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한 개, 자원은 한계
기후위기를 맞이한 우리들에게 한겨레 환경기자인 저자가 그동안 환경을 주제로 쓴 기사를 토대로 앞으로 지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과 본인 스스로 노력한 점, 환경 운동가들이 느끼는 딜레마, 환경과 경제가 서로 유기적으로 함께 갈 수 있는 대안들을 쉽게 풀어 썼다.
책 제목처럼 우리는 한 개밖에 없는 지구를 마음껏 쓰고 있다. 탄소배출량을 감소해야 지구의 한계치를 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있음에도 현재 우리의 소비 습관을 바꾸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해야 되고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일회용품을 가급적 쓰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된다는 사실을 지식으로는 알고 있으나 생활 속 실천까지 이끌어내는데에는 개인적인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저자의 말대로 환경은 정치와 함께 맞물려 돌아가는 복잡한 관계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마존 강에 살고 있는 돌고래를 취재한 기자의 글을 읽으며 바다가 아닌 곳에 돌고래가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아마존이 파괴되고 있어 멸종의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인간의 개발 욕심으로 수 많은 동식물들이 죽어가는 현실 앞에 우리의 행동을 촉구하며 불편한 진실이지만 환경이 파괴되면 결국 인류가 파괴됨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도 강조하고 있다.
따뜻한 봄과 함께 찾아온 불청객 미세먼지는 이제 우리의 일상 생활과 밀접한 관련으로 연결되어 있다. 2013년부터 환경부가 초미세먼지 대가환경 기준 설정을 발표하고 미세먼지 예보제를 시행했다고 하니 거의 10년이 넘어가는 이 시점에서 미세먼지는 다른 천재지변과 맞먹을 정도로 우리의 일상을 통제하고 있다. 미세먼지 경보라도 예보되면 사실 상 야외 활동은 축소될 수 밖에 없다. 학교에 근무하다보니 민감하게 신경을 쓰는 분야가 미세먼지다. 미세먼지의 상황에 따라 학교 행사까지 변경해야 할 정도니 말이다.
"환경과 관련 없어 보이거나 배타적으로 보이는 인권, 노동, 사회정의와 불평등, 세대 갈등 등의 문제들은 실은 환경 문제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109쪽)
앞으로 모든 정책을 빨아들이는 블랙홀과 같은 존재가 환경이 아닐까 싶다. 지금은 자연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캠페인과 환경 교육으로 나름 심각성을 알리고 있지만 앞으로는 지식은 부차적이며 과연 얼마만큼 실천에 옮기고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 환경이 더 망가지기 전에 환경 정책에 좀 더 많은 관심과 협조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당장 불편함이 있더라도 훗날을 위해 불편함을 참는 인내심이 필요한 시기다. 저자가 지적했듯이 진작 환경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저소득층, 소외계층들은 환경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지만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환경 마저도 빈부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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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이제는 거의 매일 접할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다. 당장 올 여름만 해도 역대급 더위가 찾아올 것이라고 한다. 물 폭탄과 같은 비도 도심 곳곳에 내릴 수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 정말 책이 아니라 우리의 피부로 느끼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지구를 지키자. 환경을 보호하자는 말은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듯하다.
이 책은 환경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기후환경 기자다. 풍부한 경험과 지식이 가득하여 매우 우수한 수준을 보여준다. 책을 읽으면서 환경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배울 수 있었다. 또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든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동물원이나 아쿠아리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고 수돗물 사용과 전기 사용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또 여전히 이슈가 되고 있는 탈원전 문제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었다. 저자의 가치관이 있지만 기자라서 그런지 객관적인 시선이 있어서 정말 제대로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환경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부해야 한다. 이 문제는 결코 나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2023-42 《지구를 쓰다가(최우리 지음/한겨레출판)》
기후환경 기자의 기쁨과 슬픔
저자는 <한겨레> 기자로, 세계적인 10대 환경운동가로 2019년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그레타 툰베리를 한국 언론 최초로 인터뷰했다. 13년간 기자로 활동하며 환경문제를 취재하며 환경문제에 대한 각자 다른 관점을 접하고 고민하고 소통하며 비판하는 활동을 하였다.
이메일 주소가 ‘ecowoori’(에코우리)일 정도로 환경에 진심인 저자의 고민은 ‘사람들이 환경 이야기를 하면 왜 불편해할까?’, ‘왜 환경 이야기를 하는 이들은 외로워하는 걸까?’였다. 그의 기사와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었다.
환경에 관한 주장은 ‘성장’이라는 구호 아래 쉽게 묻히곤 했다. 인권이나 평등과 같은 가치 역시 먹고 사는 문제 앞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자국 우선주의와 신냉전의 등장 그리고 극심한 기후변화의 빈번한 등장과 코로나 팬데믹을 지내며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는 분위기다.
