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패배 이후 우울과 불안에 빠져 있던 일본 젊은이들에게 큰 공감을 일으킨 <인간 실격>. 인간을 두려워하고 세상에 융화되는 것을 힘들어했던 한 고독한 젊은이의 혼란과 방황, 좌절과 파멸을 그린 이 작품은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과 더불어 일본 근대문학의 양대 소설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재까지 천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이다. 특히 그 저자인 다자이 오사무는 수차례의 자살 시도 끝에 39세라는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하여 불운의 천재로도 그 이름을 떨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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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은 '나'라는 화자가 서술하는 서문과 후기, 그리고 이 작품의 주인공인 요조가 쓴 세 개의 수기 등으로 총 5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라는 화자나 주인공인 '요조' 모두 다자이의 모습이지만 어느 쪽이 진짜 다자이인가에 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실상 모든 해석은 독자에게 있기에 독자의 수만큼 그 해석은 너무나 다양하다), 나는 '한심한 자신을 분석한 냉철한 다자이'에 한 표를 던진다. 결국 자살로 마감한 자신의 타락한 삶에 대한 회환과 그의 고뇌의 결말을 본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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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에는 요조의 사진 세장에 관해 서술하는데, 모두 뭔가 꺼림직하고 기괴하며 음침한 기운이 느껴지는 그야말로 '사람같지 않은' 느낌을 표현한다. 사진부터 그 시작이 <인간실격>인 것이다.
부끄러운 생애를 살아왔다고 서술하는 첫 문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로 시작하는 운동주의 서시(1941년 작)가 떠오른 것은 우연이었을까.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시대에서 고뇌하고 좌절하지 않을 수 없었던 청년, 하지만 나의 길을 가야겠다..라고 외치며 주어진 운명에 대한 결의를 다지고 절망을 극복하려고 했던 시인은 결국 자살을 택한 저자와는 너무나 다른 결말이기에 더욱 대조되기도 했다.
<인간실격>은 와닿는 문장이나 재밌는 문장들이 상당히 많았는데, 그것은 정거장의 다리가 외국의 서커스처럼 재밌고 보기 좋게 하기 위해 설치한 것인 줄 알았다는 등이었다.
내게는 인간의 생활이 이해되지 않았다....라니. 마치 화자는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처럼 보고 있지 않은가. 한 발 떨어져 서술하는 글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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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 베갯잇, 이불보등을 보고 생각한 것이 '인간의 알뜰함에 감탄하며 서글프다 생각하는' 요조. 그야말로 한 발 떨어져 서술하는 글귀들이 참으로 재밌게 느껴졌다. 어쩌면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가 우리를 보고 있다면 저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구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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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밥을 먹지 않으면 죽기 때문에, 먹기 위해 일을 하고, 세 끼를 챙겨 먹어야 한다는 말. 그러기에 인간의 생활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관념과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이라는 관념이 서로 엇갈린 것 같다는 불안. 그 불안으로 시작하는 괴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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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내는 인간의 얼굴에서 사자보다, 도깨비보다 더 무서운 동물적 본성을 본다 말하는 요조. 평소 온화한 사람이라도 화를 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흠칫 놀랄 때가 있어서인지 그런 글귀 또한 꽤나 공감되었다.(사실 그럴 때는 바로 때때로 꽤나 심하게 화를 내고 있는 내 모습을 자각할 때이기에 꽤나 부끄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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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받는다'에 관한 요조의 정의. 겉으로 보이는 모습의 내 안의 모습과 온전히 일치하지 않기에 누군가의 존경받음이나 찬사에 대한 부끄러움은 늘 있는데, 요조의 정의는 참으로 그런 감정을 너무나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인간의 나약함을 잘 그려내는 작가.'.
그에 대한 찬사처럼 주인공인 요조를 통해 드러나는 예민한 감수성은 인간 실존과 관계를 성찰하는 처절한 고백으로 그 글귀 하나하나 깊은 울림을 준다.
때때로 어떤 게 행복일까, 혹은 어떻게 살아야할까...라는 의문등으로 머릿속이 복잡하다면 <인간 실격>으로 방황하는 청년에 방의해 보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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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출판사 #다자이오사무 #일본문학 #테마문학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이 소설은 문예 에디터스 컬렉션 중 한 권 《인간 실격》이다.
진작에 이 소설이 궁금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무언가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로 나를 휘감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표지 그림을 보아도 상황이 파악되지 않는가. 그래서 한참을 망설였다.
하지만 '언젠가 읽어야지' 생각하던 작품이라면, 어느 순간 의외로 기회가 빨리 와서 읽게 되기도 한다. 이 책과의 만남은 생각보다 빨라졌다.
이 작품에 대해 들어본 것 같긴 한데 잘 모르겠다고 생각되면, 이 책의 뒤쪽에 있는 오쿠노 다케오의 작품 해설을 보아도 좋겠다.
