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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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조건

융 심리학으로 보는 친밀한 관계의 심층심리

리뷰 총점 9.5 (34건)
분야
인문 > 심리/정신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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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사랑이 뭐라고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y********l | 2022.07.30 리뷰제목
처음에는 <사랑의 조건>이라는 제목을 보고 소설책인 줄로만 알았다.   그래도 '사랑'이라는 단어가 보이면 누구나 혹하지 않는가.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서 살펴보니 심리학 책이었다. 사실 나는 심리학이라는 분야에 대해 편견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인간관계에 대해 호기심이 생기게 되었고, 첫사랑이라는 경험을 한 후에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세
리뷰제목

 

처음에는 <사랑의 조건>이라는 제목을 보고 소설책인 줄로만 알았다.  

그래도 '사랑'이라는 단어가 보이면 누구나 혹하지 않는가.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서 살펴보니 심리학 책이었다. 사실 나는 심리학이라는 분야에 대해 편견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인간관계에 대해 호기심이 생기게 되었고, 첫사랑이라는 경험을 한 후에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저자는 아름다운 현대시와 고전 문학, 그리고 칸트,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같은 철학자들을 자주 인용한다. 아무래도 볼수도, 만질수도 없는 것에 대해 논하다보니 은유적 표현들의 도움을 빌려 폭넓은 분석을 하려고 시도한 것 같다. 저자는 너무 계량적이거나 양적인, 측정가능한 과학적 방식으로만 연구가 진행되는 심리학 트렌드에 대해서 비판적이다. 각 문단에 깊은 의미가 내재되어 있는 이 책은 오히려 정독할수록 느끼는 바가 많다. 혹자에게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잘못된 오해와 편견을 깨뜨림으로써 삶을 마주하는 태도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융 심리학의 패러다임을 통해 살펴본 종교의 의미 또한 심도있게 다루어서 이 책을 단순히 심리학이라고 단정짓기도 애매하다. 인문학, 철학, 분석심리학, 신학을 융합한 책이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 

인류 역사를 얘기할 때 종교는 절대로 빼놓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종교의 의미나 그 역할에 대해 깊이있게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 이처럼 종교에 대해 무지한 내가 희한하게도 가장 감명깊게 읽었던 대목은 바로 우리의 안에 에로스(Eros), 즉 신이 있다고 하는 4장 이후였다. 

종교(religion)는 '~에 도로 묶다,' '다시 이어지다' 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religare에서 유래했다. 에로스는 신이기 때문에 이어짐을 추구하는 상황이라면 언제든 존재하며 무한하다. 우리는 개인 각자의 정신을 관리하는 중심이자, 자아(ego)보다도 더 완전한 개념인 자기(self)와 의식적으로 "이어지기 위해" 나 자신을 책임지고 성장해야 한다. 이러한 자기(self)를 관리하는 과정을 개성화(individuation)라고 하며,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각자의 생명력인 에로스가 어떻게 형성되었고, 그 에로스가 받은 상처가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도 의식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p.22)융이 '자아'와 구별되는 '자기Self'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신비로운 사실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다. 신과 마찬가지로 자기는 근본적으로 알 수 없는 존재다. 자기는 어떤 대상이나 목표가 아니라 행동이자 과정이다. 제러드 맨리 홉킨스는 이를 다음과 같이 아름답게 표현했다.

사라지는 모든 존재가 똑같이 하는 한 가지가 있으니

자신 안에 사는 제 존재를 나눠주는 것.

자기 자신의 길을 간다. "나 자신"이라고 말하고 쓴다.

내가 하는 행동이 곧 나이며, 내가 온 이유라 외치며.

 

 

나 같이 심리학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사람도 스위스 출신 칼 융 (Carl Jung) 심리학자 및 정신과 의사에 대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MBTI 또한 칼 융의 성격유형론을 기반으로 만든 것이다.  

