이야기도 처음 읽는 자료였습니다. 그밖에도 치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다양한 읽을거리를 발견한 것도 이 책을 읽은 수확가운데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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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 여전히 같은 사람입니다 평점10점 | m******1 | 2021.06.16 리뷰제목
‘여전히 같은 사람입니다’ 270여 쪽에 달하는 이 책에서 말하는 단 하나의 메시지는, “치매인은 다른 인격이 아닌 개성 있는 ‘본인’ 그 자체이며, 나와 동등한 ‘인격체’이다.”라고 정리할 수 있으리라. 치매라는 단어 ‘dementia’를 어원적으로 보았을 때, “de(잃다,~에서 벗어나다) mentia(정신)”으로 정신 이상이라는 의미에 뿌리를 둔다고 한다. 그리고 치매를 흔히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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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같은 사람입니다’
270여 쪽에 달하는 이 책에서 말하는 단 하나의 메시지는,
“치매인은 다른 인격이 아닌 개성 있는 ‘본인’ 그 자체이며, 나와 동등한 ‘인격체’이다.”라고 정리할 수 있으리라.


치매라는 단어 ‘dementia’를 어원적으로 보았을 때, “de(잃다,~에서 벗어나다) mentia(정신)”으로 정신 이상이라는 의미에 뿌리를 둔다고 한다.
그리고 치매를 흔히 ‘사회적 사망’이라고 일컫듯이, 치매는 그동안 격리와 외면의 대상으로 치부되어 왔다.


저자 린 캐스틸 하퍼는 7년 간 노인 요양시설에서 치매인 담당자로 일하며 그들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과 예민하고 긍정적인 감성으로 이러한 사회적 편견과 두려움을 타파하고자 이 책을 저술하였다. 그녀의 외할아버지 또한 치매인이었으며, 유전학적으로 그녀 또한 50%의 치매 확률이 있다는 것 또한 이 진지한 분석에 한 몫 하였을 것이다.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저자의 경험과 분석을 바탕으로 치매와 역사적 근원에서부터 어떻게 정신병과 구별되어 나타났는지, 이제까지의 치매인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으며, 현재 치매인의 현주소와 그들의 돌봄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왜 현재의 방법이 치매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앞으로 치매인 돌봄의 미래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할지 등 ‘치매’라는 병증에 대한 전반적인 테마를 다루고 있다.

특히 그동안의 노인들을 노인 주거지로 내모는 기존의 요양원 등 치매인 돌봄의 메커니즘에 대해 ‘베스트프렌즈 접근법’, ‘이바쇼 카페’ 등 대안적인 모델이 등장하고 있음을 알려줌으로써 치매인의 복지와 인격적 대우 향상에 대한 전세계적인 성과가 있음 또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치매인이 될 50%의 확률을 갖고 있다는 저자 본인이 ‘내가 치매에 걸렸을 때’라고 생각하며 일상생활에서 진지한 고찰을 통해. 개인적인 상황을 넘어서 지금 치매를 앓는 치매인(그들)과 아직은 비 치매인인 사람들(우리) 간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자 하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또한 오랜 세월 치매를 앓으신 할머니가 계셨으면서도, 치매인에 대해 결코 우호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일단은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늘 생기가 넘쳤던 할머니께서 자신감이 없어지시고 결국에는 본인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도 기억을 못하시는 모습이 가슴 아팠다. 하지만 내가 할머니를 이런 시선으로 보았다는 것 또한 함부로 동정했던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치매인은 무기력한 것이 아니며, 그런 할머니의 모습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성원함으로써 조금 더 길게 건강한 할머니의 모습을 볼 수 있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저자의 치매인을 바라보는 핵심적인 생각이 간결하고도 담담하게 담겨있는 이 글의 마지막 문단을 인용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모든 것은 사라지고, 모든 것은 전체의 일부가 되고, 모든 것은 소멸하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 우리는 죽음과 삶을 순환하는 움직임의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
상실을 겪고도 슬퍼해서는 안 된다거나, 고통은 머릿속 생각에 불과하다거나, 삶의 변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치매에는 복합적인 특성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치매라는 떠남과 사라짐 사이, 출발과 도착 사이에 살면서 어떻게는 양쪽 상태 모두를 수용해야 하는 어려움 말이다. 나는 이런 관점에서 치매를 바라보는 것이 치매에 대한 오명과 공포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면 죽음으로 가는 삶을 살아내는 과정에서, 사라짐도 삶의 일부임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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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 여전히 같은 사람입니다. - 치매에 대한 새로운 시각 평점10점 | c*****7 | 2021.06.13 리뷰제목
'혹시나 우리 엄마가 모든 것을 잊어버리면 어떻게 하지. 나를 못알아보면 어떻게 하지.' 엄마가 연세가 드시며 똑똑했던 엄마가 잊어버리는게 점점 많아지며 나도 걱정이 많아졌다. 이 책을 읽고 걱정이 아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걱정의 무게가 많이 가벼워졌다.       <여전히 같은 사람입니다>   치매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고마운 책이다. 영화, 드라마 속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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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우리 엄마가 모든 것을 잊어버리면 어떻게 하지. 나를 못알아보면 어떻게 하지.'

