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다지 특별한 건 없다ㅎㅎ
대부분 다른 책에서도 많이 다룬 그런 내용들...
주로 화학자의 입장에서 글이 쓰였는데..... 그래서 다른 쪽 입장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었던 것 같.....(기도 한데,.. 정확히 기억은 안나네ㅠ
나에겐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책이라 아직 많이 읽지는 못했다ㅠ
시간을 갖고 천천히 조금씩 읽어봐야지.... 후...
이제 누구나 아는 지구의 남은 5억 년의 역사 이야기, 그리고 창조론과 진화론의 공진화를 바라며...
Pangaea Animation을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온 세계가 하나의 무대였다는 말이 실감 납니다. 대기 중 산소 농도가 급상승하자, 성층권의 오존층도 급격히 두꺼워지면서 이 복사 장벽이 치명적인 태양 자외선으로부터 지구의 고체 표면을 효과적으로 가려줍니다. 그런 든든한 덮개는 식물들이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동물이 자유로이 배회하는, 생육 가능한 육상 생물권이 탄생하는 데에 필수적인 전주곡이었습니다. 이상하게도, 동물들은 1억 년이 더 지나서야 완전히 육지로 기어올랐습니다.
지구사를 통틀어 지상에 가장 극적인 변형이 일어나려면 육상식물이 등장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3억 년 전 무렵에는 지구에 숲이 번성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잎사귀 달린 생물량이 얼마나 많이 생산되는 동시에 묻히고 있었던지, 죽은 식물들의 두꺼운 덩어리가 가압 조리되어 새로운 유형의 암석-고탄소의 검은 석탄-이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여기서 석탄기라는 이름이 나왔죠). 이렇게 유기탄소가 격리된 결과 가운데 하나가, 앞서 신원생대의 산소급증사건에서처럼 다량의 산소가 단시간에 다시 대기 중으로 유입되는 것이었습니다. 산소의 증가는 동물에게 유익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더 많은 산소는 더 많은 에너지를 의미했으므로, 동물의 대사율이 높아졌습니다.
지구가 존재한 기간의 99.9%가 넘는 날들 동안, 인간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실로, 지구사의 최근 5억 년은 생명과 암석 사이에 가장 놀라운 상호 작용이 있었던 때입니다. 이 공진화는 과학기술이 진보한 인간의 시대에도 끈질기게 계속됩니다. 무한히 긴 시간 전에 암석, 물, 공기가 생명을 만들었고, 생명은 차례로 대기를 안전하게 흡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육지를 풀빛으로, 또 안전하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생명은 암석을 토양으로 바꾸었고, 토양은 차례로 더 많은 생명을 양육해 끊임없이 진용을 넓혀가는 식물군과 동물군의 집이 되었습니다. 지구사 내내 공기, 바다, 육지, 그리고 생명의 형체를 빚어온 것은 지구의 변형력이었습니다.
간혹 목사님들이 창조론을 믿는 근거로, 진화론은 하나의 이론일 뿐이라고 말씀들을 합니다. 그 주장을 그대로 뒤집어 목사님들도 창조론 역시 하나의 이론일 뿐이라는 것을 인정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창조론(성경 속의 내용을 문자 그대로 믿는 창조론을 말합니다) 만이 옳은 이론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할 수 있는 포용력이 생기니까요. 단지 창조론을 어떤 근거 없이도 믿는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이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 근거가 굳이 과학적일 필요도 없다고 역시 믿습니다. 노아가 쌍쌍이 모든 동물을 다 태웠다는 방주를 찾았다며 호들갑을 떠는 창조과학론자들의 그 방주란 것이 길이가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것을 압니다. 노아가 온 세상의 동물을 보호하여 홍수가 그쳤을 때 다시 세상에 동물들이 새끼를 낳고 그래서 세상이 풍성해졌다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면 창세기의 성경 자구 하나하나의 증명을 하느라 과학을 무시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입니다. 뱀에게 다리가 있었다고 그것이 퇴화했다고 진화적인 설명을 하면 다리가 없어지는 중인 뱀을 보이라고 반박하는 우스운 꼴이 더 이상 없을 것입니다.
