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생각을 정리하여 드러내는 것은 쉽고도 어렵다. 생각의 정리가 잘 되는 사람들을 능력자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의 정리는 언어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사실 언어가 없던 시절에는 생각의 폭을 넓혀나가는 일이 용이하지 않았다. 생각을 이어나가기가 쉽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것은 인간의 기억력이라는 것이 특별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식의 축적이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데, 인간의 능력은 지속적인 생각의 연결이 쉽지가 않다. 그것을 보완하는 것이 나는 언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편집공학을 이용해 어떻게 생각을 정리하고 이어나가는가를 보여준다. 편집이라는 말을 사용해 생각의 폭을 넓혀나가는 내용을 그린 것이다. 그 편집을 공학이라고 명명했다. 상호 작용하는 복잡한 것들을 복잡함 그대로 처리하는 기술을 공학이라고 한다. 인간의 사고도 이런 편집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는 것이다. 난 그 기저에 언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생각이다. 언어는 공학을 심도 있게 만들어 나간다고 보면 된다. 인간의 사고는 한계가 있고, 그것이 조직적으로 구성되어 가는 것도 언어의 도움을 받는다는 말이다. 언어는 인간 사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고 인간의 상상력의 폭도 언어의 도움으로 이루어진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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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5단계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편집공학이란 무엇인가?> <세계와 나를 재구성할 접근법> <재능을 열어주는 편집사고의 10가지 방법> <편집공학소가 하는 일> <세계는 이어져 있다>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편집공학이란 무엇인가>에서는 공학의 문제를 거론해 보고 있고 이 세계가 공학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얘기한다. <세계와 나를 재구성할 접근법>에서는 다양한 접근법을 얘기해 준다. 나누면, 알면 바뀐다. 비교한다, 유추적 사고를 한다. 처음부터의 사고가 중요하다 등 9가지 접근법을 제시해 편집공학의 기본적인 양식을 제공한다.
<재능을 열어주는 편집사고의 10가지 방법>에서는 원칙들에 대한 실천 방식을 제공한다. 연습의 장이다. 이곳에서는 연상 네트워크, 시각의 변화, 분류, 원형의 가치, 비유, 이야기 형태 등을 제공한다. 이들을 통해 편집사고를 할 수 있게 한다. 그 기저에는 언어가 있음에는 변함이 없다. 편집은 생각의 정리다. 생각을 정리하는 데는 언어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언어의 중요성을 새삼 다시 느끼고 있다. <편집공학소가 하는 일>에서는 저자가 일하고 있는 편집 공학소를 소개하고 있다. 프로젝트에 적용하는 데 힌트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세계는 이어져 있다>에서는 상상력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편집공학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볼 수 있게 만드는데 작용하는 상상력의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고, 그렇게 만들어 보도록 하고 있다.
본분에서 편집과 관련된 몇 개의 구절들을 살펴보면서 편집 공학에 대해 느낌을 가져보는 시간을 가질까 한다. 저자의 편집에 대한 생각은 자신감에 넘친다. 다양한 언어적 기술을 사용해 편집의 능력을 우리들에게 보여준다. 살펴보면 이 책을 만지는 큰 즐거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다.
아무리 복잡하게 얽힌 과제라도 가설이 올바르게 세워지기만 하면 어떤 느낌을 동반하는 이미지의 연쇄작용이 일어납니다. 두근거림이나 기본 좋은 소름, 우와! 하는 감탄, 어라? 하는 놀라움 등이 그것입니다. 이렇게 잘 맞는 가설은 여기저기에서 긍정적인 두근거림이나 아름다운 파문을 일으킵니다. p60
가설은 문제를 돌파하는 가장 기본적인 힘이 된다. 가설이 잘 세워 지면 그 문제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보인다. 방법이 보이면 그 길을 따라가면 된다. 안개 속에 있을 때는 앞길이 잘 보이지 않아 길의 방향을 확인할 수 없고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하지만 안개 속에서도 나름의 나침판이 기능을 하면 충분히 앞으로 아나갈 수가 있다. 그러고 안개가 걷힌 세상에 머물 수도 있다. 가설은 사람들의 일에서 나침판의 기능을 해주는 역할을 한다. 가설이 어떻게 세워졌는가? 생각을 어떻게 정리했는가의 문제다. 생각의 편집은 가설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갑작스러운 번득임이나 사태를 확장시키는 아이디어, 끓어오르는 호기심, 벽을 돌파하는 탐구력, 이 모든 창조성이나 상상력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어진 선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들 안에 잠재되어 있고 세계 속에 이미 의미로서 잠재되어 있어서 그것들은 언제든 누군가에게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83
인간의 원시적 상상력이라고 하는 것이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것이고 덮개에 덮여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덮개를 어떻게 들어 올리느냐가 창조성을 발현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못할 것인가를 판가름한다. 편집공학은 여기에 기능한다. 가지고 있는 상상력을 어떻게 나오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사회적 문맥 속에 갇혀 있는 그들을 살짝 밖으로 표출될 수 있게 만드는데 편집의 중요한 역할이 있다. 생각을 정리하고 그것이 기능을 하도록 하는 데는 이 편집이 기능을 하는 것이다.
