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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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언어

나비 덕후들이 풀어낸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비의 비밀

리뷰 총점 9.5 (11건)
분야
자연과학 > 과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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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비의 언어 평점10점 | r***2 | 2022.12.09 리뷰제목
나비와 나방은 어떻게 다를까? 이 물음에 명확한 답을 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나 역시 저자와 비슷하게 이쁘고 우아하게 날아다니는 것은 나비, 칙칙한 색으로 펄럭거리는 건 나방 이라는 식의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모든 것이 다 편견이고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은 확실히 알겠다. 나비와 나방을 구분할 수 있는 설명이 있지만 굳이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며 쿨한척 넘겨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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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와 나방은 어떻게 다를까?

이 물음에 명확한 답을 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나 역시 저자와 비슷하게 이쁘고 우아하게 날아다니는 것은 나비, 칙칙한 색으로 펄럭거리는 건 나방 이라는 식의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모든 것이 다 편견이고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은 확실히 알겠다. 나비와 나방을 구분할 수 있는 설명이 있지만 굳이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며 쿨한척 넘겨버리고 있지만 사실 내가 정확히 설명을 못하겠다는 것이 맞는 말이겠지.

 

나비의 언어,라고 해서 나보코프 - 그의 작품을 읽어보지는 못했으나 - 의 문학적 표현이라도 나오려나 싶었는데 이 책은 문학이 아니라 과학책이다. 나비가 어떻게 생태계에서 살아남고 진화론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며 정확한 방향을 감지해 이동경로를 결정하는지 등 그저 여유롭게 팔랑거리며 꽃 근처를 맴도는 한량 나비가 아닌 곤충 나비의 가치와 환경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찰스 다윈이나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익숙한 이름들 외에 나비 연구자들의 일화가 나오는데, 성인이 된 딸을 데리고 당시에는 오지라고 할 수 있는 수리남으로까지 가서 나비연구를 한 메리안의 이야기는 특히 인상적이다. 찰스 다윈이 부유한 집안의 지원을 받으며 비글호를 타고 갈라파고스에 간 것과는 달리. 메리안은 나비에 대한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수리남으로 떠났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그녀의 나비 연구에 대한 성과는 더욱 놀랍다. 

사족이기는 하지만 제왕나비가 애벌레 상태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뱀처럼 위장한다며 나비의 생존력을 보여주는데, 실상 저자의 어린 딸에게는 그런 것이 통하지 않는다고. 그녀는 뱀을 무서워하지 않으니 딸에게는 큰 효과가 없다는 것 같은 이야기들은 책을 읽는 재미를 준다. 위대한 여성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나비가 진화론의 근거가 된다는 것은 다른 생물에 비해 환경에 의한 변화 주기가 짧고 개체수가 적은 나비가 개체수가 많은 나비의 틈에 묻혀 살면서 개체수를 유지한다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물론 내게는 과학적인 이야기보다 식물이 있는 곳에는 나비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 나비가 사라져가는 곳에 나무를 심는 것 - 이 책에서는 골프장의 한가운데 동네 아이들이 나무를 심을 수 있게 하는 것으로 골프장도 운영하며 나비들이 살 수 있는 환경도 만드는 것 - 에 대한 이야기들이 더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나비효과'라는 것 역시 원뜻은 다르지만 마지막에 저자가 언급하는 진정한 나비효과,가 더 마음에 남는것처럼.

 

"우리는 작정하면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다.

