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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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방향

리뷰 총점 8.7 (2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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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취미 여행 >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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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촌방향: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서울 최고의 동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o****2 | 2016.04.26 리뷰제목
어떤 책을 만날 때 어떻게 이런 책을 만났을까 '太巧(중국어로 "정말 우연")'한 기분을 느낀다. 오래 전에 예스이십사 친구 블로그에서 구경하고 리스트에 담아두었다가 학교에서 희망도서 신청을 받기에 리스트에 있는 책들을 신청하면서 함께 신청했다. 종종 신청만 하고 못 읽게 되기도 하는데 이 책은 대학원 발표 준비, 보고서 쓰기, 정책위 발제, 시험 문제 출제하느라 마음이 피폐
리뷰제목

어떤 책을 만날 때 어떻게 이런 책을 만났을까 '太(중국어로 "정말 우연")'한 기분을 느낀다. 오래 전에 예스이십사 친구 블로그에서 구경하고 리스트에 담아두었다가 학교에서 희망도서 신청을 받기에 리스트에 있는 책들을 신청하면서 함께 신청했다. 종종 신청만 하고 못 읽게 되기도 하는데 이 책은 대학원 발표 준비, 보고서 쓰기, 정책위 발제, 시험 문제 출제하느라 마음이 피폐해서 도피하느라 짬을 내어 오히려 더 재미있게 읽었다. 오래된 마을 공동체가 가졌던 아련하고 따뜻한 분위기와 옛 문화를 보존하는 일의 중요성과 기쁨을 오롯이 보여준다. 저자가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이 서촌을 사랑하기 때문에 잊혀진 문화를 발굴하면서 보여주는 노력은 경제적 이득이나 명예에 대한 욕심 없이 순전히 자발적이어보이기에 오히려 아름답다. 도시인들이 고향을 잃어버려 '응답하라' 류의 추억팔이를 찾는 시대에 도시 속에서 고향을 찾아내는 시도는 신선하기까지 하다.

 

내게는 서촌 관련 기억이 두 개 남아 있다. 하나는 고등학교 후배이자 대학교 후배인 찬웅과 대오서점 근처 서촌 골목들을 구석 구석 걸었던 기억이다. 찬웅은 연신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홍대 앞이나 북촌처럼 사람들 입소문을 타고 예술적인 거리로 여행객들이 북적이는 골목이지만 서촌은 좀 더 소박한 맛이 있다. 그때는 이미 수성동 계곡이 리뉴얼했을 때였을 테다. 또 하나는 최근에 무도에서 기름떡볶이가 나오는 장면을 보고 베프와 '통인시장'에 갔던 기억이다. 기름떡볶이와 간장떡볶이에 깻잎순대까지 덤으로 주시는 푸짐함에 감탄하며 언제고 또 와서 먹고 싶다고 생각했다(안산에서는 너무 멀어서 탈이다, 할 수 있다면 정말 근방에서 살고 싶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두 기억이 떠올라 여유롭고 좋은 날을 찾아 또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경복궁 서쪽(서대문), 서민들이 살고 있었기에 소박함을 기반으로 하지만 저자는 영화 "효자동 이발사"를 연상할 수 있도록 중간 중간 대통령과 대기업 회장, 국회의원들이 모여 사는 동네도 여기에 있음을 강조한다. 경비 삼엄하고 담장 높은 동네야 갈 일도 없고 가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기에, 내게 서촌은 구불구불한 골목, 7, 80년대 같은 간판을 아직도 달고 있는 오래된 가게들로 기억에 남아 있다.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미덕은 오래 전부터 그 동네에 살았던 사람 만이 알 수 있는 공간들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자신도 스스로 좋아했던 공간 '용 오락실'을 리모델링해 "서촌공작소"를 만들어 여전히 거기서 놀며 일하며 생활하고 있다. 그러면서 서촌에 터를 잡은 주변 가게 사장님들을 깊이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 후 설득력 있는 문체로 들려준다. 립서비스가 아니라 정말로 글에서 서촌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물씬 묻어난다.