엄마가 연세가 드시며 똑똑했던 엄마가 잊어버리는게 점점 많아지며 나도 걱정이 많아졌다. 이 책을 읽고 걱정이 아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걱정의 무게가 많이 가벼워졌다.

 

 

 

<여전히 같은 사람입니다>

 

치매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고마운 책이다. 영화, 드라마 속 치매는 모든 것을 잊고, 사회적 고리마저도 잊어버리는... 상대방과 본인 동시에 힘듦을 안겨주는 병인데.. 치매에 대해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는 좋은 책이었다.



저자는 "린 캐스틸 하퍼"이다. 뉴저지 요양시설에서 치매인 담당자로 일한 경력이 있으며, 현재도 뉴욕 리버사이드 교회에서 노인담당 목회자로 재직중이신 분이다. 이 분이 치매라는 병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주 새로웠으나, 흥미로웠다. 저자 소개에 나와있듯이 "치매인의 원래 성격이 달라졌거나 둔해진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인식하는 세계가 바뀐 것이며, 여전히 같은 사람으로 대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밑바탕으로 책을 썼다.

 

사실 책을 읽으며 여러 면에서 많이 놀랐다.

1. 이제껏 내가 가지고 있던 치매에 대하여 안 좋은 편견이 대단했다는 것

2.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이야기만 듣고 나쁘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을까

3. 내가 맺고 있는 관계가 깨진다고 그 사람도 깨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4. 치매가 걸려 비록 나를 이제는 모른다고 하더라도 원래 그 사람이 맞다는 것.

 

치매가 걸리면 대부분 사람이 말하는 '사회적 죽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여실히 보여준다.

 

이 책을 출판하기까지 4년이 걸렸다고 했다. 그만큼 이 책은 저자의 경험과 생각이 어우러져 대단한 깊이를 가지고 있다. 인상깊었던 부분이 아주 많았다. 나의 얕은 지식을 바탕으로 한 서평보다는 책의 부분을 조금씩 소개하고, 거기에 대한 내 생각을 함께 적는 것이 이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생각한다.

 

 

 

치매인을 돌보는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워크숍을 진행할 때 그가 맨 먼저 꺼내는 메시지는 "병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그 분들은 여전히 같은 사람입니다."였다. 다시 말해 환자를 간병하는 보호자가 환자와 소통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더라도 그 환자의 '핵심'은 사라지지 않고 끝까지 남아있음을 일깨우려고 했다. 가족들에게까지도 이런 충고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마음이 쓰였다. 심장병 말기 환자를 돌보는 가족에게도 이런 교육이 필요할까? 치매인도 '여전히 사람'임을 잊지 않도록 보호자들을 일깨워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출처 입력

심지어 가족에게조차 치매라는 병에 대한 편견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모두는 아니라는 것을 저자는 강조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치매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오히려 저자가 신기할 정도로 특별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반대로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만큼 간병하기 힘들고, 견디기 힘든 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기본 마음가짐이 옳다고 생각한다. 많은 것을 잊었지만 그것은 사회에 살아가기에 필요한 여러가지 - 관계, 규칙 - 등이지 사람으로서 존재하고 그 자체만으로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마음가짐 말이다.

만약 우리 가족 중 치매환자가 생긴다면 나도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니 괜시리 이 책에 고마움이 다가왔다.