우리 늙은이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이 풍성했던 세계를 기억할 수 있다. 일 년을 이루는 한 달 한 달이 새로운 냄새, 새로운 소리, 새로운 광경, 인간과 자연환경 사이의 본질적인 연결에 대한 새로운 약속을 가져오던 세계를 우리는 기억할 수 있다.
그 세계는 빠르게 사라져가고 있다. 그래도 아직 없어지지는 않았다.
우리는 되돌릴 수 있다. 다섯 살 소녀가 하늘로 나비를 날려 보낼 때, 그리고 그 나비가 월동지를 향하여 날아가는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 목격될 때,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그것이야말로, 내가 생각하기에는 진정한 나비 효과다. 수없이 많은 이들이 아주 다양한 나라에서 세대를 뛰어넘어 우리가 속한 자연계의 작은 즐거움 한조각이나마 보호하려고 힘을 합치는 일 말이다."(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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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비의 언어 평점10점 | z***a | 2022.12.09 리뷰제목
나비와 매미는 매력적인 곤충이다. 둘 다 탈변하는 존재이기에 생명의 신비감과 경이감을 불러일으킨다. 어릴 때의 나는 나비보단 매미에 더 열중한 편이지만, 나비 덕후들의 치열한 나비 사랑이 이해는 간다. 하늘의 무지개처럼 현란한 아름다움과 희망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비를 채집하기 위해 재산이나 목숨까지 걸거나 하는 일은 정녕 이해 불가다. 상습적인 나비 중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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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와 매미는 매력적인 곤충이다. 둘 다 탈변하는 존재이기에 생명의 신비감과 경이감을 불러일으킨다. 어릴 때의 나는 나비보단 매미에 더 열중한 편이지만, 나비 덕후들의 치열한 나비 사랑이 이해는 간다. 하늘의 무지개처럼 현란한 아름다움과 희망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비를 채집하기 위해 재산이나 목숨까지 걸거나 하는 일은 정녕 이해 불가다. 상습적인 나비 중독자들이 애지중지하는 희귀한 수집품과 애장품도 내겐 그저 경원의 대상일 뿐이다. 솔직히 생명을 박제한 나비 표본은 가까이하고 싶지 않다. 

 

과학 저널리스트 웬디 윌리엄스는 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다윈부터 노벨문학상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까지 나비 덕후들의 삶을 조명하고 아름다운 나비의 비밀과 신비를 풀어낸다. 저자는 나비의 언어가 곧 '색의 언어'라고 밝히면서, "나비들은 섬광과 눈부심으로 소통한다"고 말한다.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신선한 화두가 아닐 수 없다. "자연은 발이 여섯 개 달린 것을 변태적으로 좋아한다." 곤충학자 마이클 S. 엥겔의 명언인데, 저자는 17세기의 나비 연구가 오늘날 생태학이라는 연구 분야의 기초를 마련했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나비의 멸종이 지구에 대재앙이라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왜냐하면 나비야말로 지구 생태계의 수호신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나비에게 뭐가 있기에 그토록 쉽게, 그토록 보편적으로 호모 사피엔스는 마음을 빼앗기는가? 그저 예쁘게 생겨서? 아니면, 나비가 끊임없이 진화하는 우리 행성의 이야기, 우리와 다른 모든 생물 간의 파트너십, 생의 순환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는 것이 부분적인 이유로 작용하는 걸까?"(23, 24쪽)

 

나비 덕후의 삶은 말그대로 '미쳐야 미친다'는 열정적인 집착의 전형이다. 저자는 선구적인 나비 덕후들의 삶과 발자취를 소개하고 있는데, 5만개의 나비 표본을 남긴 미국의 곤충학자 허먼 스트레커, 아름다운 나비 화석을 발견한 샬럿 코플런 힐, 50년 이상 애벌레, 나비, 나방을 연구한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등이 대표적이다. 스트레커는 낮에는 아이들의 묘비에 천사를 새겨 넣는 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석재 조각가로 일했지만, 밤에는 오로지 나비에만 헌신했다.스트레커의 수집품은 영국 금융 명문가 자제인 월터 로스차일드가 수집한 표본 225만 개에 비하면 그렇게 많지는 않더라도 여전히 북미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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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비의 언어 - 나비라는 신비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i****g | 2022.12.11 리뷰제목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노란 나비 흰 나비 춤을 추며 오너라~" 아침부터 아이가 나비 노래를 흥얼거립니다. 이렇게 아이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나비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꽃이 있는 곳에 항상 나타나는 이 중력을 거스르는 것 같은 가벼운 몸짓의 생명체는 정말 아름답기 그지없는데요. 보는 이들에게 늘 아름다움과 감탄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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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노란 나비 흰 나비 춤을 추며 오너라~"

아침부터 아이가 나비 노래를 흥얼거립니다.

