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1998년 노벨상을 수상한 포르투갈의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작품으로,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를 되살려 현대 자본주의가 초래하는 비극적 최후를 풍자한 블랙코미디이다. 마침표와 쉼표만으로 이어지는 긴 문장 속에 담긴 공포와 희망의 절묘한 균형, 지옥 같은 현실 한복판에서도 되살아나는 인간성이라는 주제의식은, 사라마구를 세계문학계의 독보적 존재이자 우리 시대의 현자로 부르기에 부족함 없게 한다.제목이 암시하듯 이 소설은, 동굴 속에서 밧줄에 묶인 채 벽에 비친 그림자를 실재라고 생각하며 사는 수인(囚人)들에 관한 플라톤의 동굴 비유를 센터라는 물질문명의 정수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로 되살려낸 작품이다. 사라마구는 이 작품에서 딸 내외와 함께 작은 마을에서 도자기를 빚어 생계를 이어가는 늙은 도공 시프리아노 알고르의 소박한 삶과, 쇼핑몰과 놀이동산, 주거공간이 합쳐진 전능한 편의시설인 센터를 대비하여, 공룡처럼 거대해지며 자연과 인간성을 파괴해 가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우화적으로 보여준다. 도자기 판매가 막혀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센터의 상주경비원으로 승진한 사위를 따라 센터 안의 아파트로 들어가게 된 시프리아노 알고르. 센터 구석구석을 살피는 일로 하루일과를 보내던 그는 어느 날 몰래 훔쳐본 센터의 비밀에 충격을 받고 서둘러 센터를 떠난다. 사라마구는 그 무엇보다 이 주인공의 선택을 통해 세계화와 소비지향적 자본주의에 대한 조롱과 개인과 자아의 소멸에 대한 애도, 대중적 기호와 취미에 대한 저항의식을 보여준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