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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세계사 1 고대편 : 〈토크멘터리 전쟁사〉 이세환 기자의
이세환 저/정기문 감수
‘동아시아를 뒤흔든 냉전과 열전의 순간들’이라는 부제의 이 책에서는 우리의 고대사를 자국 중심이 아닌, 국제 관계에 비추어 그 의미를 해석하고자 시도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공무원 시험을 비롯한 각종 국가고시에서 ‘한국사’가 필수 과목으로 채택이 되고 있는데, 많은 이들이 역사를 ‘시험 등을 준비하면서 주요 사건의 연도와 발생 순서를 도표화하고 문제를 풀기 위한 맥락에 치중’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태도는 결국 ‘역사학이 제시하고자 하는 개개인의 삶이나 사회구조적 문제에 대한 논의는 온데간데없고, 암기 노트 속의 의미 없는 숫자와 명칭들만 남’게되는 한계가 명백하다고 하겠다.
바로 그러한 관점에서 우리의 고대사를 ‘세계사 또는 동아시아적 관점을 통한 넓은 조망’을 통해서 그 의미를 탐색하고자 한 것이 바로 이 책의 기획이라고 이해된다. 현재 학계에서도 역사학자들의 주요 관심 대상은 ‘조선시대’ 혹은 ‘근대’와 ‘현대’에 집중되어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역사 기록’을 중시하는 학문적 특성으로 인해 ‘사료(史料)’가 가장 풍부한 시대에 연구자가 몰리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가운데 저자는 연구자가 드문 ‘고구려사’를 전공하였고, ‘동아시아라는 역사.지리적 공간을 배경으로 한 고대사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전체 7부로 구성된 목차에서 ‘발해와 당나라’ 사이의 관계를 다루고 있는 6부와 ‘고려와 원나라’의 문제를 탐색한 7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5개 항목에서는 모두 고구려를 비롯한 삼국시대와 중국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동안 삼국시대의 역사가 신라 중심의 서술을 취하고 있는 <삼국사기>를 중심으로 논의되었다면, 저자는 중국과 우리의 역사 기록을 폭넓게 소화하여 고구려 중심의 서술을 취하고 있다고 하겠다.
1부에서는 중국의 장강(양자강)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했던 오나라의 손권이 황하를 끼고 세력을 구축한 위나라를 견제하기 위해서 요동 지역의 고구려와 외교 관계를 채택하고자 노력했던 이유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오나라와 위나라 사이에 줄타기를 했던 고구려의 생존이 가능했고, 위나라가 세력을 키운 상태에서 침략을 당해 고구려가 멸망할 뻔했음을 다양한 기록을 통해서 드러내고 있다.저자는 일국 중심의 서술이 아닌 국제 정세를 고려한 관점에서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과거에 존재했던 ‘이러한 역사적 사건들을 냉정하게 되짚어 보면서 현재 동아시아 각국 정상들의 웃음 뒤에 숨겨진 치열한 이해타산과 그 밑바닥의 욕망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안목’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2부에서는 백제에 의지하여 중국 제나라와의 수립하려던 신라가 ‘백제 사신의 뻔뻔한 거짓말’에 의해, 마치 신라가 백제의 속국처럼 묘사된 중국 기록의 의미를 살펴보고 있다. 특히 ‘사료는 어떻게 거짓말을 하는가’라는 이 항목의 에필로그를 통하여 역사 기록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그 이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어지는 3부에서는 ‘한반도에 있는 중국인 무덤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당시 국경을 넘나들며 활동했던 ‘이주민’들의 활동상을 조명하고 있으며, 4부에서는 고구려 장수왕이 북연 왕 풍흥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상황과 그 의미 맥락을 살펴보기도 한다. 특히 5부에서는 ‘영원한 이방인, 고선지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고구려 유민 출신으로 당나라에서 활동했던 고선지라는 인물의 ‘경계인으로서 인간적이면서도 탐욕스러웠던 행적’을 추적하여 서술하고 있다.