이렇게 아이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나비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꽃이 있는 곳에 항상 나타나는 이 중력을 거스르는 것 같은 가벼운 몸짓의 생명체는 정말 아름답기 그지없는데요.

보는 이들에게 늘 아름다움과 감탄을 안겨주는 이 나비에 대한 아주 흥미로운 책 한 권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나비의 언어>라는 이 책에는 나비의 모든 것 그리고 나비와 사랑에 빠진 사람들과 나비와 우리들의 상호작용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네요.


 

작가인 웬디 윌리엄스는 실험실에서 만난 나비에게 사로잡혔고 늘 우리 곁에 있어 익숙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비밀을 간직한 나비에 대한 호기심에 이끌려 결국 이렇게 책을 쓰기에 이르렀다고 하지요.

신기하게도 작가의 글이 재미있어서인지 나비의 특별한 매력 때문인지 혹은 그 둘 다 때문인지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는데요.

나비의 숨겨진 비밀과 반전 있는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와 마치 소설 한 권 보듯이 앉은 자리에서 계속 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어요.


 

책은 시대순으로 인간들이 나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이르는 인간과 나비의 오랜 인연에 대해 서술하고 있습니다.

걷잡을 수 없이 나비에게 빠져든 나비 덕후들과 그들이 발견한 나비의 아름다움과 비밀들이 흥미진진하게 담겨 있는데요.

특히 초기 나비 연구에 지대한 영향과 도움을 준 사람이 바로 10대였던 샬럿 힐과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이라는 두 여성 덕분이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더군요.

그들의 나비 사랑이 나비들의 변화와 비밀을 밝히는데 크게 기여했고 동시에 여성으로 살아가기 힘든 시대에서 그들의 삶을 어떻게 이끌어갔는지를  보면 놀라고 감탄할 수 밖에 없지요.

또 책에는 나비에 대한 열정 하나로 나비 연구를 한 이들 덕분에 알게 된 놀랍고도 새로운 사실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나비가 주둥이로 꿀을 빤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삼투압 현상처럼 흡수하는 기관임을, 꿀 외에 수액과 피 그리고 배설물 등 온갖 것을 먹는다는 사실을, 나비의 비늘가루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된 센서와 신소재 등 관련 연구들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인간들의 괴이한 행동에 맞춰주는 나비들의 놀라운 능력을, 줄어드는 나비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 등 나비와 관련된 이 이야기들은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것들이었어요.

나비 덕분에 자연의 비밀을 깨우치고, 나비에게서 배운 것들에서 앞으로 한 발 나아가는 인류의 노력이 아름답고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했네요.



 

나비의 아름다운 모양과 가볍고도 우아한 날갯짓에 매료되어 황홀한 기분에 젖는 그냥 낭만적인 대상으로만 보아오던 나비의 온갖 신비로운 비밀을 알고 나니 나비가 이전과는 너무나도 달라보입니다.

또 그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매력은 견고하고 흔들림없다는 사실에 한 번 더 놀라게 되고요.

어찌보면 가장 연약한 몸으로 가장 강력한 아름다움을 뿜어내며 오랜 시간 우리 곁에 머물러 준 이 생명이 경이로울 뿐이에요.

정말 우리는 어째서 이토록 나비라는 곤충에 매료되는 걸까요?

어쩌면 혐오하던 애벌레에서 추앙받는 나비로 변태하는 이 생명체의 놀라운 변신은 모두가 그토록 바라는 아름다운 성장의 증거이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 보았는데요.

