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거 감독의 아스날 감독직 사임 이후 아스날 팬들중 상당수 이런 반응이 많았다
"나는 아스날의 팬이 아니라 아르센의 팬이였던것 같다" 라는..
이름부터가 아스날에 올 운명이였음을 상징하듯 그만큼 아르센 벵거라
는 감독의 존재감은 컸다 본인 역시 아스날의 꽤 오래된 팬이기에 꼭
책 내용을 다시 읊기보다는 필자가 기억하는 아스날 히스토리
& 벵거의 이야기를 곁들여 서평을 작성하는것이 이 책을 구매하려는
예비 독자들에게 더 흥미로운 스토리일것이라 생각한다.
벵거의 1996 년 아스날 부임 이후 00 년대 초중반까지 아스날은 지금의 추락한 위
상과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리그내 확실한 TOP 2로 자리 매김한 팀이였다
다른 1 강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알렉스 퍼거슨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는
데 당시 양 팀의 색채는 굉장히 뚜렷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감독부터가 스코틀랜드인으로 베컴 긱스 로이킨 스콜스 앤
디 콜 니키 버트 게리 네빌 솔샤르 슈마이켈 등 영연방 & 북유럽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팀
반면 아스날은 아직 수비진은 시먼 아담스 키언 등 잉글랜드 베테랑 선수 들이 많았
으나 큰 틀에선 감독 아르센 벵거를 위시로 아넬카 레미가르드 그리말디 비에이라
앙리 프티 피레스 윌토르 등 프랑스 커넥션을 축으로 베르캄프 오베르마스 융베리
등 대체적으로 잉글랜드 선수들보다는 외국 선수들을 굉장히 중용하였다.
중간 중간 크고 작은 변화는 있었지만 큰 축에서는 앙리 & 비에이라 라는 프랑스 주
축 선수들을 에이스로 내세워 현재까지도 깨지지않는 잉글랜드 1 부리그 "무패 우
승" 을 달성한 벵거 감독은 자신이 아스날에서 이루지 못한 유일한 우승인 "유럽 대
항전" 우승을꿈꾸며 05/06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했으나 뼈아픈 역전패
로 이 우승에 실패하며 당시 새 경기장 건축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던 아스날
의 '분해' 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물론 앙리 & 비에이라 & 베르캄프 세대는 끝이 났어도 세스크 파브레가스라는 초신
성을 축으로 다시 한번 정상권 팀에 도전한 벵거였으나 03/04 무패 우승 이후로는
단 한번도 리그 정상에 오르지 못하며 파브레가스 반 페르시 나스리 클리쉬 등 앙리
다음 세대의 주축들도 "우승 타이틀" 을 이유로 선배 세대처럼 하나 둘씩 클럽을 떠
나갔다 이 책에서도 비슷하게 언급되었듯 당시 벵거의 심정은 아직 완
벽히 익은 상태가 아닌데도 어쩔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당장의 배고픔을 충족하기
위해 덜익은 곡식을 수확해야하는 불완전한 팀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던것이다...
솔직히 성적면에서 벵거의 아스날은 무패 우승 멤버 이후로는 단 한번도 그 경지에
이르지 못했던것이 사실이며 재미면에서도 세스크시대 이후로는 (외질 산체스 등이
있었음에도) 팬들의 충족치를 제대로 채워주지 못한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감독 자체의 무게감과 성숙도 또 그로 인한 가치를 생각해보자면 어쩌면
2010 년대의 벵거 감독이 아스날에게 준것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이 책에는 왜 벵거 감독이 무분별한 타이틀 수집보다 좋은 경기의 가치를 더 높게 평
가하는지, 훗날 자신이 하느님 앞에 슨다면 이승에서 한 일이 무엇이냐 물었을
때 "축구 경기에서 이기려고 애썼습니다" 라고 말하는 자신을 겨우 그것뿐이냐 라
고 꾸짖는다면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고 또 몇백만명이 넘는 사람들의 다음날
아침에 '행복' 을 가져다 줄수있는 일인지 열심히 설명할것이라
말하는 그의 인생관과 (축구관) 철학을 알수 있을것이다
(사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난뒤 가장 읽고 싶어진 책은 훗날 조세 무리뉴가 은퇴후 집필한 자서전이였다 벵거와는 완전히 상반된 감독이기에)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이 있다
자신의 선수 커리어를 포함한 첫 감독 데뷔 이후 J 리그 나고 야 감독직까지의
여정은 사실상 "아스날" 에서의 여정을 (성공을) 해내기
위함이였던것 같다라고...
그리고 벵거 본인은 자신이 감독을 맡았던 축구 팀들의 메인 컬러가 RED &WHITE
였기에 이 책의 제목을 "My Life in Red & White" 로 지었다 말했지만 잘 생각해
보면 벵거가 거주했던 모든 국가의 국기에도 해당 컬러가 들어가 있다는
(프랑스 일본 잉글랜드)
사실은 그의 이름이 아스날에 올 운명이였던것처럼 이 책의 제목을 그렇게 짓고 싶
었던것도 어쩌면 (본인은 의식하지 못했지만) 운명 이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