6부에서는 신라의 ‘삼국통일’ 이후 고구려 유민들이 한반도 북부와 요동 지역에 세운 발해가 왕자들의 ‘형제 싸움’으로 인해, 당나라까지 합세한 ‘동아시아 대전’으로 전쟁이 확산되었던 배경과 의미를 짚어내고 있다. 마지막 7부에서는 고려인으로서 원나라에 귀순하여, 이른바 ‘원나라 간섭기’에 원나라의 입장에서 고려의 탄압에 압장섰던 홍씨 일가의 전횡과 이에 맞서 원나라 황실과 결혼 동맹을 체결하여 이를 벗어나고자 했던 고려 원종의 외교술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역사 서술에서는 이 당시 ‘원나라의 간섭’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지만, 저자는 어쩌면 고려 문종의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강대한 원나라로부터 고려라는 나라를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일 수도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최근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이 일부 사람들에 의해 ‘국력과 영토에만 집착하는 국수주의적 성향의 역사관이나 반지성주의’가 나타나고 있음을 경계하면서, 다양한 자료의 엄밀한 검증과 해석을 통해 ‘넓은 시야로 본 객관적인 역사’를 서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아마도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역사관이 투영된 저자의 연구 성과라고 할 수 있으며, 특히 그동안 신라 중심의 삼국시대의 역사를 넘어 중국 사료를 활용하여 고구려의 다양한 역사와 그 의미를 더듬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내용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결국 역사란 어떠한 시각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리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반전의 한국사」
며칠 전 저녁. 서평단에 당첨된 이 책이 도착한 날, 책을 받자마자 바로 1부를 읽었다. 책을 받았을 땐 <차례>만 대충 훑어보고 하던 일을 계속할 생각이었는데, <오나라 손권과 고구려의 비극적 로맨스>라는 1부의 매력적인 제목에 끌리고 말았다.
3장으로 된 1부의 내용을 간추리면,
오나라의 손권은 많은 신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위나라를 정벌하기 위해 요동 지방의 공손씨 세력과 동맹을 맺고자 사신을 보낸다. 그러나 공손연은 손권의 믿음과 기대를 배반하고 오나라 사신을 죽여 위나라로 보낸다. 이때 구사일생으로 달아난 오나라 사신 네 명이 고구려에 닿게 되고, 고구려에서는 이 사신들을 잘 대접해준다. 그러자, 손권이 고구려와 우호 관계를 맺으려고 사신을 보내는데, 고구려 역시 손권의 기대를 배반했다는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공손연과 동천왕의 처신은 손권에 비해 약삭빠르고 이기적인 것처럼 보인다. 혹자는 두 세력 모두 의리를 저버렸다가 결국 천벌을 받았다고 단순히 웃어넘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당시 동아시아의 거대 제국인 위나라와 이웃하고 있던 요동의 작은 세력들은 생존을 위해 치열한 눈치놀음을 전개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공손연과 동천왕의 행위를 꼭 도덕적 잣대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37p)
결과적으로 손권의 무모한 '로맨스'는 스스로에게도 잔인한 배신의 칼날로 돌아와 꽂혔을 뿐만 아니라, 상대편인 공손씨와 고구려를 멸망 내지 괴멸 수준으로 몰아가고 말았다. 한마디로 손권은 의도치 않게 모든 것들을 파멸시켜버린 '파괴왕'이 된 것이다. 그러니 이 가슴 아픈 비극적 로맨스에 억지로 선악 구도나 인과응보를 그리지는 말자. 단지 이러한 역사적 사건들을 냉정하게 되짚어보면서 현재 동아시아 각국 정상들의 웃음 뒤에 숨겨진 치열한 이해타산과 그 밑바닥의 욕망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안목이 더해지면 그만이다. (39p)
「반전의 한국사」, 이 책은 우리의 고대사와 중세사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한국사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동안 내가 읽은 책은 주로 조선 시대를 다룬 것이었다. 그래서 고대사와 중세사는 잘 알지 못했고, 이 책에서 읽은 내용도 대부분 제대로 몰랐던 내용들이다. 앞에서 소개한 1부의 내용은 전혀 몰랐던 사실이고, 나머지 2장부터 7장까지의 내용도 등장인물의 이름 정도만 들어보았을 뿐 거의 모르는 내용이었다.