 

정말 조만간 산책 삼아 서촌에 갈 생각이라 이 책을 보고 직접 가보고 싶어진 공간들을 옮겨둔다. 신교동 60계단, 시계 공방 "GOD, LOVE, DESIGN", 카페 "Ym", 배고프면 "통인 감자탕", 아니면 갈비 본연의 맛을 살린 "창성갈비", 누군가와 함께 간다면 "영광통닭"을 사들고 저자처럼 교회 옥상에 올라가고 싶다. 무엇보다 '저게 뭐하는 가게일까' 궁금해만 하며 지나갔던 "서촌공작소"에도 들러보고 싶다. 그 좋아하는 서촌에서 사랑하는 아내도 만나고 이렇게나 예쁜 책도 내고 놀이인지 일인지 알 수 없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면서 '국내 이색직업 50개'와 '미래굿잡 100개' 안에도 선정된 저자가 부럽기만 하다. 마을공동체 운동이란 이래야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지역 출신 사람이 애정을 가지고 잊혀져 가는 문화를 발굴하고 알린다. 가장 중요한 점은 수익성이나 사업성, 명예 따위가 아니라 애정에서 우러나오는 자발성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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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느리게 흘러가는 동네-서촌 평점10점 | d******n | 2012.11.28 리뷰제목
“이런 책이 한 번 나올 때가 됐는데‧‧‧?”하며 막연히 기다리던 책이 드디어 나왔다. 서촌 사람 설재우의 <서촌 방향>이다. 이런 책이 나올 거라고 누가 예고한 것도 아니다. 그저 서촌을 좋아하다 보니, ‘이런이런 내용으로 서촌에 대한 책이 나와 주었으면‧‧‧’하고 혼자서 내심 기다리던 터다. 그런 참에 딱 맞춤한 책이 나오니 우연인듯, 필연인듯 마냥 반갑다.
리뷰제목

“이런 책이 한 번 나올 때가 됐는데‧‧‧?”하며 막연히 기다리던 책이 드디어 나왔다. 서촌 사람 설재우의 <서촌 방향>이다. 이런 책이 나올 거라고 누가 예고한 것도 아니다. 그저 서촌을 좋아하다 보니, ‘이런이런 내용으로 서촌에 대한 책이 나와 주었으면‧‧‧’하고 혼자서 내심 기다리던 터다. 그런 참에 딱 맞춤한 책이 나오니 우연인듯, 필연인듯 마냥 반갑다.

 

 

이 책이 반가운 것은 또 하나. 지나가는 여행자의 눈이 아니라, 그 곳에서 토박이로 살고 있는 ‘서촌 사람’의 눈으로 쓴 책이기 때문이다. 물론 여행자의 시각은 여행자의 시각대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 곳에서 자라고 그 곳에서 생활하는 ‘생활자’만이 알 수 있는 느낌과 정서는 분명 남다른 점이 있다. 서촌의 속살까지 알고 있는 저자의 책이 반가운 이유다. ‘대림미술관’과 ‘대오서점’만 훌쩍 보고는 서촌을 다녀왔다고 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더 넓고 깊숙한 서촌의 세계를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이 책의 내용을 먼저 접한 것은 블로그였다. 웹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들른 블로그였는데, 서촌의 옛날 사진을 현재 거리 위에 중첩시킨 사진이 무척이나 인상깊었다. 또한 옛날 서촌 사진을 구한다는 블로그 주인의 말도 마음에 남았다. 책에 수록된 사진을 보니 아마도 저자의 블로그였던 모양이다.

<서촌 방향>은 서촌의 오래된 지역 명소와 지역 명사(?)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명소라고는 하지만 서촌을 좋아하고 옛 것이나 혹은 골목을 좋아하는 사람 정도나 알만한 명소다. 명사라고 해도 ‘이름만 대면 전혀 모르는 명사’들이다. 하지만 더없이 따뜻하고 정감있는 명소요, 명사들이다. 조금은 촌스럽고, 조금은 시대에 뒤처진듯 보이지만 바로 그것이 서촌의 매력이 아닐까?