이 편집에는 3A가 큰 기능을 한다. 관계 발견의 원동력이 되는 아날로지, 결단력 있는 가설로 비약하는 어브덕션, 세계와 자신의 관계를 유연하게 다시 파악하게 하는 어포던스 등이 그들이다. 이들이 서로 연동함으로써 편집력은 앞으로 나아간다. 편집력은 바로 생각하는 힘의 크기를 말한다고도 할 수 있다.
편집공학은 ‘무엇’보다 ‘어떻게’에 축을 두고 있습니다. ‘답다’와 같은 보이지 않는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것을 복잡한 채로 그냥 놔두고 그 안에 내포하고 있는 술어적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p107
무엇은 서구식 사고방식이다. 주어를 중시하는 사고방식이 사고를 명료하게 하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언어의 의미에도 함축적 의미나 내포적 의미 등을 우리는 인지할 수 있다. 인지는 말초적인 것을 뛰어 넘는다. 그 안에 깊은 통찰의 의미를 지니고 있을 수가 있다. ‘답다’ 등의 동양적 술어가 그렇다. 동양은 주어보다는 술어의 의미에 방점을 둔다. 서구의 문장은 결론부터 나 있는데, 한국, 일본의 문장들은 그렇지 않다. 끝까지 들어와야 무슨 뜻인지 안다. 그것은 술어가 가장 끝에 나오기 때문에 그렇다. 술어를 온전히 들을 때까진 의미가 드러난 것이 아니다. 즉 이들은 애매모호한 것 같지만 깊은 통찰의 언어다. 생각의 편집은 이 상상력의 극대화가 이루어질 때, 보다 심오한 경지에 이를 것이라는 생각이 된다. ‘어떻게’에 관심을 가지고 궁구해 나갈 때 생각들이 보다 새로운 지경을 넓혀나갈 수 있을 것이란 말이다.
비유에 기대어 이야기를 전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세계 어디에나 있지만 동양 문화권은 특히 더 비유를 통해서 의사를 전달하는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대 중국의 시인 묵객들은 강력한 통치자에 저항하기 위해 은유와 풍유의 시를 써서 백성들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이는 고대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권력자를 향한 직접적인 비난이나 조롱 대신 자연의 사물에 빗대어 은근히 비꼬고 헐뜯음으로써 백성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습니다. p183
서양은 직설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이 강하고 동양은 간접적으로 전하는 방식이 많다. 동양은 강력한 통치세력들의 잘못을 직접적으로 얘기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은근히 전달하는 방식이 발달했다. 그 언어적 기법에 비유가 많이 사용되었다. 여기에선 책을 쓴 안도 아키코가 일본인이기에 중국과 일본을 명시해 표현했다. 아마 한국인이 작가라면 우리의 언어적 습관을 얘기하지 않았을까 여겨진다.
우리 선조들의 표현방식도 수사가 많이 발달되어 있다. 그것은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다 보니 그런 것이다. <구름 낀 볕도 쬔 적이 없다.> <그늘에 시든 풀을 다 살려 내겠다.>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 등은 내가 가장 많이 사용했던 고전 속의 구절들이다. 대나무를 통해서 국화를 통해서 다양한 사물들을 통해서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같은 방법이리라. 이 책을 통해 이런 비유가 편집의 좋은 하나의 길이 됨을 보여준다. 수사는 통찰의 언어가 발달한 우리의 언어에서도 요긴하게 쓰이고 있는 방식이다. 우리는 이런 수사를 책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다. 책은 그러기에 우리의 언어를 튼튼하게 하는 역할도 하고 강하게 하기도 한다. 이런 언어는 그 민족의 힘이 된다.
