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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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Todos os nomes

리뷰 총점 7.9 (5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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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스페인/중남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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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출판사들의 책 제목 마음대로 바꾸기에 대한 반감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5****2 | 2008.05.24 리뷰제목
책 주문할때 주로 예스24를 이용하지만 이렇게 리뷰글을 남기는 건 처음입니다. 무엇보다도 아무 이유 없이 책 제목이 바뀐것에 대해 화가 나고, 책에 대한 반감마저 들려고 하네요. 주제사마라구 팬들은 아시겠지만,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는 문학세계사에서 99년 출판된 「모든 이름들」과 동일한 책입니다. 눈먼 자들의 도시 후편인 눈뜬 자들의 도시까지 출판되고 다음해인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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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주문할때 주로 예스24를 이용하지만

이렇게 리뷰글을 남기는 건 처음입니다.

무엇보다도 아무 이유 없이 책 제목이 바뀐것에 대해 화가 나고,

책에 대한 반감마저 들려고 하네요.

주제사마라구 팬들은 아시겠지만,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는

문학세계사에서 99년 출판된 「모든 이름들」과 동일한 책입니다.

눈먼 자들의 도시 후편인 눈뜬 자들의 도시까지 출판되고

다음해인 올해에 모든 이름들이 출판사가 바뀌면서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로 제목만 바뀐채 출간 되었습니다.

출판사들의 상술로 밖에는 볼 수 없는 일입니다.

눈뜬 자들의 도시 까지 읽고서,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가 세 번째 편인줄

알고 구매했다가 예전에 읽었던 모든 이름들 인것을 알고

맥이 빠지더군요.

더군다나 모든 이름들은 구매했던 책이고요.

작가의 이름만 믿고 책 정보를 제대로 보지 않고 산 제 탓도 있겠지만

~자들의 도시 시리즈인양 제목을 바꾼 것은 작가나 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닌것 같군요. 

 

이 책을 구매하시는 분들도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는 작가의 예전 작품인 모든 이름들과 동일한 책이며,

눈먼/눈뜬 자들의 도시와는 별개의 책입니다.

 

앞으로 출판사들의 책 제목 바꾸기 관행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4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6 댓글 5
종이책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평점10점 | k*******5 | 2009.01.31 리뷰제목
<눈먼 자들의 도시>와 <눈뜬 자들의 도시>의 뒤를 잇는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라는 책 소개를 보았고, 그 순서에 맞게 책일 읽기 시작했다. 앞의 두 권은 그렇게 흐름이 맞아 떨어진다. 그러나 이 책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는 그 흐름에서 저만치 떨어져 있다. 앞의 두 권처럼 연결이 되는 것도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 궁금증을 가진 채로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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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먼 자들의 도시>와 <눈뜬 자들의 도시>의 뒤를 잇는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라는 책 소개를 보았고, 그 순서에 맞게 책일 읽기 시작했다. 앞의 두 권은 그렇게 흐름이 맞아 떨어진다. 그러나 이 책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는 그 흐름에서 저만치 떨어져 있다. 앞의 두 권처럼 연결이 되는 것도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 궁금증을 가진 채로 책을 마저 읽었고, 다 읽고 나서야 원래 이 책의 원제는 <모든 이름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럼 왜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라는 이름으로 나온 것일까?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주제 씨’를 제외하곤 모두 이름 없이 묘사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눈먼 자들의 도시>의 연작이라는 점을 내세워, 유명세를 등에 업고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도록 만들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 약간은 찜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다면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든 이름들>도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도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저절로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제 씨가 등장한다. 출생과 사망의 서류가 공존하고 있는 중앙 호적 등기 보관소에서 일하는 주제 씨는 그야말로 무료하고 변화 없는 일상을 산다. 주위에서 보기에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생활을 하는, 즉 아무 의미 없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만큼 말이다. 생각만으로도 따분함을 불러일으키는 그에게 낙이라면 하나, 바로 유명 인사들의 기사들, 기록들을 수집하는 것이다. 그런 그가 어느 날 면식도 없는 어떤 여인의 기록을 손에 넣게 된다. 물론 절대로 자의는 아니었다. 그런데 순간 그에게는 그 여인에 대한 궁금증이 샘솟듯이 피어오른다. 그런 열망을 억누르지 못하고 온갖 수단과 방법으로 그녀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는 허상과 현실, 상상과 꿈속을 오가며 이곳저곳을 헤맨다. 그에게 남은 것은 이제 혼란뿐이다. 드디어 그의 삶에서 무료함 내지는 지루함을 벗어던지는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존재와 인식이라는 것. 이것은 이미 많은 곳으로부터 접해보았을 소재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또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주제 사라마구는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지금 보고 만지고 느끼고 인식하는 것들은 실상은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우리의 인식 활동만이 그리고 그에 의해서만이 존재한다고 말이다. 결국 모든 것은 우리의 마음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끔찍이도 이름을 소중히 여긴다. 자신의 이름을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며, 자신의 이름이 욕되는 것은 죽어도 싫다. 이름, 참 중요하다. 대부분은 이름으로 서로를 인식하니까. 그러나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이름이 없다고 해서 자신의 존재마저 잃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우리도 때로는 숫자 번호를 부여받고서 “몇 번 대답해 봐.”하는 선생님의 말씀에도 “몇 번 손님!”하는 직원의 말에도 스스럼없이 응답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런 인식 하나하나도 헷갈리고 어려운 것임은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메시지를 주는 소설을 읽으면서 자극받고 느끼는 게 있는 것이다.