 

 

저자는 통인시장, 영화루 등 흔히 알려진 서촌의 명소 외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지역 명소까지 두루 소개하고 있다. 중간중간 단국대 서촌블루스팀 등의 서촌 스케치도 정겹다. 영광통닭, 아담집, 형제 이발관 등은 옛날의 향수를 고스란히 일깨우고, 카페 Ym과 공방 God, Love, Design은 신선한 서촌을 보여준다.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저자가 직접 인수, 개조해서 쓰고 있는 ‘용 오락실’이나 임대료 부담을 못 이기고 자리를 옮긴 티아트의 사연은 서촌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어 씁쓸함과 안도감이 함께 느껴진다.

 

 

인사동, 삼청동이 예전 분위기를 잃고 번잡한 관광지가 되어버린지도 벌써 여러 해가 되었다. 피맛골의 정겨움은 싸늘하게 치솟은 빌딩 속으로 숨어버렸고, 북촌도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요즘이다. 여전히 촌스럽고, 여전히 느릿느릿한 서촌이 그래서 더 고맙고 소중한지도 모르겠다. 다정하고 순수한 서촌 사람들, 따뜻한 서촌 이야기가 이래저래 반가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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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북촌만 있는게 아니야, 서촌도 있다고 평점8점 | d*******r | 2012.11.28 리뷰제목
북촌은 이제 트렌드가 되었다. 한옥 마을로 알려지기 시작해서 이제는 카페, 음식점, 공방 등 다양한 공간들이 북촌을 메우면서 북촌이 가지는 고전적 이미지와 현대적 이미지를 잘 조화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북촌이 넘쳐나는 사람들로 인해 예전에 북촌이 가지고 있던 모습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를 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요즘 북촌을 가보면 주말 뿐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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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은 이제 트렌드가 되었다. 한옥 마을로 알려지기 시작해서 이제는 카페, 음식점, 공방 등 다양한 공간들이 북촌을 메우면서 북촌이 가지는 고전적 이미지와 현대적 이미지를 잘 조화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북촌이 넘쳐나는 사람들로 인해 예전에 북촌이 가지고 있던 모습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를 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요즘 북촌을 가보면 주말 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것을 보게 된다. 북촌을 알려고 하는 사람들보다는 북촌이 주는 이미지를 소비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북촌에 비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곳이 서촌이다. 최근에는 서촌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서촌이 덜 알려졌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북촌처럼 될까 걱정이다.

 

서촌은 서울의 인왕산과 경복궁 사이, 청운효자동과 사직동 일대를 말한다. 조선시대에는 중인들이 머물렀고, 이후에 이상, 윤동주, 이중섭 같은 많은 예술가들이 머물렀던 곳이라고 한다. 1993년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는 개발제한으로 묶여 있어 오히려 그 덕에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으로, 서울시내에서 유일하게 조선시대의 지적도와 현재가 일치하는 서울의 가장 오래된 동네라고 한다. 서촌에 사시는 분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개발이 되지 않았던 것은 어떤 면에서는 우리들에게는 축복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런 서촌에서 나고 자란 30대 청년이 서촌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나아가 보존하기 위해 서촌의 모습을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올리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더 나아가 동네 소식지까지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면서 느낀 서촌에 대한 사랑이 이 한 권의 책으로 엮어진 것이다.

 

1부 ‘서촌을 보는 창’에서는 옛날 서촌에서 찍은 사진을 현재 그 장소로 찾아가 사진을 겹쳐 다시 사진을 찍은 작업의 결과물을 보여주는데 상당히 흥미롭다. 아직도 예전의 모습이 남아 있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이 아니었을까 한다. 내가 자란 곳에서도 이런 작업을 한 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2부 ‘구석구석 서촌 공간’에서는 서촌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인왕산, 수성동 계곡, 신교동 60계단을 비롯하여 Ym 등 서촌에 숨어 있는 예쁜 카페를 소개하고 있으며, 3부 ‘입으로 즐기는 맛있는 서촌’에서는 서촌의 대표적인 맛집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실어두고 있다.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서촌의 역사와 함께 한 곳이어서 2, 30년은 기본일 정도로 전통과 손맛을 자랑하는 곳들이다.

