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사랑 앞에 소심해서 짝사랑에 익숙하고 과거의 사람을 곱씹는, 로맨스 소설로 치자면 후회물의 여주인공 격인 사람이다. 어쩌다 아련한 멜로디와 가사의 노래를 하나 발견하면 하루에 몇 번은 반복해서 듣고, 몇 년은 플레이리스트에 꼭꼭 숨겨 다니는 그런 집착 스러운 사람이다. 나를 모르는 사람이 이런 내가 로맨스 소설을 4질 이상 집필한 소설가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분명 눈을 휘둥그레 뜨고 놀랄 것이다. 나는 억눌린 과거, 나 혼자만의 사랑을 글로 푸는 로맨스 소설 작가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아름다운 글로 현실의 사랑을 포장하고 독자를 홀리는 일이다. 찌질한 나의 원래 성향과는 정반대인 일을 나는 업으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