책에서 중간중간에 프로이트와 융이 의견충돌한 부분이 나오는데, 이에 대해 유튜브나 블로그 등 다른 매체를 활용하면 책을 읽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내가 찾은 자료들을 종합해보자면, 융은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아끼던 제자였으나 프로이트의 범성욕설(리비도libido가 인간의 생각이나 성욕이라는 하나의 특성만 가졌다)을 비판하면서 독자적으로 연구를 진행하자, 프로이트는 융을 정신분석학회에서 완전히 축출시켰다. 융은 리비도가 그 어떤 특성도 가질 수 있는 에너지 자체라고 하면서 하나의 에너지로서 성욕으로도 될 수 있고, 종교열이나 예술성으로도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두 사람의 견해 차이는 그 다음에 상징, 근친상간, 퇴행, 꿈 해석 등 모든 분야로까지 넓혀졌는데 그 밑바탕에는 무의식에 대한 융의 생각이 있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은 의식과 함께 있을 수 없는 정신적 내용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융은 무의식에는 그런 부분 이외에 의식과 무관하게 인류가 태초 이래 살았던 모든 기록들을 보관하고 있는 층인 집단적 무의식도 존재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게 되면 무의식은 프로이트가 생각하는 것처럼 부정적인 작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작용도 할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 프로이트는 종교를 유아적이며 집단적인 신경증이라고 생각했지만, 융은 종교에서 정신치료를 위한 훌륭한 상징체계를 발견했다. 프로이트는 신을 사람들이 유아시절 아버지에게서 느꼈던 상을 투사시킨 착각 또는 망상으로 보았지만, 융은 신의 이미지는 인간 정신 속에 있는 전체성 또는 전일성을 가진 원형상(archetype)으로 보았던 것이다.

이렇게 두 사람이 같은 정신 현상을 다르게 본 것에는 프로이트가 무의식의 작용에 초점을 맞춰서 보았지만, 융은 의식과 무의식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서 보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융은 프로이트와 달리 분석심리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향해서 나아갔다.

 

1998년에 출판된 이 책은 굉장한 주목을 받았다. 융 심리학파 정신분석가로 유명한 미국인 James Hollis가 작성한 이 책을 김현철 번역가가 한글로 또다시 새롭게 번역한 것이다. James Hollis가 낸 다른 책들도 번역한 이력이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원서의 본 정신을 잘 담아냈다. 

제목도 기존의 추상적인 에덴 프로젝트 대신 <사랑의 조건>이라고 뽑은 것이 인상적이다. 이 책은 연인간의 사랑만을 다루지 않는다. 왜냐하면 타자와 맺을 수 있는 최고의 관계는 우리가 자신과 맺는 관계의 함수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자신과의 관계에 깊은 상처가 있다면 타자와 의식적이고 효과적인 관계를 맺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을지라도 타자와 관계를 맺을 때 우리의 과거의 이력이 항상 개입된다. 이를 저자는 '무의식' 또는 '그림자'라고 부른다.

우리는 모두 인생을 살면서 상처를 받고, 상처는 물론이고 상처에 수반되는 에너지까지 모두 우리의 일부분이 된다. 자기를 발달시키는 데는 상처를 겪고 거기에 적응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 상처를 소유하는지, 아니면 상처가 우리를 잠식하는지이다. 

저자는 융 심리학파이므로 융을 자주 인용한다:

"아이에게 가장 강력한 정신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바로 부모(조상도 해당한다. 여기서 우리가 다루는 것은 옛날부터 전해오는 '원죄'라는 심리적 현상이기 때문이다)가 이루지 못한 삶이다."

여기서 융이 말한 '원죄(original sin)'란, 영혼을 등한시함으로써 세대에 걸쳐 그 여파를 미치는 일이다. 아이들에게는 특히 부모의 '이마고(imago)'라는 정서적 에너지가 포함된 이미지 또는 부모 콤플렉스(complex; 강렬한 감정으로 들어차 있는 아이디어나 이미지의 모임)가 가장 강력하게 작용하며, 개개인의 과거 이력은 서로 다른 이미지들의 총체적 집합이기에 독특하면서도 은밀한 에너지를 품고있다. 이 에너지가 활성화되면 자아(ego)의 위치를 빼앗아 개인의 현실감각을 송두리째 뒤바꿀 힘이 생긴다. 그리고 이 과정은 모두 패턴화가 되어 우리의 과거 이력을 포함해 더 큰 개념인 무의식 속에 자리를 잡는다. 한마디로 위축된 자기감이 내면에 자리잡으면 나는 더 이상의 고통을 피하려 숨어다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프로그래밍된 무의식에 의해 결국 내 곁에 있어주지 않을 사람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를 프로이트는 '반복강박(repetition compulsion)'이라고 정의했다. 내면에 자리잡은 프로그램이 너무 거대한 나머지 '나는 결코 안심할 수 없을 것이다'라는 확신에 역설적으로 매우 안도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는 자신에 관해서든 타인에 관해서든 내가 편협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 너머로는 더 진보할 수가 없다.

