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함께한 나날들, 영혼의 치유자...
개를 위한 십계명이란 “시”
누군가의 반려견은 이렇게 말한다. 난 길어야 10에서 15년까지밖에 살지 못한다고, 그래서 잠시라도 가족과 떨어져 있으면 너무 괴롭답니다. 저를 기르기 전에 그걸 꼭 알아주세요. 또 보자. 아빠가 나에게 뭘 원하는지, 내가 알 수 있게 될 때까지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TV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한 배우, 반려견이 세상을 떠났단다. 슬프게 운다. 그리고 새로 입양한 반려견에게 정을 쏟는다. 한편으로는 갓태어나 꼬물꼬물 발버둥을 치는 강아지를 쓰레기 봉투에 넣고 꽉묶어...숨을 쉬지 못하게 해서 죽기를 바란 것인가? 이렇게 내다 버린 이들...
참, 복잡한 심경이다. 세상에는 ‘개만도 못한 인간’이라는 욕이 있다. 개는 은혜라도 갚을 줄 알고, 목숨을 걸고 제 주인을 지키려 하는데…. 아마도 내 기억으로는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풍산개의 아름다움 이야기가 실려있는 듯하다. 옛 주인을 찾아 먼 길을 달려 온 진돗개 이야기, 삽살개 이야기, 동화책 단골 주제로 곧잘 등장하는데…. 북유럽의 추운 나라 백야현상이 있는 곳의 개 이야기, 홀로 살던 노인과 그 반려견, 노인은 그가 죽고 나면 홀로 남겨질 반려견을 위해 재산을 모두 그 개에게 물려줬다. 일본에서는 개에게 재산을 상속하는 법을 소개하는 책까지 나왔다. 왜 이리 반려견에 정을 쏟을까?, 저마다 사정을 담은 책과 잡지에 실린 이야기들, “반려와 애완”이란 구분법이 모호해서인지…. 잘 모르겠다. 생명의 소중함만은 알겠다. 그래서 개의 습성을 이해하지 못한 이들이 “반려”라는 말로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다 어느 날 길가에 내버리는 짓을 왜 하는 건지 나는 모르겠다.
작가 하세 세이슈(한자는 홍콩 영화배우 주성치 이름을 거꾸로 썼다- 필명이다)는 <소년과 개>로 2020년 나오키상을 받았다. 죽음을 앞둔 반려견을 위해 도쿄를 떠나 시골로 이사하고, 지금도 두 마리의 반려견과 생활을 한다. 이 책은 개와 인간의 아름다운 이야기다. 애견인이나 반려견을 입양하려는 이들이 우선 먼저 읽어볼 책이다.
7마리의 개 ‘치와와, 보르조이, 시바, 웰시코기펨브룩, 저먼 셰퍼드, 잭 러셀테리어, 버니즈 마운틴 도그의 이야기
치와와는 지금 내 주변에 있으니 잘 안다. 시바견도 안다, 셰퍼드는 알겠는데, 저먼 셰퍼드는 잘 모르겠다. 나머지도 그렇다.