과학은 스스로 가치를 가지지 않습니다. 과학은 옳은 것도 나쁜 것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과학이 사람의 문제에 개입이 되면 우리는 좋은 과학과 나쁜 과학을 구분하고 싶어 합니다. 사람들을 괴롭히는 과학,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도덕적이지 못한 과학적 연구 방법을 비난합니다. 과학이 증명해서 진화론이 있습니다. 과학적인 설명이 안 되는 성경의 창조론이라 일반인들이 믿지 않을 뿐입니다. 진화론을 증명하고, 창조론을 부정하는 그 과학에도 사람이 들어가면 우리는 진화론도 창조론도 다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창조론을 믿는 이유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표현으로 믿기에 그렇고, 또한 진화론을 믿는 것은 하나님이 창조한 세계를 이해할 수 있기에 그렇습니다.
간혹 꿈을 꿉니다.
노아가 모든 생물의 DNA(RNA가 산소를 떼서 저장한 창고라지요?)를 방주에 싣는 꿈입니다. 하나님이 빅뱅을 명령하는 것도 있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은 단 하루면 되었을 것입니다. 흑암에 깊이 있던 부피도 시간도 없고 비울 것도 없던 그 우주에게 “팽창하라” 명령은 단 하루만에 끝났고, 그 후 우주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진화하였습니다. 세상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자율로 용기로 우연과 함께 운명이, 그리고 행운으로 가득 찬 변화를 시작합니다. 이게 어찌 창조주의 뜻이 아닐 수 있습니까? 창조론도 진화론도 서로 다툴 필요가 없어집니다. 종교는 과학과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인간 세상, 우리 지구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저는 60넘은 아직도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오 마이 사이언스!
오 마이 갓!
눈덩이 지구와 온실 지구의 순환 : 하얀 지구
7억 5천만 년 전 지구의 기후는 전무후무하게 불안정한 기간으로 들어섭니다. 떠오른 모형은 이렇습니다.
차례로 하위 고리를 내포하는 수많은 양성 되먹임 고리 각각이 지구를 점점 더 차가운 상태로 몰아간다는 발상을 기초로 합니다. 되먹임 고리 하나는 대륙의 풍화에 기댑니다. 풍화 과정이 고온다습한 열대에서 가속되면서, 점점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공기에서 끌어당깁니다. 엄청나게 증식한 광합성 조류가 공기에서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수거하면서, 되먹임 고리 또 하나가 추가됩니다. 한편, 지구 대기의 온실 효과가 약해지고 기후가 차가워지면서, 극지에서는 빙모가 형성되어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 신선한 하얀 얼음과 눈은 더 많은 햇빛을 우주 공간으로 반사했고, 이 양성 되먹임은 지구를 전보다 더 급속히 냉각시킵니다. 동시에 빙상은 점점 더 낮은 위도로 퍼졌고, 아직 따뜻하던 적도의 대륙과 비옥한 조류 생태계는 계속해서 점점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공중에서 끌어당깁니다. 일시적으로 균형이 깨진 지구 기후가 정점에 도달하자, 하얀 얼음이 양 극지에서부터 적도를 향해 연장되다가 마침내 지구 전체를 둘러쌌을 것입니다. 폴 호프만과 동료들이 부추긴 이 각본의 극단적인 ‘단단한 눈덩이’ 판본에서는 지구의 평균 온도가 섭씨 -46도로 뚝 떨어지면서, 두께 1.5Km에 달하는 얼음 망토가 지구를 둘러쌌습니다. 수백만 년 동안 지구는 얼음 안에 담겨 있었습니다.
지구가 어떻게 그토록 길고 차가웠던 총체적 겨울에서 생기를 되찾을 수 있었을까? 답은 우리 행성의 훨씬 더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거침없는 휘젓기에 있습니다. 얼음과 눈의 박판으로는 판 지구조운동을 멈출 수도 없었고, 얼음을 뚫고 솟아오른 수백 개의 검은 화산추가 끊임없이 내뿜는 화산가스를 막을 수도 없었습니다. 주된 화산가스인 이산화탄소가 다시 한번 대기 안에 축적되기 시작했고 육지가 얼음을 덧입었고 마침 암석의 풍화가 이산화탄소를 치웠으므로, 광합성은 거의 멈추어 있었습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점차 높아져서 마침내 아마도 현대 수준의 수 백배에 달하면서 새로운 양성 되먹임, 다시 말해 폭주하는 온실효과를 유발했을 것입니다. 햇빛은 여전히 순백의 풍경을 때리고 산란되었지만, 튕겨 나온 그 복사 에너지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에 맞고 곧바로 표면으로 돌아가 꼼짝없이 행성을 덥힌 것입니다. 대기가 훈훈해지자, 적도를 덮고 있던 작은 얼음 조각보가 수백만 년 만에 처음으로 녹아내렸고, 거무스름한 육지가 노출되자, 더 많은 햇빛을 흡수하면서 온난화가 점점 더 빨라졌습니다. 태양과 표면 사이의 양성 되먹임 덕분에 지구가 점점 더 따뜻해지자, 대양도 하얀 덮개를 거두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한번 더 오 마이 사이언스입니다.