나가기
책은 어떻게 능력 있는 생각을 할 것인가를 말하고 있다. 그것을 공학적인 측면으로 파고들며 얘기를 해나간다. 하나씩 뜯어가면서 읽어보면 결국은 편집공학이 언어적 기술에 많이 닿아 있다는 생각이다. 생각하는 능력이 언어가 바탕이 되어 이루어지고, 언어가 그것을 쌓아가는 기능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언어를 바라보는 관점, 그것이 생각의 폭을 넓혀나가는 일이 될 것이고, 언어의 기술 그것이 편집공학의 길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게 된다. 책은 나에게 많은 상상력을 동원해 나가게 하고 그 기저에 언어적 기술을 체득하게 한다. 생각과 언어적 능력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게 된 글이다.
에니어그램 워크샵을 마치고 나오다 진행하셨던 수녀님께서 내 유형을 물어보시더니 이젠 생각을 좀 줄여보는 게 어떻겠냐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그 당시 정말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서 “내 머리만 어디 뚝 떼어놓으면 몸의 다른 부분들은 정말 편안할거야”하는 생각을 혼자 하고 있기도 해서, 어떻게 하면 생각을 줄여볼까 고민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의 흐름을 관찰해보니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생각의 양이 달라지는 것 같기도 했는데, 한동안 좀 적어졌다가 요즘 들어 다시 생각이 많아짐을 느낀다. <생각의 편집>이라는 제목보다도 “수많은 생각 속에서 내 삶을 지탱할 진짜 생각을 찾아내는 법”이라는 표지 하단의 문구가 더 시선을 잡아 끈 것도 그런 이유에서 다.
오고 가는 생각 모두가 내 삶에 동일한 가치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정말 나에게 도움이 되는 생각을 찾아낼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생각을 줄이는 방법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책은 좀 어려웠다. 프랑스, 미국, 독일, 일본 등의 철학자, 기호학자, 사상가, 심리학자 등의 이론, 개념, 용어들이 제시되고 그림 자료도 꽤 많이 나온다. 그리고 흥미로웠다.”온갖 형태의 정보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잡다한 정보들을 일상으로 받아들여 쉴 새 없이 편집하는 행위를 편집공학”이라 소개하는 저자는 책을 통해 그 중요성을 강조하는 상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우리의 사고를 유연하게 만드는 방법들과 근거를 2장에 제시하고(이 부분이 읽기가 좀 어려움), 3장에서는 이를 직접 실습해보도록 편집사고의 10가지 방법을 안내하는데, 2장과 3장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어느 장을 먼저 읽어도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4장에서는 저자가 속한 편집공학연구소에서 하는 일을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을 통해 소개하고 5장에서는 다시 한번 상상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마무리한다.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것은 먼저 “나누면 안다, 알면 바뀐다”는 2장의 첫 번째 항목이었다. 큰 변화를 앞두고 멍해있던 나에게 지금 내가 해야 할 것들을 “구체적인 작업 이미지로 그려 낼 수 있을 때까지 작은 사이즈로 나누는” 이 첫걸음은 ‘아, 그렇구나’하는 자각과 함께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내가 다룰 수 있는 사이즈로 나누어 하나씩 처리해나가는 출발점이 되었다.
그리고 언런(unlearn)에 관한 부분도 인상 깊었는데, 지금까지 내가 생각하던 범위를 벗어난 언런의 개념을 접하며 내가 배워온 것들의 가치를 새롭게 자리매김하도록 시선을 넓혀주었다.
일본 철학자 쓰루미 슌스케가 오래전에 <아사히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언런에 관해 쓴 부분이 무척 인상 깊어 절반으로 접어서 가지고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나는 대학에 다닐 때 뉴욕에서 헬렌 켈러 여사를 만난 적이 있다. 그때 헬렌 켈러 여사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대학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그 뒤 새로운 것을 많이 받아들이면서 나의 배움을 수정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말 그대로 ‘learn’ 다음에 ‘unlearn’이다. 그 글을 읽으면서, 나는 내 몸에 딱 맞춰진 형태의 스웨커를 사고 나서 다시 원래의 실 뭉치로 되돌린 다음 내 몸에 맞게 다시 뜨는 정경을 상상했다. 대학에서 배우는 지식은 필요하다. 그러나 기억하는 것만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것을 ‘unlearn’하는 행위야말로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쓰루미 슌스케는 자신이 생각하는 언런은 이미 익숙해져 버린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한번 받아들인 지식을 자기 자신에게 더 잘 어울리도록 스웨터를 새로 뜨듯이 다시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결국 그것은 버리는 것도, 파괴하는 것도, 덧쓰는 것도 아닌 정성을 들여 다시 한 번 사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한 재사용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배움이야말로 본래의 배움을 최대한 확장시키는 일이 되는 것입니다.