치와와는 아홉 살의 암컷이고 이름은 루비다. 사에키의 아내 도키에는 암을 진단받았다. 나이를 들어가는 반려견 루비가 기침한다.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다. 대기실에서 있는데, 진찰받기 위해서 개를 데려온 사람들이 수다를…. 몇 살이냐, 나이보다는 어려 보인다. 소형 개 운운…. 누군가 진료실에 나와 울음을 터트린다. 아내는 루비를 데리고 나온다. ‘루비 너는 안 돼. 너까지 없어지면 난 어쩌라는 거야’ 제발 나를 두고 가지 마, 도키에가 세상을 떠나면 가족은 너랑 나 뿐이야…. 루비는 이 말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꼬리만 흔들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존재?, 든든한 친구
보르조이 이름은 레일라다 이 녀석은 엄마와 재혼한 마나부씨의 개다. 나 유토는 마나부를 아빠라 부르지 않는다. 진짜 아빠 외에는 그렇게 부르지 않겠단다. 레일라는 나를 늘 무시한다. 상대하려들지도 않는다. 심지어는 으르릉거리기까지 한다. 어느날 레일라를 산책시키러 나갔다. 산책 중 레일라가 리드줄을 힘껏 당기며 뛰어가고, 뒤를 쫓다, 무섭게 생긴 개떼와 조우. 이때 나타난 레일라도 낮은 소리로 무섭게 생긴 개를 향해 으르렁거리지만, 눈은 불안하다. 자신감이 없어보인다. 유토는 순간 주먹을 쥔다. 그것이 신호인 것처럼 레일라가 짖기 시작한다. 처음 듣는 굵은 목소리였다. 그러자 모든 개들이 줄행랑을 친다. 고마워 레일라... 이를 계기로 마나부씨로부터 레일라와 소통하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하나씩 둘씩 알아가는 가족이 되어간다.
가족이란 어떤 건지…. 개만도 못하다는 소리를 듣는 이유는 아마도 유토와 레일라처럼. 아무리 어렵더라도 누군가를 의지하고 그 의지를 통해 힘을 얻고, 용기를 내, 앞서 나가는, 또 루비처럼 늘 내 곁에서 나를 좋아하고 따르고 애교를 피우며, 근심으로 쌓인 나를 해방해준다.
이런 소소한 경험은 반려견과 생활하는 이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느꼈을 것이다. 충성심과 무한한 믿음, 나를 쳐다보는 애처로운 눈빛, 이런 게 교감이고 공감이다.
아직 반려견과 이런 진한 교감을 못 해 본 이들이 있다. 있을 수 있다. 개를 위한 “시”에서처럼, 아빠가 나에게 뭘 원하는지 내가 알 수 있게 될 때까지는 인내심이 필요해요. 바로 이 대목이다. 말 못 하는 약한 생명을 내 기분, 감정대로….
힐링견이란 말도 있다. 이른바 치료를 도와주는 개다. 말할 상대도 없이 홀로 지내는 외로운 노인들에게 찾아가서 함께 놀아주는 것만으로 기쁨을 가져다주는 존재…. 영혼의 치유자다.
가족이란게 별겐가, 함께 느껴주고 서로에게는 그저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그런 존재, 그래서 때로는 가족은 어렵다는 말도, 지긋지긋하다는 말도 하는건가? 애증이란 그만큼 좋아해서 생기는 감정이 아닐까,
잔잔한 이야기를 엮어가는 이 책, 개와 가족이 된다는 게 얼마나... 상상도 못할 경험들을 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전해주고 있다.
개를 위한 십계명...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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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치유자, 반려견과 함께한 나날들, 소울메이트
개를 좋아하고 반려견과 함께하고 있는 필자로서 이 책은 매우 반갑게 다가왔다.
개들은 인간과 함께 살면서 인간이 같은 인간으로부터 받기 어려운 선물을 주기도 한다.
서로 주고 받는게 사랑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결은 다르게 느껴진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넘치는 사랑에 가끔씩은 이런 사랑을 받아도 되는 것일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나의 소중한 반려견을 보고 있자니, 다른 개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어서 이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게 되었다.
이 책은 개를 위한 십계명으로 시작한다.
그 중에 가장 마음이 찡했던 계명은 위 사진과 같다.
말을 안 듣는다고, 고집을 부린다고,
요즘 게으름만 피운다고 혼내기 전에 생각해 봐요.
밥이 입에 안 맞나?
더운데 계속 밖에 있어서 컨디션이 나빠졌나?
나이가 들어서 심장이 약해졌나?
내 변화에는 뭔가 의미가 있거든요.
-도서 소울메이트 中-
반려견을 키우는 분들은 공감할 것 같은 마음이,
반려견이 딱 1마디만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어떤 걸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냐는 물음에
"나 아파요"
라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대답할 것이다.
