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브랜드와 브랜딩, 마케팅에 관련된 책만 주구장창 계속 읽어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기획자라는 직무를 가지기 전에 사업부서, 마케팅 부서에 일을 했었던 시절입니다. 회사의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떤 마케팅 프로모션을 해야 할지, 우리의 브랜드는 어떻게 고객들에게 기억시키는 게 좋을지에 관해서 고민을 했었던 시절인 거 같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서비스 기획이라는 직무를 가지고, 웹 기획서 등을 작성하게 되면서 브랜드와 마케팅이라는 개념보다는 서비스 플로우를 작성하고, 각각의 기능들을 정의하는데 시간을 더 쏟게 되면서 자연스레 브랜딩과 마케팅은 거리를 두게 되었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UX라는 개념이 서비스 기획에 있어서도 중요한 개념이 되었고, 단순히 고객들이 서비스를 이용한다가 아니라, 어떻게 더 잘 이용하게 할 것인가, 우리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무엇을 경험하게 만들 것인가에 관해서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이것도 비슷한 서비스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비슷한 서비스들 간에 어떻게 다른 서비스로 기억되게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게 되었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하나의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사람들의 주목을 끌게 되면 뺏겨진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만큼 동일하게 카피된 서비스를 만나게 됩니다. 그런 서비스들 사이에서 우리는 차별화된 포인트를 가지고 유사한 서비스들 사이에서 다른 서비스로 기억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것 또한 앞으로 서비스 기획자가 고민하고 회사에서 만들어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번에 참여하고 있는 독서토론에서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마케팅과 브랜딩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인스타그램에서 올라오는 것을 많이 보게 되었지만,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었는데 이렇게라도 읽게 될 계기가 생겨서 좋은 거 같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브랜딩에 관한 책을 읽어보려고 합니다.
이전 회사에서도 새로운 본부장님이 오시고 그동안의 영업 중심의 판매 조직에서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는 조직을 새로운 만들고 개편을 진행했었습니다. 그분은 이전에 제일모직과 제일제당 등에서 브랜딩을 하는 조직에 몸을 담았었고, 이전 회사에서는 오직 매출만 바라보고 마케팅 및 영업을 진행하는 것을 보고 바꿔보고도 싶고, 기업이 장기적으로 발전하려면 브랜딩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던 거 같습니다.
"우리 회사도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브랜딩이 왜 필요하세요?"
책의 첫 장에 나오는 말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브랜딩을 하려고 하는데 기업의 성장 단계에서 브랜딩에 집중해야 하는 단계가 있는가 하면, 그것보다 우선한 다른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먼저일 때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의 대표님들은 브랜딩에 대한 아래에 기록된 다음의 기대감을 품고 브랜딩을 하고 싶어 하고 알고 싶어 한다고 합니다.
1. 제품으로만 기억되고 싶지 않아요.
- 제조업 중심의 기업에서 이런 고민이 많음.
- 새로운 제품을 출시했을 때 마케팅을 0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되어 필요한 시간과 소비를 줄일 수 있음.
2. 생산자로만 남고 싶지 않아요.
- 기업의 이름 브랜드로 인지되기보다는 제조사명으로 인지되어 고민됨.
- ex) 애플의 제조사인 폭스콘 "과장된 비유겠지만 우린 폭스콘이 아닌 애플로 기억되고 싶어요."
3. 의사결정의 기준이 없어요.
- 내부에 의사 결정의 기준이 없다 보니 일관된 결정을 하기 힘들어함.
-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은 브랜딩에서 나옴.
- 브랜드만의 명확한 정체성과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할 가치 정립 및 브랜드만의 톤 앤 매너가 필요.
4. 브랜드에 관한 가이드가 필요해요.
- 프로덕트와 디자인을 총괄로 분들이 공통적으로 원함.
-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서 서비스의 모습이나 디자인이 바뀔 수 있는데, 외부에 맡기기에는 리스크가 큼.
5. 요즘 세대들이 좋아하는 트렌디한 것을 하고 싶어요.
- 고정적인 마케팅 활동이 아닌, 젊은 세대의 눈에 띄는 신선한 마케팅 활동을 브랜딩이라고 생각하는 사례.
- 트렌드는 늘 쫓아야 하는 대상으로 그것을 리드하기보다는 대부분 따라가려고 함.
-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찾아야 함.
6.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싶어요.
- 사람들이 좋아하는 브랜드가 되어 기업의 이미지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브랜드와 회사 가치도 높아진다고 생각함.
- "더 많은 매출을 만들고 싶어서'라고 직접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많이 없음.
위의 사례들을 읽으면서 저자가 생각하는 생각과 저의 생각은 비슷했는데요. 브랜딩이 왜 필요한지, 우리 회사가 지금 브랜딩을 해야 하는 단계인지에 관해서 진단 없이 무작정 필요하다고 느끼고 남들이 하니깐 한다는 식의 생각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매출을 위해서는 퍼포먼스 중심의 운영이 훨씬 변화의 속도에서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기 실적에 맞춘 퍼포먼스 마케팅은 브랜드의 이미지가 점점 안 좋아질 수도 있습니다. 즉 저자의 말처럼 브랜딩이냐 퍼포먼스냐의 문제는 무엇이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닌, 두 영역의 시너지와 밸런스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ㅣ 브랜드 경험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전해야 할까?