나쓰메 소세키 《마음》과 더불어 일본 근대문학의 양대 소설로 평가받는 작품으로 음울한 분위기와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다자이 오사무의 유작 《인간 실격》. 이 작품의 존재를 모르는 일본인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출간된 지 7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읽히는 작품이다. (155쪽)
이 정도의 설명이면 한 번 읽어볼 만하지 않겠는가. '이 소설 한 번 읽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방황하고 고뇌하는 청춘의 초상,
작가의 일생을 지배한
상실과 소외, 번뇌가 여실히 담긴
다자이 오사무 문학의 걸작. (책 뒤표지 중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인간 실격》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다자이 오사무. (1909~1948).
본명은 쓰시마 슈지. 1909년 일본 아오모리현 쓰가루에서 부유한 집안의 11남매 중 열째로 태어났다. 어머니가 병약해 나면서부터 유모 손에서 자라다 이후 숙모에게 맡겨졌다. 어려서부터 작문과 외국어에 재능을 보였고,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최초의 자살 미수 사건을 일으켰다. 1930년 도쿄제국대학교 불문과에 입학 후 긴자의 술집 종업원과 함께 바다에 투신해 혼자 살아남기도 했다. 이후 좌익운동을 하다 대학을 중퇴했다. 1935년 문단 데뷔작인 소설 <역행>을 제1회 아쿠타가와상에 응모하나 차석에 그쳤고, 1936년 첫 소설집 《만년》이 출간되어 작가로 인정받았다. 마약성 진통제 때문에 약물중독 치료를 받던 중 1938년 스승 이부세 마스지의 초대로 덴가사야에 석 달간 머물며 안정을 찾았고, 이부세가 소개한 이시하라 미치코와 결혼식을 올렸다. 1947년 발표한 《사양》이 2차 세계대전 패망 후 정신적 공황에 빠진 일본 젊은이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데카당스 문학' 대표 작가로 최고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1948년 《인간 실격》 집필 후 결핵을 앓는 그를 돌보던 야마자키 도미에와 함께 다마강에 투신해 3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사후 출간된 《인간 실격》은 전후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 중 하나로 현재까지 천만 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책날개 작가 소개 전문)
이 소설은 서문, 첫 번째 수기, 두 번째 수기, 세 번째 수기, 후기로 구성된다.
작품해설과 옮긴이의 말, 다자이 오사무 연보로 마무리된다.
먼저 이 소설을 읽기 전에 소설 속 화자를 파악하고 시작하는 게 좋겠다.
이 소설은 신원불명의 화자가 등장하는 서문과 후기, '요조'라는 일인칭 주인공이 구술하는 세 편의 수기로 구성된다. 서문과 후기를 이끌어가는 '나'와 작품의 중심을 차지하는 수기 속 '나', 이렇게 주인공이 둘이라고 보면 된다.
이 부분을 알고 읽기 시작하는 편이 훨씬 수월하게 다가올 것이다.
'나는 그 남자의 사진 석 장을 본 적이 있다.'라는 이야기로 이 소설이 시작된다.
한 장 한 장 설명을 해나가는데, 마지막 사진이 가장 기괴하다.
'나는 지금까지 이런 이상한 남자 얼굴을 본 적은, 역시, 한 번도 없다'(10쪽)라고 말하며 첫 번째 수기로 넘어온다.
부끄러운 생애를 살아왔습니다.
내게는 인간의 생활이라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11쪽)
첫 번째 수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고백형식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에 시선을 집중해본다.
처음에는 단순히 타인의 이야기, 그러니까 나와 전혀 별개의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로만 생각되며 겉돌다가, 어느 순간 훅 들어온다. 마치 내 이야기처럼 말이다.
이를테면 '이게 뭐야?'로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 그 이야기가 쏙 들어가고 작품과 이질감이 없어지며 읽어나가게 되는 것이다. 이 소설은 분량도 얇고 읽다 보면 그렇게 된다.
겁쟁이는 행복조차 두려워하는 법입니다. 목화솜에도 상처를 입습니다. 행복에 상처 입을 수도 있는 겁니다. 상처받기 전에 빨리, 이대로 헤어지고 싶다는 초조감에서 예의 '우스운 행동'으로 연막을 친 겁니다. (66쪽)
사실 나는 옮긴이의 말을 읽다가 이 소설을 읽으며 놓친 부분에 대해 뒤늦게 알아채게 되었다. 이 소설을 한번 읽고 끝낼 수 없는 이유다.
작품 속 주인공의 일생을 지배한 혼란과 불안정성, 여인들과의 동반 자살을 수차례 시도하는 이상행동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려면 당시 시대적 배경을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지 않으면 단순히 나약한 지식인의 한탄, 사회부적응자의 변명이나 넋두리로 폄하될 수도 있다). (166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또한 작품 해설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그의 심경이 소설 곳곳에 묻어나는데 그에 감화된 독자들은 '나도 다자이와 똑같다'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섣부른 공감은 독이라고 했다.
