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속 굵직한 경제 이슈를 통해 배우는 쉽고 재미있는 경제 이야기!
현명한 경제 활동과 소비문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의식과 태도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책!
실화일까? 한 장의 사진 앞에서 나는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베를린에 살고 있는 한 여성이 집을 따뜻하게 하려고 잔뜩 쌓아둔 마르크화를 태우고 있는 모습이었다. 때는 1920년대 초반, 독일의 아이들은 넘쳐나는 지폐더미로 블록 쌓기 놀이를 하고, 거리에서는 손수레에 돈다발을 한가득 싣고 시장으로 가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무렵 독일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저 많은 돈은 다 어디서 난 것일까?
흥미로운 세계사 속 타임라인을 따라가며 익히는 경제 인문학
『타임라인 경제교실』에 따르면, 1921년 5월 1일은 독일에서 하이퍼인플레이션(물가가 단기간에 엄청나게 치솟는 현상)이 시작된 날이었다고 한다. 당시 독일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막대한 전쟁비용을 치른 데다 1320억 마르크라는 어마어마한 전쟁 배상금까지 물어야했던 터라 최악의 경제 상태에 빠져 있었다. 다급해진 독일 정부는 연일 화폐를 찍어내 이를 수습하려 했지만, 정부가 너무 많은 돈을 찍어낸 탓에 돈이 휴지 조각보다 더 흔해지게 되면서 돈의 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일이 빚어졌다. 돈을 바구니에 가득 싣고 가봤자 빵 한 조각조차 사기 어려웠을 만큼 물가가 치솟았다고 하니, 장작은커녕 석탄조차 살 수 없는 돈으로 불쏘시개로라도 써야 했던 당시 독일인들의 참담한 심경이 담긴 사진이라 할 수 있겠다.
이처럼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 사태는 통화정책 실패와 경제 불안정이 국민들을 더 큰 고통에 빠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또 이러한 독일의 경제 상황은 히틀러라는 독재자를 탄생시키는 결정적인 배경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경제는 내 삶뿐만 아니라 사회와 문화, 기업과 나라, 세계사의 흐름과 운명까지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로써, 어린이와 청소년들도 일찍이 경제 개념과 맥락을 이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 카메라 필름의 제왕 코닥은 왜 무너졌을까?
* 튤립 가격이 집 한 채 값에 맞먹었다고요?
* 그림 파일 보증서가 780억이라고요?
* 차고에서 시작한 회사가 세계 최대 포털이 된 사연은?
『타임라인 경제교실』은 역사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장면들 속에 숨겨진 ‘경제 이슈’를 통해 세계사의 흐름은 물론, 세계 경제와 내 삶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알려주는 경제 교양서다. 얼마 전, 일본의 한 경제지가 한국의 경제성장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전망한 가운데, 거듭되는 기술 발전과 미국이 주도하던 경제 흐름마저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는 지금,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에게 이 책은 좀 더 특별할 듯하다. 2020년대에 들어 자원 무기화 경향이 극심해지고, 기후위기로 환경문제와 식량자급난도 예상되는 만큼, 보다 현명한 경제 활동과 소비문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의식과 태도를 기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가장 가난하고 배고픈 이들이 먼저 피해를 입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든 나라가 식량 부족이라는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농업이 쇠퇴하면서 식량자급률이 떨어지는 국가는 더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있습니다. 국내 농업을 보호하고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할 이유입니다. / 73p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자원의 경우, 한 사람이 이를 사용하면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남들보다 더 먼저, 더 많은 양의 자원을 사용하려 듭니다. 개인이 저마다 자기 이익만 생각해 욕심을 부리는 결과, 공동체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자원이 빨리 사라지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공유지의 비극(공유자원의 비극)’이라고 합니다. / 98p
국가 간 무역마찰이나 정치적 충돌 외에 다양한 이유로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이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사회적 변화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2022년, 우리나라의 한 제빵 기업에서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했는데 그 기업에서 제대로 조치하지 않자 불매운동이 일어난 것도 그 예입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선택적 불매운동’이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한국인들의 소비 습관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소비도 사회적 운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소비라는 행위가 기업이나 이웃 국가의 부당한 행위에 항의하는 방법이 될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끼치는 사회운동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 207p
흥미롭고 굵직한 세계 경제 이슈를 읽다보면 어느 새 경제가 쉽고 재미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경제재’와 ‘자유재’, ‘공유지의 비극’과 ‘리디노미네이션’, ‘러다이트 운동’과 ‘스태그플레이션’ 등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경제 개념을 쉽게 설명해준다는 점 역시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뿐만 아니라 모의찬반토론을 통해 현재 가장 주목받는 경제 이슈와 문제를 함께 고민해볼 수 있다. 청소년들에게 권할 만한 첫 경제교양서를 찾으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