 

어느 날 특별활동실에 들어섰는데 루스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두 주먹으로 테이블을 쾅쾅 내리치고 있었다. 최근에 치매요양소로 옮겨온 할머니였다. 담당직원이 정황을 설명했다. "할머니가 얼마나 심하게 구시는지. 배가 고프니까 밥을 먹겠다고 떼를 쓰면서요. 그런데 방금 전에 드셨거든요. 그래서 대신 제가 간식으로 푸딩을 가져다 드렸어요. 그랬더니 그걸 저한테 던졌어요."

 

이 일에는 우선 '어린애 취급하기'가 작용되었다. 루스는 '바로 전에 점심을 먹었다'는 이유로, 본인이 원했던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덧붙여 '무시'와 '물건 취급'도 있었다. 직원들은 그녀가 그 자리에 없는 것처럼 별 볼일 없는 사람으로 취급하며 이야기했다.

'강요'도 있었다. 루스가 원하는 것을 확실히 말했는데도 직원은 간식을 먹어야 한다고 고집했다.

'경멸'도 있었다.

'보류'와 '추방'도 있었다.

 

그 때 주방직원이 루스에게 다가가는 것이 보였다. 직원은 루스에게 '무얼 드시고 싶으세요?"라고 물었다. "샌드위치 같은거"루스가 대답했다. 그 직원은 잠시 뒤에 샌드위치를 식당에서 들고 나왔다. 루스는 곧바로 한입 베어 물었다. "고마워요. 내가 샌드위치 하나로 이렇게 행복해질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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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사이 먼저 그 직원이 되어 책을 읽고 있었다. 주변 지인의 이야기도 생각났다. '방금 밥을 먹었는데도 끝도 없이 배고파하셔서 힘들었다.' 이런 이야기들.. 직원의 입장에서 바라본 치매환자는 방금 밥을 먹었음에도 계속 밥을 먹고 싶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철저하게 환자편에서 상황을 바라본다. 환자편에서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음에 깜짝 놀랐다. 환자가 원하는 것을 드디어 얻게 되었을 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을 보며 내가 지독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음을 깨달았다.

난 치매환자를 제대로 만나본 적도 없고,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다. 그런데 어떤 것으로 편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일까? 무심코 들여다보던 언론매체 속의 치매를 난 아무런 검증과정 없이 그대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비록 많은 것을 잊었지만 기본적인 사람 됨됨이는 변하지 않음을 이 사례를 통해 볼 수 있었다.

 

 

언어 병리학자인 로즈메리 루빈스키는 "치매가 있는 사람은 자신의 반응이 다른 사람에게 하찮게 받아들여진다는 새악이 들면, 더 이상 반응을 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톰 깃우드도 비슷한 주장을 내놓으면서 "집단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싶은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그 사람은 쇠퇴하고 칩거해서 고립 속에서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낸다."

이런 견해에서 볼 때 치매 환자가 자기 안으로 침잠한 것은 병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를 제대로 도와주지 못했던 사회 환경 전체에 대한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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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치매 증세가 없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인 주변의 반응이 없다면 나 또한 스스로 고립되었을 것이다. 더구나 인지적인 면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분들께 사회적인 고립이란 더 이상 반응하기를 멈출 수 밖에 없는 강한 자극이 될 것이다. 어떤 도움이 필요할 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의 외할머니가 생애의 마지막을 한국으로 보내시기를 원하시며 한국에 돌아오셨을 때, 그때까지 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 외삼촌과 외숙모는 엄마께 얘기했었다. "누나(=릴리 엄마)가 힘들겠지만 엄마를(=나의 외할머니) 요양병원에 보내지 않고, 집에 모시면 인지적인 측면으로 좀 더 낫지 않을까?"라고 말이다. 우리 엄마는 여러 사정으로 결국은 할머니를 요양병원으로 모셨고, 할머니의 인지적인 능력은 나날이 떨어졌었던 것을 기억한다. 만약 할머니를 집에 모시고,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인양 사회적으로 대했다면 할머니의 상태는 어땠을지.... 괜시리 할머니께 죄송해졌다.

 

 

랄프 왈도 에머슨은 삶의 마지막 10년 동안 진행성 기억장애를 앓았다. 그의 이웃은 그의 말년을 " 이 시기에 그의 얼굴은 깨어 있는 채로 꿈을 꾸는 사람처럼 고요했다."라고 묘사했다. 또 이야기를 나눌 때 "베일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았다"라고 설명한다. 다른 지인은 그 상태를 '반半영적인 칩거'로 표현했으며, "나날의 빛은 그에게 마치 신기루 같은 것이었다"라고 설명한다.

