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디지털 노마드로 삽니다
우연히 네이버 블로그를 서핑하다가 만난 ‘메밀꽃 부부’ 블로그, 11년 차 여행 블로거다.
https://blog.naver.com/mina860527
메밀꽃의 꽃말은 ‘연인’, ‘사랑의 약속’.
그 곳을 자주 방문하며 여행에 대한 허기를 달래곤 했다.
이들은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오로지 여행을, 여행만 하며 사는 부부다.
해서 다른 사람들이, 그들에 대해 여러 말을 하는 모양이다.
뭐 금수저라든지, 건물주라든지, 로또라도 당첨된 건가, 등등.
이 책을 쓴 메밀꽃 부부는 당당하다.
소신이 있는 것은 물론, 그걸 당당하게 여길 뿐만 아니라, 밖으로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의 인생 선언이 바로 이 말이다.
‘오늘도 디지털 노마드로 삽니다’
이건 또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디지털 노마드, 무슨 의미일까
저자의 설명을 들어보자.
‘퇴사 후 세계 여행’은 한동안 굉장히 인기 키워드였습니다. ‘퇴사’와 ‘세계 여행’이라니 얼마나 환상적인 키워드의 조합인지! 그러다 또 하나의 혹하는 키워드가 새로 등장했습니다. 프리랜서와 비슷하지만 조금은 결이 다른 그것. ‘디지털 노마드’입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첨단 기술(Digital)’과 ‘유목민(Nomad)’의 합성어로 첨단 디지털 장비를 구비하고 있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용어라고 나옵니다. 한 공간에 머물지 않고 옮겨 다니며 일하는 젊은 층의 방식이 여기저기 떠돌았던 유목민의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8쪽)
‘호모 노마드’는 들어본 개념이다.
자크 아탈리의 『호모 노마드 : 유목하는 인간』(웅진, 지식하우스)를 읽어본 적이 있는데, 그 책에서 아탈리는 돌궐족의 명장 톤유쿠크의 비문을 인용한다.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고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끊임없이 이동하는 호모 노마드의 삶을 이 책의 저자는 디지털로 해내고 있는 것이다.
젊은 부부, 김미나와 박문규, 부부는 여행을 다니며 아내는 글을 쓰고, 남편은 사진을 찍는다.
그렇게 해서 나온 책이 이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지극히 평범한 30대 부부가 집없이 떠돌며 여행하고, 일하고, 놀고, 또 사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밝힌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목차를 보면, ‘함께’가 주를 이룬다.
1장 ‘함께’ 여행합니다
2장 ‘함께’ 일합니다
3장 ‘함께’ 놉니다
4장 ‘함께’라서 행복합니다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이것이다.
젊은 부부가 짧지 않은 시간을 유목민처럼 이곳저곳 떠돌며 사는 것이 아무래도 평범해 보이지는 않는지, 저희의 ‘여행’보다‘여행하는 삶’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여행은 어떤 계기로 시작한 건지, 경비는 어떻게 충당하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살 건지 같은 것들…(7쪽)
이 책을 통해서 일단 대리 만족을 얻는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부부가 대신해서 해주는 것, 그래서 곳곳에 내가 하고 싶었던 말들, 생각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서른을 앞두고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을 떠올려 보았다. (25쪽)
내일모레면 서른이라고 우울해하는 대신, ‘서른이 되는 날을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서 보낼까’라는 행복한 고민을 했다. (32쪽)
천천히 걸었더니 풍경 역시 느리게 흘러갔다. (57쪽)
여행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고속 터미널로 향했는데도 희한하게 몸이 가뿐한 것이, 오히려 숨이 트이고 피로가 풀리며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이것을 ‘여행 파워’라 고 부른다.)(28쪽)
여행은 일상을 조금 더 힘내서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구 같은 존재였다. (90쪽)
이런 말로 위로를 받는다
내 몸은 내가 가장 잘 아는데, 여기까지 와서도 우리는 왜 자꾸 다른 사람들 속도에 맞춰 걸으려고 하는 걸까. 경주하는 것도 아닌데. (55쪽)
살다가 어떤 갈림길 앞에 섰을 때, 빠르다는 이유만으로 지름길을 선택하지는 말아야지, 조금 돌아가는 길에서 예쁘고 좋은 걸 발견할지도 모르니까. 오늘처럼. (73쪽)
누구나 내가 하는 일이 제일 힘들다. (139쪽)
이런 것, 새롭게 알게 된다.
순례길에서 적당한 배낭의 무게는 본인 체중의 1/10 정도라고 한다. (50쪽)
데드 라인의 유래 (125쪽)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 수용소 주변 울타리를 넘어 탈출하려는 포로들을 그 자리에서 사살했던 것에서 유래된 말이다. 죽음의 선이라니 무서운 말이 아닐 수 없다.
다시, 이 책은
부럽다, 메밀꽃 부부가 살아가는 모습이.
그러나 부러워하지 말자. 각자 살아가는 모습은 다 다르다고 말하는 것, 그게 이 책의 요지이니까.
그들의 모습 부럽기는 한데 부러워하지 말자. 우리 역시 나름 의미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니까. 그나저나 내가 하는 일, 일이 나를 좋아하거나, 내가 그 일을 좋아하거나 했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축복(97쪽)이라고 하니 말이다.
이 책, 묵상집으로 활용해도 좋다. 저자 부부가 살아가면서 여행하면서 길어낸 생각들이 무척 신선하다. 그들의 인생관이, 정말 부럽다. 이건 부러워해야 한다.