「반전의 한국사」, 이 책은 역사서이지만, 대상 국가(삼국, 발해, 고려)의 역사를 연대기적으로,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이 책을 읽어도 대상 국가의 역사의 전모는 알 수 없다.
이 책은 각 나라의 역사에서 (필자가 생각하기에)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사건을 몇 개 선정하여, 그 사건의 진행과 관련하여 발단, 전개, 결말 등을 깊이 있게 파헤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필자는 사료를 바탕으로 하지만, 사료가 부족한 부분은 필자의 추측과 상상으로 보완하여 사건의 의미를 규명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역사서를 읽는다기보다는 역사소설을 읽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사건들이 다 드라마틱해서인가, <천일야사>라는 TV 프로를 보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사건은 모두 7가지인데, 1부, 3부, 4부는 고구려, 2부는 백제, 6부는 발해, 7부는 고려의 역사적 사건이다. <영원한 이방인, 고선지의 두 얼굴>이란 제목의 5부는 고구려 유민의 이야기이다.
역사의 총체적 모습을 파악하려면 일국의 대내적인 측면과 대외적인 측면 모두를 균형 있게 다루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1부에서 이미 알아본 것처럼 「반전의 한국사」, 이 책은 오직 대외적 사건을 다루거나 사건의 대외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서술하고 있다.
가령 <백제 사신의 뻔뻔한 거짓말>이란 제목의 2부는 6세기의 중국 문헌에, 신라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가 많이 기록되어 있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 필자는 그 이유의 실마리를 다음의 문헌에서 찾고 있다.
(사라는) 독립적으로 사신을 파견할 수 없었다. (중략) (중국 측과) 대화할 때 백제 사신을 기다린 후에 통한다. - <양직공도> 청장경모본의 사라국 제기
다음은 위 자료에 대한 필자의 설명이다.
이 기록은 중국에 대한 신라 외교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중략) 6세기 전반에 신라 영토는 한반도 중부의 동남쪽, 즉 경상남도와 경상북도에 치우쳐 있었다. 한반도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서해의 향로는 백제가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신라는 백제의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중국에 사신을 파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신라에 중국어를 할 수 있는 관리가 없었다는 점이다. (중략) 반면 백제는 이미 4세기 이전부터 중국과 교류가 잦았다. 따라서 오랜 교섭을 통한 경험이 풍부했고 양나라 말에 능숙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이들이 곧 백제의 대중국 교섭을 담당했던 것이다.
(중략) 신라는 양나라와 외교 관계를 수립하기 위해서 백제의 도움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중략) 양나라에 건너간 직후 백제 사신과 신라 사신의 지위는 엇갈렸다. 이미 양나라와 교섭을 하며 국력과 지위를 인정받은 백제의 사신은 우대를 받았다. 신라는 말 그대로 초행길이었고 공식석상에서도 비중 있는 나라들과는 멀리 떨어진 나라에 앉았을 것이다. (중략) (백제 사신은) 백제의 소국인 ‘사라’의 사신을 함께 데려왔다고 말하면서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있던 신라 사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물론 그 자리에 있던 신라 사신은 백제 사신이 구사하는 중국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했을 것이다. (61~63p)
필자의 주장은, 6세기의 중국 문헌에, 신라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가 많이 기록되어 있는 이유는, 백제 사신이 신라를 위해주는 척하며 사실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부의 내용도 몰랐던 내용이다. 「반전의 한국사」, 내게 이 책은 ‘반전의 한국사’라기보다는 ‘몰랐던 한국사’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 같다. ‘반전’이란 알고 있던 내용과 다른 내용일 때 써야 하는 표현인데, 이 책은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거나 주목하지 않았던 역사의 이면을 심층까지 파헤치고 있기 때문이다.
1부부터 7부까지 모두 흥미진진했지만, 모두 다룰 수는 없고 <고려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7부만 간략히 살펴보기로 한다.