알면 더 많이 사랑하게 된다는 말처럼 부디 이 책 <나비의 언어>가 나비 효과를 일으켜 줄어드는 나비를 지키는 것이 곧 우리를 지키는 일임을 깨닫고 실천하는 이들을 더 많이 만들어 주면 좋겠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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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비의 언어 - 웬디 윌리엄스 평점10점 | l*****y | 2022.12.09 리뷰제목
나비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곤충이라고 한다. 아마 대체로 그럴거 같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곤충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때는 몰라도 성인이 되어 가면서 말이다. 곤충이 싫은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나도 곤충을 싫어한다. 다만, 그나마 덜 싫은 곤충이 있다면 너무 작아서 그 자세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 녀석들이거나 나비 정도일 것이다. 나비는 가까이서 자세히 살펴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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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곤충이라고 한다. 아마 대체로 그럴거 같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곤충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때는 몰라도 성인이 되어 가면서 말이다. 곤충이 싫은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나도 곤충을 싫어한다. 다만, 그나마 덜 싫은 곤충이 있다면 너무 작아서 그 자세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 녀석들이거나 나비 정도일 것이다. 나비는 가까이서 자세히 살펴보더라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그리고 멀리서 보면 반갑기까지 하다. 이쁘니까.

이 책은 나비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나비의 생태학사라고 할 수 있는데, 책 속 인물들은 흔히 말하는 덕후들이다. 엄청난 집념으로 나비에 일생을 바친 사람들이다. 예전에 한 다큐에서 곤충표본을 수집하는 문화를 본 적이 있다. 이 책의 나비덕후들도 나비표본에 그야말고 엄청난 집착을 보여준다. 집착의 대상이 우연히 나비였던 것 뿐인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건 뭐 중요하지 않다. 그들 덕분에 우리는 나비에 대한 많은 것들을 알게되었고, 과학의 발전에 기여했던 그들이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큰 의문은 그것이었다. 사람들은 왜 나비를 좋아할까? 나는 나비가 예뻐서 좋다. 그렇지만 자연 속에 예쁜 대상은 많다. 곤충으로 한정 짓더라도 그게 꼭 나비일 필요는 없다. 그러다 든 생각이다. 나비는 예전에 참 흔했는데. 요즘 나비 보는게 쉽지가 않다. 그래서 어쩌다 한 번 마주친 나비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물론 책에서 얘기하는 과거 유럽의 나비덕후들에게는 해당되지 않겠지만, 적어도 요즘 우리들이 나비를 반가워하는 이유는 이게 아닐까 싶다.

덕후들의 이야기는 굉장히 흥미롭다. 이 책은 나비에 광적인 집착을 보인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그 이야기 하나 하나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나비는 벌처럼 꿀을 빨아먹지 않는다는 점, 애벌레 시절 축적했던 수액의 독성으로 천적으로부터 보호한다는 등 나는 나비비덕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나비의언어 #웬디윌리엄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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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지상 최고의 미적 창조물 나비의 모든 것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g******e | 2022.12.09 리뷰제목
나비의 언어 : 지상 최고의 미적 창조물 나비의 모든 것       가족들과 동해바다를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 춘천에 있는 제이드가든에 들렀던 적이 있다. 유치원생이던 딸아이는 동산 한가득 피어있는 꽃과 주변을 아롱거리며 날아다니던 나비에 푹 빠져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참으로 바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나비를 잡아달라고 졸라 대는데 막상 한 마리도 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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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언어 : 지상 최고의 미적 창조물 나비의 모든 것

 

 

 

가족들과 동해바다를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 춘천에 있는 제이드가든에 들렀던 적이 있다.

유치원생이던 딸아이는 동산 한가득 피어있는 꽃과 주변을 아롱거리며 날아다니던 나비에 푹 빠져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참으로 바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나비를 잡아달라고 졸라 대는데 막상 한 마리도 잡을 수 없었다.

어렸을 때 잠자리는 곧잘 두 손가락 사이에 꽂아서 장난을 치다 하늘로 돌려보내기도 했는데, 나비는 잡아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나비나 나방을 손으로 만지고 혹시라도 눈을 비비면 실명할 수 있기에 항상 조심하다 보니 굳이 잡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잠자리채로 잡은 나비는 그물 안에서 허둥대는 모습을 잠깐 보다 바로 놓아주었다.

막상 어른이 돼서 알고 보니 나비를 만지면 묻어나는 가루는 “인편 (비늘 가루)”라고 부르는데 눈에 들어가도 실명에 이르는 일은 없다고 한다. 눈이 충혈되고 알레르기 반응 정도는 유발할 수 있지만.