8년째 여행을 하며 사는 삶은 어떨까? 메밀꽃부부가 세계여행을 시작했던 시기때부터 그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읽고 있었다. 1년이면 끝날줄 알았던 이야기가 2,3년이 흐르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걸 보면 이 부부 정말 대단하고 신기하다. 사실 여행을 하며 사는 삶은 쉽지 않다. 세계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평범한 일상으로 다시 돌아온다. 근데 그 여행이 한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계속되는 삶이라니. 사실 이 부부 역시 처음부터 이렇게 오랫동안 여행을 지속하면서 사는 삶을 계획했던 건 아니였다. 1년 정도면 끝날 줄 알았던 여행이 꾸준히 찍고 쓰다보니 자연스럽게 여행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오랫동안 여행하는 부부를 보며 여행경비를 어떻게 충당하는 건지 궁금해 한다. 여행하는게 단순히 노는 것처럼 보여질 수도 있지만 이 부부에게 여행은 가장 좋아하는 것이자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다. 여행을 하며 글을 쓰고, 강의를 하고 콘텐츠를 만들어서 경비를 번다. 이것이 메밀꽃부부가 여행을 하면서 디지털노마드로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다.
덕업일치의 삶을 살고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부러움을 사기도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단순히 좋아하는 일을 해서 돈을 번다는게 참 쉽지만은 않은 일이구나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여행을 하면서 잠을 못자더라도 마감을 위해 공항 한복판에서 글을 쓰기도 하고, 직장다닐 때보다도 더 많은 일을 하기도 한다. 역시 아무리 좋아하는 일을 한다지만 돈벌이의 고단함은 현실이다. 하지만 그만큼 여행을 하는 걸 좋아하기에 그들은 여행을 하며 디지털노마드로 살아가는 삶을 선택했다.
어떤 결정을 할 때 필요한 용기는 그 결정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이후에 만일 내가 생각했던 방향으로 일이 흘러가지 않더라도 삶을 책임지겠다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게 마음먹은 대로, 내가 생각한 대로, 쉽게 되지만은 않으니까. 맨땅에 헤딩할 수 있다는 마음과 어떤 결과가 오든 일단 하루를 잘 살아보자는 마음가짐, 어쩌면 그게 용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 p261
여행을 시작하고 달라진 삶의 방식과 가치관. 그리고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는 이야기 등 메밀꽃부부에게 궁금했던 질문들에 대한 답들이 이 책속에 모두 담겨져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하늘길은 잠시 막혔고 그들의 여행도 잠시 멈췄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 되고 있었다. 다시 새로운 여행을 떠난 메밀꽃부부. 앞으로 펼쳐질 그들의 여행은 또 어떨지 궁금해진다. 언제나 어디서나 건강하게 즐거운 여행이 계속되길 응원한다.
< 오늘도 디지털 노마드로 삽니다 >
: 우리의 배낭처럼 가뿐하고 자유롭게
○ 글 : 김미나
○ 사진 : 박문규
○ 출판사 : 상상출판
■ 11년 차 여행 블로거로 유명한 메밀꽃 부부.
1년이면 끝날 줄 알았던 여행이 8년째 계속되고 있는, 여행하며 일하는 덕업 일치의 삶을 살고 있는 함께여서 행복한 그들의 이야기.
》》디지털 노마드
: ‘첨단 기술(Digital)’과 ‘유목민(Nomad)’의 합성어로 첨단 디지털 장비를 구비하고 있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용어. 한 공간에 머물지 않고 옮겨 다니며 일하는 젊은 층의 방식이 여기저기 떠돌았던 유목민의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즉, 디지털 장비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하며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을 가리켜 ‘디지털 노마드’라고 부른다.
(...)
'행동은 모든 성공의 기초적인 핵심이다.'라는 파블로 피카소의 따끔한 충고의 말을 항상 새기고 있다고 해도 쉽사리 변화를 행동으로 옮기기 힘든 삶의 방식은 순간의 선택이나 기회로 순식간에 바뀌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깊은 생각과 준비가 부족하다면 결코 꿈꾸던 내일을 얻을 수 없지 않을까.
번아웃으로 힘겨운 시간을 이겨보고자 떠난 여행이 삶의 방식이 된 부부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보여줌으로 일상에 지친 다른 이들에게 대리 만족을 주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경험을 보여주며 조언을 하고 가이드를 만들어준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요구되고 용납하는 선에서 자신의 행동을 제한한다.
자신이 원하는 바와 그 가치를 알고 움직여 어제와 다른 오늘과 내일을 만들어낸 그들의 용기에 우선 존경과 경외를 보내는 바이다.
내 삶의 방식이나 기쁨과는 전혀 다른 기준을 가진 그들이지만 끈기와 인내심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 목적지에 닿은 그들의 모습이 멋지고 아름답다고 생각된다.
그들의 모습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삶의 필수 충족분이 그리 다르진 않기에 돈벌이의 고단한 모습은 공감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간에 먹고사는 것은 참 어렵고 구차하기까지 하지만 당연하기도 한 것이지 않겠나.
그들의 배낭이 가볍다고 삶의 모습까지 가벼운 것은 아니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어떻게든 해나갈 수 있을 거라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은 마땅한 노력과 고민을 하지 않았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임을 알기에 그들의 이른 울타리 탈출이 견고한 다른 길로 연결되어 있을 것임을 응원하게 된다.
나의 평안은 편평한 길 위 울타리 안에 있기에 그들 부부의 즐겁고도 고단해 보이는 여행이 부럽지는 않지만 그 용기와 삶의 가치를 스스로 결정해 움직이는 단호함만은 배우고 싶은 모습이었다.
다양한 가능성의 미래를 품고 살아가며 자신을 믿는 것은 참 어렵고도 고되지만,
천차만별의 삶 속에서 '나다움'을 찾아낸 그들은, 삶의 본질을 이미 깨달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 상상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 적은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