         결국 죽음이란 다 똑같은 거야,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이고,

       섞이고 뒤바뀌면 어때,

       어차피 세상은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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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2009년에 읽은 가장 기억에 남는 책 평점9점 | d********3 | 2010.01.06 리뷰제목
상당히 충격적인 책 주제 사라마구의 < 눈먼자들의 도시>를 읽고 이 책도 읽게 되었다.이번 책은 모든 도시의 사람들이 이름이 없는 걸까? 하는 기대감과 함께 펼쳤다.상당히 집중해서 읽어야 할 책이다.이 책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철학적인 사유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너에게 붙여진 이름은 알아도 네가 가진 이름은 알지 못한다-증명서    주인공은 주제 사라마구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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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충격적인 책 주제 사라마구의 < 눈먼자들의 도시>를 읽고 이 책도 읽게 되었다.이번 책은 모든 도시의 사람들이 이름이 없는 걸까? 하는 기대감과 함께 펼쳤다.상당히 집중해서 읽어야 할 책이다.이 책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철학적인 사유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너에게 붙여진 이름은 알아도 네가 가진 이름은 알지 못한다-증명서

 

 주인공은 주제 사라마구 자신의 이름에서 따온 "주제"씨다.오십이 되도록 정식직원도 못된 중앙등기소 사무보조원 주제씨,그의 존재는 그리 중요한 인물도 아닌 그런 존재다.주제씨는 유명인들의 기사나 사진을 수집하는 은밀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그는 유명인들의 사생활 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큰 애착을 가지고 있다.등기소에는 산자들의 기록과 죽은자들의 기록이 따로 보관되어 있다.

 어느날  그가 뽑은 유명인의 서류 다섯장 중에 알 수 없는 여인의 신상기록부가 섞여 들어왔다.그는 단지,책장에 있는 백명을 모두 모아놓아도 이름 모를 한 명보다 더 무게를 갖지 못함을 느꼈기 때문에,알지도 못하는 그 여자를 찾아 나선다.그녀의 대모를 찾아내고,그녀 닮은 여자를 뒤?고,대모가 알려준 주소를 찾아다니고,그녀가 다녔던 학교에 침입해서 증명서를 훔쳐온다.

