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금, 썸머]는 기자 김다은의 <나의 지나간 여름에 대하여>, 그림작가 장경혜 <여름의 끝과 시작>, 소설가 류시은 <더 깊은 곳으로 풍덩>,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 박산호 <여름 그리고 사람>, 소설가 이현석 <우리가 함께 보낸 여름>, 기자 박다해 <여름을 걷는 시간>, 국어 교사 하고은 <렘브란트의 여름 - 부산 덕천동 이야기>, 영화감독 이병윤 <무지개가 피었다>등, 이렇게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여덟 작가가 지나온 시절을 기억하며 쓴 '나의 여름방학 이야기'를 담은 엔솔러지 에세이이다.
8편의 이야기는 모두 여름에 관한 기억이다.
우리 모두가 미완성된 학창 시절 이야기에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된 부분이 많았으며
그 시절로 돌아가 '그땐 그랬지'라며 웃음 짓기도 했다.
각각 한편의 이야기 끝에는
저자 자신이 학창 시절이나 혹은 자신의 기억 저편에 있는 자신에게 쓴 편지가 나온다.
성인이 되어 학생 시절의 '나'에게 해 줄 말들을 하는 것이다.
뭉클하기도 하고, 약간은 어색함이 묻어나는
과거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가 인상적이었다.
살아온 인생 중
어느 여름날의 추억을 더듬으며
즐거운 기억은 즐겁게, 어둡고 잊고 싶은 기억은 살며시 접기도 하며,
여름의 여덟 가지 빛깔이 모아져 있는 책이다.
여름의 강한 햇살에 뿌려지는 물줄기의 무지개를 보며
과거의 나를 돌아보고 현재의 자신의 색깔을 찾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책이다.
여름의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자신의 색깔을 찾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어제와 비슷했던 오늘이 내일도 반복되는 것이 즐거웠다. 그저 하루하루 자라기만 하면 되는 날이었다.”
전형적이어도 어쩔 수가 없다. 여름은 늘 어린 시절, 젊은 날과 함께 떠오른다. 여름날이어서, 여름날임에도 지치지 않고 더 신이 나서 즐겁던 기억 때문일까. 소란스러운 것을 대체로 힘들어 하는데, 인간이 만드는 소음 말고, 여름 공기를 가득 채운 생명들의 분주함이 무척 설렜다.
한 낮의 열기가 식어가는 여름밤은 어쩐지 더 설렜다.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날 것처럼, 혹은 더위로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꾸는 꿈처럼 느꼈을 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누군가 다른 생명체의 바람과 꿈이 내 꿈속으로 들어오기도 했을까.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람들과 익숙해지는 몹시 고단한 봄을 지나고 맞는 여름방학은 느긋하고 행복했다. 작가들의 여름 방학이야기를 읽으며 아주 다양한 시절의 추억들을 들락거렸다. 그리운 이들을 많이 만났다. 기억이란 참 중요한 세계다.
주제사를 읽듯 나의 역사를 따라가 보는 독특한 경험이다. 짐작보다 즐거운 일들도 많았구나. 운이 좋아 참 좋은 이들을 많이 만났구나. 경험한 모든 일들로 성장했구나.
“이사와 이별은 다른 말이 아니었다. 방학 때 놀러 오면 되지, 라는 어른들의 말은 조금도 위로가 되어 주지 못했다.”
성장과 이별도 같은 말이다. 살아온 지나온 모든 시간과 이별한다. 때론 사람들이 남지만 오래 함께 할 이들이 얼마나 될까. 누구의 잘못이나 특별한 사건으로 그렇게 되는 게 아니다. 그저 시간과 더불어 계속 변화하는 우리 모두의 도착지가 다를 뿐.
“예정이 언니가 내게 주었던 갓은 취향이 전부가 아니었다. 언니에게서 받은 존중과 환대가 아직 내 몸에 남아 있다. 그 힘으로 나도 타인에게 곁을 내어 준다.
이야기들 속의 사람들도 우리도 타인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존중받은 기억을 통해서만 나도 타인을 사랑하고 인정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지금 내가 도착한 곳은 내가 만난 모든 이들과 더불어 걸어온 곳이다.
운이 좋아 사랑과 존중과 인정의 경험이 많은 이들은 아픈 곳 없이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도 할 것이다. 나는 무척 운이 좋아 참 좋은 이들을 많이 만나고 무수한 도움을 받았다. 100분의 1도 돌려주지 못하고 사는 것이 미안할 따름이다.
8명의 작가가 들려주는 여름 방학 이야기
학창시절, 여름 방학은 단순히 학교를 가지않는다는 것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내 마음대로 시간을 쓸 수 있는 한정된 기간이 주는 자유. 실컷 늦잠도 자고, 친구들과 종일 붙어서 시간을 뭉개고, 때로는 목표라는 것을 세워서 '열심히'라는 것도 해보구요.
<우리 지금, 썸머>는 8편의 각각 다른 빛깔의 여름 방학 이야기입니다.
[나의 지나간 여름에 대하여]는 유년의 푸른 바다와 '그 집'의 추억,
[여름의 끝과 시작]은 상처받은 여름의 나를 단단하게 하는 오늘의 여름,
[더 깊은 곳으로 풍덩]은 노란 빛 여름과 함께 떠나간 뜨겁고 반짝이는 것들,
[여름 그리고 사람]은 나를 빛나게 해준 복숭아빛 두 번의 여름,
[우리가 함께 보낸 여름]은 단단한 바위 같은 선생님과 함께한 여름,
[여름을 걷는 시간]은 이방인으로 주변부를 맴돌던 나를 잡아준 시간,
[럼브란트의 여름-부산 덕천동 이야기]는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준 다정한 외갓집 식구들,
[무지개가 피었다]는 무채색으로 방황하던 내가 색깔을 찾을 수 있게 한 여름의 댄스
8편의 여름 방학 이야기는 뜨겁고, 시원하고, 나른하고, 복숭아향이 나고, 까무잡잡하고, 짭짤했습니다.
<우리 지금, 썸머>는 작가 8명의 여름 이야기입니다. 각각 다른 여름 방학이지만 모두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에서 상처와 고민을 드러내고, 뜨거운 여름을 통과하며 '나'를 찾습니다.
여름이 그런 계절인가 봅니다. 따가운 열기로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싱그럽게 푸른 빛으로 열정을 주는 계절.
<우리 지금, 썸머>를 읽고는 나의 여름 방학은 어떠했나 예전 추억을 뒤적여 봅니다. 나는 그 시절 어떤 꿈을 꾸면서 여름을 보냈는지, 지금의 나는 그 때의 나가 꿈꾸던 모습인지, 그리고 어떤 여름을 보내야 할 지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였습니다.
"나는 방학이 좋았다. 특히 여름 방학은 뭘 해서 좋았던 게 아니고 뭘 하지 않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어서 좋았고, 생각이 어두운 쪽으로 뻗어 나가는 것을 멈출 수 있어서 좋았다." -[여름의 끝과 시작]중에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