 

사랑의 반대 개념은 증오나 무관심이 아니라, "공포"이다. 

타자에게 버림받는 경험, 또는 그렇게 될지 모른다는 공포를 상대하는 전략은 두 가지이다:

1. 나 자신을 축소함으로써 고통의 되풀이를 피하기

2. 이전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되풀이하게 할 타자를 선택하기(우리는 익숙함에 이끌리니까)

 우리는 사랑을 로맨스와 헷갈리고, 수많은 소설, 가요, 미술작품, 드라마, 영화에서도 사랑이라는 개념을 이상하게 표현해낸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상처를 받고, 트라우마도 생기며, 공포에 대한 나만의 생존전략을 수립하면서 어렸을 때 잃어버린 낙원(paradise) 또는 에덴동산을 되찾으려는 우리의 무의식은 투사(projection)를 통해 계속 발현한다. 

투사란 자신의 무의식이 가진 특징을 외부의 대상이나 타인이 가진 것으로 인지하는 자연적인 과정이다. (이런 심리학적 개념들은 책 뒷편에 정리되어 있어서 책을 읽는 동안 굉장히 유용했다.) 나 자신에 대해 모르는 것은 타자에게, 특히 내가 나의 에너지를 더 많이 투입하는 사랑하는 상대에게 무의식적으로 투사된다.

 

(p.91)[위에 제시된 도표에서] 대각선으로 표시된 부분은 도표에 나타난 열두 가지 가능성 중 가장 역동적이다. 여기에는 경험과 이력, 갈망과 거대한 희망이 너무 무겁게 얹혀 있어서 결국에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 순간 우리는 사랑을 잃어버린다. 문화에서도 마찬가지다. 대중가요 대다수는 사랑하는 타자의 상실을 슬퍼하는 내용이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더는 당신을 모르겠어." "당신은 변했군요." "당신 때문에 내 마음이 아파요." 다시 말해 에덴을 되찾겠다는 내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나의 '에덴 프로젝트', 타인을 통해 잃어버린 낙원으로 돌아가겠다는 계획은 근본적으로 무의식이다. 내 안 어디서 비롯했는지 알 수 없으므로 그저 이 모든 크나큰 실망감은 당신 탓이라고 말할 수 있을 따름이다.


앞서 말한 에로스(eros)에 대한 정의는 2장에 더 자세하게 나온다. 생명력의 원시적 표현 속에서 항상 등장하는 에로스는 신 중에서도 가장 나이가 많기도 하고 동시에 매 순간 변모하는 가장 젋은 존재이기도 하다. 에로스라는 이름은 욕망(desire)을 뜻하며, 욕망이라는 단어는 '별의, 별로부터'라는 뜻의 라틴어 de sidus에서 유래한다. 이처럼 에로스에는 타자를 향한 갈망이 포함되어 있다. 근본적으로 에로스는 '이어지려는 욕망'을 가리킨다. 마치 길잡이 별처럼 목표지향적이고 타인을 향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에로스와 투사에 대해 다양한 신화 이야기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2장을 읽으면서 욕망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해져서 따로 찾아봤다. <마침내, 고유한 나를 만나다>라는 책을 쓴 건국대 철학과 김석 교수에 의하면 '욕망=요구-욕구'이다. 즉 사랑에 대한 요구를 욕구로 절대적으로 채울 수가 없는데, 그 채울 수 없는 부분이 욕망이라는 것이다.

