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청소년들의 필독서라고 불리는 <앵무새 죽이기>의 명성은 익히 들어알고 있었지만 그 분량의 압박을 이기고 완독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분량 외의 낯선 지명, 기억하기 쉽지 않은 영어 이름, 미국인들의 정서 등도 독서의 장애물로 다가왔다.
그러다가 yes24 북클러버 활동을 하며, 원작을 그래픽 노블로 재해석한 책이 북클럽에 올라와 있는 걸 보고 모임 도서로 선정하여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림이 주는 직관적인 표현은 상기 언급한 장애물들을 넘어서 전체적인 줄거리와 핵심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심지어 원작의 핵심적인 주제가 담겨 있는 톰 로빈슨의 재판과 관련된 부분은, 글이 아닌 선과 면만이 표현할 수 있는 긴장감이 잘 드러나있어 완전히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이 그래픽 노블을 읽고 이 부분은 원작에서 어떻게 표현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겨나 원작도 완독하였는데, 인권 문제, 우리 사회에서의 정의, 그리고 옳지 않은 일을 옳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등 원작이 담고 있는 주제에 대해서도 좀 더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앵무새 죽이기>를 읽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먼저 추천해주고 싶다.
난 네가 뒷마당에 나가 깡통이나 쏘았으면 좋겠구나. 하지만 새들도 쏘게 되겠지. 맞힐 수만 있다면 쏘고 싶은 만큼 어치새를 모두 쏘아도 된다. 하지만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된다는 점을 기억해라.
앵무새 죽이기 프레드포드햄 글그림 하퍼리 원저 이상원 역
늘 책으로 읽어보아야지 하면서도 워낙 두꺼운 책이라 망설였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왜 제목이 앵무새 죽이기일까 했는데 그 궁금함도 풀렸습니다. 미국도 그렇게 선진적이지는 않았네요. 배경이 1960년대인데도 말이지요. 여전히 흑인들은 무시당했죠. 아 그래서 당근 마틴루터킹 목사도 이때 분노하며 일어난것입니다. 이렇게 주인공의 아버지처럼 흑인을 위해 일한 백인도 있었습니다. 인종은 다르지만 모두가 고귀한 생명임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동안 사랑받으며 ‘성경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책’이라고 표현되는 앵무새 죽이기를 그래픽노블로 만나보게 되었다.
제목은 많이 들어봤지만 소설의 두께에 밀려 쉽게 손이 가지 않았던 책.
그래픽노블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았다.
어린 아이의 순수한 눈으로 본 세상의 현실은 순수하지 않았다.
일상 생활 속에서의 고정관념들과 흑인이라는 이유로 죄인이 되는 인종차별에 대한 내용들을 아이의 입장에서 보여주며 순수함을 잃고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 대해 반성과 비판을 하게 만든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도 모르게 고정관념과 차별 속에 찌들어 있을 것이다.
순수한 인간성과 정의에 대해 돌아보고 앞으로 살아갈 방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