87-88
이 책의 미덕은 이처럼 전에 접해보았던 사고법을 소개하더라도 조금 더 들어간 지점을 바라보도록 만드는 힘이 있는 것이라 여겨지며, 이는 “편집이란 결국 지식이 아니라 체험이라는 기본적인 사실”을 저자가 이 책에 담고자 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이 가진 상상력의 중요성 또한 강조됨을 보는 요즘, 개인 안에 들어있는 상상력을 이끌어내어 결국 인류의 자산이 풍부해지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에 힘입어, 책에서 소개받은 사고법들을 하나씩 적용해가며 나의 재능을 개발하고 싶어진다. 나와 내가 속한 사회를 위해.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생각의 편집
이 책은
이 책 『생각의 편집』은 <결국 생각의 차이가 인생의 차이를 만든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생각이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 그 생각의 진행과정을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안도 아키코 (安藤昭子), <현재 일본 최고 지성집단인 편집공학연구소에서 전무이사로 일하고 있다. 기업의 인재 개발과 비전 설계, 교육프로그램 개발, 대학도서관 개편 작업 등 다방면에 걸쳐 과제 해결과 가치 창조 방법을 편집공학의 이론을 통해 지원하는 일을 맡고 있다. >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생각이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 그 생각의 진행과정을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일단 이 책에서 말하는 ‘편집’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보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잡지나 책의 편집, 영화나 다큐멘터리 영상의 편집 같은 미디어 정보를 다루는 편집을 넘어서서 훨씬 더 넓은 의미로 편집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인지하는 것, 표현하는 것, 이해하는 것, 그리고 소통하는 것은 편집이라는 행위 없이는 성립되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 종일 활동하는 한 편집하지 않는 시간은 없으며, 잠들어 있는 동안조차 뇌는 편집 작업을 쉬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 (13쪽)
그래서 우리가 매일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데, 생각을 편집하는 방법을 개선해 보자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기 위해 가지는 생각들을 처리하는 기술을 제시한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이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편집공학이란 무엇인가? - 모든 것은 편집으로부터 시작된다
제2장 세계와 나를 재구성할 접근법
제3장 재능을 열어 주는 편집사고의 10가지 방법
제4장 편집공학연구소가 하는 일
제5장 세계는 이어져 있다 - 우리에게 남은 최후의 자원은 상상력뿐이다
편집력의 3대 코어 엔진 (83쪽)
아날로지 : 관계 발견의 원동력이 된다.
어브덕션 : 결단력 있는 가설로 비약한다.
어포던스 ; 세계와 자신의 관계를 유연하게 다시 파악하게 해준다.
배운 것을 버려라, 언런
헬렌 켈러는 말했다.
“나는 대학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그 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면서 나의 배움을 수정해 나가야 했다.”
그녀는 누구보다 ‘learn’을 중시했지만 배운 것에 얽매이지 않고 항상 새로움을 찾는 ‘unlearn’을 강조했다. (87쪽)
이야기의 5대 요소 (115쪽)
이야기를 성립시키는 부품으로 다음과 같은 5가지를 꼽고 있다
세계관으로서의 월드 모델(world model)
이야기의 줄거리가 되는 스토리(story)
여러 장면들을 구성하는 씬 (scene)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character)
이야기를 진행하는 내레이터 (narrator)
재능을 열어주는 편집사고의 10가지 방법
이 책에서 특히 주의를 가지고 살펴볼 장은 제 3장이다.
그 10가지가 어떤 것인지, 항목만 알아보자.
1. 생각 습관을 깨닫게 하는 주의력과 필터
2. 연상 네트워크를 활용하라
3. 시각을 바꾸면 보이는 것들
4. 유추적 커뮤니케이션의 장점
5. 인간에게는 분류하는 본능이 있다
6. 다양한 조합을 통해 의미를 만든다
7. 원형에서 가치를 찾아낸다
8. 우수한 모델을 빌려 오는 비유의 기법
9. 가리면 더 분명히 보인다
10. 이야기의 형태를 사용한다
몇가지 적어둘 사항, 추려본다.