오래도록, 아마도 3,000만 년쯤 따뜻한 기후가 이어졌지만, 온실은 스스로 죽게 되어 있습니다. 상승했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극단을 벗어나 점차 떨어졌습니다. 온실기체 일부가 암석과 반응해 제거되었습니다. 벌거벗은 육지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은 데에서 비롯된 부식성 탄산과 함께 내리 꽂히는 강우에 노출되어 급속히 풍화되었고, 흘러든 광물 영양소가 부활한 햇빛과 짝을 이루자 조류가 폭발적으로 번성해 온실 기체를 먹어치웁니다. 이 모든 사건이 순서대로 탄소 동위원소 기록에 보존되어 있습니다. 그 후로 1억 5,000만 년 동안, 지구는 이 양 극단 사이를 맴돌았고 최소한 세 번은 얼음이 뭉쳤다가 물러났고, 지구의 기후는 술에 취한 듯 극한에서 열대로 고꾸라졌다가 되돌아오기를 반복했습니다. 변화는 순환됩니다.
지구의 과거에 우리 시대를 위한 교훈들이 담겨 있다면, 급변하는 신원생대 기후 이야기가 그 목록의 꼭대기에 등장해야 합니다. 눈덩이와 온실이 교대해가며 진화하는 생명체들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활짝 열어젖히는 바로 그 순간에, 기후가 뒤집힐 때마다 거의 모든 생물이 죽었기 때문입니다.(무슨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우리 자꾸 이산화탄소 배출을 많이 하면 다 죽는다는 말인 것 같은데 정말 간결한 표현입니다)
이때가 지구 나이 40억 살입니다.
광합성과 산소급증사건 : 붉은 지구
지구 표면이 칙칙한 잿빛에서 붉은 벽돌빛으로 바뀐 것은 지질시대의 오후, 산소를 생산하는 광합성이란 혁신이 일어나 그 결과 산소를 공급하는 대기가 생겨났을 때였습니다. 미끈거리는 녹조류가 정확히 언제, 얼마나 빨리 진화해 산소급증사건이라 불리는 변화를 촉발했는지는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산소급증사건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암석과 광물을 관찰한 결과에서 나오며, 점점 더 길어지는 증거 목록의 연대는 광범위한 한 덩어리 지구사-대략 35억 년 전부터 20억 년 전까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편 25억 살이 넘은 많은 암석에 산소가 일으키는 부식 효과에 의해 쉽게 파괴되는 광물들이 들어 있다는 사실은, 그때 이전의 환경에는 산소가 없었음을 시사합니다. 산소급증사건의 결정적 증거는 뜻밖에도 흔한 원소인 황의 동위원소들에 관한 최근의 주목할 만한 자료에서 나왔답니다(책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과학자들이 오존 말고 자외선을 차단하는 다른 방법을 발견하지 못하는 한, 황 동위원소 자료는 산소급증사건의 시작을 약 24억 년 전으로 못박습니다(자외선 차단과 생명 유지는 관계있다는 것은 상식으로 압니다만 지금은 산소급증사건만 다루고 있습니다)