에머슨의 상태를 꿈꾸는 것에 비유했던 사람들은 정신이 흐릿하면서도 평온하다고 보았다. 지인이 그의 상태를 '감동적이며 결코 고통스러운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어떤 한 기자는 기억력이 나빠지고 나서 에머슨이 사람들 앞에서 강연하는 것을 본 후, 그가 기억력과는 무관한 정체성을 조금씩 형성한다고 했다. 알츠하이머를 앓는 에머슨은 정신적으로 여전히 중요하고 온전한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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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살아가던 나의 모습을 잃어버리면 그것이 꼭 슬픈 일일까? 그저 슬프다고만 생각했는데... 에머슨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럴수도 있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아마도 사회적인 관계 중 가족들을 잃어버리는 것이 가장 슬프기 때문에 마냥 슬프다고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니 나를 힘들게 했던 지긋지긋한 관계들까지도 모두 잊어버린다고 생각하니 한편으론 좋지 않을까.... 머릿속을 비우기 위해 글을 쓸 때가 많은데, 머릿속 비우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머릿속이 깨끗해질 수 있는 상황이 된다고 생각해보니 한편으론 좋지 않을까. 생각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츠하이머에 걸리지 않고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지만 말이다. 만약 내가 그러한 상황이 된다면 슬프다고 생각하기보다 주어진 상황에 행복하게 보내보는 것이 좋을 것이란 생각이다.

 

 

치매는 '안다는 것', 즉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을 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에 관한 의문을 제기한다. 한 사람의 인식 능력은 보통 다른 사람의 이름과 역할을 제대로 알아보는 능력으로 규정된다. 인식 능력 저하는 치매의 가장 큰 불안요인이다.

어떤 사람의 어머니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면 한결같이 "어머니가 너는 알아보시니?"라는 질문을 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 질문에 대답하기가 어렵다. 어째서 모든 사람이 이런 질문을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녀는 이렇게 진술한다.

"좁은 의미의 인지능력을 기준으로 따지면 엄마가 나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엄마는 나를 옆에 함께 있는 사람으로, 그리고 아마도 친숙한 사람으로 '인식한다'. 엄마가 내게 관심을 갖고 마음을 쓰기 위해 이름과 같은 모든 세부적인 내용을 정리해둘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들은 보통 더 이상 그들을 인식하지 않고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인식 능력이 인간성을 시험하는 리트머스 종이처럼 작용하는 듯하다.

 

 

 

 

너를 알아보지 못하면 예전의 내가 아닌가?

 

내 친구 낸시의 아버지는 평생 목사로 일했다. 그는 말년에 치매를 앓았으며, 노인주거시설에서 살았다. 그 시설에 있는 이웃 노인 중 한 사람이 암에 걸려 말기 환자 보호치료를 받게 됐다. 낸시의 아버지는 늦은 밤이면 보행 보조기를 끌고 복도를 지나 그 이웃의 방까지 찾아가곤 했다. 그는 침대 옆에 앉아 그에게 말을 걸고 다정하게 손을 잡아 주었다. 낸시는 이것에 대해 많이 놀랐다. "아버지는 목사로서의 본분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으셨는데, 그런데도 여전히 사람들을 보살피고 계셨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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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족일까? 왜 소중한 사람일까? 왜 그 사람들을 기억하고 있는 것인가? 나는 왜 우리 엄마를 엄마라 생각하고 있으며, 우리 아이들을 나의 딸과 아들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난 원래 어떤 사람인가?

한번도 의심해보지 않았던 질문이다. 본의아니게 처음으로 돌아가는 삶을 다시 살게 된다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사회적인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사회적인 것이 빠진 나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또, 두려워졌다. 사람의 본성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드러났다. 사회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 비슷해지고, 배려하며 함께 살아간다. 하지만 치매란 것은 그 모든 것이 사라진 깨끗한 상태다. 난 어떤 사람일까..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언론에서 비치는 대로, 주변의 말만 듣고 편견만 가득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치매에게 미안했다. 겉으로 보이는 것으로만 판단하면 안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치매에 걸리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은 언제나 가지고 있는 걱정 중 하나다. 사회만 바라본다면 점점 고령화사회로 가고 있고, 고령 인구 중 40% 이상이 치매 증증상을 보인다고 하니 앞으로 치매인구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잘모르고 두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알고 제대로된 정보를 가지고 새로운 시각으로 치매를 바라본다면 치매에 대한 사람들의 슬픔이나 걱정거리가 줄어들지 않을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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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여전히 같은 사람입니다 평점10점 | w****d | 2021.06.09 리뷰제목
치매라 하면 사회적 사망, 어둠 속의 삶...이런 표현들이 떠오른다. 누구에게나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있고 언제 치매가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책의 작가는 10년 동안 다양한 관점에서 치매를 바라보고 관찰하며 치매도 삶의 일부라는 점을 강조한다. 치매가 삶이기 때문에 작가는 "사라지는 것을 잘 하려면'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속박을 풀어줄 수 있게 허용하는 과정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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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라 하면 사회적 사망, 어둠 속의 삶...이런 표현들이 떠오른다.

