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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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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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러시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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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그리스인 조르바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n*****m | 2015.11.09 리뷰제목
『문명의 배꼽, 그리스』에서 박경철은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품고 그리스를 가다!”라고 외쳤다. 그는 『예수 다시 십자가에 못박히다』로 카잔차키스를 처음 만나고 가슴에 뜨거운 불길이 인 얘기를 하고 있고, 그 후로 카잔차키스를 못 잊어 그의 행적을 따라 그리스를 여행했다고 했다. 수시로 카잔차키스를 등장시키기도 하고 있다.   “이름이 ‘카잔초프스키’였고, 러시아로
리뷰제목

문명의 배꼽, 그리스에서 박경철은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품고 그리스를 가다!”라고 외쳤다. 그는 예수 다시 십자가에 못박히다로 카잔차키스를 처음 만나고 가슴에 뜨거운 불길이 인 얘기를 하고 있고, 그 후로 카잔차키스를 못 잊어 그의 행적을 따라 그리스를 여행했다고 했다. 수시로 카잔차키스를 등장시키기도 하고 있다.

 

이름이 카잔초프스키였고, 러시아로 작품을 썼더라면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을 것으로 평가받는(이윤기는 ‘20세기의 오뒤세우스라고도 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대표작이 바로 그리스인 조르바.

그래서 당연히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책이기도 하다(‘당연히라는 말은 반드시 그래야 한다라는 의미보다 그렇게 갈 것이 분명했다는 의미이다). 그걸 인천국제공항 대합실의 서점에서 문득 구입하고, 가방에 넣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읽어버렸다.

 

별 스토리 없는 소설.

그래서 어떤 박진감이나 절정감은 느낄 수 없다.

게다가 특별한 도덕적 메시지를 두고 있는 것도 아니다.

- 다들 자유의 영혼을 얘기하지만, 카잔차키스가 조르바를 얘기할 때 그렇게 한정지어서 쓰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카잔차키스가 30대에 그저 조르바라는 이를 만나서 벌어졌던 몇 가지 일들과, 자신의 느낌을 50대에 차분히 되새기며 써내려간 책일 뿐이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거북하기 짝이 없는 여성 비하가 수시로 등장하고(조르바는 지극히 마초적이다-여성들은 어찌 생각할지...),

인간으로서 절대 완벽하다고 할 수 없는 인물들만 등장한다(조르바 역시 그렇다).

 

하지만 묘하다.

놓을 수가 없었다.

생각하게 만든다.

인간에 대해서, 삶에 대해서.

인간의 속물적 속성을 저 아래까지 파헤쳐서 과연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를 묻게 하고, 삶의 처절한 비루함을 드러내어 삶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묻게 한다.

 

정답은 없다.

조르바는 이념에 대해서, 종교에 대해서, 관습에 대해서, 도덕에 대해서, 모든 것에 대해서 자유로워지라고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인가 

삶에 대해서 항상 당당하게 그 때의 느낌대로 맞서라고 하지만 그럴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되겠는가 

언제나 어제도 아니오, 내일도 아닌 오늘을 살라고 하지만 우리는 늘 어제를 후회하고, 동경하고, 늘 내일을 걱정하면서 살아간다.

아마도 그런 삶을 살지 못하기에 그런 삶을 당당하게 살아간 조르바를 동경하고, 그래서 그리스인 조르바가 현대의 고전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사람이 인정하고, 추구해야하는 정답인 삶은 없지만,

모든 사람은 자신이 살아가는 삶을 정답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살아야 한다.

그래야 당당하고, 그래야 후회가 없다.

조르바는 그걸 얘기하고 있다.

카잔차키스는 그 조르바를 동경하고 있다.

사람들은 그 조르바를 부러워하고,

나도 멀찍이서 감탄을 하며 뒤로 돌아서고 있다.


 


(201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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