아, 어린 시절의 과학적 지식에는 왜 이리 거짓이 많다 말이냐.

 

나비는 예쁘다. 아니, 황홀하다.

비록 손으로 잡을 엄두는 내지 못했지만 자연사박물관에 가면 나비 표본 앞에서 한참이나 서성인다.

작은 녀석의 아름다운 무늬는 어찌나 사람을 유혹하고 종류는 또 어찌나 많은지 현관문 빈 공간에 두 마리 정도 표본을 사서 장식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된다.

 

“자연은 발이 여섯 개 달린 것을 변태적으로 좋아한다.” 

첫 페이지에 새겨진 마이클 S.엥겔의 머리를 휘젓는다.

 

나비의 자태는 사람들의 영혼을 휘어잡는다.

나비의 생태학과 과학사로 가득 찬 이 책의 초반부에 등장하는 스트레커 같은 사람의 일화는 이 작은 생명체가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지배하는지 극단적인 사례로 등장한다.

취미라고 하기에는 지나친 광기에 가까운 수집은 유럽의 돈 많은 귀족들의 사치스런 놀음이었겠지만 스트레커는 이런 전제조건을 깨뜨리고 시카고 필드 박물관에 소장할 정도의 표본을 모을 수 있었다. 일반인의 수준을 넘어서 경이 스러운 기록이다.

그가 평생 나비 표본을 채집하고 집에 쌓아둔 나비의 사체 속에서 추구하던 이상은 무엇이었을까?

단순히 생명체의 신비로움에 매료된 고집스러운 늙은이라 무시할 수는 없다. 살아있는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경외가 숨어있다. 팔랑거리며 날아다니는 예쁜 색에 대한 끝없는 욕심도 보인다.

 

지구에 사는 생물은 1조 종에 이른다고 한다.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상당수는 아직도 인간에게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 날 숲 속에서 길을 잃어버렸을 때, 거친 수풀 사이로 머리를 들이미는 페이스허거를 눈 앞에 목격한다해도 하등 이상할 게 없다. 그 중 명명된 곤충은 무려 90만종이라고 한다. 사실 지구는 인간이 아니라 곤충들이 지배하고 있었다.

그 중 인간에게 호감을 주는 몇 안되는 종이 바로 나비. 비싼 가격에 불법적인 거래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90만종의 예외성에서 기인한다.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재왕나비 애벌레의 사투에서 등장한다.

밀크위드 잎사귀에 부화된 애벌레는 진액을 열심히 먹어 대는데 문제는 진액의 끈적함은 애벌레를 포획하고 고사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더욱 아이러니한 점은 라텍스의 일종이 포함된 진액은 독성물질이기 때문에 성장을 위축시키는 치명성을 지니지만, 몸에 축적된 독이 새같은 천적으로부터 자기방어 기제를 만드는 과정으로 활용된다.

애벌레의 독성이 새들에게 저 녀석은 먹었다가는 배탈이 난다는 인식을 강하게 전달하여 살아남는 무기가 된다. 자연의 신비로움이 아닐 수 없다.

 

책을 읽어가면 우리는 단순히 외면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히고 블법채집까지 서슴없이 행하지만, 삶의 생존력과 번식으로 명맥을 이어가는 자연의 경탄 스러운 적응에 박수를 칠 수 밖에 없다.

수많은 시간 지구상의 급격한 변화에도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며 살아남는 개체들은 저마다의 강력한 생존 무기를 확보하고 자손들에게 전달하였기에 가능한 존재들이다.

 

나비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은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더군다나 작가는 장난기 가득한 문체로 생물시간에 빠지기 쉬운 졸음의 오류에서 깨워준다.

과학책이라는 딱딱함의 외형을 유쾌한 필력과 경이로운 나비의 신비로 맛난 책 읽기로 몰입하게 해준다.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좋을법한 책이나 등장하는 괴짜들을 조심하자.

나비를 입에 넣어서 맛보는 과학자들의 에피소드는 아이들에게는 충격적인 모습일 수 있다.


 

*도서를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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