 

 전화기록부에 그녀의 이름이 없다.주제씨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언가를 찾으려고 명령받은 사람처럼 아이러니한 미소를 띠곤 중얼거리며 이름찾기를 계속했다(P74).주제씨는 그녀에 대해 인식은 하고 있지만 그녀는 존재하지 않는다.하지만 주제씨는 존재하지도 않는 여자를 찾아다닌다.

 

  주제씨는 삶과 죽음은 종이 한 장의 차이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삶이 영원하지 않듯이 죽음도 영원하지 않다.이 작품을 읽기 전까지는 나의 시선에서 삶과 죽음은 전혀 다른 세계의 문제였다.하지만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를 읽고 난 후, 단지 그것은 우리의 인식의 문제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삶과 죽음에 관하여 상당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

 

 2009년에 읽은 191권의 책 중에서 내게 어렵게 느껴졌던 책이다.중간에 남들의 서평을 읽어보고 책을 이해할 수 있었고, 그것이 나에겐 상당히 자존심이 상했다.내 책읽기와 서평 쓰기 최대의 난관이었다.그래서 블로그에 비공개로 남겨 두었던 것을 2009년을 마무리 하면서 생각이 났고,이제는 말 할 수 있다ㅎㅎ.그래서 2009년 7월 9일에 쓴 나의 졸작 리뷰를 당당히 공개한다.

 

 나는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철학서적을 읽었다.그 전에는 고리타분 하다고 쳐다보지도 않았던 철학서적들을 읽고 나는 문학을 이해하는 눈이 한 단계 높아졌다.그래서 지금은 이 책이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됐고,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보르헤스.마르케스에서 주제 사라마구까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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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소설]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를 읽고 평점6점 | n*****g | 2016.06.02 리뷰제목
[파워문화블로그 O]제목 :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Todos os nomes, 1997지음 : 주제 사라마구옮김 : 송필환펴냄 : 해냄작성 : 2016.06.02.   “삶과 죽음의 사이에서,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즉흥 감상-     ‘주제 사라마구 이어달리기’라는 것으로, 다른 긴 말은 생략하고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어딘가 낡아 보이는 건물이 보인다. ‘중앙 호적 등기 보관소
리뷰제목

[파워문화블로그 O]


제목 :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Todos os nomes, 1997

지음 : 주제 사라마구

옮김 : 송필환

펴냄 : 해냄

작성 : 2016.06.02.

  

“삶과 죽음의 사이에서,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

-즉흥 감상-

  

  ‘주제 사라마구 이어달리기’라는 것으로, 다른 긴 말은 생략하고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어딘가 낡아 보이는 건물이 보인다. ‘중앙 호적 등기 보관소’라는 간판이 보인다. 안으로 들어서자 넓은 공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중에서 이야기의 바통을 받는 사람은 사무보조원인 ‘주제’씨다. 등기소에 붙어 있는 작은 기숙사에서 살고 있다는 그는,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일하고 있는 만큼 나름의 은밀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유명인들의 정보를 자신만의 것으로 만드는 취미를 위해 다섯 유명인의 등기 서류를 직장에서 슬쩍 했지만, 그 안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섯 번째 인물의 정보가 끼어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미지의 여인에 대해 알아내고자, 주제씨는 뜻밖의 여정을 시작하는데…….

  

  와우! 워우! 으흠! 뭐랄까요?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 Blindness, 1995’를 시작으로 ‘죽음의 중지 As intermitencias da morte, 2005’까지 작가의 책을 읽으며, ‘검은 건 글씨요 흰 건 종이니라.’라는 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이야기는 열린 결말이라고 생각한 마침표를 확인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며, 소리 없는 감탄을 연발하고 말았는데요. 마치 ‘이것은 주제 사라마구 버전의 미생인가?’라는 생각을 떠올렸다면 설명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였기에 그렇게 호들갑이냐구요? 음~ 내용 자체는 위의 간추림이 다입니다. 유명인들의 기록을 살펴보고 그중 마음에 드는 것을 자필로 복사해 소장하는 취미를 가진, 등기국 직원인 주제 씨가 떠나는 ‘그녀’를 찾기 위한 여행기를 다루고 있었는데요. 중요한 건 그 여정 속에서 오고가는 대화와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개인기록이 전산화 되어있는 우리에게는 무슨 뜬구름 잡는 이야기인가 싶지만, 작품의 세계관에서는 모든 것이 종이에 수기로 작성되어 보관되어있었는데요. 생사가 불분명한 여인을 두고 불법이나 다름없는 정보탐색의 과정이 펼쳐지자, 한 편의 느긋한 스릴러(?)를 보는 듯 했습니다.

