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사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인테리어는 기본적으로 오감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공간의 소리와 색은 어떻습니까? 공간에서 느껴지는 기분은 어떤가요? 어떤 냄새와 맛이 느껴지나요? 가구의 나무가 지닌 결과 감촉이 어떻습니까?
- 볼리아 Bolia -
노르웨이 가구 브랜드 볼리아가 추구하는 가구에 대한 가치관이 인상 깊었다. 매장 공간은 넓지만 작은, 사소한 공간 하나도 그저 빈 공간으로 남기지 않는 매장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볼리아는 '인테리어는 기본적으로 오감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가치관과 마인드를 내세우는 브랜드이다. 좋은 인테리어를 위해서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 모두 고려되고 모두 만족되어야 된다는 것이다. 작가님은 볼리아 매장의 쇼룸을 방문하자마자 이들이 말하는 '오감을 만족시키는 인테리어'가 무엇인지 느끼실 수 있었다고 한다. 고유의 향이 나고 브랜드와 어울리는 음악, 미리 갖춰져 있는 다과 등이 조성하는 분위기가 고객에게 편안한 느낌을 제공하고 오감이 만족된 상태에서 쇼룸 인테리어로부터 영감을 얻고 자유롭게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늘 가구 브랜드 매장을 방문하면 '이곳도 나름의 매장 인테리어 전략이 있겠지' 생각했지만 구경하고 나면 뚜렷한 특징과 컨셉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러나 볼리아라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인테리어에 대한 가치관을 알고 나니 볼리아는 볼리아만의 개성 있고 확실한 컨셉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러한 브랜드라면 믿고 구매할 수 있고 무엇보다 매장 방문이 껄끄럽거나 불편하지 않아 자주 찾게 되는 브랜드가 될 것이다. 전문적인 브랜드 디렉터의 관점으로 볼리아 이외에 다양한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해주신 작가님께 감사함을 느낀다.
노르웨이는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로컬 카페들이 훨씬 많다. 높은 임금 체계와 고용법 등으로 해외 브랜드가 진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수도인 서울뿐 아니라 지방까지 입점해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노르웨이는 이런 해외 브랜드 카페들이 거의 없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대신 로컬, 즉 지역 카페들이 많다고 하는데 이렇게 해외 기업들이 진출하기 어려운 환경은 노르웨이만의 독특한 시스템, 제도 때문이라고 한다. 세계적인 브랜드가 자국이 아닌 타국까지 경영범위를 넓혀 타국의 해당 분야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다양한 사례들이 현대 글로벌 사회의 반작용, 문제점으로 떠올라 왔다. 누군가는 해외 기업들의 진출에 폐쇄적이고 방어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노르웨이와 그 정책들을 비난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노르웨이의 이러한 대응 방식이 이미 막대한 부를 창출한 기업들의 독과점으로 인해 자리를 잃어가는 중소형 기업, 혹은 판매자/사업자 개인들이 겪을 손해로 발생되는 사회적, 경제적 문제들을 고려한 신중한 대처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만 봐도 특정 유명 외국 브랜드가 우리나라 고유 브랜드의 자리를 침범하는 사례를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미 막대한 부를 쌓아올린 이들과 아직 그렇지 않은 이들 간의 균형있는 공존을 위해서라면 후자에게 조금 더 기회를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사회 시스템이 조직되는 것이 사회의 다양성을 보장, 보존하고 결과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