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은 무엇일까. 국어사전에는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라고 나와 있다. 간단히 말해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다양한 지식이다. 물론 그 기준은 각자의 학력과 환경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리고 그 목적도 다르다. 따라서 어디까지를 교양이라고 해야 할지 모호할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다른 이들과 대화하고 뭔가 좋은 분위기로 모임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남들이 잘 알 수 없는 그런 지식들도 필요하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책의 저자 사라 허먼은 영국의 작가이자 편집자이다. 그녀는 다방면의 해박한 지식과 교양을 갖춘 사람으로 여러 영화잡지와 다양한 저널에 기고하고 있다.
책에는 예술작품, 날씨와 신체기능, 여러 식물 등에 대한 이야기와 역사적 사건들, 스포츠와 과학적인 상식들에 대한 다양한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책의 각 내용은 두페이지 정도로 짧다. 하지만 각 내용들을 살펴보면 무척 흥미롭고 놀라운, 재밌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한 일들이다.
몇몇 에피스도를 소개해보자면 헤밍웨이의 죽음에 FBI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나름 충격이었다. 헤밍웨이가 작가 이전에 첩보활동을 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당시 FBI가 그를 신뢰하지 못하고 감시한 나머지 그는 죽기 전까지 감시와 도청으로 인해 우울증, 편집증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한 위대한 작가의 삶이 이토록 암울했다는 사실이 마음이 아팠다.
또다른 위대한 작가 마크 트웨인은 의외의 발명품을 만들었는데 바로 브래지어 후크였다. 그의 발명으로 인해 많은 여성들은 훨씬 편리한 속옷을 착용할 수 있었고 이후 셔츠와 남성용 팬티, 여성용 코르셋에 쓰였다. 그는 이 새로운 발명으로 더없이 불편하게 느낀 멜빵이 사라지길 바랬다.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이러한 상식들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는 사실이다. 그 옛날 사건들이 사실 당장 지금 이 시대에 나의 삶과는 별로 상관없는 내용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사는 의외로 돌고 도는 것이라서 어느 순간에 우리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는 그 이야기를 미리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책 속의 일들이 마침내 현실로 다가왔을 때의 짜릿함은 생각 이상일 것이다.
토트 출판사에서 출간한 사라 허먼(Sarah Herman)의 저서 <있어빌리티 교양수업 상식 너머의 상식>을 읽었다.
원제는 <Who Knew? Questions That Will Make You Think Again>이고 영국에서 2017년 9월에 발간됐다.
한글 제목에 쓰인 있어빌리티는 남들에게 있어 보이게 하는 능력을 뜻하는 신조어로
'있어 보인다'와 'Ability(능력)'를 합친 단어다.
일본의 예능 프로그램 중에 <트리비아의 샘(トリビアの泉)>이란 방송을 예전에 즐겨봤었다.
트리비아(trivia)는 사소한 지식이나 잡학(??)을 의미한다.
이 방송에선 미국에 화이트하우스가 있다면 아르헨티나엔 핑크하우스가 있다거나
여배우 이시하라 사토미(石原さとみ)의 입술을 식재료로 재현하는 방법은
타피오카 가루 10g에 토마토 주스 7cc와 딸기우유 35cc 그리고 적양배추 끓인 국물 1cc를 섞어서
고체화시킨 후 명란젓 껍질로 감싸면 된다는 둥
알아두면 똑똑해 보일 것 같은 지식부터 굳이 알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궁금증을 유발하는 정보까지
잡다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여 몰랐던 것을 알아가는 재미와 웃음을 주었던 것이 기억난다.
있어빌리티 교양수업 상식 너머의 상식은 트리비아의 샘처럼 잡다한 상식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문학, 미술과 건축, 영화와 연극, 고대 역사, 스포츠, 음식, 사람의 몸, 과학, 동물과 식물, 날씨와 기후, 지리, 우주
총 12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각 챕터 당 10개 내외의 소제목으로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하여 1페이지 혹은 2페이지의 분량으로 대답하면서 잡다한 상식을 알려주는 구조로 되어 있다.
앞부터 순서대로 읽을 필요 없이 관심 가는 소제목부터 읽어도 되어 편리하고
모든 페이지에 삽화나 사진이 실려 있고 올 컬러라서 화려하다는 점을 이 책의 장점으로 들고 싶다.