  

  그게 ‘미생’이란 무슨 상관이 있냐구요?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보셨을 ‘미생’에는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라는 작은 제목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렇듯, 이번 작품에서도 분명 살아 있는 사람이지만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존재하며, 사실상 죽어 있지만 그 죽음을 명확히 할 수 없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들이 등장하는데요. 살아있는 건 살아있는 것이고, 죽어있는 건 죽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라도, 꼭 그렇게 정의내리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으흠. 저의 모자라는 필력으로는 그것에 대해 의미를 전달하기 힘드니, 직접 작품을 통해 생각과 감상의 시간을 가져주셨으면 하는군요.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가 ‘죽음의 중지’와 비슷한 것 같은데,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어떻냐구요? 음~ ‘죽음의 중지’는 어떤 특정 상황에 처한 사회현상과 그것을 지켜보는 초자연적 존재의 ‘실험무대’였다면, 이번 책은 ‘존재의 증명’에 대한 철학적 문답이라고 받아들였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이번 작품에서 언급되는 서류상의 혼란 때문에, ‘죽음의 중지’에서의 사신이 당황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다른 분들은 또 어떻게 생각하셨을지 궁금해지는군요.

  

  그럼, 도서 ‘한국의 욕설백과, 1997’를 마저 읽어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저는 오늘 본가에서 통풍매트를 가져왔는데,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오는 여름의 대비로 무엇을 준비하고 계실지 궁금합니다!


TEXT No. 2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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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 인간애에 대한 갈증은 이토록 슬픈 것인가 평점10점 | y****d | 2012.12.08 리뷰제목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고통에 무감각해진 우리를 위한 눈물겨운 탐구      한 개인에게 있어서 '이름'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이름을 부르면서 실질적으로 어떤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일까? 이름이 불려진다는 것은 한 개인의 총체적 존재의 문을 여는 것과도 같다. 우리는 태생부터 이름을 불리면서 자신을 정의하게 된다. 어떠한 행위를 하였을 때, 가령 '윤정'이라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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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고통에 무감각해진 우리를 위한 눈물겨운 탐구

 

   한 개인에게 있어서 '이름'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이름을 부르면서 실질적으로 어떤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일까? 이름이 불려진다는 것은 한 개인의 총체적 존재의 문을 여는 것과도 같다. 우리는 태생부터 이름을 불리면서 자신을 정의하게 된다. 어떠한 행위를 하였을 때, 가령 '윤정'이라는 사람이 피아노를 친다고 했을 때, 윤정은 '내가 피아노를 친다'라는 인식과 함께 '윤정이가 피아노를 친다'는 것도 함께 인식하게 된다. 사실상 모든 행위와 그 정의에는 이름이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름은 개인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수 많은 사람들과는 독립적으로 '윤정'이란 정체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대통령'이나 '반장'이라고 누군가를 부르는 것과는 대비되는 것이다. 저자인 '주제 사마라구'는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에서 주인공 '주제'가 겪는 일들을 통해 인간의 존재와 소통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을 보여준다.