산소급증사건으로 발생한 그 모든 산소는 다 어디에서 왔을까요? 바로 광합성입니다. 이산화탄소에 물(또는 전자를 제공할 수 있는 다른 어떤 화학물질)을 더해 당과 기타 생체분자를 만든다니 골자만 추린 화학반응만큼 단순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광합성의 세부사항은 엄청나게 복잡해서 지금도 여전히 알아내고 있는 중입니다. 지구사를 통틀어 온갖 세포들이 산소를 전혀 생산하지 않는 다른 광합성 경로들을 이용해왔습니다. 그 복잡한 광합성의 기원이 바로 생화학자 로버트 블랭큰십의 연구 주제였고 그는 생명체가 당혹스러울 만큼 다양한 광합성 전략을 고안해왔음을 발견했습니다. 적어도 다섯 가지의 다른 경로가 지구 진화사의 아득한 시점부터 이어져 왔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35억 년 이상 거슬러 올라갈 가장 오래되고 원시적인 반응들은 분명 산소를 전혀 생산하지 않았습니다. 그 초기 세포의 조상들은 오늘날까지도 살아남아 가장 뿌리 깊은 생화학은 혐기성임을, 산소를 요구하지도 않고 심지어 견디지도 못함을 예증합니다. 블랭큰십과 공동연구자들의 연구는 이 광범위한 각종 화학전략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미생물이 집광 유전자들을 뒤섞고 교환하면서 경쟁자들의 광합성 경로를 마치 산업계의 영업기밀 빼내듯이 끌어들이는 경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실제로 사실상 모든 식물이 사용하는 현대의 광합성 도식은 더 원시적인 두 가지 도식의 조합처럼 보입니다. 우리와 동시대를 사는 유기체들이 훨씬 더 효율적으로 햇빛을 채집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산소를 생산하는 모든 기제 가운데 광합성이 챔피언이라는 데에는 논쟁의 여지가 없습니다(광합성이 없어도 지구 표면은 수소 분자들이 우주공간으로 서서히 사라지는 과정을 통해 여유있지만 시시한 산소 증가를 경험했을 것입니다)
산소가 급증한 정확한 시점이 언제였든, 지구는 25억 번째 생일을 앞두고 표면이 다시 한번 바뀌었습니다. 최초의 극적인 변화는 육상에서 일어납니다. 지구가 녹슨 것입니다. 우주에서 바라본 20억 년 전 지구의 대륙은 붉어서, 파란 대양과 소용돌이치는 흰 구름이 함께해서 극적으로 화려한 대비를 이루었을 것입니다.
녹은 많은 심원한 광물학적 변화들 가운데 가장 알기 쉬운 것일 뿐이었습니다. 우리가 최근에 수행한 화학적 모형화 작업은 산소급증사건이 길을 닦아준 광물이 3,000종에 달함을 시사합니다. 우라늄, 니켈, 구리, 망간, 수은의 수백 가지 새로운 화합물이 생명체가 산소를 생산하는 묘기를 배운 뒤에야 비로소 생겨났습니다. 놀랍게도 이 새로운 광물들 가운데 일부가 진화하는 생명체에게 새로운 환경의 생태적 지위와 새로운 화학에너지원을 제공했으므로, 생명체가 계속해서 암석 및 광물과 공진화해온 것입니다.
마법처럼 변화를 일으키는 원소인 산소가 이 기나긴 역사에서 주역을 맡습니다. 전자에 굶주린 산소 원자는 모든 양태의 광물과 격렬하게 반응해 암석을 풍화시켜버리고 그 과정에서 영양분이 풍부한 토양을 형성합니다. 대기 중 산소 농도가 20억 년 이전에 처음으로 상당한 수준까지 높아졌을 때는 광합성을 하는 모든 생명 형태가 대양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당시 육지는 생명에게 절대적 불모지였지만 생명체가 전 지구에 걸쳐 궁극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산소가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지구의 유한한 원자들은 공기, 바다, 육지와 그것의 살아 있는 형태 모두의 사이에서 재활용되고 있습니다. 오 마이 사이언스입니다.
잠시 지구 나이 27억 살에서 37억 살까지는 건너뛰겠습니다. 왜요? 책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진화의 역사가 건너뛰기가 가능하지 않다고 믿지만 그래도 건너뜁니다.