참고로, 요구(demand)는 대타자(autre, other)의 존재를 필연적으로 요하고 그 타자의 인정이 필요하다. 욕구(needs)는 순수한 생물학적 본능에 속하는 것으로 대상 의존적이며 충족되면 해소된다. 즉 욕망은 욕구와 다른 개념인 것이다.

에로스는  항상 어딘가를 향해 이동하며 이어지고 채우며 초월하려고 하기 때문에 열린 공간이 보일 때마다 우리 자신의 이미지를 그 빈 공간에 투사한다. 사랑하는 사람도 나같이 한없이 연약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고있는데도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에로스가 투사한 이미지, 즉 우주적 타자(Cosmic other), 위대한 아버지(Great Father), 영원한 어머니(Eternal Mother)와 같이 필터된 이미지를 찾기 위해 치환이나 승화라는 전략을 쓴다.

페르시아의 시인 루미 Rumi가 마법 같은 타자를 찾아 헤매는 일을 표현한 시가 인상적이다:

 

(p.81)  사랑 이야기를 처음으로 들은 순간,

그대를 찾기 시작했다네......

*******

......그게 얼마나 맹목적인 일인지 모른 채로,

연인들은 결국 어딘가에서 만나는 게 아니며

처음부터 서로의 안에 있었을 뿐.

  

마법 같은 타자(magical other), 마법 같은 동반자를 갈망하며 나의 무의식적 이미지, 또는 쉽게 말해, 이상형은 실제로 그것을 차지할 누군가가 등장할 때까지 자신의 반려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싶은 사람들에게 투사된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은 고통이라고 울부짖지만, 사실 그 고통의 기원은 나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마법 같은 동반자' 라는 개념 안에는 우리의 정신적 이력에서 떨어져나온 폐기물로 가득하다.

연애관계의 유일한 치유법은 앞서 말한 나의 개성화(individuation) 과정을 나 자신이 책임지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최선의 자기이다. 자신의 개성화를 위해 고통스러운 성장과정을 내가 책임지고 스스로 나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정에 나아가는 것이다. 동시에 상대를 나와 엄연히 다른 타자로 받아들이고 사심없이 그 다름을 사랑해야 진정한 의미의 사랑을 할 수 있다.

사랑하는 상대가 아파할 때 연민을 느끼고, 반려자가 과거에 배신당했을 때 안정과 신뢰의 공간을 선사하며, 내 옆에서 위험한 여정을 함께하도록 용기를 북돋워주는 일은 치유를 위한 소중한 선물이다. 그래야만 서로를 향한 불가능한 투사로 연애관계가 얼룩지는 일을 막을 수 있을테니까.  

 

(p.267)우리는 타인과 이어져야 하며 타인을 통해 자신을 비춰봐야 한다. 같은 이유로 타인에게도 우리가 필요하다......융은 이 문제에 관해 중요한 한마디를 남긴다.

 

타인과 이어지지 않은 사람은 전일성을 가질 수 없다. 전일성은 영혼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으며, 영혼은 '당신'이라는 대상이 지닌 다른 한쪽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일성은 '나'와 '당신'의 결합이며, 이 둘은 초월적 결합을 이루는 각 부분이다.......

......물론 이는 두 개인이 합체한다거나 서로를 동일시한다는 뜻이 아니라 '당신'에게 투사된 모든 것을 자아와 의식적으로 결합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전일성이란 한 개인이 다른 개인과 맺는 관계에 근본적으로 의존하는 정신 내부 과정의 산물이다. 관계는 개성화로 가는 길을 열어 개성화를 가능하게 만들지만, 그 자체가 전일성의 증거는 아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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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사랑의 조건 평점10점 | g****y | 2022.07.20 리뷰제목
사랑의 조건    융 심리학 책이라고 하면 뭔가 심오하고 어려운 심리학 책 같지만 막상 읽어보면 사랑과 관계에 대한 주옥같은 문장들이 가득한 보물같은 책이었다. 특히 부부와 연인 등의 친밀한 관계에서 비롯되는 심리적 고통의 원인을 알게 되고 평소 나의 모습들을 객관화해서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또한 서문부터 살짝 충격적인 사실을 만나게 되었는데 ‘우리가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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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조건 

 