UX(User Experience)라는 단어가 기획, 디자인 등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당연히 해야 될 것처럼 퍼져나가는 시기를 지나서 어느 순간에 UX를 넘어서 '브랜드 경험(Brand Experiece, BX)이라는 단어가 많이 보이고 당연히 해야 될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이 브랜드 경험이란 단어는 무엇일까요?
저자는 브랜드 경험도 브랜딩의 일부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브랜드를 경험시키는 일은 브랜딩의 중요한 요소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통 브랜드가 경험이라는 말은 주로 디자인 업계에서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시각적 통일성과 관련해 브랜드 경험, 혹은 브랜드 경험 디자인이라는 표현을 많이들 사용하는데, 저자는 이것이 '경험'이라는 단어를 포괄하는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단지 시각적 통일성만을 해당 브랜드의 '경험'으로 한정 짓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저자가 생각하는 브랜드 경험은 무엇일까요?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자신만의 고유한 톤 앤 매너나 지향점을 고객들에게 어떤 '매개체(medium)'를 통해 오감으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수 있는 공간이 바로 오프라인 매장이지 않나 싶습니다.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고 느낄 수 있어서입니다.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감성과 지향점을 '제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오감으로 전달하는 애플을 저자가 생각하는 브랜드 경험이라고 합니다.
책을 읽으며 많이 공감하면서 읽었던 부분인데요. 저도 서비스 기획자로 일을 하면서 디자이너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은 브랜딩을 온전히 디자이너의 영역으로 보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세상에 디자인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보이는 브랜드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만큼 디자인은 브랜드의 시각적 언어에 해당하고, 제품과 서비스의 외형을 만드는데 중요한 작업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호감을 얻는 데 외모만이 중요한 것이 아닌 것은 아닙니다. 그 사람의 생각과 행동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브랜딩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랜딩은 브랜드의 시각적 모습을 완성하는 작업뿐 아니라 그 브랜드가 가진 철학을 명확히 구축하는 과정입니다.
즉 디자인은 브랜딩에서 하나의 요소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브랜드의 이념이나 철학을 시각적으로 구현하고 브랜드의 개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역할을 하는 도구로써 바라보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나온 브랜딩 책인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는 정말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인 거 같습니다. 우선 이론적인 브랜딩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생각하는 브랜딩에 관해서 실제 업무를 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쓰여 있어서 교수님에게 이야기 듣는 브랜드 공부가 아닌 회사의 선배에게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 책을 쓰는 내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 느껴지는 것들 곳곳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했었던 부분들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 고민들이 고스란히 브랜딩을 공부하거나, 현재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브랜드와는 밀접한 관계가 있지 않은 저 같은 서비스 기획자에게도 제가 기획하는 일에 있어서 회사의 브랜드를 어떻게 접목시키게 만들 것인지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준거 같습니다.
또한 아직도 브랜딩이 어렵지만, 브랜딩을 하는 것이 여전히 즐겁다는 마지막의 저자의 고백을 보면서 본인의 일에 얼마나 열정적이고, 진심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자신이 몸담고 있는 브랜드에서 저자와 같은 경험을 많이 해볼 수 있기를 바라는 저자를 보면서, 앞으로 좋은 기회에 저자가 새롭게 브랜딩 하는 브랜드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삼성전자 마케터를 시작으로 네이버, 29CM 등 다수의 기업을 거치며 현재 ‘브랜딩 디렉터’라는 직함으로 살아가고 있는 저자의 실제 마케팅 사례를 알기 쉽게 풀어쓴 책입니다. 친절하고 솔직 담백한 문체로 풀어내었고 또 설득력있는 사례들로 구성되어 읽고나서 여러 지인에게도 추천한 책입니다. “왜 브랜딩이 필요하세요?”라고 반문하는 서두부터 흥미롭게 시작되었습니다. 세상에 없던 파괴적인 마케팅 이론은 없지만 이벤트/캠페인 한 개를 진행하더라도 대중에 차별화되고 기억에 남는 브랜드로 각인하기 위해 고민한 저자의 사례와 경험들이 많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예컨대 ‘29CM 미니 쿠퍼 이벤트’가 어떤 계기와 과정에서 진행되었고 결과는 어떘는지 책에 상세히 풀어가며 동영상도 함께 볼 수 있는 QR 코드가 친절히 삽입되어 있어 이해도를 높여 줍니다.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책의 작가는 29cm에서 브랜딩의 성공적인 사례를 많이 소개해주셨어요
29cm를 알리기 위한 노력으로 어떤 작업을 했는지 소개해주셨고, QR코드를 책에서 보여주고 있어서 영상 찾아보고 도움이 되었어요.
저는 29cm 서비스를 알게 된게 얼마안되어서 잘 몰랐는데..
그러다보니 책에서 소개하는 사례를 한번도 본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책을 보면서 알아보니까 꽤 흥미가 갔고, 아이디어 전쟁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브랜딩'이란 그런거겠죠^^
돈을 많이 써서 광고하는 것보다 아이디어 전쟁속에서 정말 좋은 브랜딩을 할 수 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브랜딩 관련 서적을 여러개 사서 읽어보았는데, 책이 얇고 보들보들한 재질이라서 갖고다니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