 

4부 ‘서촌 토박이, 그들만 아는 이야기’에서는 서촌의 토박이들만 아는 이야기를 담았다. 서촌의 마지막 오락실, 지금은 사라졌지만 한때 예술가들에게 마음의 고향이었던 해장국집, 서촌 아저씨들의 사랑방인 형제 이발관, 자신의 전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한 적선동 떡볶이 할머니 등 서촌 토박이가 아닌 다음에는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5부 ‘서촌의 미래’에서는 현재 서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을 살펴보고 앞으로 서촌의 모습을 그려본다. 낯섦은 모든 익숙함의 시작이라는 지은이의 말처럼 서촌에 불어닥치는 변화가 어색해 보일 수 있지만 서촌은 끊임없이 변화를 해왔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하면 서촌을 사랑하고 아낄 것인가 하는 것을 생각해보는 것이 아닐까 한다.

 

서촌 토박이가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서촌의 숨겨진 이야기와 서촌 토박이들만이 아는 서촌의 명물과 맛집 등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해서인지 글 곳곳에서는 서촌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진다. 각 부의 끝에 실린 서촌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과 서촌을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인터뷰는 서촌이 단순히 살아가는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점점 도시화가 진행되고 모든 것이 개발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번 주말에는 서촌으로 나들이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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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촌방향 평점8점 | r***2 | 2012.11.26 리뷰제목
멀고먼 남쪽 섬도시에서 나고 자란 내게 있어 서울이라는 곳은 현대도시의 상징일뿐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어린 시절에 눈이 휘둥그래질만큼 높은 빌딩과 타워, 커다란 놀이동산이 있는 서울은 신세계였고 최신유행이 몰려있는 세련된 도시였었다. 그리고 얼마 전, 초등학생 아이들이 방학이면 서울에 가는 것이 소원이라는 것을 들었을 때, 몇십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내 고향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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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먼 남쪽 섬도시에서 나고 자란 내게 있어 서울이라는 곳은 현대도시의 상징일뿐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어린 시절에 눈이 휘둥그래질만큼 높은 빌딩과 타워, 커다란 놀이동산이 있는 서울은 신세계였고 최신유행이 몰려있는 세련된 도시였었다. 그리고 얼마 전, 초등학생 아이들이 방학이면 서울에 가는 것이 소원이라는 것을 들었을 때, 몇십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내 고향땅의 아이들에게 서울은 신나는 놀이동산을 갈 수 있는 도시로 남아있음을 눈치채게 되었다.
`서울`을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근래에 서울과 관련해서 접하게된 여러 책들을 읽으면서 또다른 서울의 모습을 바라보게 되었다. [서촌방향] 역시 그러한 책들 중 하나이다.