융 심리학 책이라고 하면 뭔가 심오하고 어려운 심리학 책 같지만 막상 읽어보면 사랑과 관계에 대한 주옥같은 문장들이 가득한 보물같은 책이었다. 특히 부부와 연인 등의 친밀한 관계에서 비롯되는 심리적 고통의 원인을 알게 되고 평소 나의 모습들을 객관화해서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또한 서문부터 살짝 충격적인 사실을 만나게 되었는데 ‘우리가 타인과 맺는 애정관계의 질은 우리가 자기 자신과 맺는 관계와 정비례한다’는 것이었다. 자기 자신과 맺는 관계는 무의식 수준에서 작동하므로 타인 및 초월적 존재와의 관계에서 생기는 드라마와 역학관계는 대부분 우리 자신의 심리를 표현한다. 그렇다면 타인과의 관계에서 그리고 초월적 존재와의 관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우리 자신과의 관계를 더 의식적으로 만드는 일이다. 

 

저자는 에덴 프로젝트와 에로스, 투사, 마법 같은 타자, 상처받은 에로스, 영성과 영혼 등의 개념을 설명하며 우리 시대 사람들이 관계에 관해 가진 ‘환상’을 절묘하게 깨뜨리면서, 우리가 관계의 본질을 성찰하고, 관계 속에서 개인의 책임이 되는 목표를 발견하며, 타인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장 자체를 갈망하도록 촉구한다.

 

그 중에서도 에덴 프로젝트라는 개념이 특히 인상적이었고 현대인의 내면에는 ‘나에게 꼭 맞는 누군가’라는 치명적 환상이 자리하며 ‘마법 같은 타자’, ‘완벽한 동반자’를 찾아 떠나는 여정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하며, 이를 저자는 ‘에덴 프로젝트’라고 부른다. 환상적인 자신의 반쪽을 찾아 잃어버린 낙원 ‘에덴동산’으로 돌아가려는 원초적 갈망이 낳은 이 프로젝트는 우리의 무의식에 자리 잡은 채 평생의 과제가 된다.

 

그 외에도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공포를 다스리는 법을 조언해주는데 복종submissiveness, 권력power, 거리두기distancing라고 칭하며, 흥미롭게도 사랑 역시 공포에 대처하는 방식 중 하나라고 본다. 심층심리학자와 신학자들이 종종 이야기하듯 사랑의 반대는 증오가 아니라 공포다. 타자를 긍정하는 능력을 갖추려면 영혼을 넓혀 우리가 원래 가지고 있는 공포감에 맞서 일어설 수 있어야 한다. 우리를 다치게 할 힘이 있음에도 타자를 사랑할 수 있으려면, 예측할 수 없는 위험에 처하지 않기 위해 상당한 크기의 영혼과 더불어 넓은 자기감이 필요하다.

 

모든 삶은 관계다. 우리가 타인과 맺는 관계의 질은 우리 자신과의 관계가 발전한 정도에 비례하며, 우리 자신과의 관계는 보통 원초적 타자와의 관계에서 생긴 결과로 우리 내면에 자리잡는다. 다시 말해 우리는 지금과 다른 시기 다른 장소에 해당하는 역학을 끊임없이 현재로, 그리고 지금의 관계로 전이한다. 마찬가지로 타인도 자신의 심리적 이력을 우리에게 전이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혼자일 때조차 관계의 역학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는 깨어 있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가족, 직장, 사회제도 등의 집단 구조와 관계를 맺는다. 그렇기에 자신이 맺는 애정관계의 성격뿐만 아니라 집단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삶의 역동 또한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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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자기Self가 생각의 중심에 서는 여정 평점10점 | h*******1 | 2022.07.29 리뷰제목
심리학을 통해 궁극적으로 알고자 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   융 학파 정신분석가인 제임스 홀리스는 <사랑의 조건> 에서   애정관계,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심리를 심층적이고 다각적으로 보여준다.   개인은 관계 안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살아가기 어렵듯이   모든 삶은 관계이기도 하다.   개인을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게 하는 동력이   '관계'에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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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통해 궁극적으로 알고자 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

 

융 학파 정신분석가인 제임스 홀리스는 <사랑의 조건> 에서

 

애정관계,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심리를 심층적이고 다각적으로 보여준다.