개들은 말을 하지 않으니, 특히 아파도 아프다는 티를 잘 내지 않으니
제때 아픈 것을 발견하지 못해서 밀려오는 슬픔과 미안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저 계명 또한 그 점을 꿰뚫고 있다.
평소보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점이 있거나 다르다고 느껴진다면,
반려견이 어디가 아픈건지, 불편한 부분이 있는지
조금 더 살뜰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이 책은 총 7마리의 개를 소개한다.
각각의 개들의 스토리가 단편 형식으로 담겨있다.
각자의 개들은 저마다의 견성과 환경을 바탕으로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지만, 필자도 유사하게 경험한 것들이 책에 녹아져 있어서 더 재미있게 책을 읽었던 것 같다.
레일라가 슬픈 유토를 보고 와서 코를 비비는 장면은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전주인에게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아서 케이지 밖으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했던 웰시코기 루크는 마나미의 노력이 무색하게 오랜 기간동안 경계를 풀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딸기를 매개로 세상을 향해 다시 첫발을 내딛는 모습을 볼 때는 나도 마나미의 시각에서 루크를 바라보며 힘찬 응원을 보냈다.
반려견과 함께하든 아니든, 이 책은 누구에게나 따뜻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일상에 지쳐 힐링이 필요하다면, 좋은 친구가 될 소울메이트 추천한다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인 관점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소울메이트
2020년 나오키상 수상작인 '소년과 개' 의 하세 세이슈가 신작
'소울 메이트'를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소년과 개를 놓치고 못 읽은 게 아쉬워서 이번 작품은 꼭
읽어보려고 마음을 먹었네요
반려견을 어린 시절 뒷마당에서 키웠고 여러 동물 닭 메추라기 등을
키웠었던 탓에 커서도 반려견을 이 없는 삶을 산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데, 이 책에서도 치와와, 보르조이, 시바, 웰시 코기, 저먼 셰퍼드,
잭 러셀 테리어, 버니즈 마운틴이라는 각자 개성이 뚜렷한 7마리 개와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과의 어우러지는 이야기를
읽어 볼 수 있었습니다
모르는 견종도 있어서 인터넷에 검색도 해봤습니다
대형견 견종은 잘 모르는 견종이 많은데 다 비슷비슷해 보이더라고요
소울메이트 영혼의 단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죠
보통 부부에게 쓰는 말이지만 이 책에서는 반려견을 소울메이트라고
지칭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앞부분부터 읽는 것보다 책의 중간 부분을 펴서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처음 읽은 단편은 웰시코기 팸브룩 이 나오는 편이었습니다
평범하고 아름다운 가정에서 잘 케어하고 키우다가
어느 순간 유기견이 되어버리는 반려견들
문제행동을 교정할 생각은 않고 쉽게 데리고 오고 쉽게
버리는 사람들 반려동물에게는 커다란 상처가 된다는 사실을
그 사람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당장이라도 슬픔이 쏟아져 내릴 듯했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단편소설입니다
유기견들의 눈 그리고 표정은 굳이 유기견이라는 걸
설명하지 않아도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이 책에서도 슬픈 표정을 한 유기견 게다가 맞은편 집에서
이사를 가면서 버리고 간 수컷 웰시코기 램프룩을
주인공인 미나미의 친구 노조미가 집 근처 전신주에 묶어놓은걸
발견하고는 임보(임시보호)를 하고 있었습니다
노조미의 집에서 미나미가 보고는 슬픈 눈을 잊을 수 없어
데리고 가서 원래 집에서 키우던 레이아 와 같이 키우게 됩니다
사람에게 상처받은 강아지 어서인지 사람보다는
레이아에게 먼저 마음을 연다
남편인 료스케와 마나미 사이에 아이가 생기지 않아 불임치료도
하고 그래도 생기지 않아 키우게 된 레이아
아이의 성장 대신 개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행복을 찾는