7부는 고려가 몽골과 전쟁을 겪은 이후 몽골(원)의 내정 간섭을 받던 시기에 벌어졌던 고려 왕실과 친원 세력 간의 치열한 외교전을 다루고 있다.
몽골의 침략기에 무신 정권에 휘둘려 힘을 쓰지 못하던 왕실, 원나라에 빌붙어 고려를 간섭하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친원 세력, 그리고 백성은 뒷전이고 자신들의 권력을 잃지 않기 위해 몽골에 끝까지 저항한 군부 세력에 대해 필자는 예리한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1231년 8월, 세계 최강의 기병을 거느린 몽골이 고려 영토를 침공했다. 이들은 고려 국왕이 직접 몽골의 대칸을 찾아와 예를 갖추는 ‘친조’ 등 여러 항복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고려 조정에는 국왕보다 더 강력한 권력자가 있었으니, 바로 무인 집정자 최우였다. 그는 자신의 권력을 인정하지 않는 몽골에 결코 항복할 수 없었다. 항복은 곧 최씨 정권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1232년 6월에 몽골과의 전쟁이 본격화되자 아예 몽골 기병이 이를 수 없는 강화도로 수도를 옮기고 마지막까지 항전할 태세를 갖추었다.
이후 잇따른 몽골군의 침입에 한반도 내륙 각지가 전쟁터가 되었으나, 최씨 무신 정권은 강화도 밖으로 주력부대를 보내지 않았으며, 실권이 없는 국왕은 그저 무력하게 상황을 지켜볼 뿐이었다. 그렇게 왕실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고, 사실상 버림받은 백성들은 그들이 진정으로 모셔야 할 ‘주인’이 누구인지를 진지하게 저울질하지 않을 수 없었다. (226p)
삼별초의 몽골 항쟁에 대해,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자주적, 주체적 저항 정신의 상징으로 생각해왔는데, 이 책의 내용은 ‘반전’이었다. 고려와 몽골의 관계, 삼별초의 항몽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친원 세력인 홍복원, 홍차구 부자와 원종과 충렬왕의 (계획적인) 혼인을 통한 외교, 그리고 친원 세력과 왕실의 대결은 참으로 흥미진진했다.
우리가 역사를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다는 사실 확인을 위해서라면 굳이 시간을 내어 역사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 역사를 읽는 이유 중의 하나는 과거를 통해, 오늘, 그리고 내일을 살아가는 교훈을 얻기 위해서일 것이다.
13세기 이래 동아시아의 거대한 지각변동은 고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진행되었다. 세계 제국 몽골이 등장하고 그 치하에서 고려의 국가적 존립을 위협하는 여러 세력들이 나타났을 때, 고려 왕실은 여기에 어떻게 대응했는가. 단순히 과거의 영화만을 기억한 가운데 일국의 국왕이라는 허울에 매달려 무기력하게 쓰러졌는가, 아니면 그동안 지켜온 원래의 자리 대신 거대 제국과의 결탁을 통해 또 다른 지위를 얻어냄으로써 난국을 정면으로 돌파하려고 했는가. 당시 고려 왕실이 택했던 극적인 선택은 강대국들 사이에서 종종 힘든 선택을 강요받거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만 하는 우리의 현 상황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지금 우리가 원 간섭기에 대한 선입견을 걷어내고 이 시기를 다시금 조명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88p)
첫 느낌이 좋은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랬는데, 1부의 1장을 읽기 시작할 때 든 기분 좋은 느낌이 틀리지 않았다. 재미있는 책이다. 기대 이상이라고 해도 좋다. 고대사와 중세사를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읽은 기억이 있던가. 단연코 없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역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이 책을 읽기 시작한다면 후회를 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학교 교육에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역사의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오늘날 역사란 과연 무엇일까요,,, ?