 

개인은 관계 안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살아가기 어렵듯이

 

모든 삶은 관계이기도 하다.

 

개인을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게 하는 동력이

 

'관계'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관계에 과도하게 의존함으로써 겪게 되는

 

현대인들의 심리적 고통이 적지 않다.

 

1998년에 출간된 <사랑의 조건> 이 국내에서는 2022년 더퀘스트를 통해 처음 소개되었지만

 

저자 제임스 홀리스의 책이 처음 소개된 것은 아니다.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 의 저자이기도 하다.

 

 

 

삶은 그 자체로 고통이라는 문장을 끌어 안고 살면서도

 

친밀하다 믿었던 '관계'로 인해 힘겨운 시간을 지나갈 때면

 

나왔던 어머니의 자궁 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은 심정마저 든다.

 

우리는 살아갈 뿐이고 때때로 안식처 찾는 일이 간절할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융 심리학이 권하는 팁을 떠올려 본다.

 

"나를 둘러싼 현실을 의식적으로 깨닫고

 

내가 스스로 책임지는 삶을 살 것"

 

 

 

 

 

플라톤의 <향연> 에서 아리스토파네스가

한 가지 흥미로운 말을 한다.

 

인간은 본디 완전한 형태였으나 신의 노여움을 사서

반으로 갈라졌으며,

그 뒤로 잃어버린 자신의 반쪽을 미친 듯이

찾아다니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희망이 정확히 여기에 담겨 있지 않은가?

 

 

 

 

세상에 정답과 해답들은 널려 있고 알겠는데

 

정확히 인식하고 행동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여러번 하면서 읽었다.^^;

 

'우리가 말하는 희망' 이란 갈라져서 잃어버린 나의 반쪽이

 

수많은 타자들 중에서 있어서

 

친밀한 관계를 맺은 타자들 중에서 무의식적으로 투사를 하며

 

타자를 향한 갈망을 드러내는 것일까?

 

나의 존재를 충족시키기 위해 그 반쪽을 찾아 헤매는 과정이

 

때로는 내게 고통을 안겨주는 경험으로 다가올 때가 너무 많다.

 

마음이 갈망하는 대상에 자신을 투사하여

 

동일시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긴 하지만

 

내가 찾는 그 타자가 사실은 내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는 어렵다.

 

저자는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은 계속 우리 안에 있다고 말한다.

 

타자가 나와 다른 존재임을 발견하는 일은

 

타인으로 인식할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 때서야 비로소 자기Self가 생각의 중심에 설 수 있다.

 

나 자신으로 서 있음을 자각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사심없는 사랑을 할 수 있다.

 

 

<사랑의 조건> 을 통해 융 심리학에 점점 스며들게 되면서

 

타자와의 흐릿한 경계로 인한 고통을

 

스스로 조절하고 인식할 수 있음에 이전에 없던 자신감도 생기는 듯 하다.

 

타자와의 관계 유지가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ㅠㅠ

 

그는 곧 내가 아니기 때문에.

 

타자와의 거리가 가깝다 싶다가도 한 없이 멀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해해 보고자 노력은 해보려고 한다.

 

한계를 알고 접근하면 두려움도 그만큼 줄어들거라 믿는다.

 

내가 하는 행동이 곧 나라는 책임감,

 

자신에게 책임을 지는 일이 결국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라는

 

저자의 이야기가 인상깊게 남는다.

 

 

 

 

타인과 이어지지 않은 사람은 전일성을 가질 수 없다.

전일성은 영혼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으며,

영혼은 '당신' 이라는 대상이 지닌 다른 한쪽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일성은 '나' 와 '당신'의 결합이며,

이 둘은 초월적 결합을 이루는 각 부분이다.

 

 

 

융이 남겼던 말을 보면서

 

타자가 갖는 신성한 의미를 깨달을 때

 

어쩌면 갈라져 잃어버린 그 반쪽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과 육체, 남성과 여성, 인간과 신처럼

 

반대되는 것이 서로 얼마나 다르든 간에

 

하나의 현실로 경험할 때 전일성을 경험하는 일이라고.