아, 이 소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작품해설과 옮긴이의 말을 읽기 전에 선입견 없이 한 번 읽어보고, 그다음에 다른 이들의 설명이나 해설을 본 후에 또다시 읽어보면 좋겠다.
이 소설은 다자이 오사무 문학의 걸작이면서 또한 사유하게 하는 작품이다.
그러니 어떤 부분이 마음에 와닿는지는 읽을 때마다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많은 생각을 품게 하는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품의 시작은 화자인 내가 일인칭 시점으로 서술된다. '나'가 바라본 한 남자의 여러 사진들, 어린 시절부터 성인에 이르는 웃는 모습, 하지만 사람마다 느끼기에 기괴하게 보일듯한 한 아이, 그리고 어른이 된 남자의 모습이 그러하다. 어쩌면 마치 자신의 작품, 그 마지막을 예상하든 '나'가 사진 속 그-다자이 오사무-이고, 그가 '나' 일 수 있는 '다자이 오사무' 본인의 자화상 같은 복선이 깔린 서막일 수 있다. 하지만 '나'가 '다자이 오사무'가 아닌 당시의 일반적 인물의 누군가일 수도 있다는 것도 염두에 읽어보면 좀 더 객관적인 독서가 될 것이다.
'나는 화를 내는 인간의 얼굴에서 사자보다, 도깨비보다, 용보다 훨씬 더 무서운 동물적 본성을 읽습니다.'
어쩌면 화자 자체도 인간에 대한 기대, 희망을 애초부터 져버렸던 것은 아닐까? 화자인 나는 단지, '우스운 행동'으로 인간에 대한 마지막 구애를 했다는 구절도 나옵니다. 인간에 대한 연결고리, 그 희미한 가닥이라도 붙잡으려는 노력이, 작가 본인과 화자의 끈을 그나마 연결하려던 단초가 아니었을까요? 천만 부 이상 필린 《인간실격》 인간에 대한 희망을 내려놓고 두려움마저 마주하기 어려워 그저 "우스운 행동'으로 또 다른 가면을 쓸 수밖에 없는 인간. 그 자체로 인간 본연의 실체는 실격되어감을 느끼게 한다.
어린 시절부터 느낄 수밖에 없었던 인간에 대한 실체, 아버지들의 지인도, 가족을 돌보던 하인, 하녀들의 모습 안에서도 인간의 가장 추악한 이중적 모습을 경험했던 주인공의 이야기. 꼬이고 꼬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심리가 어떻게 여실히 드러나고, 그 안에서 상황에 따라 얼굴색 하나 변치 않고, 작은 입놀림으로 순간이 바뀔 수 있는지의 실제적 증거. 주인공 '나'이자 요조의 어린 시절부터 성년이 되어 술과 약, 여자의 치마폭에 의존해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상황도 경험해 보길 바란다. 인간이란 존재의 실격, 그것이 한 개인이 아닌 누구나 느낄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수 없는 사회 구조 내에서 간접적으로나 경험해 보고 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상상하며 독자 내면의 진실한 마음도 탐색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 1,000만 독자가 찾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살아가며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작품이라 여겨진다.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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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름과 작품이 하나의 이름처럼 붙어 다니는 작품들이 있다. ‘작가 누구’라고 하면 자동반사처럼 그 작품이 연상되는 것은 그것이 그의 대표작품인 동시에 그 작가의 정체성을 대변하기 때문일 것 같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도 그런 작품 중 하나다. ‘다자이 오사무’라고 하면 늘 <인간 실격>이 떠올라 전부터 한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기회가 되어 읽게 되었다.
다자이 오사무는 1948년에 39세의 나이로 요절한 일본 현대문학의 대표 작가다. 1909년 일본 아오모리현에서 대지주의 11남매 중 10번째로 태어난 그는 경제적으로는 유복했어도 정서적으로는 불안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이러한 내적 갈등 때문인지 그는 술과 마약에 빠져 지내거나 좌익 운동에 가담하기도 하였다. 여자들과의 문란한 사생활과 자살 기도 등 불안한 삶을 이어가던 그는 몇 번의 자살 기도 끝에 결국 1948년에 내연녀와 함께 투신자살하며 생을 마감하였다.
이러한 그의 배경 때문인지 <인간 실격>은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처럼 느껴진다. 그렇기에 ‘부끄러운 생애를 살아왔습니다(p.11)’로 시작하는 첫 문장은 매우 강한 인상을 준다. 자신의 아바타와도 같은 주인공을 내세워 자전적 이야기를 하는 듯한 이 소설에서 스스로 부끄러운 생애를 살아왔다고 고백할 만큼 작가는 자신에게 솔직하다.
