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씨,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 』
허유선 지음 | 믹스커피 | 2020.06 | 3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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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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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기에 이 책은 자기 계발서 같이 보였지만, 어렵다는 철학서다. 표지가 너무 착하게 그려져있어 쉽게만 생각했던 책. 하지만 펼치고보니 철학서다. 당황도 잠시, 이 책의 몇장을 넘기자, 마음이 편해졌다. 바로 철학 초보자인 나와 같은 존재, 초심자(이하 철학도 트라이)라는 인물이 책에서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 혹은 그녀는 소크라테스에게 자신이 잘 살고 있는지 묻기 위해, 과거로의 여정이 그려졌으며, 여러 철학자와의 만남, 대화, 그 과정에서 자신의 물음에 스스로 답하게 되기까지의 내용이 담겨있다.
[1장 - 철학의 시작, 소크라테스를 찾아가다 中]
(p.22) 생생한 생각이 곧 철학의 시작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책 속의 철학을 배우지 않아도 이미 철학을 하고 있다. (p.25) 철학자는 해결사가 될 수 없다. 철학은 문제를 해결해주는 학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철학은 해결이나 정답을 약속하지 않는다. (p.27) 철학을 통해 우리는 계속 묻고 생각하며 나아갈 수 있다.
자기 자신의 물음과 마주하면서 철학은 시작된다고 한다. 우선 나의 문제를 풀기 위해선, 철학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철학 수업 신청서를 작성했다. 바로 이것이다.
이 책에서는 초보 철학도를 안내하는 안내자 역할을 하는 '디오티마'라는 가상의 존재가 나온다. 디오티마를 통해 다양한 시간적, 공간적인 곳을 안내받으며 경험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선, 수업 신청서에 내가 고민하는 것에 답해야한다. 난 꽤나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그만큼 간절했기 때문이다.
처음 간 곳은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 도착! 거기서 소크라테스와의 대화가 시작된다.
많이 접해보지 못한 형식의 구성을 보고, '이거 뭐지?' 싶었지만, 나도 모르게 그들의 대화에 심취해버렸다. 책은 대화형식, 설명형식을 번갈아가며, 이해도를 더욱 높였다.
[2장 - 소크라테스는 누구인가? : 우리가 찾는 소크라테스 中]
소크라테스를 철학의 스승으로 생각해도 될까? 그러기 위해선 소크라테스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철학도트라이는 그의 제자 플라톤, 크세노폰등 그를 옹호하는 입장과 그를 비하하는 아리스토파네스와 대화를 가진다. 그외, 아리스토텔레스, 헤겔, 니체등 소크라테스에 영향받은 인물들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다.
(p.73) 우리가 만날 소크라테스는 역사 속의 '진짜' 소크라테스라기보다 우리에게 철학함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알려줄 안내자에 가깝다. 이제부터...우리는 플라톤적 소크라테스를 토대로 삼되, 그 외 다양한 철학자를 참조해 소크라테스식 사고와 소크라테스적 삶의 태도에서 특징을 뽑아 배우고 익힐 것이다. (p.83) 소크라테스도 우리도 무지하고 불완전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려 하기보다 우리와 대화를 나누고자 했다. (p.87) 내 눈앞에서 나와 말을 나누고 있는 대화 상대자는 소크라테스지만, 우리는 사실상 나 자신과 대화를 하게 되는 것이다.
[3장 - 철학적으로 생각하려면: 소크라테스처럼 생각하기 中]
(p.108) 철학적 생각하기, 하나 적당한 곳에서 멈추지 않고, 앎을 향해 계속해서 질문하기.
(p.119) 철학적 생각하기, 둘 근본으로 돌아가 근거를 찾기
(p.128) 철학적 생각하기, 셋 추상적으로 나아가기. 전체를 보다.
(p.133) 철학적 생각하기, 넷 보편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기.
철학의 독특성은 다루는 대상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에서 드러난다고 한다. 이 장은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게 무엇인지, 어떤 식으로 사고하는 것인지, 철학적 사고방식의 기초를 생각해 볼 수 있다.
[4장 -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기술: 소크라테스의 대화법 中]
논증적 사고의 기술 중, 생각을 정리하는 기술을 소개하자면,
무지의 인정 -> 문제 제기와 문제 규정 -> 문제 분석과 탐구 -> 논증의 편가 -> 논증의 평가 A -> 논증의 평가 B 순으로, '나는 예민하다'를 주제로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것을 예로 들고 있다.
[5장 - 소크라테스와 나의 철학-하기 中]
이제, 모든 오리엔 테이션은 끝났다. 소크라테스와 함께 철학-하기 참가 신청서를 썼다. 본격적으로 철학-하기에 들어갈 차례인 것이다. 여기서 참석자들과의 대화를 샘플로 철학적 사고방식의 실천과 적용을 소개했다.
(p.244) " 너 자신을 알라." 라는 말은 우리 자신이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지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고 있는지를 살피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를 돌보라는 요청이었다.
이 말인 즉슨, 우리 자신의 삶에 대한 지속적인 주의와 돌봄의 요청이라고 보고 있다.
[6장 - 철학은 생각만이 아니다: 그가 독배를 마신 이유 中]
(p.258 소크라테스가 재판 당시 머물렀던 감옥)
소크라테스에게 죽음보다 중요한 건 철학적 삶을 소명으로 받아들인 자기 자신과의 정의로운 약속을 실천하는 삶이었다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죽음을 통해 시종일관 철학함을 실천하는 삶을 완성했다.
[7장 - 나의 삶에서 철학하기 中]
(p.294)잘못된 생각을 하는 것도 나 자신이지만, 잘못된 생각을 살펴보고 바꿀 힘을 가지고 있는 것도 나 자신이었어요. (p.296) 사람에게는 철학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있고, 덕분에 지금의 생각은 바뀔 수 있으며,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삶이 바뀐다.
이제 현실로 돌아온 철학도 트라이. 자신의 '삶의 문제' 때문에 온 이 여정의 '처음 여행했던 때'로 돌아감을 암시하며, 읽는 독자에게 묻는다. "당신의 물음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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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물음을 철학자라고 정답을 정확히 말해줄 수 없음을 깨닫는다. 정말 똑똑한 소크라테스 조차, 자기가 무지함을 강조하며, 자신은 누구를 가르칠 능력이 없음을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제자를 둔 적이 없다고 한다. 대신, 스스로 깨우치게 하기 위해 도와주는 역활만 했을 뿐이라는 소크라테스. 내가 정말 잘 살고 있는지는, 어느 누구도 아닌, 나를 잘 알고 있는 나 자신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이 아닐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