정보를 연상네크워크 방법으로 처리 :
받아들인 정보를 그대로 두어서는 쓸모가 없다. 정보를 그냥 두어서는 안되고, 항상 바꿔 타고, 바꿔 들고, 갈아입어야 한다. (37쪽)
그렇게 하는 방법 중 하나가 연상네트워크 방법이다.
정보는 여러 가지 단면들이 있다, 그 단면들을 의도적으로 변화시켜 나감으로써 여러 각도로 정보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 방법중 하나가 조사를 바꿔보는 것이다.
예컨대, 머그컵이....머그컵을......머그컵의 .....이런 식으로 조사를 바꿔보면 그 뒤에 따라오는 것이 달라지는 것처럼 정보도 그렇게 여러 측면을 살펴보자는 것이다. (137쪽)
뭔가를 생각할 때, 주의력이 먼저 움직인다. 대상에 주의하지 않으면 사고나 감정은 시작되지 않는다. (126쪽)
어떤 특정한 것을 의식하면 관련 정보가 자연스럽게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이를 ‘컬러 배스 효과’(color bath effect)라 한다.
한가지 색에 집중하면 그 색을 가진 사물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현상을 말한다. (127쪽)
편집을 할 때 필요한 것들:
편집은 연상과 요약이 교차됨으로써 진행되는데, 발상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선 먼저 연상에 강해져야 한다. (133쪽)
우리의 인식은 반드시 사물을 정확하게 보는 것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뭔가를 살짝 빗대어 유사한 동일성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커뮤니케이션을 실현할 수 있다. (183쪽)
다시, 이 책은
우리는 생각을 한다, 살아가기 위해 어떤 방법을 찾아가는데 생각을 활용한다.
그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의 차이가 곧 인생을 결정한다.
이 책은 그런 생각을 편집하는 방법을 다양한 각도로 추적하여, ‘머릿속에 흐르는 수많은 생각 속에서 내 삶을 지탱할 진짜 생각을 찾아내는 편집의 기술을 설명하면서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발상력 엔진을 가동시키는 비법’을 소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런 류의 책이 많이 출판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한 가지 주제를 깊게 파고 들어가면서, 총론 수준이 아닌 각론 그중에서도 아주 세부적인 부분을 파고 들어가, 어찌 보면 조금은 쓸데 없을 정도라 생각되는 곳까지 짚어주는 책들 말이다. 요즘 시중에 ‘력(力)’자를 제목에 달고 나오는 책들이 바로 그런 책들이다.
<질문력>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래서 읽으면서 그대로 따라 해보면 실제 이루어질 것 같은 그러한 책들, 이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생각은 하되 그 과정을 생각하지 못한 나에게, 이 책은 생각의 과정, 생각을 편집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내 생각이 달라졌어요’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책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를 산다. 이 시대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이다. 정보를 취사하거나 식별하는 능력의 다른 이름이 편집이다. 의식을 하건 하지 않건 간에 우리는 편집을 하며 살아간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는 편집을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아무리 편집을 잘한다 해도 물밀듯 밀려오는 정보를 편집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이 책의 저자 안도 아키코는 편집력과 편집공학이라는 개념을 통해 우리가 처한 근원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그는 편집력을 '새로운 것에 대한 시작이나 그곳에 있는 방법을 발견해 내는 힘'으로 규정한 후, 편집공학은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거나 세분화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 자체로 처리하는 기술'로 정의한다.
그러나 문제는 사람마다 그 힘이 나타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안도 아키코는 이것을 재능이라 정의하며 재(才)는 자신 안에 잠재되어 있는 기본이나 근본이고, 그것을 밖으로 끌어내어 발휘하도록 하는 것을 능(能)이라 규정한다.
그렇다면 편집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가장 먼저 작업의 세분화를 해야한다. 이는 쐐기를 박는다고 할만큼 중요한데 쪼개고 나누기가 정보에 대한 편집의 시작이다. 세분화라는 첫 삽을 통해 방을 정리하는 작은 일에서부터 직장에서의 작업 관리뿐 아니라 세상에 있는 모든 정보까지도 세분할 수 있다.
그 다음은 비교하고 맞춰 보고 비틀어 본다. 이어 비슷한 것을 찾거나 유연하고도 전략적 사고를 하거나 유추적 사고를 한다. 그리고는 가설을 세워본다. 그 다음에는 한 대상에 대해 행위를 하는 주체가 달라지면서 끄집어내는 의미가 달라지는 어포던스(affordance) 를 생각한다. 더하여 고정관념을 버리고 언런(unlearn)으로 본질을 찾아가 본다.