누구에게나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있고 언제 치매가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책의 작가는 10년 동안 다양한 관점에서 치매를 바라보고 관찰하며 치매도 삶의 일부라는 점을 강조한다.

치매가 삶이기 때문에 작가는 "사라지는 것을 잘 하려면'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속박을 풀어줄 수 있게 허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는 작가의 이 부분에 매우 공감한다. 우리가 사라질 마지막 단계에서 우리를 도와줄 사람들...

소멸하는 어둠의 시기를 밝게 비추어줄 빛 !!! 살아가면서 우리 주변에 그런 빛을 만들어가는 사람과 시간과 과정이 상당히 중요함을 절실히 깨달았다. 우리는 여전히 같은 사람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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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 현대지성 여전히 같은 사람입니다. 치매를 생각하다. 평점10점 | t*********n | 2021.06.07 리뷰제목
띵똥~~ 읽고 싶었던 책이  "여전히 같은 사람입니다." 가 배달되었습니다. "택배 아저씨! 감사합니다."   치매환자를 돌보는 린 캐스틸 하퍼는  현재 뉴욕 리버사이드 교회에서 목회자로 살활동하고 있습니다. 하퍼는 언젠가 자신도 치매가 올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있다며 담담하게 책의 끝머리를 장식합니다. 늙어가는 우리에게 건네는 진지한 위로~! "치매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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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똥~~ 읽고 싶었던 책이

 "여전히 같은 사람입니다." 가 배달되었습니다.

"택배 아저씨! 감사합니다."



 

치매환자를 돌보는 린 캐스틸 하퍼는

 현재 뉴욕 리버사이드 교회에서 목회자로 살활동하고 있습니다.

하퍼는 언젠가 자신도 치매가 올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있다며

담담하게 책의 끝머리를 장식합니다.



늙어가는 우리에게 건네는 진지한 위로~!

"치매 환자가 아니라, 당신이 알던 그사람 맞습니다"

우리는 왜 치매를 두려워 할까??

치매에 걸려 성격이 변했다면, 더 이상 그 사람이 아닌 걸까??

우리는 늙어감을 , 망각을,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한국인 치매 발병, 65세 이상 10% , 85세 이상 40%...

테크노퀸은 오래 전에  삼성의료원 치매 명의 나덕렬 교수 프로젝트에 참여해

치매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당시 꾸준하게 치매에 대한 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현대지성의 "여전히 그사람입니다" 를 이해 하지 못했을겁니다.



지은이는 세명 중 한명의 치매인을 만났다고 합니다.

 치매는 우리 곁에 근접해 있습니다.
지은이는 남편에게 "내가 치매에 걸렸을 때도 지금처럼 웃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는데...

지은이가 쓴 "만일 내가 치매에 걸리면??" 이 아닌

"내가 치매에 걸렸을 때~~" 라고 말한 이유를 이해했습니다.


 

나덕렬 교수에게 치매에 대한 공부를 배울 때

"내가 만약 죽는다면?? "을  주제로

 생전 유서를 작성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유서를 쓰면서 어찌나 울었던지....

이 책에서도 생전유서를 쓰고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보여줍니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치매를

 "인지기능과 행동능력이 사람의 일상생활과 활동에 지장을 줄 정도로 상실 된 상태"라고 정의합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인의 60~80% 를 차지한다네요.

알츠하이머병에 대해 알아봐야겠어요.

"여전히 같은사람입니다"를 두번이나 읽었어요.

치매는 누구나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뇌 건강을 위해 운동도 열심히하고

책도 많이 읽어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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