살아 있는 지구 : 생명의 기원
오로지 지구만 살아 있는 행성이 되었습니다. 생물권이 생겨나고 진화했다는 점에서, 지구는 알려진 다른 모든 행성 및 위성과 구별됩니다. 무생물 행성이든 지구가 어떻게 대사와 유전의 얽히고설킨 특성들을 발명했을까? 주기율표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원소인 탄소가 주역을 맡았다는 점. 그만큼 분자 설계가 풍부하거나 그토록 분자 기능이 다양한 원소는 달리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이 동의합니다. 다재다능한 탄소를 기반으로 하는 분자들만이 생명을 정의하는 쌍둥이 특성인 번식 능력과 진화 능력을 공유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생명의 기원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자기 개인의 과학적 전공이 부각되는 모형에 끌립니다. 유기화학자는 유기화학에 속한 문제라고 보았고, 지구화학자들은 온도, 압력, 화학적으로 복잡한 암석 같은 변수를 끌어들이는 더 뒤얽힌 기원 각본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입니다. 막을 형성하는 지질 분자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지질 세계를 홍보하는 반면, DNA와 RNA를 연구하는 분자생물학자들은 ‘RNA세계'가 기원 게임에서 승리할 모형이라 생각합니다. 광물을 교육받은 저자로서 짐작이 되지만 저자 말고도 많은 기원 연구자들이 저자와 같은 결론에 정착했습니다. 두세 명 이상의 저명한 생물학자들도 저절로 광물에 끌려왔습니다. 대양과 대기만 포함하는 생명의 기원 각본은 분자를 선별하고 농축시키는 효율적 기제를 설명하는 데에는 극복할 수 없는 문제들과 맞닥뜨리기 때문입니다. 단단한 광물들은 분자를 선별, 농축, 조직할 수 있는 비할 데 없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최초의 어설픈 미생물들은 거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을 것이므로, 생명이 언제 시작되었다고 확실히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약 35억 년 전에 얕은 대양 환경에 놓여 있던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퇴적암들 중 소수에는 오해의 여지가 없는 미생물 화석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논쟁의 여지가 없는 그보다 더 오래된 화석은 발견된 적이 없습니다. 38억 5천만 살이나 먹은 심하게 변질된 암석에서 얻어진 탄소와 기타 생체 원소의 지구화학적 흔적은 사람을 감질나게 하지만, 그 흔적이 지질학계를 설득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최초의 생명체가 44억 년 보다 더 이전에 출현했건 38억 년 전 이후에 출현했건, 그것이 지구의 고대 표면을 거의 바꾸지 않았다는 사실은 변치 않습니다. 화학반응은 우리 행성의 가장 초기부터 지금까지 행성의 고체 표면 또는 그 근처에서 일어났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전자 분포 때문입니다. 지구의 멘틀은 지각보다 원자당 평균 전자수가 더 많습니다. 화학용어로 말하자면, 맨틀은 더 ‘환원되어’ 있고 표면은 더 ‘산화되어’ 있습니다. 환원된 화학물질과 산화된 화학물질이 만나면(마그마와 가스가 화산 분화를 통해 표면을 뚫고 나오면)이 물질들은 보통 에너지를 내보내는 화학반응을 겪는데, 그 과정에서 전자들이 멘틀에서 표면으로 전달되는 것입니다.
생명체 출현 이전에는 산화환원 반응이 비교적 느긋한 속도로 진행되었지만 최초의 미생물들이 전자를 더 빠른 속도로 뒤섞는 법을 배웠고, 많은 곳에서 살아 있는 세포들이 이러한 반응의 중재자가 되었습니다. 미생물공동체들은 암석의 반응 속도를 높이는 것으로 생계를 꾸렸습니다. 즉 거기서 생기는 에너지를 써서 살아가고 성장하고 번식한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생명체는 몹시 천천히 지구의 표면 환경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미생물은 명왕이언과 시생이언 대양에 환원된 철 형태로 녹아 있어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풍부한 에너지를 개발했습니다. 철을 산화시켜 붉게 녹슨 적철석을 형성한 것입니다. 이 화학적 변형은 전체 생태계를 부양하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호주, 남미와 기타 오래된 지대에서 발견되는 시생이언의 호상철광층(縞상은 명주실 모양이란 말로 길게 띠를 띤 모양을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은 수천만 년 동안 지속한 웅장한 미생물 뷔페의 찌꺼기에 해당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지권과 생물권의 놀라운 공진화가 시작되었습니다(이제 地圈과 생물권의 '공진화'라는 말이 처음 나옵니다)
우리 행성이 10억 번째 생일을 맞이할 무렵, 생명은 이미 행성 표면에 비교적 하찮기는 해도 단단한 발판을 확립한 상태였습니다. 그 뒤로도 10억 년 동안 지구의 미생물은 처음엔 산화환원 반응 속도를 높여서, 다음엔 광합성을 통해 표면 근처 환경을 살짝 찔러만 볼 것이었습니다. 지구와 지구의 원시 미생물 개체군은 역사상 가장 극적으로 행성을 변형시킬 태세를 갖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