이어 '~답다'라는 말의 의미를 찾아 보이지 않는 것을 가치로 전환해 보고, 이야기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내러티브 접근법도 활용해본다. 여기까지의 과정이 세계와 나를 재구성하는 편집의 과정이다.
계속하여 재능을 개발해주는 편집사고의 10가지 방법이 제시된다. 앞서 열거되었던 방법들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와 용례들이어서 이해하기가 한결 쉽다. 이 이야기들은 결국 세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세계관의 발현이자 친숙한 것들과의 결별을 말한다. 그래서 쉽지 않지만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려할 때마다 각자 안에 내재한 편집력은 계속 풀려나오게 된다.
저자는 자신의 스승인 마쓰오카 세이고의 책 『지의 편집술』에서 핵심 내용들을 가져 오는데 편집은 놀이와 대화와 결핍으로부터 생겨나며, 조합이자 연상이며 모험이라 정리한다. 또한 방법이야말로 콘텐츠라며 21세기는 방법의 시대가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소설가 J. G. 밸러드가 언급한 '인류에게 남겨진 최후의 자원은 상상력'이라는 말로 책을 마무리 짓는다. 어쩌면 인류가 AI로의 틈입으로부터 거의 유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영역이 상상력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 편집은 무엇일까? 아직 생각이 다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정보를 선별하면서 자신의 고정관념을 헐고 그 위에 용기를 더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지 싶다. 또한 지식이 아니라 경험의 체화이며 변해야한다는 당위가 아니라 한걸음씩 생각을 확장해 나아간 후 결국 나의 가치관을 새롭게 정립하는 일이지 싶다. 이 책은 내게 많은 시간을 요구했고 그로 인한 부담감도 주었지만 그 시간의 값을 충분히 하였기에 꽤 유용한 책이었다고 기억할 것 같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이 갖는 장점은 명확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상이나 자기계발적 요소로의 활용,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며 자신의 위치나 현실, 또는 강점이나 장점 등을 비교하며 판단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항상 어떤 행동을 할 때, 따라오는 타인의 평가, 또는 사회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성장이나 성공을 하는 사람들을 보라, 그들은 항상 남들과는 다른 방식을 즐기거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는 모험심, 그리고 적절한 용기와 안목을 바탕으로 일관성있게 나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이게 왜 중요한지는 누구나 알지만, 쉽게 행동하지 못하는 것 또한 잘못된 선택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나은 개인의 성장이나 변화, 이어지는 성공적인 삶을 바란다면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는 연습을 통해 경험을 쌓고, 이런 경험에서 오는 시행착오나 실수, 실패 등을 두려워 해선 안될 것이다.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할 수 없지만, 사람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방식이나 조직이나 일처리에 있어서 상사가 지시하는 방향으로 일을 마무리 짓거나 편한 길만 택하는 방식으로 현실을 살아가게 된다. 물론 그들의 경험적 가치에서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지만, 늘 변수나 위험은 곳곳에 존재하며, 요즘처럼 급변하는 시대상에서 일정한 메뉴얼과 정답이 무조건적으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적일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현상이나 변화, 사물이나 사람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생각하며 더 나은 가치 판단을 내려야 한다. 어쩌면 더 피곤한 세상과 마주하게 된 것이며,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도 있겠지만, 반대로 자신의 가치나 능력을 높이면서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저자가 주목한 편집사고, 새로운 형태의 생각법도 거창한 단위를 의미하지 않는다. 일상에서부터 활용할 수 있는 색다른 안목과 생각, 때로는 아이디어라는 이름으로 표출될 수 있고, 자신의 사소한 재발견이나 재해석이 주는 또 다른 가치의 발견이나 성공적인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가야 한다.
물론 철저한 검증이나 주장에 대한 논리나 정리, 점검 등의 과정은 필요하며 때로는 학문적, 이론적 배움을 통해 채울 수도 있지만,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의 경험적 사례를 통해서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정답 없는 세상에서 정답 만을 요구하는 사회와 사람들, <생각의 편집> 을 통해 더 나은 자기실현과 가치발견, 나를 위한 자기계발 및 관리, 변화를 통한 성장, 그리고 이어지는 성공을 위한 가이드북으로 활용하며 어떤 형태의 편집사고와 생각법을 견지해 나가야 하는지, 읽으면서 활용해 보자. 현실적인 부분부터 상상력, 이상적인 부분까지 모두 적용하거나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책이 주는 유용함과 다양성이 강점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