마나미
루크와 레이아를 정성껏 케어하는 모습에 아이처럼 키우는
것 같았다 직접 사료 대신 야채와 쌀로 수프처럼 만들어서
식사 준비를 해주는 주인공입니다
케이지에서 나오지 않는 램프룩(루크라고 다시 이름 붙였다)을
억지로 꺼내보려고 손을 넣었다가 손을 크게 물려
그 후로는 억지로 빨리 적응시키려는 마음을 접었습니다
레이아와 산책 나가고 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그러면 루크도 나가고 싶어서 낑낑 울었다)
친구 강아지들이 놀러 와서 맛있는 간식을
나눠먹고 하는 것을 보고 루크가 자기도 먹고 싶어서
케이지에서 한발 두발 나오다 결국
거실에 나와 딸기를 먹게 되는 과정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읽다 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새벽 서너시가 되어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첫 번째로 다시 되돌아가서 읽게 되었네요
첫 번째 이야기는 도키에 와 사에키 부부의 이야기인데
그 부부가 키우는 루비라는 치와와가 남편에게 어떤
의미로 가슴에 와닿는지 알게 해주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은 다 커서 각기 가정을 꾸리고 부인과 지방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던 어느 날 췌장암에 걸려 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검사 결과를 듣습니다
젊었을 때 주말부부로 지내던 남편의 집에
자녀 중 한 명이 우연히 들러 다른 여자와 같이 있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 그 후 아빠와는 거의 말도 하지 않고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사는 아이들
그리고 아직도 용서하지 않았다는 부인의 말을 듣고
마음을 둘 곳은 오직 루비뿐입니다
대형견을 바랐던 남편이지만 비를 좋아하고 사에키나 도키에가
쓰다듬는 걸 좋아하는 루비에게 흠뻑 빠져듭니다
부인을 간호하는 힘든 와중에 루비가 감기가 걸려 동물 병원에
갔는데 바로 앞에 들어간 피레니즈(대형견)견주가
진료 후 나와서 큰소리로 흐느껴 우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반려견과의 이별을 하게 되면 얼마나 힘들지 미리
같이 힘든 마음을 공감하면서 끝이 납니다
다음 이어지는 내용이 더 있을 것 같지만 독자의 상상에 맡기고
다시 다른 다음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보르조이 견종을 키우는 재혼가정의 자녀 유토
보르도이 견인 레일라의 이야기인데
학교에서 폭력을 당하는 주인공의 마음을 읽듯이
눈물을 알아차리고 위로해 주는 레일라
결국 학교폭력을 당하는 유토를 도와주고 둘 사이 비밀을
부모님에게는 알리지 않으며
그토록 싫어했던 새아빠와의 거리도 좁혀지는 이야기
입니다 훈훈한 각자의 집안 이야기와 함께 반려견의
이야기가 곁들여지는데 유기견을 집에 들여와 적응하는
이야기나 산책을 갔을 때 또는 강아지의 식사를
만드는 내용이라든지 또 동물보호단체 이야기
등등 반려견이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쓰나미 때 주인을 잃은 강아지에 관련된 이야기를
소설로 지은 세 번째 시바견 이야기는 또 따른 슬픈 내용을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반려견과 사람과의 관계가 단순한 개와 사람이라는
사람들도 많은데 주인이 슬퍼하거나 싸우거나 행복해하는 것을
반려견이 알아차리고 와서 같이 기뻐해 주고 슬픔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 그냥 단순한 가축이 아닌
가족 같은 존재라는 것을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더 교감하고 더 가족처럼 느끼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일본 서적이라 가족적이고 따뜻하고 소소한 일상에서 느껴지는
행복 슬픔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소설
재미있게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미래를 예견하고 우는 것은 인간뿐이다. 개는 아무것도 모른다.
울고 있는 인간도, 영문을 모른 채 우두커니 서 있는 개도, 모두 가련했다"
이 사진 속 반려견은 우리 집 몰티즈 뭉치입니다
우리 막내~
이 글은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