언젠가 고향이 서울이라는 서울토박이 수녀님을 알게 되었다. 서울 생활을 오래한 사람들은 봤었지만 실제로 서울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를 만난 건 처음이었고 그때 맨처음 가졌던 생각은 왠지 안됐다,라는 것이었다. 그만큼 내게 서울은 온갖 문화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도시이기는 하지만 이웃의 정을 느끼며 살아가는 정겨움은 전혀없는 삭막한 회색빛 도시일뿐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생각이 처음 바뀐것은 성북동에 있는 피정의 집을 갔을때였다. 낡고 오래된 집들이 있고 산책하듯이 길을 걷다가 이르른 숲길에는 파릇한 생명력이 넘쳐나는 자연의 숨결이 그대로 뿜어져나오고 있었고, 내가 어릴적에 뛰어놀던 골목길은 내고향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곳 어디에나 추억을 간직하며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조금은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지금 삼십여년을 살고 있는 우리집은 순화반점 골목으로 통한다. 지금은 외지에서 온 분들도 많아 잘 모르기도 하지만 예전에는 택시를 타고 순화반점 골목으로 가 주시라고 한마디만 하면 집앞에 이르러 여기 세워주세요, 할때까지 길을 알려주지 않아도 될만큼 모두가 아는 고유명사가 된 곳이다. 그런데 사실 나 역시 그 골목에 오래 살았지만 순화반점의 실체는 본적이 없다. 골목을 지나치며 한 가정집이 순화반점이었던 곳이라는 것만 알뿐이지 삼십여년 전에도 본적이 없는 순화반점의 골목길이 지금도 고유명사처럼 불려지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서촌방향]은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가끔 바뀌기도 하고, 낡은 집을 허물어 새 집이 들어서기도 하고, 돌담과 흙길이 어우러져있던 곳이 콘크리트 아스팔트로 바뀌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골목 초입에 있는 삼십여년 된 세탁소와 동네 슈퍼가 여전히 같은 골목길 풍경을 그려내고 있는 우리 동네 골목길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해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서촌방향은 서촌에서 나고 자라 서촌을 사랑하는, 말 그대로 서촌에 부는 바람마저 사랑하는 한 이야기꾼의 동네 탐방기이며 서촌의 골목골목에 스며들어 있는 추억과 역사를 돌아보며 현재의 우리를 바라보게 하고 있다.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동네에도 골목길을 벗어나 대도로변에 있는 것이긴 하지만 이발소도 하나 있고, 오랜세월 동네 사람들을 단골로 둔 동네 빵집도 있다. 프랜차이즈 빵집이 생겨났다가 사라져가기를 반복하고 있는 동안에도 여전히 찐빵과 단팥빵을 구워내는 동네 빵집은 건재해있는 것이 서촌의 효자동 베이커리를 읽는 동안 생각나기도 했다.

서촌방향,은 서촌의 이야기지만 또 한편으로는 옛추억이 서린 우리 동네의 이야기를 읽는 듯 즐거움을 주기도 하였고 안타까움과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며 낯선 것이 또 언젠가는 익숙함이 되기를 기다리는 세월을 보내고 있음을 인식하게 해 주기도 하였다. ˝서촌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오랫동안 동네를 지켜온 나로서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물론 익숙함이 사라지는 것은 슬픈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20년 전에도 그랬지만, 어떤 변화 앞에서도 나는 변함없이 이 동네, 서촌을 사랑하는 사람 중의 한 명으로 지낼 것이다˝(257)라고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더 마음을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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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동네에 담긴 이야기 평점8점 | s**********e | 2012.11.22 리뷰제목
한 때 <나의문화유산답사기> 열풍이 일었던 적이 있다 그 책에 나온 유적지를 따라 가는 여행도 열풍이었다 갑자기 그 열풍이 되살아난 느낌이다. 나에게...   자신이 태어나고 자라온 동네 그 동네에 대한 이야기를 가감없이 풀어낸 한 권의 책   돈, 시간 기타 사정으로 인해 여행을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꼭 떠나고 싶다... 서촌으로   서울이 내게 주는 느
리뷰제목

한 때 <나의문화유산답사기> 열풍이 일었던 적이 있다

그 책에 나온 유적지를 따라 가는 여행도 열풍이었다

갑자기 그 열풍이 되살아난 느낌이다. 나에게...

 

자신이 태어나고 자라온 동네

그 동네에 대한 이야기를 가감없이 풀어낸 한 권의 책

 

돈, 시간 기타 사정으로 인해 여행을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꼭 떠나고 싶다... 서촌으로

 

서울이 내게 주는 느낌은 너무 답답함

그리고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

그랬다. 그 거대한 도시는 내게 그런 느낌이었다

 

서울에 갔던 몇 번 동안 자주 그 곳에서 아팠고

그래서 소중한 사람과도 이별하며 내려왔다

내게 서울은 그랬다

 

하지만 그런 서울의 느낌을 바꿔줄 책을 만났다

<서촌방향>

내가 본 서울이 아닌 다른 서울의 모습을 책에서 보았다

그래서 다시 서울에 가고 싶어졌다

가보고 싶다

서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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