혹자는 오랜 과거와 어제가 오늘의 현재를 만나서 함께 미래를 이야기하는 대화로 역사를
정의 하곤 합니다,
또 어떤 역사 학자들은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진실을 찾아가는 추리 답사 학문으로 표현
하기도 하는 것이 역사 입니다,
인문학에서 주요한 지점을 차지하고 있는 이러한 역사 분야는 오늘날 다양한 양태와 구성
으로 여러 매체에서 다수 대중에게 흥미롭게 소개되곤 하는데 소위 인기 역사 강사의 경우,
역사 이야기를 쉽게 풀어서 국가간 외교와 역사적 인물의 복잡다단한 이해관계적 맥락을
재밋고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설명하면서 특유의 스킬로 역사 스토리텔러 트렌드를 정착
시키고 발전시켜 나가기 시작한지도 이미 오래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서두에서 역사란 결국 인간을 다루는 학문으로 정의하면서 TV 드라마가
재미있고 친숙한 이유는 제각각 다양한 캐릭터가 사건 속에서 어울어 지면서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기 때문이며 역사 역시 특정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인간들의 상호 작용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며 이 책속에서 보여지는 국가간 외교전서 좌충우돌했던 여러 인간상의 의리, 영광,
명예, 사기, 계략, 배신, 복수 그리고 전쟁 속 폭력과 야망, 책략, 탐욕, 참혹함, 생존을 위한
처절함, 고귀한 존엄의 이야기 등등은 역사 속에서 인간사 적나라한 모습을 낱낱이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오늘날의 역사적 교훈과 함께 반면교사가 될 수도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오나라 황제 손권 때문에 고구려가 멸망 위기에 봉착할 뻔한 이야기를
그린 '손권과 고구려의 비극적 로맨스'를 비롯하여 '한반도에 있는 중국인 무덤의 비밀'로
한반도 이주민들의 재밋는 역사를 살피고 한민족 출신으로 실크로드서 명성을 떨친 고선지
이야기, 원나라 간섭기 고려 왕실의 파격적 외교 행보를 보여주는 홍복원 일가의 지배와
배신, 복수 이야기 등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또한 저자는 시대착오적 국수주의 역사관을 탈피하여 보다 객관적이면서 비판적 성찰 능력을
역사 속에서 키워 나갈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래전 역사 교과서에서 본 기억과 역사 상식에 기대어 읽어 나아 갔는데 의외로 술술 쉽고도
흥미진진하게 읽혀지는 것이 다름아닌 역사적 지식과 해석을 이야기식 문체로 쉽게 풀어
써서 흥미롭게도 문학적 재미를 만끽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특유의 역사 쓰기로 역사의 대중화에 기여하면서 쉽게 풀어 쓰기, 그리고
대화체를 삽입하는 등 저자의 상상적 재구성 등은 개성적 구성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청명상하도>
12세기 전반의 그림인 <청명상하도>, 위 그림 속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긴 수염을 가진 사람이 '책을 읽어부는 이야기 꾼'이다.
지금도 다양한 매체에서 '책 읽어 주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작 역사학계의 변화 흐름은 대중에게 영향을 많이 못 미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역사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많은 것에 비하면 지식을 쥐고 있는 소수의 연구자들이 대중의 수요에 부응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고 한다.
저자의 서론 부분을 읽으면서, 학생 시절 왜 역사 과목이 왜 재미가 없었는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대중을 위한 이야기 꾼으로서 역사를 알기 쉽도록 쓴 역사 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저자 또한 역사의 지식이 어떻게 전달되어야 일반 대중이 호응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배워 왔던, 시대적, 지역별, 주제별 배웠던 건조한 역사보다는 비판적 시각에서 역사를 바라볼 수 있도록 이 책을 쓴 것 같다.
이 책의 구성은 1부 ~7부로 나누어져 있지만, 각각의 연속성은 없이 각 사건별로 별도로 구성되어 있어서 읽고 싶은 부분을 먼저 읽으면 된다. 본인은 3부. '한반도에 있는 중국인 무덤의 비밀' 이 먼저 눈에 띄어 처음에 읽었다.
중국인, 동수가 왜 황해도에 자신의 무덤이 발견되었는지... 궁금해서 먼저 책장을 열었다.
