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이 많이 가지고 있는 불안장애 : 예민한 나에게 공황이 찾아왔습니다 - 정예안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제목부터가 작가가 공황장애를 가지고 있었던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공황장애 하면 나는 <김구라>가 생각나는데, 거침없이 독설을 내뿜던 그가 라디오스타에서 당당하게 공황장애가 있다고 밝혔던 것이 생각나서이다. 물론 20년전 스타들을 막 네거티브 하게 하면서 유명세를 얻은 그가 지금은 거의 메이저가 되어버렸지만, 암튼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사는 이미지의 캐릭터도 발병하는 것이 공황장애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중간 내가 최근에 불안감을 느끼는 부분과 잘 맞아떨어져서 메모한 부분이 있는데 이를 인용하고자 한다. 책에서는 <약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때> 라는 챕터이다.
『의사 : 공황장애는 불편한 경험이 뇌에 각인된 거예요. 이렇게 생각하죠. ‘ 여기 있으면 또 힘들 거야. 도망가야 해’ 라고 말이예요 그럼, 생각 을 바꾸는 게 빠를까요, 행동을 바꾸는 게 빠를 까요
나 : 행동이요...?
의사 : 맞아요. 불편한 상황에 노출되고 아무렇지 않다는 걸 경험하면서 회 피하던 곳과 증상을 소거해야 해요. 인지 행동 치료라고 해요.
나 : 아, 들어본 적 있어요. 그럼 약은 왜 먹는 거예요
의사 : 맨땅에 헤딩하는 건 힘드니까요. 약의 도움을 받고 안정된 상태에서 경험하는 거죠. ‘괜찮구나, 힘든 곳이 아니었구나’ 하면서 말이죠.
행동을 바꾸면 생각도 바꿀 수 있어요.
예민한 나에게 공황이 찾아왔습니다 中 <약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때> p.145』
불안감이 미치는 영향이 과도할 때는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서 트라우마가 생기는 경험을 조금씩 이겨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작가는 미대생으로 원래도 조금 예민한 기질이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소화가 안된다던지, 역류성 식도염이라던지 하는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질병이다. 이후 세월호 이후 공황과 불안장애가 심해졌지만 지금은 1년 반 정도 치료를 받았고, 지금은 비상약만 가지고 다니는 완치의 단계에 이르렀다고 한다.
나도 최근 교통사고를 여러 번 겪었더니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운전을 할 때면 너무나도 두근거림이 생겼다. 대형사고도 아니었지만 내가 정말 조심해도 길에는 너무 다양한 운전자와 보행자가 있기에 비슷한 마음이 들었다. 이러다 또 사고가 생기면 어떻하지 하는 불안감과 초조함. 계속적으로 이겨낼려고 해도 쉽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언제쯤 나도 이 상황을 괜찮다고 느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작가의 진솔한 내용과 함께 내 경험도 털어놓는다.
작가는 혼자 살면서 층간소음에도 시달리고,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갑질도 당하고, 흔하게는 버스나 지하철을 타기도 힘들 때가 있었으며, 남들은 즐기러 가는 공연시설이나 극장도 힘들었다고 말한다. 아마 불안함이라는 증세가 있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최근 보았던 프로그램에서 개그우먼 임미숙씨가 차를 오래 타는 것도 공황장애로 못했어서 30년동안 여행조차 떠나보지 못했고, 친구가 집으로 와서 만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정도로 심한 경우는 상상조차 되지 않더라. 누구나 공황장애를 들어봤지만 쉽사리 내가 공황장애를 겪고있다라고 밝히기는 어렵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낸 작가에게 큰 용기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예민해서 공황이 찾아왔다기 보다는 한번씩 힘든일이 생긴 것이라고, 작가님의 예민함은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전시회를 무탈하게 끝내신 것도 그리고, 약을 안먹어도 괜찮은 시간이 앞으로도 계속 영원하시기를 바란다. (독자인 내가 완치판정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더불어 나도 생긴 도로와의 불안감을 얼른 해소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