첫 번째 챕터인 문학 부문에서는 브래지어 후크를 발명한 사람이
<톰 소여의 모험(The Adventures of Tom Sawyer)>을 쓴 소설가 마크 트웨인(Mark Twain)이라거나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은 그의 애완견이
소설 <생쥐와 인간(Of Mice and Men)>의 초고를 물어뜯고 먹어 버려서 원고를 다시 써야 했다는 둥
그 동안 몰랐던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130개의 질문과 대답 중에는 화학 주기율표와 관련된 질문 등 대답을 찬찬히 읽어보아도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도 있긴 하였으나
가부키 배우는 왜 모두 남자인지, 고산도시 마추픽추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반 고흐는 스스로 귀를 잘랐는지 등 상식을 넓혀주고 흥미로운 내용의 글들이 훨씬 많았다.
흑사병은 중국에서 시작되었는가라는 질문은 이 책이 3년 전에 출간된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국제적 정황과도 연관이 되어서 놀라울 정도였다.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중세의 흑사병이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대답은
우한 코로나에 이어서 얼마 전 흑사병까지 발병한 중국의 상황을 보니 딱 맞아떨어졌다.
있어빌리티 교양수업 상식 너머의 상식은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교양서다.
<있어빌리티 교양수업 : 상식 너머의 상식>
그간 어렵고 접하기 쉽지 않았던 철학이나 인문학 책이 쉬운 내용과 다양한 트렌드를 반영한 구성으로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다. 독자들은 전과 달리 지식과 인문학에 대한 요구를 보이고 있고, 흥미와 함께 상식에 대한 관심 역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런 흐름속에 이 책은 제목부터 상당히 눈길을 끈다. 있어빌리티 교양수업 상식 너머의 상식. ‘상식 너머의 상식’이라는 부재만 봐도 개인적으로 언젠가 한번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맞춤형 상식 책을 찾은 기분이었다. 있어빌리티의 뜻은 있어 보인다와 영어의 ability를 합성한 신조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있어 보이게 하는 능력. 즉 사실 알고 있는 것 보다 더욱 있어보이게끔 만들어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있어빌리티 시리즈는 3가지의 책이 더 있는데 역사 속 위대한 여성, 생활 속의 물리학, 신비로운 인체 편.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총 130가지에 달하는 주제에 예술작품부터 날씨와 신체, 과학, 고대역사, 스포츠, 세계일주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 전혀 어렵지 않고 학문적 소양을 요하는 것이 아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정보와 지식과 재미를 고루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사소할 수도 있지만 대화를 하는데 있어 지식을 뽐낼 수 있는 이른바 제목처럼 있어보일 수 있는 지식들이다. 재미있고 독특한 것에서부터 일상에서 알아두면 쓸만 한 것들까지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지루하지 않게 적절하게 배치되어 구성된 느낌이 든다.
호빗과 반지의 제왕을 집필한 톨킨이 요정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아닌 사실은 요정의 언어를 만드는 사람이었다는 내용이나 에펠탑에 과거 사람이 살았었다는 내용. 버뮤다 삼각지의 미스터리에 관한 내용, 비가 오는 날 비에서는 왜 좋은 냄새가 날까 하는 이유, 그리고 마추픽추를 건설한 잉카인의 미스터리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를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흥미로운 주제들이지만 내용은 생각보다 훨씬 풍부하고 과학적인 근거를 통한 내용으로 꽉 차 있다. 각 챕터가 끝나면 분야별로 스피드 퀴즈를 마련하고 있어 앞서 읽었던 내용을 다시 한 번 체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목차를 보고 궁금하거나 관심 있는 내용부터 찾아 볼 수 있는 부분도 참 맘에 든다.
다방면으로 상식을 키울 수 있는 책으로 단순히 설명으로 내용을 채우는 방식이 아닌 하나의 질문을 던져놓고 그것을 차근차근 설명해주며 그림과 사진등의 자료를 첨부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돕고 있다. 각각의 분야에 우리가 잘 몰랐던 이야기들이나 잘못 알고 있었던 상식을 정리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어떤 부분은 겉만 알고 지나갔지만 실상은 보다 깊은 내용이 숨어 있었는데 그것을 이 책이 찾아주는 것 같았다. 상식이나 다양한 정보가 궁금하고 필요하다면 있어빌리티 시리즈를 만나보는 것도 참 좋은 기회일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