격변과 혼란의 동아시아 시대에, "요동과 요서 지역에 기반이 있던 사람으로서, 그 지역 출신 이주민들에게 나름의 권위를 내세울 수 있었다. 고구려는 그러한 동수에게 그 지역 출신의 이주민들을 맡아서 관리하는 임무를 맡겼다. 그래서,,, 지역 이주민들의 대표자가 된 것이다."라고 한다.
고구려로 망명한 동수가 중국계 사람을 고구려로 이주하는 역할을 하였던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알았다. 당시 고구려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많은 인구가 농업 생산과 국력 강화의 핵심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모용씨 세력에서 살기 위해 고구려로 망명한 동수를 이용하여 이주민 정책을 펴서 국력 강화에 힘쓰려고 했던 모습을 보면서, 시대가 변했지만 인구감소는 곧 국력 쇠퇴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한 번 더 느끼게 해주었다.
이 책 제목 [반전의 한국사]를 봤을 때, 처음 들었던 느낌은 '재미없겠다'였다. 왜냐면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역사 책 중에서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나온 책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나 또한 이 책 제목을 보고 제목에 비해서 내용이 정말 실속이 있을까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사실 기대 없이 책을 읽었다. 그러나 읽어 갈수록 책 속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었다. 문장이 뛰어나고 그래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이와 같이 이야기해 주는 역사 책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학생 시절 국사책은 연도와 지명, 인물 등을 외우는 데 시간을 소비한 나머지, 정작 이야기 흐름을 많이 놓쳤다. 역사 책에 쓰인 이야기 외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놓치고 지나갔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생각해 보지 못한 사건들을 계기로 그 당시 이야기를 새롭게 전개해 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그리고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지식이 완전히 상반되는 내용의 책이 아니라, 다른 시각, 다른 입장에서 역사적 사실을 바라보게 하였다. 그리고, 그동안 몰랐던 사실도 알게 해주는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음식으로 비교하면, ' 담백하지만 깊은 맛이 있는 그런 음식' 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해보았다.
그동안 지루한 한국사 책에 싫증 났던 독자들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로서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한국사 #반전의한국사 #서평
[도서리뷰] 반전의 한국사
학교 다닐 적, 나에게 역사는 그리 재미있는 과목이 아니었다. 돌이켜보면, 맥락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부족한 상태에서 암기할 내용은 많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늦었지만 이제와서, 우리의 과거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다. 더 알고 싶고 알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아마 나의 한국사에 대한 무지가 오히려 흥미를 갖게 하는 것 같다.
반전의 한국사.
기존의 역사책들처럼 특정한 시대에 관한 이야기 일 줄 알았다. 하지만 제목처럼 이 책은 구성도 반전이다. 어떤 시대를 순서대로 쭉 읊어주는 뻔한 내용이 아니라 역사 속 7개의 에피소드를 끄집어내 이야기를 끌어간다. 내용 또한 흔히 보던 우리 중심의 이야기가 아니다. 고구려. 백제. 발해. 고려 등의 인물이 당시의 주변국들과 얽힌, 국제 정사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그려진다.
1.손권과 고구려의 비극적 로맨스
2.사신의 뻔뻔한 거짓말
3.있는 중국인 무덤의 비밀
4.장수왕, 북연 왕 풍홍을 살해하다.
5.이방인, 고선지의 두 얼굴
6.왕실의 형제 싸움, 동아시아 대전으로 번지다.
7.고려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
개인적으로는 사극에서 보고 들어 익숙한 인물의 이름, 풍발장군, 모용씨, 고사계-고선지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대조영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는 가운데 그저 조연으로, 악인이나 배신자로 알고 있었는데 책에 따르면 전혀 그런 인물들이 아니었다.
역사란 승자의 이야기. 화자에 따라 매우 다를 수 있다는 걸 알고 있고 드라마는 재미를 위해 사실에 대한 변형이 많다는 걸 알지만 놀라운 사실들이었다. 한반도를 포함한 지금의 중국 대륙에서 일어났던 우리의 과거를 색다른 시각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책이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