 

반대되는 것을 존중하면서 연결되었음을 경험하는 초인간적인 순간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게 될지 알 수가 없다.

 

살면서 한 번은 경험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나로서도 난해하지만

 

타인과 친밀한 교감을 주고 받는 경험들이 쌓여 간다면,

 

어쩌면 무의식의 원형에 지배받고만 살게 되지는 않겠다는 것이

 

큰 위안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심리학이라는 주제 자체가 워낙 녹록지 않지만

 

그 풀이가 쉽게 들어오지 않아 몇 번을 돌아가서 읽고 또 읽었다.

 

인간의 감정과 본성의 표면 아래에 숨어 있는

 

심층 심리를 융 심리학으로 풀어준 <사랑의 조건>.

 

융 심리학에 대한 나의 지적 디폴트 값이 깊지 않다 보니 이해하기가 어렵긴 했지만

 

내가 수용할 수 있는 지점들 또한 만날 수 있어서 이로운 독서였던 건 분명하다.

 

독자마다 겪게 되는 심리적 문제들이 제각각이어서

 

와닿게 되는 책 속의 문장들도 다양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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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사랑의 조건 평점10점 | m******e | 2022.07.28 리뷰제목
2013, 2021년에도 접했던 더퀘스트라는 출판사를 특별히 인상깊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최근 만나는 책들 중 이 출판사의 비중이 꽤 되네요~ 깔끔하고 임팩트 있는 책들을 출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 개인적으로 사랑과 관계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융 심리학이야 언제나 반갑고 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괜찮았어요. 책이 마음에 들었는데 여러 책을 동시에 읽다보니 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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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2021년에도 접했던 더퀘스트라는 출판사를 특별히 인상깊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최근 만나는 책들 중 이 출판사의 비중이 꽤 되네요~ 깔끔하고 임팩트 있는 책들을 출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 개인적으로 사랑과 관계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융 심리학이야 언제나 반갑고 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괜찮았어요. 책이 마음에 들었는데 여러 책을 동시에 읽다보니 뒷부분이 조금 남아 있어서 컴팩트하게 딱 지금 내용을 정리해서 적기가 좀 어려운데, 그만큼 책 내용이 깊이가 있어서이기도 해요. 많은 부분을 접거나 표시하며 읽었어요. 융 분석심리학만이 아니라 대상관계 이론도 같이 언급되면서 찬찬히 이야기해나가는 형식이예요.

 책을 쭉 관통하는 전제는,' 모든 관계는 투사로 시작된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제목에 적혀 있는 것처럼 '왜 이것은 사랑이 아닌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지점이죠. 내가 나의 어떤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과거 관계상의 반복으로 상대를 선택하고서는 그것을 사랑이라 말하고 있진 않은가. 그러니 진짜 나를 알고, 나의 어떤 행동 패턴이 관계에서 어떻게 반복되고 어떤 영향을 미치며 어떻게 갈등이나 단절을 야기하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무의식 속 내용물은 모든 애정관계를 오염시키며, 콤플렉스가 촉발되었을 때 특히 심해진다.' p.201

 그래서 책을 관통하는 사상은 '우리가 타인과 맺는 애정관계의 질은 우리가 자기 자신과 맺는 관계와 정비례한다'가 또 되겠고요. 최근 열풍이 불었던 '나의 해방일지' 드라마가 생각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네요. 타인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면서 스스로도 해방되기 시작했지요. 

'자기 자신과 맺는 관계는 무의식 수준에서 작동하므로 타인 및 초월적 존재와의 관계에서 생기는 드라마와 역학관계는 대부분 우리 자신의 심리를 표현한다. 그렇다면 타인과의 관계에서 그리고 초월적 존재와의 관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우리 자신과의 관계를 더 의식적으로 만드는 일이다. 이는 자기도취적 행동이 아니라 사실은 우리가 타자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애정 어린 일이다. 최선의 자기 자신이야말로 우리가 타인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애정관계에 충실하려면 내면을 찾는 여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pp.14-15

 저는 이 책을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답답한 부부나 연인들께 추천하고 싶었어요. 부부/연인관계에서도 그 사람이 이랬는데 내가 이랬고, 그래서 이랬고 어떻게 그럴 수 있고! 이런 콘텐츠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자신이 어떤 것을 기대하고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 전체적인 것을 보는 게 중요하겠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되고요. 단순히 애정관계에 있어서만이 아니라 조직과 관련한 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어 공감갔어요. 