이 작품은 부조리한 현실 속에 삶의 동기를 찾지 못한 주인공이 물질적 타락과 정신적 황폐화를 겪으며 파멸해가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주인공 요조는 대인 공포증 증세가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우습고 유쾌한 행동으로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기도 하고, 스스로를 경멸하면서도 친구라고는 그뿐인 호리키와 계속 교류를 이어간다. 밖으로 보이는 행동과 내면의 생각이 정반대로 부딪히면서 요조는 계속 내면의 혼란을 겪고 그의 삶은 늘 위태위태하게 느껴진다.
<인간 실격>의 요조는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에 나오는 오스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어른들의 부정한 모습을 목격하고 일부러 계단에서 떨어져 스스로 성장을 멈춰버린 오스카. 이중적이고 가식적인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순수하고 예민한 자신의 기질을 숨긴 채 위악과 가식으로 살아가는 요조. 순수한 어린 아이의 영혼에서 성장을 멈추었거나 제대로 성장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그들은 불안정하고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인간이란 무엇인지’, ‘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게끔 한다.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삶은 역시 소중하다는 것. 우울과 불안, 예민함과 무기력함에 빠지는 때가 있을지라도 그런 시간을 버티는 힘이 결국은 삶을 더 단단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주인공 요조는 스스로에게 ‘인간 실격’이라고 판정을 내버렸지만, 그 판정은 인간인 우리의 몫은 아닐 것 같다. 우리는 그저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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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드디어 읽게 된 인간 실격
항상 도전만 하다 끝까지 읽지 못했던 소설을 문예 출판사에서 나온 책으로 읽게 되었다.
사실 인간 실격을 읽어가며 느낀 점은 주인공 요조는 정말 가시처럼 뾰족하고 예민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그의 어린시절의 모습을 생각해 보며, 요조가 가졌던 예민함과 세상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이 요즘 시니컬한 청소년들의 일부의 모습과 겹쳐지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
어차피 이 세상엔 날 즐겁게 해주는 것 따윈 없어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발동합니다. 그리고 난 남이 주는 물건은 아무리 내 취향에 맞지 않더라도 거절하지 못합니다. 싫은 것을 싫다고 말도 못하고, 또 좋은 것도 쭈뼛쭈뼛 도둑질하는 것처럼, 아주 달갑지 않게, 그리고 어찌 표현할 길 없는 공포감에 괴로워하며 받았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날카로운 송곳처럼 지내오며, 타인을 믿지 못하고 자신의 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불만족한 삶을 살아왔고 그런 그는 청소년기를 보내며 아버지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미술학원에 다니게 되면서 한 학원생에게 술과 담배, 매춘부와 전당포 좌익사상을 배우게 되며 자신이 하는 행동들을 스스로 합리화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고등학생이였던 그는 츠네코라는 여자를 만나게 되고 그녀 역시 인간으로서 이 세상을 살기에 지쳐보였다며 자조하며 그녀가 우연히 내뱉은 죽음이란 단어에 동조하며 자신 또한 세상에 대한 공포와 불안, 돈, 조직의 운동, 여자들을 생각하며 자신 역시 객기로 함께 동반자살을 하자며 가마쿠라 근해에 뛰어들게 된다.
하지만 그녀만 죽게 되었고 그의 목숨만 건지게 된다. 목숨을 건지게 된 그는 자신의 폐에 이상이 있음을 알게 되고 자살방조죄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그는 고등학교에서 퇴학을 당하고 방탕한 삶을 살아온 그는 아무에게도 더렵혀지지 않은 순수한 요시코를 만나게 된다. 그는 요시코에게 술을 끊으면 자신에게 시집오겠냐며 이야가를 하며 그녀의 처녀성을 가지게 된다면 결혼해서 아무리 큰 슬픔이 자신을 덮쳐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결혼을 하게 된다. 아마 그때의 그는 인간성을 상실한 자신의 모습과 대비되는 그녀를 만나게 되며 그녀에게서 순수한 인간의 모습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것 같다.
하지만 우연히 그녀가 강간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며 인간에 대한 신뢰를 져버리게 되고 그는 알콜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르핀 주사를 맞게 되며 그에 중독되게 되고, 스물 일곱의 나이에 자신의 표현처럼 광인이 되어버린다.
인간실격을 읽고 난 후에 들었던 기분은 좋지 않았다. 한 인간이 인간성을 잃어가는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과연 우리가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꼭 인간으로서 지켜야 하는 순수성과 인간의 모습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소설속의 요조는 다자이 오사무의 모습과도 오버랩되는 부분들이 많다. 결핵을 앓고 연인인 야마자키 도미에와 동반자살한 그의 모습에서 그가 생각했던 인간성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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