 

    주인공 '주제'씨는 중앙 호적 등기 보관소에서 일하는 사무보조원이다. 중앙 호적 등기소는 모든 사람들의 정보에 대해서 꿰뚫고 있는 기관이다. 시종일관 주인공 '주제씨'를 제외한 그 어떤 이름도 등장하지 않는 이 소설에서ㅡ'주제' 조차 풀 네임full name이 등장하지 않는다ㅡ 등장인물들의 역할은 '소장', '부소장', '가게직원'과 같이 직책이나 직업으로도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다. 중앙등기소에서 나오는 인물들은 직업적인 요소외에 어떤 행동도 보이지 않는다. 주제 씨가 서류를 정리하기 위해 아찔한 높이의 사다리를 오를 때에도, 직원들은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으며, 그가 다친다고 해도 그것은 업무상 재해에 불과할 것이다. 주제씨가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겪는 두려움을 오히려 숨기는 것은 그것을 표현해도 허무함만이 그를 엄습할 것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소설을 읽을 때 이름이 등장하지 않아 겪는 어려움은 전혀 없다. 이 도시에서는 개인적인 인간관계 따위는 존재 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의 이름을 알지 못하며, 그들에게 이름은 사실상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한다.

 

    그에 반해 중앙등기소가 모든 '이름'들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중앙 등기소는 '공적인 의미에서' 모든 사람의 이름을 알고 있다. 그런 중앙 등기소에 대해 소설 속 인물들은 경외심을 갖는다. 개인들에 대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앙등기소는 '권력자'의 지위를 갖고 있다. 중앙 등기소에 쌓여있는 죽은자들의 서류와 산자들의 서류들은 거대한 탑처럼 서서 '주제'씨에게 알 수 없는 위압감과 두려움을 준다. 이 곳에서 우리가 가지는 이름은 인간애적인 요소를 박탈당한다.

 

    주제씨는 중앙 등기소 옆에 붙어있는 작은 집에서 홀로 지내고 있다. 주제씨는 유명인사(예를 들면, 유명 축구 선수나 추기경)들의 이름과 사는곳 등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괴상한 취미를 갖고 있다. 정문을 통하지 않고 중앙등기소로 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주제씨의 집에 연결되어있다는 특별한 조건은 이러한 취미생활을 가능하게 한다. 사실 이런 병적인 취미생활은 '인간애'의 발현이다. 모든 것이 단절되어 있는 이 도시에서, 주제씨의 인간에 대한 사랑과 소통에 대한 욕구가 기형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이 괴상한 수집활동을 통해 주제씨는 중앙등기소가 '공적인 것으로서' 가지고 있는 (인간애가 결핍된) 이름을 개인적인 것으로서 소유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어느날, 여느 때처럼 자료를 수집하고 돌아가다가 우연히 한 여인에 대한 기록부를 습득하게 된다.

 

" 오 하나님, 제가 만일 저 책장 속에 보관되어 있는 백 명 중의 하나, 아니 그보다 덜 유명한 다섯 명의 후보자 중 한 사람이기만 해도 이런 수집 같은 것은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럼 왜 갑자기 저 알지도 못하는 여자의 기록부를 다른 그 어떤 것들보다 중요한 것처럼 바로보고 있느냐, 바로 그것입니다. 하나님. 알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 -본문 中

 

주제씨는 병적으로 이 알지도 못하는 여인에 대해 호기심을 가진다. '우연히' 그것을 습득했기 때문이다. '우연히' 이것을 발견하는 사건은 인간적 소통을 가로막는 여러가지 공적인 장애물들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한다.

 

    주제씨가 삭막한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에서 여인의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이 이 소설의 주된 내용이다. 주제씨가 인간의 의미와 존재에 대해 허무함을 느끼며 표현하는 강렬한 고통은 독자들의 숨겨진 고민과 의식을 깨워 줄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주인공 '주제'가 된 듯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탐구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필자의 마음 속에 가장 강렬하게 남았던 문장과 함께 이 서평을 마친다.

 

' 그제서야 자신이 쥐어짜져 물이 줄줄 흐르는 스폰지처럼, 떄 묻은 몸과 고통받은 영혼이란 것을 깨달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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