 저자인 제임스 홀리스는 스위스 취리히의 융 연구소에서 정신분석을 연구했고 미국 워싱턴에서 융 학파 정신분석가로 활동 중이시래요. 융 심리학 대중서 15권을 집필했고 첫 책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를 비롯해 여러 권이 한국에 소개되었다고 합니다. 마흔이 되기 전에 읽어보고 싶게 제목 참 잘 지은 그 책도 이 출판사에서 나왔네요.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아말로 조심해야 한다는 해묵을 조언을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다. 심층심리학에서는 이 말을 거듭 강조한다. 우리가 얻은 것은 사실 자신의 콤플렉스가, 내면의 무의식이 지금까지 겪어온 이력이, 우리가 살지 못한 삶이 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근본이 위태로운 탓에 결혼생활 역시 그것과 보이지 않게 엮여 있는 비극적인 각본에 따라 연출될 수밖에 없다' pp.7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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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사랑의 조건 (제임스 홀리스 저) 평점10점 | i****i | 2022.07.28 리뷰제목
책의 제목과 표지의 그림을 보고 로맨틱한 무언가를 기대했다면,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이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사랑의 조건>의 저자는 마법 같은 동반자라는 것은 없고, 자신의 연애 관계를 망치는 것은 자기 정신의 폐기물이며, 우리가 친밀한 타자, 조직이라는 타자, 그리고 신이라는 절대 타자와 맺을 수 있는 최고의 관계는 우리가 자신과 맺는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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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과 표지의 그림을 보고 로맨틱한 무언가를 기대했다면,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이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사랑의 조건>의 저자는 마법 같은 동반자라는 것은 없고, 자신의 연애 관계를 망치는 것은 자기 정신의 폐기물이며, 우리가 친밀한 타자, 조직이라는 타자, 그리고 신이라는 절대 타자와 맺을 수 있는 최고의 관계는 우리가 자신과 맺는 관계의 함수 (p.264)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구절에 동의한다면, 이 책은 매우 흥미롭고 생각할 거리를 줄 것입니다.

 

<사랑의 조건>의 저자 제임스 홀리스는 융 심리학의 권위자입니다. 그는 '우리가 타인과 맺는 애정관계의 질은 우리가 자기 자신과 맺는 관계와 정비례한다'는 것이 이 책을 관통하는 사상이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자신과 맺는 관계는 무의식 수준에서 작동하며, 이것은 타인과 심지어 신과의 관계에서의 역학관계에 반영된다구요. 따라서 신을 포함한 타인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 상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애정 어린 행동은 자신과의 관계를 더 의식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자는 우리가 최초로 맺는 관계(부모)가 우리의 주요 패러다임이 되며, 이를 스스로 의식화하지 않으면 이를 반복하는 게 마치 '숙명'처럼 느껴질 만큼 우리의 관계의 모습을 만든다고 말합니다. 그때 우리는 과거에 사로잡힌 포로일 뿐 이며, 사로잡혀 있으면서 정작 그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감옥 (p.41)에 갇혀있다구요. 인간의 최초 관계인 부모와의 관계부터 짚어나가며 그것이 현재 우리의 연애를 비롯한 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지를 융의 이론을 빌려와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초점은 '생존'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켰고, 낭만적 사랑이 종교적 수준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새롭게 일깨워주었습니다.

 

저자는 타자가 우리를 구원해 주리라는 기대를 버리는 것은 우리 삶에서 가장 어려운 과업 중 하나(p.156)라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저자 역시 사랑에 긍정적이지만, 신성한 낭만, 마법 같은 동반자 와 같은 개념이 오히려 사랑을 경험하는 데 걸림돌이 되며, 이를 치워야 한다는 것이죠. 만약 꼭 연인이 아니더라도 반복적으로 나를 지치게 하거나, 건강하지 않은 모습의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적어도 그것이 무엇으로부터 비롯된 문제인지, 그리고 그것이 나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도와줄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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