고속 성장의 시기를 지나면서 외면했던 환경에 관한 이슈들에 대한 인식들이 변화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환경 인식은 이미 높아졌다고 보인다. 환경을 보전하고 에너지 절약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공감하지 않는 시민은 극히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의 갈등이 나타나는 이유를 저자는 ‘사적, 공적 영역에서의 실천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기 때문에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생태, 기후, 에너지, 동물권 등 녹색의 가치와 관련한 주제들을 이야기한다. 동시에 환경문제를 고민하고 이를 실천하는 삶의 고단함을 이야기하며 힘을 내도록 응원하고 있다.
나 역시 환경 덕후로서 내 모습을 긍정하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아직도 가끔은 자괴감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기도 한다. 속으로는 화가 나지만 정작 사람들과는 싸우고 싶지 않아 피할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소심하면서도 비겁한 나의 마음을 들켜버린 것 같아 부끄럽다. 하지만 결국 모든 환경 문제가 서로 이어져 있음을 곱씹을수록, 애정 어린 시선으로 자연과 그 안의 생명들을 바라보게 될수록, 함께 사는 인간 역시 소중한 지구의 생명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 사람에 대한 애정을 포기하면서 자연과 동물, 지구의 모든 생명을 사랑할 수는 없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소통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으려면 그들과 함께 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미움보다는 이해와 사랑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미움보다 이해를 선택하는 용기> 중에서
환경과 관련한 우리 생활의 이야기들이 여럿 나온다. 자신의 생활을 고백하는 조금은 쑥스러운 이야기들도 함께 등장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이 그러면 안 된다는 핀잔을 듣는 장면이나 편리함을 코앞에 두고 멀리 돌아가야 하는 불편함도 등장한다.
그런데 그런 편리함과 무관심들이 계속된다면 우리 환경은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신경도 안 쓰는데 왜 나만 이 고생을 해야 할까? 나 하나가 고민하고 노력한다고 세상이 좋아질까?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덜 힘들테니. 내가 힘들어서 함께 잘되는 아름다운 세상이 오길 저자와 함께 빌어본다.
세계에서 분리수거를 가장 잘하는 우리 국민도 어려운 영역이 바로 플라스틱이다. 모든 플라스틱 제품 표면에는 어떤 재질의 플라스틱이 사용되었는지 표시되어 있다. HDPE, LDPE, PP, PE, PS, PVC이 표시되어 있다면 단일성분 플라스틱이 쓰였다는 뜻이다. 반면 ‘기타’라는 뜻처럼 ‘OTHER’는 둘 이상의 이런저런 플라스틱 성분이 섞였거나 종이나 금속이 코팅된 재질을 뜻한다. 이 경우 같은 플라스틱이라도 단일성분이 아니기 때문에 재활용률이 떨어진다. 집에서 애써 분리배출해도 재활용 선별장에 갔을 때 필요한 성분만 추출할 수 없기 때문에 으레 매립되거나 소각될 운명이다. 매년 상상을 초월하는 양이 생산되는 플라스틱, 매일 엄청나게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 중에 아더가 매우 많다는 것이 문제.
플라스틱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기업이 제품 생산 단계부터 재활용을 염두에 두는 것이다. 당장은 재활용 선별장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코로나19라는 커다란 사건을 환경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온실가스 사용의 확대에 따른 지구온난화를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동식물의 식생에 변화가 나타났고, 인간과 접촉하는 동물의 범위가 확장되면서 새로운 인수공통감염병이 생겼다. 그중 하나가 바로 코로나19다. 백신이 개발되고 엔데믹이 선포되었다고 코로나19가 끝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독감처럼 코로나19를 겪게 될 것이고, 또 다른 팬데믹에 대응해야 한다.
환경은 인권처럼 우리 사회의 모든 부분과 연결되어 있다. 경제, 노동, 복지 등 여러 분야의 이슈와 함께 고려하면서 다각도로 분석하고 접근해야 하는 고차원 방정식이다.
옛말에 병은 널리 알리라고 했다. 환경이라는 넓은 분야의 매우 복잡한 연결고리를 가진 문제를 어렵다고, 불편하다고, 힘들다고 숨기기만 하면 환경문제는 큰 눈덩이가 되어 우리를 뭉개버릴 것이다.
당장의 해결책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복잡한 실타래를 하나하나 붙잡고 풀어나가는 작은 움직임, 행동이 필요하다. 분리수거를 하고 쓰레기를 줄이는 활동을 하면서 환경 감수성을 확장시키는 것. 불편함과 느림을 수용하면서 에너지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 그 과정에서 내가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효능감도 느낄 수 있다. 저자의 바람대로 그 행동들이 외로워지지 않기를 함께 희망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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