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곧잘 쓰는 사람에게도 어려운 게 보고서 작성이다. 어떠한 내용을 어떠한 형식에 담아내야 좋을지를 몰라 갈팡질팡. 결론은 언제나 전임자 베끼기다. 문제는 전임자가 신이 아니라는 점이다. 거기에 시간이 흐름에 따른 변화도 있기 마련이다. 영혼 없는 보고서를 작성하고는 한숨을 쉬는 일이 잦은,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보고서의 정석>은 단비와도 같은 책이지 싶다.
언제부터인가 말 못하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어린 시절 웅변학원이라도 다닌 것인지 다들 논리를 갖추어 조리 있게 말을 한다. 사람들 앞에 나서길 꺼려하고 말솜씨가 별로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나는 자주 주눅이 든다. 그런데 대기업을 비롯하여 많은 조직에서 보고서 잘 쓰는 사람을 선호하고 있단다. 점점 더 많은 능력을 사회가 요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 싶기도 하다. 말이라 하는 것은 순간에 강하다. 반면 보고서는 시간이 흐른 후에도 결과물로 남는다. 조직이 보고서를 통해 소통을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책을 보니 보고서에는 정형화된 형식이 있었다. 행사보고서, 정보보고서, 상황보고서, 실태보고서, 업무추진계획서, 기획보고서, 검토결과보고서, 업무결과보고서, 행사결과보고서 등. 얼핏 보면 많아 보이지만 이 정도면 왠지 충분히 익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몇 개의 보고서 유형을 암기하면 과연 보고서 작성이 손쉬워질까. 아무것도 몰라 맨땅에 헤딩하는 것보다야 수월하겠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어떠한 유형을 어떨 때 사용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말짱 헛것이다. 업무추진계획서를 요구하는데 실태보고서를 제출한다면 동문서답일 터이니 말이다. 저자의 말대로 본인이 작성해야 할 보고서가 어떠한 유형인지를 파악하는 일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내가 어떠한 유형의 보고서를 채택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상사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서는 아예 상사의 논리로 접근할 것을 주목했다. 상사가 무엇을 궁금해 할지를 질문 형식으로 나열해 본 후에 보고서의 형식에 맞추어 각 요소를 작성하면 수월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른바 6W3H 관점이 그것이다. 육하원칙은 5W1H이다. 예를 들어 공연을 한다고 해 보자. 기존의 5W1H 외에도 상사는 공연의 타깃(청중)이 누구일지를 궁금해 할 것이다. 공연에 얼마의 비용이 들어가는지도 당연히 상사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내용들을 기본 뼈대 삼았다면 이번엔 살을 붙일 차례다. 오래 전 글 쓰는 방법을 배우면서 접해본 개요 작성이 문득 떠올랐다. 보고서 작성 또한 글 쓰기의 한 유형으로 보아도 되려나. 두괄식, 미괄식, 양괄식 이야기까지 나올 땐 더더욱 그런 느낌이 들었다.
안타깝게도 여전히 나는 기안을 힘들어 한다. 예년 답습, 전임자 표절(?)로부터 벗어나고파 안간힘을 써보나 쉽지가 않다. 간단한 보고서를 두고도 짧게는 몇 시간, 길 때는 며칠씩 내 나름의 방식으로 풀어내고자 노력을 하다가 풀이 죽고는 한다. 직장생활 연차는 쌓여 가는데, 쟨 도대체 왜 아직도 저 수준에 머물고 있느냐고 문제제기 하는 사람이 등장하진 않을까 불안하다. 무엇보다도 일을 진척시키지 못한 채 머리만 쥐어뜯고 있는 내 자신의 괴로움이 크다. 아직까지 난 내 역량을 신뢰 않는다. 새로운 일이 두렵고, 어찌 해야 좋을지 생각만 많다. 경험이 쌓이면 나아질까.
좋은 문장을 많이 접하면 글을 잘 쓸 확률이 높아는 진다. 그러나 이는 언제나 성립하는 게 아니다. 정말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스스로 글을 써 보아야 한다. 어쩌면 보고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잘 작성된 남의 보고서를 열심히 들추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내 나름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연습을 부지런히 해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난 아직 멀었다. 충분히 연습했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너무도 크다.
어렵지 않은 일도
일을 한 경험에따라서
캐치하는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사회 초년생들에게 보고서는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이 '냉철하게 쓰고 한눈에 보이는 보고서의 정석'을 읽고
보고서를 수정해 나아가면 좋은 보고서를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북으로 구매했지만
어쩌면 종이책이 보고서 첨삭을 하며 보기에는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고서를 더 잘 쓰고 싶거나
보고서 경험이 많지 않아서
보고서 작성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